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소개할 곳은 JR 시부야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우사기’다. 도겐자카를 올라 우라시부야도리로 접어들어 조금 걷다 보면 나오는 게이오 이노카시라선 신센역 근처에 있다.

‘우라시부야’라 불리는 이곳은 다른 시부야 에리어에 비해 연령층이 다소 높은 이용객들이 자주 찾는 세련된 골목이다. ‘우사기’ 역시 멋스러운 가게로 입구가 유리문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여성 손님들도 부담없이 혼자 들르기 좋은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다.

좌석은 카운터만 있는데 매장 안은 마치 바와 같은 분위기다. ‘매일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라멘’이라는 콘셉트로 2007년 5월에 문을 연 ‘우사기’. 가게 이름 우사기(토끼라는 뜻)는 토끼처럼 항상 위를 향해 뛰어오르고자 하는 바람을 담아 지었다고 한다.

가게에 들어가면 먼저 매장 앞 티켓 발매기에서 식권을 구입해 주문하면 된다. 기계와 메뉴에는 영어 표기도 있다. 이 가게에서는 쇼유 라멘과 탄탄멘, 가라멘(매운 맛 라멘), 쓰케멘 등을 먹을 수 있다.

특히 추천 메뉴는 ‘특제 라멘’ 1200엔(세금 포함)이다. 쇼유 라멘 위에 돼지고기와 닭고기로 만든 챠슈(큰 덩어리를 통째로 양념한 고기를 엷게 썰어 제공)가 각각 2장씩 올라가 있고 삶은 계란과 멘마(발효시킨 죽순)가 토핑되어 있다.

스프는 닭고기를 우려낸 기본 국물에 다양한 종류의 해산물과 다시마, 향채 등 엄선한 재료를 더해 소재의 깊은 맛을 정성스레 우려내 만든다. ‘가에시(국물요리에 사용되는 조미료)’에는 시마네현 이즈모의 ‘이노우에 쇼유텐(간장전문점)’에서 직송한 ‘나마쇼유(생간장)’에 장기 숙성시킨 본양조 간장 4종의 풍미가 잘 살아나도록 블렌딩해 완성시킨 특제 간장 소스를 사용한다. 간장의 깊은 맛과 풍미가 응축된 맛을 즐길 수 있다.

매끈해서 목넘김이 좋으면서도 질기지 않은 식감이 특징적인 면에도 이 가게만의 고집이 담겨 있다. 홋카이도산으로 희소성이 높은 밀가루 ‘기타호나미’를 중심으로 일본산 밀가루만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밀가루 본연의 깊은 맛을 최대한 이끌어 내 국물 맛에도 뒤지지 않는, 존재감있는 면으로 완성시켰다.

풍미와 깊은 맛에 액센트까지 가미된 쇼유 라멘과 토핑으로 올라간 차슈의 궁합이 기가 막히다. 다양한 종류의 허브로 간을 한 야마나시현산 ‘비오도리(브랜드 닭고기)’를 촉촉한 콩피(confit)로 완성시킨 레어 상태의 고기가 특징이다.

일본산 돼지고기의 목살을 오랜 시간 진공 상태에서 저온 조리한 로스트 포크의 레어 차슈 역시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매끄러우면서도 쫄깃한 면과도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탄탄멘’ 980엔(세금 포함) 역시 이 가게의 인기 메뉴 중 하나다. 막 갈아 만든 향신료 ‘화지아오(花椒)’를 넣어 그 향에 혀가 얼얼해지는가 하면 다양한 종류의 고추를 장시간 볶아 매운 맛과 풍미를 잘 살려낸 수제 고추가루를 더해 매콤한 맛이 일품인 ‘탄탄멘’도 추천한다.

다음으로 소개할 곳은 ‘나나시 시부야 도겐자카점’이다. JR 시부야역에서 도보로 2분 정도 소요되며, 도겐자카를 올라가다 보면 바로 보이는 편리한 위치에 있다. 돈코츠 라멘을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들도 매료시킬 만한 잡내가 나지 않는 진하고 부드러운 ‘돈코츠 라멘’을 제공한다.

가게 안은 밝고 스타일시하다. 그래서인지 20~30대 손님들이 많고 여성들과 외국인 손님들도 부담없이 들를 수 있을 만한 분위기다. 1층 카운터 좌석뿐만 아니라 2층에는 테이블 좌석도 마련되어 있어 여러 명이 방문해도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나나시에서는 점원에게 직접 주문하면 된다. 영어 메뉴도 있고 영어가 가능한 점원도 근무 중이라고 한다.

특히 추천할 만한 메뉴가 각종 토핑을 전부 올린 ‘나나시 라멘 젠부노세’ 1155엔(세금 포함)이다. 맛을 좌우하는 스프는 정성스럽게 불순물을 제거해 잡내를 없애고 강한 불에서 10시간 이상 푹 고아 부드러우면서도 진한 맛이 되도록 완성시켰다. 불을 끄는 타이밍까지 장인의 감으로 결정한다는 이 스프는 매일 매장에서 정성스럽게 만든다고 한다.

면은 두꺼우면서도 매끈하다. 보통 돈코츠 라멘에는 가는 면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 집은 두꺼운 면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진하고 부드러우며 잡내가 전혀 나지 않는 스프와도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닌니쿠마시마시(마늘을 마구마구)’ 넣고 싶을 때에는 테이블 위에 있는 ‘마늘 분쇄기’를 사용해 원하는 양만큼 생마늘을 갈아 넣으면 된다.

반숙 계란은 부드러우면서도 진한 노른자가 특징이다. 아삭한 흰파와 버섯, 줄기 부분을 사용해 독특한 식감을 자랑하는 미역 등 다양한 토핑의 식감까지 즐길 수 있는 일품이다.

간판 메뉴인 ‘나나시 라멘 젠부노세’ 외에도 인기가 많은 ‘탄탄멘’ 979엔(세금 포함), 계열 매장 어디에도 없는, 이 가게에서만 제공한다는 베지테리안을 위한 라멘 등도 꼭 도전하고 싶은 메뉴다. 장인이 긍지를 가지고 제공하는 최고의 라멘을 꼭 한번 맛보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것은 JR 시부야역에서 도보 2분 거리에 있는 ‘도겐자카 맘모스’다. 도겐자카를 전부 다 오르면 왼쪽에 가게가 보일 것이다. 테이블 좌석은 따로 없고 10석 정도되는 카운터 좌석이 다인 작은 가게지만 점원들의 우렁찬 목소리 덕분에 분위기도 밝고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가게 안 티켓 발매기에서 식권을 구입해 주문하면 된다. 메뉴는 라멘과 쓰케멘 2가지로 나뉜다. 간판 메뉴인 ‘농후 츠케멘’은 매콤한 스프가 특징인 ‘가라츠케멘’ 버전으로도 제공한다.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간판 메뉴인 ‘농후 츠케멘(면 220g)’ 800엔(세금 포함)이다. 이 가게의 츠케멘은 면을 2종류 중에 고를 수 있다. 보통 ‘대표면’으로 불리는 ‘고쿠부토하이가멘’은 밀가루의 풍미가 좋고 면발이 쫄깃하며 영양도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또 다른 면인 ‘고쿠부토못치리멘’은 매끈한 목넘김과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2가지 면 중 특히 추천하고 싶은 것이 ‘고쿠부토하이가멘’이다. 진한 향이 코를 자극하는 해산물과 돈코츠를 함께 사용한 더블 스프 안에 건더기가 들어 있다. 렌게 스푼으로 국물을 뜨면 국물이 얼마나 진한지 잘 알 수 있다. 스프에 찍어 먹는 면의 양을 조절해 가면서 먹으면 국물이 쉽게 식지 않기 때문에 추천한다고 한다.

면은 다른 가게 츠케멘에 비해 짧게 커팅되어 있어 먹기 편하다. 배아가 들어간 면은 풍미가 좋은 국산 밀을 엄선해 만든다. 또 밀가루에 약 2% 밖에 없는 배아 부분을 반죽에 사용해 다른 가게에서는 맛볼 수 없는 밀가루의 단맛과 깊은 맛, 풍미가 느껴지는 면으로 완성시켰다. 비타민 B군과 비타민 E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영양가가 높다는 점도 특징이다. 다이어트 효과와 매끈한 피부를 만들어주는 효능, 노화 예방, 피로 회복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테이블 위에는 스프를 희석시켜 주는 면수 포트도 놓여 있다. 스프가 진하면 기호에 맛게 농도를 조절해도 되고 면을 다 먹고 난 다음 남은 스프에 렌게 1~3스푼 정도 되는 면수를 넣어 국물을 훌훌 마셔도 좋을 것 같다. 좋아하는 스타일로 마지막 국물 한 방울까지 즐겨 보자.

이번에 소개한 라멘집 외에도 시부야에는 다양한 라멘 전문점들이 밀집해 있다 시부야 관광을 할 거라면 꼭 ‘라멘’에도 주목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