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도쿄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이건 어떠한가? 도쿄의 트렌드는 바로 ‘요코초’이다. ‘요코초’는 한국어로 '골목'과 비슷한 뜻이다. 도쿄에 와본 적이 있는 당신은 우에노의 ‘아메요코’를 떠올릴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부터 소개할 요코초는 넓고 개방적인 아메요코와는 다르다. 폭이 좁은 작은 술집들이 즐비해 있으며 마치 전혀 다른 세계에 온 듯한 분위기의 에비스에 위치한 ‘에비스 요코초’이다. 그럼 미지의 요코초에 들어가 보자!
쇼와 시대(1926년12월~1989년1월)의 레트로한 분위기의 ‘신형 요코초’
여행객 입장에서 에비스라고 하면 에비스 맥주 박물관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일본 국내에서 에비스는 ‘어른들의 동네’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20대보다는 30대 이상의 어느정도 금전적으로 안정된 사람들이 자주 가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특히 고급 레스토랑도 많이 있다. 그런 에비스역으로 가보았다.
에비스역 동쪽출구에서 2분 정도 걸으면 ‘寿(고토부키)’라고 쓰여 있는 빨간 등롱에 형형색색의 간판들. 세련된 모습의 에비스와는 무언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문득 머리를 들어보니 내가 이번에 방문하고자 했던 ‘에비스 요코초’다!
평일 저녁 7시 전인데도 요코초 안의 가게들에는 이미 얼굴이 새빨개진 거나하게 취한 양복을 입은 회사원들이 많이 있었다!
히라가나 ‘く(구)’자 모양의 요코초는 좁은 골목임에도 불구하고 20곳이나 되는 점포가 들어서 있다. 원래는 ‘야마시타 쇼핑센터’라는 이름의 상점가였는데 노후화 등으로 인해 폐쇄되었다고 한다.
2008년, 그 터에 ‘에비스 요코초’라는 ‘신형 요코초’가 오픈을 했다. 옛날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때에 따라서는 옆자리에 앉은 손님과도 소탈하게 이야기할 수 있으며 메뉴의 가격대도 저렴한 편이다.
20개가 넘는 점포들은 다양한 요리를 취급하는데 일본요리, 중화요리, 와인바까지 다양한 점포들이 있으며, 모든 곳이 거의 만석이었다. 그 중의 한 곳만 가게 앞에 몇 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있는 곳이 있었다. 그 간판에는 커다랗게 3글자가 이렇게 쓰여 있었다. ‘니쿠 스시(肉寿司 / 고기 초밥)’
초밥의 밥 위에 얹어있는 것은 생선이 아닌 고기.
30분 정도 기다려서 겨우 자리에 앉았다. 스시(초밥)이라고 하면 참치, 연어, 문어 등 해산물이 머리에 떠오르는데 이곳의 명물은 소고기와 닭고기 등 ‘고기’로 만든 초밥.
지금은 유사한 업종이 적지 않지만 실은 ‘고기 스시’ 붐을 일으킨 것은 바로 이곳 에비스 요코초에서 시작한 ‘니쿠 스시’인 것이다.
약 7년 전, 오픈 당시의 이 식당은 3.5평 크기밖에 안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2배 정도의 크기로 확정을 하였다!
우선은 인기있는 호화 트리오 ‘와규 롯시니, 우설, 소고기 우니(성게알), 토로 군칸(군함 모양을 한 초밥)’을 주문했다.
가운데에 있는 심플한 ‘우설(1개 270엔, 2개부터 주문 가능. 세금포함)’부터 먹어보자. 독자적인 조리법으로 열을 가한 우설 초밥. 열을 가했음에도 그 식감은 마치 생우설처럼 탄력이 있고 싱싱하다. 다음은 오른쪽에 있는 ‘소고기 우니토로 군칸(1개 480엔, 세금포함). 와규, 우니, 파 조금에 간장 조금, 입에 넣는 순간 녹아 내릴 정도로 부드럽다.
마지막은 ‘와규 롯시니(1개 580엔, 세금포함)’. 와규와 푸아그라, 트러플과의 호화로운 조합. 그 진한 향이 입 안 가득 퍼지며 맛도 식감도 최고!
‘니쿠 스시’에 대한 집념
카운터석에서 먹으면서 ‘니쿠 스시’의 특징에 대해 스시 장인에게 물어보았다. 우선은 조연급인 ‘샤리(스시에 들어가는 밥)’에 대해 들어보자. 이곳의 샤리는 고기와의 조합을 의식하여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거듭해 지금의 것이 되었다고 한다.
주인공인 ‘고기’. 앞서 먹은 스시는 열을 가한 고기였는데 이 곳에서는 ‘생고기’를 주로 제공하고 있다. 일본에는 옛날부터 고기를 생으로도 먹는 습관이 있는데, 이 식당은 생고기와 스시 조합이라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또한 ‘생고기’는 구운 고기보다 신선함이 요구되어 고기스시하면 고급스런 이미지가 있다고 한다.
또한 소고기뿐만 아니라 말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등 메뉴가 다채롭다. 생고기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에게는 거부감이 들지 모르겠지만 생고기 이외의 고기도 있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즐겨보자.
다른 요리를 살펴보면 2016년 일본에서 ‘올해를 대표하는 요리’로 선정되 화제가 된 ‘고수’로 이용해 만든 샐러드 ‘고수 폭탄’(750엔, 세금포함). 또한 닭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닭의 연골을 매실로 버무린 ‘매실 수정’(450엔, 세금포함). 와규를 사용한 ‘스키야키’(580엔, 세금포함) 및 ‘소고기 생 햄’(780엔, 세금포함)도 추천한다.
‘화제 만들기’도 매우 능숙하다.
이곳에는 음식메뉴 이외에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아이템들이 놓여져 있다. 예를 들어 메뉴를 두는 선반은 하트 모양! 길흉을 점칠 수 있는 젓가락 세트 등.
그리고 독특한 칵테일 ‘에로에로 복숭아 베리니(690엔, 세금포함)’를 주문. 유리잔에는 입술모양의 젤리가 붙어있다.
이곳은 기본적으로 예약이 불가능하며, 가게에 들어온 후 2시간이라는 시간제한이 있다. 물론 자리가 가득찬 날이라면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서민적인 분위기도 느낄 수 있는 요코쵸에 가보는 건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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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쿠즈시 에비스 요코초(Nikuzushi Ebisu-Yokocho)肉寿司 恵比寿横丁店
- 주소 1-7-4 Ebisu, Shibuya-ku, Tokyo 150-0013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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