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역이 개업한 것은 1874년, 지금 사용하는 역사는 5대째입니다. 크고 훌륭해진 만큼 항상 이용하는 역이라 해도 아직 모르는 것들이 가득! 오사카 안내의 프로인 저 타케짱이 절로 ‘와~’ 소리가 나올 법한 재미있는 명소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기사는 광고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오사카역은 내년에 무려 150년! 남쪽 게이트 광장의 역사 패널
먼저 오사카역의 역사부터 이야기해 볼까요? 이를 설명하기에 딱 좋은 패널이 남쪽 게이트 광장에 있답니다.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지 않는 곳인데, 이곳에 오사카역의 역사가 가득 들어있죠.
먼저 초대 오사카역. 1874년에 개업했습니다. 149년 전이니 여러분은 모두 태어나지도 않았을 때네요.
이 사진을 보세요. 서양식 느낌이 물씬 나는 역사죠?
하지만 역 앞에는 손님을 기다리는 인력거가 서 있을 뿐 아무것도 없습니다. 옛날에 이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예전엔 묻을 매(埋)를 써서 ‘우메다(埋田)’라고 불렀는데, 이 주변은 원래 습지대였습니다. 지반침하도 일어날 만큼 질퍽거리는 땅이라 그곳을 메워서 굳힌 다음 역사를 세웠거든요.
처음에는 좀 더 남쪽에 있는 도지마에 세울 예정이었는데, 당시에는 증기기관차였기 때문에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올랐어요. ‘불똥이 튀어서 불이라도 나면 우얄라카노!’ 라며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쳤다고 합니다.
‘우메다’의 한자를 왜 ‘埋田’에서 ‘梅田’로 바꿔서 쓰게 되었냐 하면, 묘지가 있었기에 ‘묻다’는 뜻의 한자가 들어간 것이 불길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까운 곳에 심어져 있던 매실나무에서 이름을 따 ‘우메다(梅田)’로 바꿨다고 해요. 지금 같으면 그렇게 쉽게 지명을 바꾸기 힘들었을 텐데 옛날에는 그런 부분들이 느슨했죠.
2대째 오사카역이 개업한 1901년의 오사카는 인구가 점점 더 늘어나며 엄청난 기세를 보였습니다.
전에는 인력거가 서 있는 게 다였던 역 앞에 시영 전철의 정거장이 생기고, 역내 상가에 비어홀 스타일의 식당이 오픈하고. 한마디로 활기 넘치는 화려한 시대였죠.
이어서 3대째 오사카역. 1940년까지 왔네요. 여기까지 왔어도 아직 태어나지 않은 분들이 많을 테죠. 저도 아슬아슬하게 아직 태어나지 않은 시대입니다.
다이쇼 후기에서 쇼와 초기에 걸쳐 소위 ‘대 오사카’라고 불릴 만큼 오사카가 크게 번영한 시대를 지나, 태평양전쟁이 시작될 즈음 개업했습니다.
1979년까지 약 40년간 사용된 역사로, 현재 오사카역의 대략적인 형태는 이 무렵에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참고로 이 무렵에는 민영 철도도 달리고 있었어요. 예를 들어 이 사진은 1934년의 JR(당시에는 국철)과 한큐(당시에는 한신큐코)의 고가 교체 공사 모습입니다. JR을 고가로 교체하고, 거꾸로 한큐를 고가에서 평지로 내리는 대공사를 짧은 기간에 마무리했다고 합니다. 힘든 일을 해냈네요.
이건 기억하는 분들도 많으실 테죠. 4대째 오사카역은 1979년에 개업했습니다.
역사 건너편, 남쪽(사진 좌측)에 세워진 것이 ‘액티 오사카’입니다. 북측 옆의 가늘고 긴 건물이 바로 ‘북쪽 빌딩’입니다. 이곳에는 옛날의 오~래된 카페와 식당이 늘어서 있는데요. 어릴 때는 부모님과 함께 가서 ‘뭐 먹을래? 뭐 먹을래?’ 같은 말을 들으며 설레곤 했죠.
이 무렵에는 오사카역의 북측과 남측으로 완전하게 분리되었습니다. 그 둘을 이어 하나의 ‘거리’로 만든 것이 5대째 오사카역, 현재의 오사카 스테이션 시티입니다.
오사카 스테이션 시티는 2011년에 개업. 지금 있는 사우스 게이트 빌딩이 3월에 완공됐고 4월에 교상 역사, 5월에 노스 게이트 빌딩 순서로 오픈했습니다.
이렇게 되돌아보니 오사카역은 굉장한 곳이네요. 역사가 5대째까지 이어져 왔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그만큼 오랜 세월, 오사카의 거리를 끌어온 곳이라는 거죠. 내년으로 150년이니까요.
- 역사 패널
사우스 게이트 빌딩 1층 남쪽 게이트 광장
메이지 시대의 소리가 울린다? 역을 오가는 사람들을 계속해서 지켜보는 ‘여행의 종’
초대 오사카역의 자취가 지금도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남쪽 게이트 광장에서 역 구내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것은 ‘여행의 종’이라고 해서, 초대 오사카역이 개업했을 때부터 기차가 출발하는 시간을 알려주는 데에 쓰였던 종입니다. 관리가 잘 되어 있어 지금도 반짝반짝 깨끗하죠.
지금은 약속 장소로 쓰이고 있지만, 이 종은 사실 오랜 세월 창고에 처박혀 있었습니다.
태평양 전쟁 무렵에 떼어냈고, 종전 후에는 역장실에 보관되었습니다. 다시 햇볕을 볼 수 있게 된 것은 4대째 역사가 생긴 이후로, ‘여행의 종’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그 때입니다. 하지만 역의 보수 공사가 시작되며 또 철거. 떼었다가, 다시 붙였다가, 좀처럼 안정되지 않았습니다.
이 ‘여행의 광장’에 종이 설치된 것은 오사카 스테이션 시티가 개업한 이후입니다.
매시 정각이 되면 종소리가 울리는데, 살짝 종 안을 들여다보세요.
아무것도 없죠? 흔들어도 두드려도 소리가 나지 않으므로 스피커로 소리를 재현하고 있답니다.
- 여행의 종
오사카역 1층 중앙의 홀, 여행의 광장
오사카 스테이션 시티를 한눈에! 모형 2연발
다음은 지금의 오사카역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요? 언제 어느 건물이 만들어졌는지 잘 알 수 있는 모형이 있답니다. 2층으로 올라가 한큐 백화점으로 이어지는 육교 쪽으로 가 보죠.
‘스카이워크’라고 하는 이 통로를 알고 계셨나요? 사람들의 왕래가 많긴 하지만 이름이 붙어 있는 것과 이런 모형이 놓여 있다는 걸 의식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형 건물에 새겨져 있는 숫자는 개업한 연도입니다. 지금의 사우스 게이트 빌딩은 1983년에 4대째 역사로 개업한 건물을 그대로 두고, 남쪽에 증축해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아, 1983년이니까 올해로 딱 40주년이네요.
참고로 모형 주변의 하얀 선은 실제 도로가 그려져 있답니다. 발 아래도 잘 보면 노선도예요. 역명과 노선명이 잘 새겨져 있습니다. 재미있죠?
꼭 봐 주셨으면 하는 모형이 노스 게이트 빌딩에도 하나 더 있으니 가 볼까요? 3층에 있는 오피스동의 입구입니다. 쇼핑을 하는 손님이나 관광객도 입구 부분은 자유롭게 들어가도 괜찮아요.
1/300의 스케일로 꽤 세밀하게 만들었는데, 위에서 보면 어떤 느낌인지 굉장히 알기 쉽습니다.
참고로 역의 홈을 덮는 큰 지붕이 빗물을 모으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북쪽에서 남쪽으로 향해 기울어져 있는 것은, 빗물을 흘려보내 지하의 저수조로 보내기 위함입니다. 그것을 화장실이나 식물에 물을 줄 때 사용해요. 친환경적이죠.
이 모형은 저수조로 이어지는 파이프까지 재현했습니다. 주황색 차량의 건너편에 기둥이 있는데요. 이게 바로 그겁니다. 오사카 순환선의 홈은 항상 붐비기 때문에 이 기둥이 걸리적거릴 때도 있긴 하지만요(웃음). 환경을 위해 필요하다는데 별 수 있나요.
- 1/1200 스케일 모형
사우스 게이트 빌딩 2층 스카이워크
1/300 스케일 모형
노스 게이트 빌딩 3층 오피스동
어디로 이어질까? 누가 지나갈까? 수수께끼의 통로
그러고 보니 지금 있는 3층은 오사카역의 연락교 출구 개찰구가 있어 사람들이 많이 왕래한단 말이죠. 하지만 이 층에도 사람들이 거의 지나다니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왜 이런 곳에 통로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보다시피 사람이 거의 없어요. 이런 넓은 통로인데 화장실이 있는 게 다니까요. 하지만 큰 지붕을 올려다보거나 오가는 전차를 구경하기엔 좋은 곳이에요. 어차피 사람들도 없으니 느긋하게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오사카역 서쪽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서, 새로운 개찰구나 역 빌딩이 생기면 이 통로에도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비슷한 통로가 하나 더 있는데 같은 3층의 반대편, 동쪽으로도 뻗어 있습니다. 이것은 물품보관함에 가려져서 알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끝까지 가면 계단이 있고, 카리용 광장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인파를 피해 한큐 방면을 오갈 때 편리할지도 모르겠네요.
- 수수께끼의 통로
노스 게이트 빌딩 3층
누구나 아는 심볼인 ‘금시계’에도 새로운 발견이!
마지막에 안내할 것은 ‘시공의 광장’에 있는 금시계입니다. 이걸 모르는 분들은 없겠지만, 진짜 금을 사용했다는 사실도 알고 계신가요?
금색의 둥근 부분을 자세~히 보면 네모난 것을 여러 장 붙여 놓은 것처럼 되어 있을 텐데요. 저건 진짜 금박입니다. 가나자와의 ‘하쿠이치’라는 유서 깊은 가게의 금박을 한 장 한 장 정성스럽게 붙인 것이죠.
기둥과 벤치 부분 또한 진짜 흑대리석. 진짜이기 때문에 겨울에도 차갑지 않아요. 체온이 전해지면 쉽게 차가워지지 않기 때문에, 거의 야외와 같은 장소에서도 내내 앉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금시계는 사실 수다를 떤답니다. 아니, 소리를 내서 말한다는 게 아니고요.
기둥 뿌리를 한번 자세~히 보세요. 글자가 새겨져 있죠? ‘안녕하세요. 저는 금시계예요’라고요.
기다림의 표식이 되는 것,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이 금시계군의 역할이라고 합니다.
- 금시계
오사카역 구내 교상역 옥상 5층
마지막으로
자주 다니는 곳이라도, 항상 보는 것이라도 다시금 잘 보면 ‘이런 게 있었구나!’ 라며 뭔가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넓디 넓~은 오사카 스테이션 시티, 부디 이곳저곳에 눈을 돌려 거리를 산책하듯 즐겨 보세요.
edit: 교통신문사
writer: 타케짱
- 타케짱(오쿠무라 다케스케)
오사카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지금까지 6,000명 이상에게 ‘재미있는 오사카’를 안내해 온 프로 관광 가이드. 신세카이와 도톤보리 근처를 걸으면 여기저기서 ‘오늘은 어디 가?’ 라며 말을 걸어오는 현지 밀착형입니다. 맛있는 가게 정보부터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알짜배기 지식까지, 타케짱과 거리를 걸으면 ‘오~!’ ‘호오~!’ 소리가 멈추지 않습니다. 일본 국내 안내원 자격, 일본 국내 여행업 취급 관리 자격 보유.
※본 기사는, 2023년 3월 27일 ‘DOYA’에 게재된 기사의 정보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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