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루 운하는 관광객들이 반드시 들르는 인기 명소지만 과거 ‘운하로서의 역할이 종료’되어 매립 계획이 논의되기도 했던 곳이다. 1980년대 오랜 논쟁 끝에 일부를 매립하고 도로와 산책로, 공원을 정비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완성되었다.

운하의 중심지인 ‘아사쿠사바시가이엔’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거나 인력거가 관광객들을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조용한 운하를 감상하면서 북쪽 방면으로 조금 이동하면 ‘기타운가’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40m 정도 되는 구간이 나오는데 운하로 활용되던 당시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진다. 지금도 사용되는 창고들과 세련된 음식점들도 들어서 있다. 12월부터 3월까지는 시내에 있는 스키장에 조명이 설치되어 기간 한정으로 특별한 야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오타루 운하의 숨겨진 명소인 ‘기타운가’에 꼭 한번 들러 보자.

오타루 주변은 아름다운 해안선이 이어져 있어 해상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풍경도 매력적이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국정공원(※)의 기암절벽을 감상할 수 있는 ‘오타모이 일주’를 즐길 수 있다. 일주 코스는 A코스(소요 시간: 약 90분)부터 D코스(소요 시간: 약 40분) 등 4개 코스가 있는데 시간이나 비용을 꼼꼼하게 따져 보고 원하는 코스를 고르면 된다. 또 해상 관광선 외에도 홋카이도 유일의 야카타부네(선상 연회를 즐길 수 있는 놀잇배)로 만 주변을 도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이 모든 코스는 4월 하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영업하며 체험을 원할 때에는 먼저 홈페이지를 확인하기 바란다.
※국정공원(国定公園): 일본의 국립공원에 준하는 경승지로 자연공원법에 의거하여 환경대신이 지정하는 공원.

오타루 수족관에서는 다양한 쇼를 선보인다. 돌고래 스터디움에서는 돌고래가 선보이는 점프와 오타리아(물갯과)의 쇼를 감상할 수 있으며, 해마 수조에서는 무게가 1톤도 넘는 수컷 해마가 물장구치는 모습을 바로 눈 앞에서 볼 수 있다. 이 중 펭귄은 가장 인기가 많은데 ‘사육사들의 말을 전혀 듣지 않는 천진난만’한 모습이 사랑스럽다. 야외에 있는 해수(海獣)공원은 자연 포구에 설치되어 있어 파도가 세게 치는 날이면 해안에서 야생 바다사자와 점박이물범 등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공원으로 들어온 동물들이 그대로 동물원의 일원이 되어 쇼를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오타루에는 풍요로운 어장이 있어 신선한 해산물이 사시사철 잡힌다. 오타루 운하에서 약 200m되는 거리는 ‘오타루 스시야도리(오타루 초밥 거리)’라 불리는데 노포도 여러 채 영업을 하고 있다. 오타루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해산물 중 새우의 친척뻘에 해당하는 ‘갯가재’와 겨울이 제철인 날개줄고기가 특히 추천 메뉴다. 혼슈에서는 보통 삶아서 많이 먹는 새우도 선도가 좋아서 날것으로 제공된다. 선어는 시기에 따라 특별히 더 맛있는 ‘철’이 있기 때문에 주문할 때에는 추천 메뉴를 물어 보자.

해산물 덮밥과 로바타야끼를 저렴한 가격에 즐기고 싶다면 ‘오타루 포세이돈’이 강추다! ‘맛’과 ‘가격’, ‘오타루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함’ 등 3박자를 두루 갖춘 곳이라 현지인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키즈 룸도 설치되어 있어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들이 방문하기에 최고다.
※로바타야끼: 손님들이 보는 앞에서 생선이나 야채, 고기 등을 구워주는 일본의 요리.

가장 인기있는 메뉴인 해산물덮밥 ‘포세이돈(2200엔, 세금 불포함)’은 참치와 성게, 새우, 연어 등 다양한 해산물이 밥이 안 보일 정도로 빽빽하게 올라가 있는 고급스러운 요리다. 제철 식재료에 비법 소스를 발라 정성스럽게 구워주는 로바타야끼도 일품이다. 수량 한정으로 제공되는 원코인 덮밥(500엔, 세금 불포함)도 있으니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원하는 메뉴를 골라 보자.

1882년에 데미야(오타루시)~호로나이(미카사시)에 철도가 개통된 뒤로 오타루는 ‘홋카이도 철도의 발상지’로 불리고 있다. ‘오타루시 종합박물관 본관’에는 홋카이도 개척 시대에 미국에서 수입된 증기기관차와 국철 시대에 활약하던 차량들이 다수 전시되어 있다. 부지 안에서는 1909년 미국에서 제작된 증기기관차 ‘아이언호스호’가 손님들을 태우고 400m 정도 되는 거리를 왕복한다. 많은 철도 팬들이 좋아하는 코스가 아닐까 싶다. 이 밖에도 시승이 가능한 차량도 많아 누구나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오타루 비어’에서는 ‘그 어떤 맥주와도 차별화된’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독일식 주조법을 준수해 만든 무첨가 오가닉 맥주를 선보인다. 오타루 운하에 면해 있는 ‘오타루 비어 양조소 오타루 창고 넘버원’에는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펍도 있다. 맥주 종류는 필스너, 둔켈, 바이스 등이 있으며 계절에 따라 한정 맥주도 제공한다. 양조한지 얼마되지 않는 신선한 맥주와 현지 식재료로 만든 요리도 즐길 수 있다.

다나카 주조는 12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양조장이다. 1989년 제조사인 깃코구라(亀甲蔵)가 관광객들을 위해 리뉴얼됨에 따라 양조 공정을 견학할 수 있게 되었다. 시음이나 직접 주류를 구입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다. 다양한 니혼슈를 선보이고 있는데 꼭 추천하고 싶은 것은 선주민인 아이누족들이 신에게 바쳤다는 술을 재현해 낸 ‘가무이토노토’다.

가무이토노토에는 국산 피와 홋카이도산 쌀누룩이 사용된다. 감미료 대신에 쌀누룩으로 당화시킨 피를 더해 독특한 산미와 자연스러운 단맛을 실현시켜 현대 소비자들도 만족할 만한 풍미로 완성시켰다. ‘다나카 주조 깃코구라’에서는 시음도 가능하다. 다른 술에서는 느낄 수 없는 깊고 풍부한 맛에 분명 놀랄 것이다.

현지 사람들만 아는 가게에도 한번쯤 가고싶다’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제니바코역 앞에 있는 ‘가이조쿠센(해적선)’을 추천한다. 오타루 시가지에서 떨어진 JR 제니바코역 앞에 있으며 현지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가게다.

여행 기념 선물을 아직 못 샀다면 ‘오타루 오르골당’에 들러 보자. 매장 안에는 개성 넘치는 오르골이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다. 수량 한정으로 제작된 레어 아이템 등 이곳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오르골이 다양하다. 일본의 히트송을 연주하는 오르골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으니 희소성있는 여행 선물을 찾고 있다면 꼭 한번 들러 보기 바란다. 근처에는 좋아하는 파트를 조합해 나만의 오리지널 오르골을 만들 수 있는 ‘체험 공방’도 있다.

오래된 창고를 리뉴얼해 최첨단 매장으로 변신시키는 등 오타루는 역사와 첨단이 공존하는 거리다. 신선한 해산물 외에도 가마보코(생선살로 만든 어묵의 일정)나 닭튀김(닭 반마리를 통째로 튀긴 스타일이 명물), 앙카케야끼소바(볶음국수인 야끼소바에 전분을 풀어 만든 걸쭉한 소스를 올려 먹는 요리) 등 유명한 먹거리도 많고 유리 공예 체험이 가능한 공방도 밀집해 있다. 하루만으로는 전부 둘러볼 수 없는 매력 가득한 곳이니 며칠 머물면서 여유있게 여행을 즐겨 보기 바란다.

Text by:Masakaz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