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산 오쿠노인은 홍법대사 구카이가 수행한 고뵤(사당)가 있어 가장 신성한 영역이다. 입구에 해당하는 이치노하시 다리부터 고뵤까지의 거리는 약 2km. 광활한 삼나무 숲을 지나는 참배길에 수만 기의 묘가 있어 장엄한 분위기를 풍긴다. 해가 저문 후에는 등롱의 은은한 불빛 속에서 참배하는 몽환적인 분위기가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고야산 전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숙방(슈쿠보)에 머물며 여유롭게 관광하는 것을 추천한다. 숙방이란 절이나 신사의 숙소로 역사가 있는 건물과 정원을 즐기거나 사찰음식을 맛보고 다양한 수행체험도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설이다.

그럼 지금부터 오쿠노인 근처 숙방에서 경험할 수 있는 1일 수행체험과 야간 오쿠노인 참배가 가능한 투어 등에 대해 소개하겠다.

고야산에 있는 117개 사찰 중 약 50곳이 숙방이다. 이 중 하나인 오쿠노인 이치노하시 입구까지 걸어서 바로 갈 수 있는 숙방 에코인은 홍법대사 구카이가 5층보탑을 건립한 장소다. 숙박자는 이곳에서 ‘1일 수행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하니 그 내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아자관’이란 밀교의 명상법으로 16:30부터 약 30분간 아자관 도장에서 실시한다. 연꽃 위에 ‘아(阿)자’를 산스크리트어로 쓴 글자(대일여래를 의미함)를 앞에 두고 자세를 바로 하고 호흡을 가다듬은 다음 나와 세계가 한 몸이라는 것을 느끼고자 한다.

잡념을 떨쳐내기란 결코 쉽지 않지만 명상을 마치면 마음이 후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집에 돌아가 짜증이 솟구칠 때 실천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소개할 수행은 사경이다. ‘사경’이란 예로부터 행해 온 가장 간편한 수행법 중 하나다. 흐리게 인쇄된 경문을 붓펜으로 따라 써내려간다. 각자의 방에서 체험할 수 있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고요한 마음으로 한 자 한 자 정성껏 써내려간다. 다 쓴 사경집은 에코인에서 보관한다.

다음 날 6:30부터 장엄한 분위기의 본당에서 고승의 독경(소리를 내어 경전을 읽는 행위) 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것도 아침 수행 중 하나다.

뒤이어 7:00부터는 곤고인 비샤몬도에서 호마기도를 한다. 호마기도란 승려가 호마단이라는 불을 붙일 수 있는 단 위에서 부처님께 절을 올리고 다양한 소원을 비는 것이다. 함께 합장하고 나와 타인의 행복도 빌어주자.

스스로를 제대로 바라볼 기회를 주는 1일 수행체험은 몸과 마음이 치유되고 사고를 건전하게 유지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에코인에는 영어가 유창한 승려가 수행을 하고 있다. 또 숙박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 스페이스와 무선 LAN도 마련하여 외국인 여행객들도 마음 편히 묵을 수 있는 숙방이다.

매월 21일은 ‘대사님의 날(잿날)’이라고 하여 일본 각지의 홍법대사 구카이와 인연이 있는 장소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고야산에서는 그 전날밤인 오타이야(체야)에 이치노하시 다리부터 고뵤(사당)까지 초롱불을 들고 참배할 수 있다.

흔들리는 은은한 불빛에 이끌려 걸어간 끝의 등롱당(홍법대사 사당의 배전)에서는 승려들의 법악(독경, 음악 연주를 통해 신불을 위로하는 것)과 법화(불교의 가르침에 기반한 이야기를 알기 쉽게 들려주는 것) 등에 귀를 기울인다. 오쿠노인의 고요함을 몸과 마음으로 느낀 후 잠들면 평화로운 마음으로 아침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웹사이트:http://www.koya.org/

이튿날인 21일은 대사님의 날이다. 이 날은 총본산 곤고부지 앞에서 ‘보은 고야이치’라는 장이 열린다. 보은 고야이치는 홍법대사의 가호를 받아 희망찬 삶을 살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는 장터다. 고야초의 다양한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장이다.

인근 지역의 별미를 맛보거나 21일에 걸맞은 특별기획 행사가 열리고 협찬을 하는 상점에서는 손님에게 다과를 대접하거나 실속형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해 여행자들 입장에서는 반가운 행사가 잔뜩 준비되어 있다.

웹사이트:http://www.koya.org/

(1) 고야산 오쿠노인 나이트투어
매월 20일에 열리는 ‘오타이야(체야) 나이트투어’에 참가하지 못하는 분들도 안심하기 바란다. UAwesome Tours가 ‘고야산 오쿠노인 나이트투어’를 매일 개최하기 때문이다. 집합장소부터 고뵤까지 곤고부지 경내 가이드 자격자들과 함께 도는 투어다.

등롱의 불이 드문드문 밝히는 참배길은 쓸데없는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 신비스러운 분위기다. 거대한 삼나무 숲 사이를 돌아다니는 날다람쥐의 실루엣을 보거나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동물소리를 듣는 등 묘지에도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는 것도 나이트 투어의 매력 중 하나다.

요소요소에 머물면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으니 고야산이 초행인 여행자에게도 매우 알기 쉽다고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가이드가 항상 2명 대기하고 있으니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오쿠노인에서 먼 숙방에 묵고 있는 사람들도 점호시간에 맞춰 돌아갈 수 있도록 돌아가는 버스를 탈 수 있게 시간 배분을 하고 있다.

참가비: 2,300엔 (사전 온라인 결제･부가세 포함)~

(2) 오쿠노인 데이투어&고야산 프리미엄 하이킹
Awesome Tours에서는 이 밖에도 다양한 투어를 열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오쿠노인 데이투어&고야산 프리미엄 하이킹’이다. 오쿠노인의 의식을 견학한 다음 순례자들이 걸었을 옛길의 일부를 하이킹하는 투어다. 고야산을 에워싸는 산에서 바라보는 대파노라마를 감상하자. 등산기술은 필요 없고 도시락도 준비해주니 부담없이 참가할 수 있다.

참가비: 4,700엔 (4인 신청 시 1인 요금・부가세 포함)~ ※예약은 2일 전까지.

(3) 다도 체험
하이킹 같은 아웃도어가 별로라면 기모노를 입고 다도 체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숙방 에코인에서 실시하는 다도 레슨은 회당 1팀 한정으로 진행한다. 빈손으로 참가할 수 있어 여행자들도 편히 참가할 수 있다. 사범님의 지도에 따라 올바른 동작을 배우면서 멋진 추억쌓기를 해보자.

참가비: 4,000엔 (4인 신청 시 1인 요금･부가세 포함)

그 밖에도 매력적인 투어가 준비되어 있으니 홈페이지를 체크해보기 바란다.

※각 참가비는 2019년 11월 현재의 금액이다.

＜문의＞
Awesome Tours
전화번호：0736-26-7311 (영어 가능)
정기 휴무：무휴
URL：https://awesome-tours.jp/

고야산은 사찰음식이 유명하지만 추천할 만한 디저트류도 많다. 본 기사에서는 이동하면서 간편하게 맛볼 수 있는 간식거리를 소개하겠다.

‘야키모치’는 그 역사가 매우 길다. 홍법대사 구카이가 고야산을 개창했을 때 한 노파가 만든 소금 야키모치가 유래라고 한다. 달지 않은 팥소를 부드러운 떡으로 감싼 손바닥 크기의 흰떡과 쑥떡 2종류(각 110엔･부가세 포함)다. 보관은 2일만 가능하니 구입하면 빨리 먹도록 하자.

명과 미로쿠이시는 오쿠노인 참배길 옆에 있는 소원성취의 돌이라 일컬어지는 ‘미로쿠이시’를 본 떠 만든 한입 크기의 과자다. 정성 들여 삶아낸 츠부앙(으깨지 않은 팥소)을 촉촉한 생지로 감싼 만주는 식감이 우아하다. 상온에서 2주간 보관할 수 있으니 선물용으로도 제격이다.

팥소를 싫어한다면 생크림 다이후쿠 고야무는 어떨까? 식물성 생크림에 고야두부 가루를 섞어 규히라는 얇은 떡으로 감싼 순백색의 다이후쿠다. 맛은 플레인과 기슈 매실&자바라(유자와 비슷한 감귤) 맛의 2종류(각 160엔・부가세 포함)가 있다. 고야산 산책을 할 때 간식거리로 추천한다.

고야산은 기온 변화가 큰 지역이다. 여름철은 도시보다 5~10℃가량 낮으며 겨울철에는 눈이 쌓이기도 한다. 봄부터 가을에 나이트 투어에 참가할 때는 겉옷 1장쯤은 여벌로 들고 나가자. 또 비교적 강수량이 많으니 비옷 등을 준비해가는 것도 잊지 말자. 오쿠노인은 돌길과 단차가 있으니 운동화를 신고가는 것이 좋다.

대비를 철저히 하여 세계유산 고야산 ‘오쿠노인’을 만끽하기 바란다.


Text by:WESTPL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