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지점인 오도리 공원 4초메 부근에는 홋카이도의 유명한 과자 ‘시로이코이비토’를 제조하는 이시야(ISHIYA)가 운영하는 ‘이시야 카페 삿포로 오도리 니시 4빌딩점’이 있다. 아침 8시부터 모닝 세트를 시작하며 인기 만점 시로이코이비토 소프트크림(세금 포함 350엔)과 팬케이크, 샌드위치 등과 같은 메뉴도 아침으로 즐길 수 있다. 커피 메뉴를 주문하면 시로이코이비트로를 한 개 함께 주니 마라톤에 참여한 선수들이 돌아올 때까지 잠시 휴식을 취하러 들르면 좋을 것 같다. 카페는 지하 2층에 있어 시원하고 쾌적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삿포로 중심부이 동서로 뻗어 있는 오도리 공원의 니시(서쪽) 12초메쪽으로 걷다 보면 약 55종에 달하는 장미가 심겨진 ‘성크 가든’이 나온다. 중앙에 놓인 수로 주변의 장미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침상식(沈床式) 서유럽풍 공간이 정말 낭만적이다. 또 도로 건너편 안쪽에는 삿포로에서 채취되는 ‘삿포로 연석’을 사용해 1926년에 건설한 ‘삿포로시 자료관’이 있다. 역사적의 낭만과 정취가 느껴지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삿포로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삿포로 텔레비전탑. 오도리 공원 동쪽 끝에 위치해 있는 지상 90.38m나 되는 전망대에서는 삿포로의 거리를 일직선으로 관통하는 오도리 공원을 감상할 수 있다. 밤이 되면 조명이 켜지기 때문에 낮 시간대와는 또 다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SAPPORO TOURIST INFORMATION CENTER’가 있어 영어와 중국어 등 외국어가 가능한 직원이 있으니 추천할 만한 관광 명소에 대해 문의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스스키노를 빠져나간 선수들은 ‘일본의 도시 공원 100선’에도 선정된 적이 있는 나카지마 공원 옆을 달리게 된다. 녹음이 우거진 공원에는 보트를 탈 수 있는 쇼부 연못과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가모카모강이 있어 여름에도 시원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민들의 휴식의 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공원 안에는 개척사(메이지 초기 홋카이도 지방의 행정과 개척을 담당하던 관청), 메이지 정부가 건설한 유일한 호텔인 ‘호헤이칸’, 일본 정원 한 켠에 있는 고즈넉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다실 ‘핫소안’ 등 2개의 국가지정 중요문화재에 해당하는 귀중한 건물이 남아 있으니 꼭 한번 들러 보기 바란다.

나카지마 공원을 빠져나가면 삿포로의 중심을 흐르는 도요히라강이 펼쳐지는데 선수들은 아치형 다리 ‘호로히라바시’를 건너야 한다. 차도를 달리는 셈인데 관광차 들렀다면 꼭 한번 보도교로 되어 있는 아치 부분에 올라가 보자.

또 아치가 끝나는 부근에는 삿포로 최초로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인 포틀랜드와의 교류를 기념하는 ‘포틀랜드 광장’이 있는데 포틀랜드의 조각가가 연어를 제재로 제작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강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가는 코스는 시라이시 모이와야마도리를 동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큰 길가에서 약간 남쪽으로 벗어난 부근 고도 85m에 위치한 ‘덴진야마(덴진산)’ 주변으로 ‘덴진야마 녹지’가 펼쳐진다. 전망대 광장에서는 모이와야마(산)와 삿포로 시내 중심부를 내려다 볼 수 있다.

또 아티스트들이 머물면서 작품 활동을 하는 ‘삿포로 덴진야마 아트 스튜디오’도 있어 예술가를 만나고 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녹지에 인접한 곳에 두 개의 신사가 있는 특이한 신사 ‘히라기시텐만구와 다이헤이잔미요시 신사’는 현지 사람들로 사랑받는 숨겨진 명소다.

코스를 따라 도요히라구를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가 보자. 이곳은 이미 라멘 마니아들에게는 유명한 동네다. 삿포로의 유명한 라멘집 ‘삿포로 준렌’, ‘야마아라시’, ‘MEN-EIJI’의 본점이 들어서 있는 라멘 골목인 셈이다. 인기 가게인 만큼 가게 밖으로 길게 줄이 생기는데 점심이 좀 지난 시간대에 이 주변에서 배를 채우고 싶을 때에는 꼭 들러 본고장의 맛을 음미해 보기 바란다.

마라톤 코스는 대학 캠퍼스 안으로도 이어진다. 기타(북쪽) 20조부터 기타 8조까지 홋카이도 대학을 남하하게 되는데 녹음이 우거진 교내를 달리다 보면 교내가 넓다는 사실에 새삼 놀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캠퍼스 면적은 약 177만 m²로 일본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넓은 부지를 자랑한다. 또 그 대부분이 연구 농장이나 원생림 등 풍요로운 자연에 둘러싸여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캠퍼스 안은 평소에도 일반 시민들이 산책하도록 개방해 두고 있어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그럼 교내 추천 명소를 몇 군데 소개하도록 하겠다.

(1)삿포로 농학교 제2농장
홋카이도 대학 농장의 전신에 해당하는, 원래는 삿포로 농학교로 개교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농업 건축물이 바로 이곳 ‘삿포로 농학교 제2농장’이다. 초대 학장인 클라크 박사의 지도를 받아 1877년에 건설되었으며 홋카이도의 풍토에 적합한 낙농 모델 농장이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1969년에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다.

(2)포플러 가로수
홋카이도 대학의 ‘포플러 가로수’는 삿포로의 명소로 오랜 세월 사랑받아 온 곳이다. 대학 설립 125주년을 기념해 식수한 것이 바로 ‘헤이세이 포플러 가로수’로 아직 그 키는 크지 않지만 소들이 건강하게 방목되고 있는 연구 농장과의 풍경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름이 되면 포플러 가로수의 잎사귀가 우거져 아름다운 초록색이 하늘을 뒤덮는다.

(3)홋카이도대학 종합박물관
홋카이도대학 이학부에는 대학 연구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표본류 등을 무료로 견학할 수 있는 ‘홋카이도대학 종합박물관’이 있다. 교내에서도 특히 엄숙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이 건물은 1929년에 건설되었다.

표본을 실제로 만져 보면서 연구 현장의 모습을 견학할 수 있는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시물이 준비되어 있다. 카페도 있고 오리지널 굿즈를 판매하는 ‘뮤지엄 숍’도 있으니 꼭 들러 보기 바란다.

1888년 건설된 미국풍 네오바로크풍 건물로 현지 벽돌로 에워싸인 외벽 때문에 ‘아카렝가(붉은 벽돌)’라는 애칭이 붙게 되었다. 관내는 현재 리뉴얼 공사로 휴관 중이지만 연못과 다양한 나무, 화단이 잘 정비된 정원은 계절별로 건물 주변을 아름답게 수놓으면서 각기 다른 경치를 감상할 수 있게 해 준다. 여름이면 나무 그늘이 많이 생겨 시원하게 더위를 식힐 수 있어 시민들의 힐링 장소로 애용된다.

아침일찍 시작되는 마라톤 대회. 호텔 조식 시간보다 더 빨리 활동을 개시하고 싶을 때에는 편의점도 든든한 지원군이 되주지만, ‘밤이 끝나지 않는 거리’ 스스키노에 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스스키노에는 24시간 영업하면서 가벼운 식사를 제공하는 가게들이 있다. 특히 수제 샌드위치를 판매하는 ‘산도리아’는 이 가게 전용으로 만든 식빵과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빵과 재료 모두 소재를 엄선해 사용하며 양도 푸짐한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다.

마라톤 기간에 특히 추천할 만한 장소를 소개해 보았다. 이 기간이 아니어도 홋카이도를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좀 색다른 동네에 들러보는 것 만으로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지하철과 시영 전철 등 교통이 편리하다는 점도 여행객들에게는 매력적이다. 올 여름 스포츠로 열광하는 삿포로에 방문해 보면 어떨까?

Text by:minna no kotoba s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