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도쿄를 방문할 최적의 시즌이라고 할 수 있다. 3월 상순에서 장마가 시작되는 6월경까지의 도쿄는 온화하게 지내기 좋은 기후일 뿐 아니라 만개한 벚꽃과 다양한 이벤트, 이 계절에만 맛볼 수 있는 제철 식재료 등의 즐거움이 가득하다. 전통문화에 관심이 있는 분도 하이퍼 모던한 일본을 접하고 싶은 분도 도쿄의 봄을 마음껏 즐겨 보시길!
전통 봄 축제
봄은 일본 전통 축제가 여럿 개최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3월에는 도쿄 최대 규모의 ‘다루마시’가 조후의 진다이지 절에서 개최. 선종의 창시자인 보리달마를 본떠 만든 엔기모노(길조를 기원하는 물건) 인형 ‘달마’가 성대하게 판매된다. 5월 중하순에 꼭 방문해봐야 할 곳은 아사쿠사의 ‘산자마쓰리’. 일본 최대급의 미코시(제례용 가마)가 위세 좋게 거리를 천천히 줄지어 걷는 박력 만점의 광경부터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 전통 예능 행사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또 5월 하순의 주말에는 하나조노 신사의 예대제가 개최된다. 평소에 쇼핑객들이나 회사원들로 혼잡한 신주쿠의 거리를 미코시가 천천히 줄지어 걷고, 수많은 포장마차가 선다. 자극적인 축제를 체감하고 싶다면 3월에 개최되는 ‘다카오산 히와타리마쓰리’를 추천. 이 축제의 볼거리는 누가 뭐래도 활활 타는 불 위를 맨발로 걷는 의식이다.
꽃놀이
만개한 벚꽃은 일본 봄의 상징. 도쿄도 예외는 아니라서, 거리 곳곳에 흐드러지게 핀 분홍색 꽃을 볼 수 있다. 일본인에게 봄과 벚꽃은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관계이고 이 꽃이 덧없이 피어나는 모습을 사랑하는 ‘꽃놀이’라는 행사도 열린다. ‘꽃놀이’는 일본어로 ‘하나미’라 하며 이를 직역하면 ‘꽃을 감상하다’라는 뜻이 된다. 여기서 말하는 ‘꽃’은 벚꽃을 가리킨다. 즉 ‘꽃놀이’란 벚꽃을 눈으로 즐기는 것을 뜻하는데 벚꽃나무 아래에서 피크닉을 하는 것을 ‘꽃놀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매년 조금 시기가 바뀌긴 하지만 도쿄 벚꽃을 보기 좋은 시기는 3월 하순부터 대략 2주일 정도. 피기 시작한 후 만개할 때까지 1주일, 그리고 꽃이 완전히 지기까지 평균 1주일이 걸린다. 꽃이 피어나는 이 짧은 시기를 즐기기 위해 봄이 되면 우에노 공원과 신주쿠교엔, 지도리가후치, 메구로가와, 요요기 공원 같은 유명한 벚꽃 명소는 많은 사람으로 북적인다.
벚꽃 맛의 디저트와 음료
봄이 되면 편의점 등의 가게에는 계절 한정 벚꽃 맛 음식과 음료를 판매한다. 벚꽃 라테와 체리맛 초콜릿은 거리를 산책할 때 곁들일 간식으로 안성맞춤. 또 꽃놀이 메뉴로는 소금에 절인 벚꽃잎으로 감싼 사쿠라모치와 체리 추하이(벚꽃과 체리맛 칵테일)를 추천한다. 기념품으로는 1년 동안 벚꽃을 맛볼 수 있는 벚꽃차가 어떨까? 은은하게 달콤한 벚꽃을 맛보며 벚꽃을 올려다보면 틀림없이 봄 기분도 한층 더 무르익을 것이다.
최첨단 문화 이벤트
도쿄에서는 전통행사뿐 아니라 현대적이면서도 국제적인 이벤트도 봄에 여럿 개최된다. 3월에 오다이바의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최되는 ‘아니메 재팬’에는, 말하자면 오타쿠들이 대집결한다. 또 요요기 공원에서 열리는 ‘어스데이’에는 환경 보호 의식이 높은 사람들이 모여 자연식품과 환경 관련 부스, 무대 연주 등을 즐긴다. 그리고 오모테산도에서는 아일랜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성 패트릭 데이 퍼레이드 도쿄가 개최되어 일본 국내외에서 많은 사람이 모여든다. 말 그대로 도쿄의 국제도시로서의 일면을 증명해주는 이 이벤트들도 놓치지 마시길!
봄은 공휴일에도 북적북적
3월 3일의 히나마쓰리는 일본 전국에서 열리는 봄의 행사 중 하나. ‘여자아이들의 축제’로도 잘 알려진 히나마쓰리에는 전통 인형을 장식하고 ‘히나아라레’라는 달콤한 쌀과자와 지라시즈시, 흰색과 녹색과 분홍색의 히시모치(마름모 모양의 떡)를 먹으며 축하해준다. 또 5월 상순에는 골든위크라고 불리는 일본의 공휴일이 이어지는 주간이 있는데, 그중 5월 5일 ‘어린이날’은 일반적으로 ‘남자아이들의 축제’로 취급된다. 이날은 잉어를 본떠 만든 모형을 장대에 매단 ‘고이노보리’를 허공에 설치하고,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행복을 기원하는 사무라이 인형을 장식해 축복한다.
골든위크는 일본여행의 최고 성수기이므로, 이 시기에 방문할 거라면 가능한 한 빨리 예약을 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꽃의 제전
봄에는 벚꽃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다양한 꽃이 일본 공원과 정원을 수놓는다. 또 다양한 꽃을 테마로 한 축제도 지역 사람들과 관광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벚꽃보다 빨리 피는 매화는 봄의 방문을 처음으로 알리는 꽃으로 알려져 있다. 꽃의 색깔은 흰색에서 옅은 분홍, 짙은 분홍, 그리고 노란색까지 각양각색. 언뜻 보기에 벚꽃이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둥근 모양의 꽃잎이 매화의 특징이다.
4월부터 5월에 걸쳐서는 더욱 다양한 종류의 꽃이 일본 각지를 수놓는다. 가장 사랑받고 있는 봄의 꽃 중 하나가 땅을 분홍색 카펫처럼 뒤덮는 ‘벚꽃 잔디’다. 또 독특한 옅은 보라색 꽃이 아래로 가지를 늘어뜨리는 ‘등꽃’ 외에 튤립이나 장미 등도 제 시기를 맞는다.
봄의 패션
도쿄의 봄은 적당히 온난하고 비교적 비도 많이 오지 않는 편이라 복장도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밤은 아직 쌀쌀하게 추운 날도 있지만 두툼한 코트는 필요 없다. 또 6월 즈음의 장마 시기까지는 우비를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또 봄은 도쿄의 최신 패션에 도전해볼 최적의 계절이기도 하다. 세련되고 우아한 긴자에서 와일드한 하라주쿠까지, 다양한 패션 타운이 모인 도쿄에서 분명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옷과 구두, 액세서리를 찾으러 거리로 나가보자!
전통 옷에 관심이 있다면 렌탈 기모노 숍을 이용해 보자. 아사쿠사 등에는 몇 시간부터 하루 동안, 본격적인 기모노를 빌려 입을 수 있는 가게가 여럿 있다.
딸기 따기
일본인이 봄의 미각으로 떠올리는 것은 새콤달콤하고 즙이 듬뿍 나오는 딸기다. 딸기 출하는 겨울부터 시작되지만, 딸기 따기는 봄의 인기 이벤트 중 하나. 딸기 따기 농원은 일본 각지에 있고 도쿄에서도 전차를 조금만 타면 갈 수 있다. 딸기 따기 농원에서는 딸기를 무제한으로 마음껏 먹을 수 있으며 선물용으로 사서 가지고 갈 수도 있다. 그중에는 한 번에 다양한 종류를 맛볼 수 있는 딸기 따기 농원도 있어 한 번에 딸기 달인이 될지도 모른다. 딸기 따기는 일본에 봄이 오면 어른과 어린이가 모두 즐길 수 있는,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은 이벤트다.
봄의 식재료를 마음껏 먹어보자
제철 식재료의 등장은 기온의 변화 이상으로 계절을 느끼게 해주는 요소. 일본의 봄은 꼭 음식에 정통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애타게 기다리는 제철 식재료가 다채롭게 한데 모인 계절이기도 하다.
몇 가지 종류의 떡은 봄과 깊은 관계가 있다. 소가 꽉 차 있는 떡을 떡갈나무잎으로 싼 ‘가시와모치’도 그중 하나. 참고로 이 떡갈나무잎은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쑥떡도 전통적인 모치가시(떡, 찹쌀 등을 원료로 한 과자) 중 하나로, 산쑥을 이용해 녹색으로 색을 낸 것이다. 또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소로 꽉 차 있는 분홍색 떡을 소금에 절인 벚꽃잎으로 감싼 사쿠라모치다.
가장 봄을 많이 느끼게 해주는 미각 중 하나가 죽순(대나무의 새싹)이다. 이 풍미 가득한 야채는 ‘죽순밥’이라는 쌀요리 외에도 다양한 요리에 쓰인다. 편의점이나 슈퍼에서는 죽순이 들어간 주먹밥을 가볍게 사서 먹을 수 있다.
일본의 봄은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벚나무 아래에서 즐기는 꽃놀이나 자극적인 전통행사, 그리고 제철 식재료를 듬뿍 써서 만든 일본 요리. 꿈 같은 봄의 한 때를 보내고 싶다면 이 계절에 도쿄를 방문해 보도록 하자.
일본의 봄은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벚나무 아래에서 즐기는 꽃놀이나 자극적인 전통행사, 그리고 제철 식재료를 듬뿍 써서 만든 일본 요리. 꿈 같은 봄의 한 때를 보내고 싶다면 이 계절에 도쿄를 방문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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