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국민의 축일(祝日)’, 즉 공휴일이 연간 16일 있다. 기업과 상점들은 대부분 공휴일과 함께 여름의 오봉, 설날에 연휴가 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업종에 따라 사정이 달라 대부분의 대형 상업시설은 1월 1일을 제외하고 연중무휴로 영업을 한다. 편의점을 비롯해 365일 24시간 영업을 하는 가게도 있으니 도시부로 여행을 갈 경우 웬만한 쇼핑을 하는데 난감할 일이 없다.

★는 공휴일

일본에서 가장 이벤트가 많이 열리는 시기는 7월부터 8월까지 여름 두 달간이다. 학교는 여름방학을 맞고 일본 각지에서 여름 마츠리(축제)와 대형 불꽃놀이와 같은 즐거운 이벤트가 열린다. 일년 중 대형연휴는 공휴일이 잇달아 있는 5월의 ‘골든위크’와 8월 중순경의 ‘오봉 연휴’, 9월 중순의 ‘실버위크’, 그리고 12월 말부터 1월 3일까지의 ‘연말연시’로 총 네 번 있다.
이 시기는 호텔 요금이 비싼데다 전철과 고속도로는 붐비고 관광지도 매우 혼잡하다.

골든위크는 공휴일이 이어져 매년 연휴가 되는 한편, 실버위크는 엄밀하게는 5연휴(주말, 경로의 날, 공휴일, 추분)가 되는 타이밍만을 가리킨다. 2023년은 5연휴가 되지 않지만, 중간에 낀 평일에 일을 쉬고 장기휴가를 받는 사람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레저의 비수기는 일년 중 장기휴가를 제외한 시기다. 봄부터 여름이라면 골든위크 직후부터 7월 셋째 주 월요일 ‘바다의 날’까지. 또 겨울에는 1월 둘째 주 ‘성인의 날’ 이후가 혼잡을 피해 여행하기 딱 좋은 시기다.

★1월 1일: 간지츠 (설날)
일본의 설날은 양력 1월 1일. 다만 새해를 축하하는 행사는 짧게는 연말연시의 몇일 간, 길게는 몇 주에 걸쳐 치러진다. 1월 1일~3일은 ‘산가니치(정월 초삼일)’라 해서 대부분의 기업과 개인상점은 겨울휴가인 경우가 많다. 또 2023년에는 1월 2일이 휴일이다(공휴일인 간지츠가 일요일이기 때문에 대체휴일).

★1월 9일: 성인의 날
매년 1월 둘째 주 월요일. 스무 살이 된 젊은이들을 축하하는 날이다. 이 날은 지자체가 주최하는 ‘성인식’이 열리며 새로 성인이 된 이들은 나고 자란 지역의 성인식에 참석한다. 이 시기가 되면 화려한 기모노(후리소데)와 정장으로 한껏 차려 입은 젊은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2월 11일: 건국기념일
기원전 660년의 2월 11일, 당시의 진무천황이 일본을 건국한 날로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또한 이날은 태음력의 1월 1일과 같은 날이다.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
만국 공통의 커플들의 축제다. 일본에서는 여성이 남성에게 고백하는 날로 정착되었다. 그 일환으로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는 것이 뿌리를 내려 백화점과 상업시설에서는 다양한 발렌타인 데이 초콜릿을 판매한다. 최근에는 친구끼리 선물하는 ‘도모초코’, 나에게 선물로 주는 ‘지분초코’를 구입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다.

★2월 23일: 천황탄생일
일본에서는 당대 천황의 생일을 공휴일로 지정한다. 2019년 5월 1일부터 현 천황이 즉위해 2020년부터 새롭게 2월 23일이 천황탄생일로 지정되었다. 2019년 이전에는 12월 23일이 천황탄생일이었다.

3월3일：히나마츠리
여자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길 기원하는 연중행사로 복숭아 꽃이 피는 시기라 ‘모모노셋쿠(복숭아 명절)’라고도 한다. 여자 아이가 있는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2월 초순부터 3월 3일 당일까지 히나인형을 장식하고 히나아라레라고 하는 과자와 초밥의 일종인 지라시스시, 대합 국물 등을 먹는다.

3월 14일: 화이트 데이
발렌타인 데이에 대한 답례로 남성이 여성에게 선물을 주거나 디너에 초대하는 날. 답례품은 마시멜로나 캔디, 쿠키 등이 일반적이다. 동료나 그리 친하지 않은 친구에게 발렌타이 데이 때 예의상 받은 ‘기리초코(의리초코)’에 모두 답례를 할 필요는 없다고 여겨진다.

★3월 21일: 춘분
본격적인 봄의 시작을 알리는 날. 날짜는 법률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고, 국립천문대가 매년2월 이듬해의 춘분의 날짜를 발표한다. 자연을 감상하고 모든 생물에 감사의 마음을 바치는 날이다.

★4월 29일: 쇼와의 날
쇼와 천황이 탄생한 날로 과거에는 ‘미도리노히(녹색의 날)’나 ‘천황탄생일’이라고 불렸다. 이날을 기점으로 ‘골든위크’가 시작되는 기업, 직장인이 많아 이날부터 5월 초순까지 장기휴가에 들어가는 사람도 있다.

★5월 3일: 헌법기념일
제2차 세계대전 후 1947년 5월 3일에 일본의 헌법이 시행된 날을 기념해 제정되었다. 5월 1일~7일은 ‘헌법 주간’으로 법정 견학 등 일본 각지에서 헌법에 관한 계몽활동을 한다.

★5월 4일: 미도리노히 (녹색의 날)
자연의 은혜에 감사하고 환경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는 날로 제정되었다.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일부 국립공원은 무료 개방한다. 최신 정보는 웹사이트 등에서 확인하자.

★5월 5일: 어린이날
어린이의 건강한 성장을 기원하는 공휴일로 이 날은 성공과 성장의 상징인 잉어모양의 깃발 ‘고이노보리’를 걸어 가족이 함께 축하하는 전통이 있다. 또 심신을 정화한다는 ‘창포탕’에 들어가는 풍습도 있다. 간토 지방에서는 가시와모찌(둥글납작한 떡에 팥소를 끼워 넣고 반으로 접은 다음 떡갈나무 잎으로 싼 떡), 간사이 지방에서는 치마키(댓잎에 싸서 찐 찹쌀밥)를 먹는 풍습이 있다.

5월 14일: 어머니의 날
매년 5월 둘째 주 일요일. 어머니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날. 미국의 어머니의 날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어머니에게 카네이션을 선물한다. 일부 레스토랑과 호텔에서는 ‘어머니날 패키지’를 출시한다.

6월18일：아버지의 날
매년 6월 셋째 일요일. 어머니의 날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풍습을 참고로 제정되었다. 일본 아버지의 날 위원회가 '아버지의 날의 노란 리본 캠페인'을 퍼뜨리면서, 노란 장미를 주는 사람이 늘어났다.

7월 7일: 칠석 (타나바타)
‘단자쿠’라고 하는 좁고 길다란 종이에 소원을 적어 조릿대 잎에 매달아 기원하는 행사.
생이별을 하게 된 견우(히코보시)와 직녀(오리히메)가 1년에 한 번 밤하늘에 걸린 은하수를 건너 상봉한다는 전설이 있다.

칠석 행사는 일본 각지에서 열리며 센다이 타나바타 마츠리(미야기), 쇼난 히라츠카 타나바타 마츠리(가나가와), 이치노미야 타나바타 마츠리(아이치현)가 ‘일본의 3대 칠석축제’로 꼽힌다.

★7월 17일: 바다의 날
매년 7월 셋째 주 월요일. 바다에 감사의 마음을 바치는 동시에 바다에 둘러싸인 일본의 성장과 발전을 기원하는 공휴일이다. 7월은 일본이 여름이기 때문에 전국 각지에서 해수욕장을 오픈하는 ‘우미비라키’가 열린다. 이 시기에 해수욕장 근처는 전철과 도로가 매우 붐비니 여행일정을 세울 때 주의하기 바란다.

7월30일：도요노우시노히 (일본판 복날)
일본판 복날에 해당하는 ‘도요노우시노히(土用の丑の日/토왕의 축일)’는 일본의 옛 날짜 계산법에 따르면 일 년에 총 4번 있었는데 지금은 여름만이 남게 되었다. 에도시대부터 여름의 도요노우시노히에는 장어를 먹는 습관이 이어져오고 있다. 마트에 가면 장어 가바야키(양념구이)나 찬합에 장어덮밥이 담긴 우나주를 판매한다.

★8월 11일: 산의 날
일본에는 산의 은혜에 감사하는 ‘산의 날’(8월 11일)이라는 공휴일도 있다. 일본은 바다와 산이 많은 나라로 ‘산해진미’를 뜻하는 ‘우미노사치(海の幸)’, ‘야마노사치(山の幸)’라는 말은 그 지형적 특징을 매우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8월 13일~16일: 오봉
돌아가신 조상의 혼을 기리는 기간이다. 오봉 전후에 불꽃놀이가 많이 열리는데 이는 망자의 혼을 달래는 것이 목적이었다는 설도 있다. 오봉 기간에 맞춰 여름 휴가에 들어가는 기업이 많아 고향에 돌아가 가족, 친구들과 지내는 사람도 많다.

★9월 18일: 경로의 날
매년 9월 셋째 주 월요일. 고령자의 장수를 축하하고 건강을 기원하는 날이다. 손주나 자녀들이 조부모에게 선물을 하는 풍습도 있다. 또한 100세를 맞은 고령자에게는 정부가 은으로 만든 술잔을 선물로 보낸다.

★9월 23일: 추분
가을을 반으로 나누는 추분은 완연한 가을의 시작으로 춘분과 마찬가지로 국립천문대가 제정한다. 추분 전후 각 3일간을 합한 일주일을 ‘아키노오히간(秋のお彼岸)’이라 하여 조상에게 제를 올리거나 성묘를 하는 사람이 많다. 찹쌀 밥을 팥소에 싼 ‘오하기’를 조상에게 올리는 풍습이 있어 이 시기가 되면 마트나 상업시설에서 오하기를 많이 판다.

★10월 9일: 스포츠의 날
매년 10월 둘째 주 월요일. 1964년에 열린 도쿄올림픽을 기념해 제정되었다. 스포츠를 즐겨 건강한 육체를 만든다는 목적도 있어 이날 운동회를 여는 학교와 지역도 많다.

★11월 3일: 문화의 날
11월 3일 평화와 문화를 중시한 일본국 헌법이 공포되고 국민이 문화를 가까이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전국 각지의 미술관, 박물관, 자료관 중 무료 개방하는 시설이 많으니 가을에 관광할 계획이라면 주목하자!

★11월 23일: 근로감사의 날
수 세기 전에 열렸던 수확제에 기원을 둔 공휴일이다. 수십년 전부터 근로자의 권리를 촉진하는 날로 발전해왔다. ‘근로감사’라는 말을 상업적으로 활용해 식당과 마트에서는 근로자의 평소 노고를 격려하는 맥주 세트 등을 판매하는 곳이 늘었다.

12월 24~25일: 크리스마스
일본에서 크리스마스는 공휴일이 아니지만 연중행사로 챙기는 이들이 많다. 11월 중순부터 호텔과 상업시설에서 대형 트리를 장식하고 거리는 크리스마스 일색이다. 일본 가정에서는 칠면조 대신 프라이드 치킨을 많이 먹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켄터키프라이드치킨(KFC)다.

12월 31일: 오미소카 (섣달 그믐)
한 해의 마지막 날인 ‘오미소카’. 예로부터 새해의 행운을 빌기 위해 ‘토시코시 소바’라는 메밀국수를 먹는 풍습이 있다. 오미소카 밤부터 대부분의 사찰에서 ‘제야의 종’을 타종하는 불교행사를 열어왔다. 유명 사찰에서는 오미소카 심야부터 새해 참배를 위해 찾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새해 일부 레스토랑과 상업시설은 12월 29일경부터 영업을 쉬는 경우가 있으니 여행할 때는 사전에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일본정부의 방침에 따라 공휴일은 변경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요일과 ‘공휴일(국민의 축일)’이 겹치면 다음 날인 월요일이 대체휴일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