오사카부 남부에 위치한 인구 약 20만 명의 도시 기시와다시. 시 북쪽에는 오사카 만으로 이어지는 한난 항이 있고 남쪽으로는 길고 가느다란 지형 끝에 이즈미 산맥이 이어져 있다.

기시와다시는 교통이 매우 편리한 도시로 오사카 도심부와 와카야마현을 잇는 JR 한와선과 난카이 본선을 이용할 수 있고, 노선버스 난카이 윙버스가 수시로 운행한다.

게다가 ‘간사이 국제공항’과도 가깝다. 3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단지리 마츠리 외에도 국가 명승으로 지정된 정원이 있는 ‘기시와다 성’ 등 관광명소가 많다. 천혜의 자연환경 덕분에 신선한 농수산물을 먹을 수 있는 것도 매력 중 하나다.

300년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기시와다 단지리 마츠리. 풍년을 기원하는 축제로 시작해 이 땅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에 의해 면면히 계승되어 오늘날까지 성장해 온 축제다.

단지리란 서일본의 제례에서 끌거나 짊어지는 수레의 일종으로 4톤이 넘는 단지리를 400~1000명의 장정들이 2개의 밧줄로 끄는 모습이 장관이 따로 없다. 매년 ‘9월 제례’ ‘10월 제례’에서 총 79대나 되는 단지리가 시내를 질주하는데, 특히 모퉁이를 힘차게 도는 ‘야리마와시’는 축제의 백미다.

해가 저물면 단지리에는 200개가 넘는 제등이 걸려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등불을 밝힌 단지리가 어둠 속을 아이들과 천천히 나아가는 모습은 몽환적이기까지 하다.

이번에 기시와다의 추천명소를 안내해 준 것은 기시와다시 매력창조부 관광과의 데구치 나나 씨다.

“기시와다의 역사와 단지리 마츠리를 체감할 수 있는 장소는 외국인들도 즐길 수 있는 장치가 많아요. 전통적인 거리를 거닐거나 기시와다시가 자랑하는 먹거리도 즐겨보세요.”

1597년 전국시대 무장 고이데 히데마사가 축조한 성으로 기시와다시의 상징인 ‘기시와다 성’. 성 안 다른 건물보다 한층 높게 지어진 천수각은 1827년 낙뢰로 소실되었지만, 1954년에 3층* 3계**의 구조로 재건되었다. 내부에 들어갈 수 있고 일 년에 서너 차례 테마가 바뀌는 기획전 등을 통해 기시와다 성의 역사에 대해 배울 수도 있다.

*층(層)…지붕의 수 **계(階)…지상으로 드러난 층수

“이곳의 볼거리는 1953년에 작정가 시게모리 미레이가 조성한 기시와다 성 정원이에요”(데구치 씨)

‘팔진의 정원’이라고도 불리는 이 정원은 상･중･하 3단의 기단 중앙에 다이쇼(대장)의 돌무더기를 배치하고, 이를 중심으로 8개의 돌무더기를 원형으로 배치했다고 한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제갈공명의 ‘팔진법’을 형상화한 것으로 이들 돌무더기는 지상에서 360도로 감상할 수 있다.

“팔진의 정원은 조성할 때 천수각에서 보이는 뷰도 중요한 구성요소로 활용했으니 꼭 천수각에 올라 전체를 조망하시기 바라요.” (데구치 씨)

*카이도(街道)…중앙과 지방, 또는 지역끼리 잇는 주요 도로

부도 204호선에서 서쪽 길로 들어가면 과거 오사카와 와카야마를 잇던 ‘구 기슈카이도’가 남아 있다.

기시와다 성 바로 서편을 지나는 카이도의 길가에는 조카마치 시대를 지탱했던 상가군을 볼 수 있는 ‘혼마치’ 에리어가 있어 기와지붕과 무시코 창(무시코라는 가늘고 긴 격자창살이 있는 창으로 회반죽을 바른 벽에 낸 것이 특징)이 있는 복층구조 등 당시의 마치야 양식의 고택을 볼 수 있다.

구 기슈카이도 길가에 있는 관광안내소 ‘마치즈쿠리노야카타’는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휴게소로 활용되고 있다. 외국어판 팜플렛의 배포, 태블릿PC를 이용한 외국인 응대, 지도의 인쇄(유료 서비스) 외에도 차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카이도를 산책하다 지치면 옛 건물 안으로 들어가 차를 마시며 쉬어 가세요. 걷는 것만으로도 일본의 과거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이 에리어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곳이에요” (데구치 씨)

기시와다시의 대명사 ‘단지리’ 관련 자료를 전시하는 ‘기시와다 단지리 회관’은 2024년 3월 3일 새단장을 마치고 오픈했다.

단지리에 관한 다양한 자료를 디지털화하고 다국어로 해설할 수 있도록 시설을 리뉴얼했다.

2~4층의 3개 플로어를 둘러보며 견학할 수 있고 상영관과 체험코너를 통해 단지리를 보기만 할 뿐 아니라 몸소 느끼며 배울 수 있다.

4층 전시실에는 달리는 단지리 지붕 위에서 도약과 춤을 곁들여 진행방향을 지휘하는 다이쿠가타 체험코너와 축제의 분위기를 더욱 흥겹게 만드는 ‘나리모노(풍악을 울리는 악기들)’ 체험코너가 있다.

또 이번에 새단장을 한 ‘단지리 상영관’에서는 몰입형 3면 멀티영상을 통해 역동적인 단지리 마츠리를 체감할 수 있다.

데구치 씨가 추천하는 포인트는 상영관의 영상이 단지리 마츠리의 소리와 영상만으로 이루어져 있어 일본어를 몰라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다고 한다.

조카마치 투어의 런치 장소로는 기시와다 성 근처에 있는 ‘고후소(五風荘)’를 추천한다. 약 8,000㎡의 면적을 자랑하는 고후소는 시의 등록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곳으로 아름다운 정원을 바라보며 수준 높은 일식을 즐길 수 있다.

데구치 씨는 “정원 안에도 들어갈 수 있으니 식전, 식후에 여유롭게 산책해보세요”라고 귀띰해 주었다.

전국에서 공수한 엄선된 재료와 제철재료로 만든 가이세키 요리와 전골 코스 등이 간판메뉴이지만, 런치 한정 정식도 인기다. 계절의 솥밥정식 외에도 기시와다의 산해진미를 풍성하게 맛볼 수 있는 호화정식 4,950엔도 있다.

런치는 예약제로 전날 오후 6시까지 예약해야 하니 잊지 말자. 메뉴판은 일본어판만 있지만 사진이 게재되어 있어 주문이 어렵지 않다.

기시와다시 안팎에서 많은 이들이 찾아오는 해산물 음식점 ‘긴차쿠야(きんちゃく家)’의 간판메뉴는 앞바다에서 갓 잡은 생 시라스(잔멸치)로 만든 덮밥이다. 시라스 조업기인 5~12월경이 아니라도 자체적인 방식으로 감칠맛이 달아나지 않도록 냉동한 생 시라스를 일년 내내 맛볼 수 있다(1일 수량 한정).

도미와 잿방어 등 날마다 다른 해산물을 조리법을 바꿔가며 요리한 정식도 추천한다.

“그 날 그 날의 어획량에 따라 달라지지만 시라스 조업을 하는 기간의 11시 이후에 가게를 찾으면 갓 잡은 생 시라스를 드실 수 있어요. ”(데구치 씨)

기시와다 어항에서 잡힌 생 시라스는 비린내가 나지 않고 매끈한 식감이 특징이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오사카의 갯장어와 살이 부드럽고 은은한 단 맛이 나는 이즈미 문어 등 오사카 고유의 재료로 만든 덴뿌라가 다양해 다른 메뉴와 함께 주문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일본어 메뉴판만 있지만 사진이 실려 있어 주문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기시와다시는 오사카부 중심부까지 전철이나 차량으로 약 30분 거리로 편리한데다, 수산자원이 풍부한 바다와 산에 둘러싸여 있어 자연의 은혜를 톡톡히 누릴 수 있는 지역이다.

지금부터는 쇼핑과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바닷가 에리어와 시를 대표하는 절경 명소가 있는 산 에리어의 매력을 소개하겠다.

조금만 발품을 팔면 기시와다시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기시와다 역 북서쪽에 위치하며 오사카만을 바라보는 바다 에리어. 대형 쇼핑몰 ‘기시와다 캉캉 베이사이드몰’ 등 쇼핑과 스포츠,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시설이 한데 모여 있다.

지조하마 항에서는 일요일에만 ‘지조하마 미나토 마르셰’가 열려 그날 아침에 잡은 물 좋은 생선과 시라스를 판매하는 것은 물론, 회덮밥과 시라스 고로케, 꼬치구이 등의 노점이 천막 안에 즐비하게 늘어선다. 오시는 길은 난카이 기시와다 역에서 도보 25분. 바닷가의 풍경을 즐기며 지조하마 주변까지 가보는 것은 어떨까.

오사카 최대의 저수지 ‘구메다 연못’과 완만한 구릉지대가 펼쳐진 기시와다시 중부와 이즈미 산맥이 이어지는 남부로 나뉘는 산 에리어.

시를 대표하는 절경 명소 ‘우시타키산 다이이토쿠지 절’ 외에도 자연이 풍요로운 산 속에서 자란 먹거리를 구입할 수 있는 관광진흥시설 ‘미치노에키 아이사이랜드’ 등이 있다.

1월부터 6월경까지 딸기 수확체험을 즐길 수 있는 ‘기시칸(구 기시와다 관광농원)’은 가족이나 그룹 단위 손님에게 매우 인기가 있는 시설이다.

기시와다시의 상징이 핑크빛으로 물드는 봄, 달콤한 과즙이 꽉 찬 복숭아가 무르익는 여름, 고찰이 붉게 물드는 가을, 사계절의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기시와다시. 언제 찾아도 다른 매력을 보여줘 몇 번이고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기시와다의 봄이라면 벚꽃. 기시와다 성에서는 3월 하순부터 4월 초순까지 약 170그루의 벚나무가 흐드러지게 꽃을 피우고, 벚꽃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에 맞춰 ‘기시와다 성 축제’도 개최한다. 축제기간 중에는 벚나무에 등을 달아 밤에는 아름답게 불을 밝힌다. 성을 배경으로 밤 벚꽃을 즐길 수 있어 해가 진 후에도 추천하고 싶은 꽃놀이 명소다.

오사카 내 최고의 복숭아 생산량을 자랑하는 기시와다시. 그 중에서도 150년 넘게 복숭아를 재배한 가네치카 지구의 복숭아는 ‘가네치카’ 브랜드로 최근 그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당도가 무려 22도가 넘을 정도로 높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일반 복숭아 11~14도).

6월 중순부터 8월 초가 제철로 ‘미치노에키 아이사이랜드’ 등에서 판매하지만 완판되는 경우도 있다.

가을이 되면 단지리 마츠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지역 전체가 들썩이지만, 조금만 발품을 팔면 고즈넉한 일본 고유의 풍광을 즐길 수 있다.

‘돈보이케 공원’에서는 약 200종 2,300그루의 가을장미가 만개하고, ‘우시타키산 다이이토쿠지 절’에서는 단풍잎이 타오르듯 붉게 물들어 빼어난 경관을 즐길 수 있다.

기시와다의 매력을 제대로 누리려면 투어와 체험에 참가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금부터는 추천 투어를 몇 가지 소개하겠다.

단지리 마츠리와 기시와다 관광을 할 때 추천하고 싶은 인근 숙소를 소개하겠다. 간사이 공항으로 갈 때도 편리하다!

일본을 대표하는 전통축제 ‘기시와다 단지리 마츠리’로 알려진 기시와다시. 기시와다 성과 성을 중심으로 조성된 조카마치 등 일본의 옛 풍경 외에도 단풍과 벚꽃과 같은 사계절의 자연, 이 땅이 낳은 향토음식 등 도심부나 다른 지역에서는 누리기 힘든 매력이 참 많다. 기시와다시에서 일본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기 바란다.

※본 기사는 2024년 2월 현재의 정보를 토대로 작성한 것입니다. 최신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