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야를 대표하는 랜드마트 ‘도큐 플라자 시부야’가 있는 ‘시부야 후쿠라스’ 빌딩을 거점으로 외국인들에게 관광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부야상. 이 회사에서는 매일 밤 시부야 거리를 산책하면서 이 거리를 만끽하는 Free Shibuya Walking Tour를 개최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만연에 의해 현재는 투어 중지（2020년3월30일시점）

이 투어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일본인들도 대부분 잘 모르는 미스테리하고 딥한 시부야’를 둘러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시부야에서 거주한지 오래되어 ‘시부야의 달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투어 가이드가 관광객들 대상으로 엄선한 추천 스팟만을 돌기 때문에 두근두근 흥분되는 투어가 아닐 수 없다.

또 ‘완전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19:30부터 매일 진행되니 부담없이 참여하고 싶을 때 미리 예약을 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고맙다. 투어 자체는 1시간 반 정도라서 21:00경이면 종료된다. 콤팩트하게 시부야를 둘러볼 수 있다는 점도 추천 포인트다.

이번 산책 투어의 가이드를 담당해 준 사람은 일본인 슌타(Shunta) 씨와 가즈키(Kazuki_ 씨였다. 슌타 씨는 10년 이상 시부야에 살고 있으며 투어 가이드 경력은 5년이 넘는 베테랑이다. 가즈키 씨 역시 투어 가이드 경력이 5년 정도 되는데 일본뿐만 아니라 세부 등에서도 활약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번에 투어에 참가한 것은 필리핀 출신 그래픽 디자이너 웬디(Wendi) 씨다. 일본에서 얼마 전부터 일하기 시작했다는 그녀는 ‘무료로 시부야의 딥한 장소를 돌아본다’는 캐치프레이즈에 관심이 생겨 신청했다고 한다.

다음은 이번에 참가한 투어의 개요다.

■Free Shibuya Walking Tour
시부야 하치공원→논베 요코초→이노카시라도리→스페인자카→시부야 파루코→우라시부야→분카무라→명곡찻집 라이온→야키니쿠 바루 한의 부엌→후쿠라스 빌딩 6층(야경 감상)→시부야상

※참가일에 따라 투어 루트가 변경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기사는 투어 중 일부를 발췌해 소개한 것입니다.

투어 출발 지점은 ‘하치공원 앞’. 그럼 바로 출발해 보자!

하치공원 앞에서 출발해 3분 정도면 도착하는 곳이 시부야 1초메에 있는 ‘논베 요코초’다.
복고적인 정취가 느껴지는 선술집이 빼곡하게 들어선 딥한 공간이다. 신주쿠에 있는 선술집 거리 ‘신주쿠 하나조노 골든가’와 비슷한 느낌이다.

마치 50년 전 일본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톡특한 분위기다. 다다미 한 장(191cm×95.5cm) 정도 되는 좁은 공간에서 영업을 하는 곳이 대부분이라 주인과 손님과의 거리가 정말 가깝다. 마음 편한 친구 집에 놀러간 기분으로 집 주인과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여 보자. 옆 자리에 앉은 손님과도 금세 친해질 것만 같다.

언뜻 가게 안을 살펴 보니 의외로 일본인 외에 미국인이나 유럽인들로 보이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외국에서도 관광지로 알려진 것일까. 시부야 한 가운데에 이런 선술집 거리가 있다니 정말 놀랍다. 복고적인 분위기의 선술집 거리에서 기분좋게 한 잔 마시고 싶은 사람들한테는 최고의 에리어가 아닐까?

‘논베 요코초’를 둘러 본 다음에는 이노카시라도리로 향했다. 세이부 백화점에 면해있는 큰 길은 시부야다운 떠들썩함이 인상적이었다.

길가에 이런 자동판매기가 있다고 시부야 달인 슌타 씨가 알려 주었다.

초밥 키홀더를 판매하는 것 같았다. ‘Japanese Souvenir Vending Machine’이라고 적혀있다. 일본 기념품을 파는 자판기인 것 같다. 아주 특이한 분위긴데 제법 인기가 있는지 반 이상은 이미 품절이었다.

이노카시라도리에서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 ‘스페인자카(스페인 언덕길)’를 오르기로 했다. 외국인들에게도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돈코쓰 라멘전문점 ‘이치란’이나 1977년에 문을 연 스페인 요리 전문점 ‘비이도로’ 등 유명한 가게들이 영업 중이었다.

스페인자카를 다 오르면 곧 ‘시부야 파루코’에 도착한다. 파루코에는 젊은이들을 위한 팝하고 개성있는 가게들이 많이 입점해 있다.

오늘은 ‘시부야 파르코’ 6층에 있는 ‘사이버 스페이스 시부야’에 들르기로 했다. 여기는 외국인들도 좋아하는 ‘애니/게임 관련 서브 컬처’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주간 소년 점프’에 연재 중인 인기 작품을 중심으로 캐릭터 굿즈를 판매하는 ‘점프 숍’을 비롯해 유니크한 피규어 매장 등 모두 개성이 강하고 재미있는 숍들뿐이다.

각 매장들을 둘러보던 웬디 씨가 관심있게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 그것은…바로?

인기 포켓몬 캐릭터인 ‘뮤츠’의 피규어였다!

이곳은 ‘포켓몬 센터 시부야’. 뮤츠는 ‘등신대’ 사이즈라 그 크기도 정말 크고 존재감이 대단했다! 어렸을 적에 포켓몬을 가지고 놀아서 그런지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실물 크기에 새삼 놀라기도 했지만 카리스마가 있어서 정말 멋있었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자 실내가 온통 포켓몬 굿즈 천지였다. 포겟몬 팬들에게는 이곳이 바로 천국이 아닐까?

©2020 Pokémon. ©1995-2020 Nintendo/Creatures Inc. /GAME FREAK inc.
포켓 몬스터/포켓몬/Pokémon은 닌텐도 크리처즈 게임 프리크의 등록 상표다.

애니 굿즈를 즐긴 다음에는 우라시부야 방면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SNS에 올리면 화제가 될 만한 유명한 음식점 ‘플라밍고’가 있다. 이곳은 아침까지 영업하게 때문에 클럽에서 놀다 집에 가는 길에 들른 손님들로 항상 북적인다고 한다. 음식 맛도 일품이라고!

시부야구 우다가와초를 걷다 보면 일본과 북유럽의 크래프트 맥주을 마실 수 있는 비어 바가 있다. ‘올 도쿄’는 가이드 2명이 추천하는 가게다!

우라시부야 다음으로 향한 곳은 ‘시부야’역 바로 옆 역인 ‘신센’역에서 가까운 분카무라 방면이다.

분카무라는 미술관과 극장, 콘서트 홀, 레스토랑이 융합된 예술복합시설이다. 일본 예술을 감상하고 싶은 사람들은 꼭 한번 들러 보기 바란다.

분카무라 옆에 있는 ‘쇼토 우체국 앞’ 신호등 앞에 있는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서 조금만 가면 도겐자카 2초메에 ‘명곡 찻집(메이쿄쿠킷샤) 라이온’이 나온다.

유리 문에는 ‘하얀 종이’가 붙어있는데 ‘대화는 나눌 수 없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찻집이지만 절대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가게다. 1926년에 창업해 1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이 가게는 클랙식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명곡 찻집’으로 클래식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하다고 한다.

가게 안에는 커다란 3D 스피커가 있어 아름다운 클래식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물론 독특한 분위기의 찻집을 경험해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추천한다. 필자도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시부야의 ‘딥’한 가게 중에서도 그 대표격이라할 만한 곳이다.

명곡 찻집 라이온을 나와 그대로 직진하면 도겐자카 큰길이 나온다. 시부야다운 떠들썩한 거리로 다시 돌아온 셈이다.

큰길에 접어들어서는 여행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에서 2019년 ‘트래블러즈 초이스(상위 1%에 해당하는 우수업소)라는 칭호를 받은 ‘야키니꾸 바루 한의 부엌(한노 다이도코로)’과 3000엔으로 100종류나 되는 니혼슈 중 좋아하는 맛을 골라 음미할 수 있는 ‘KURAND SAKE MARKET 시부야점’ 등 추천 가게를 소개 받았다. 그리고 다시 시부야상이 있는 후쿠라스 빌딩으로 돌아왔다.

시부야 후쿠라스 빌딩에 도착했다. 하지만 아직 투어가 끝난 것은 아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17층까지 올라갔다.

엘레베이터를 내렸을 때에는 놀라는 풍경이 펼쳐졌다. 시부야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대 파노라마가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경치에 크게 만족한 듯한 웬디 씨.

도큐 백화점을 내려다 본 풍경이다. 정말 장관이다.

후쿠라스 빌딩 17층은 시부야의 야경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아는 사람들만 안다는 숨겨진 장소’였던 셈이다. 무료로 이렇게 아름다운 야경을 즐길 수 있다니 정말 감동이었다. 참고로 숨겨진 장소라는 별칭에 걸맞게 야경을 보러 온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이곳은 시부야를 속속들이 꿰고 있는 투어 가이드이기에 소개해 줄 수 있었던 장소가 아니었을까. 시부야의 야경을 충분히 감상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참고로 이 층에는 싱가포르의 일류 호텔 ‘마리나베이샌즈’에도 매장을 둔 모던 아시아 바 ‘CE LA VI RESTAURANT & SKY BAR’가 있다. 시부야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최고의 대파노라마를 안주 삼아 술을 즐기는 럭셔리한 시간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꼭 한번 들러 보기 바란다.

이곳 저곳 둘러보는 사이 어느새 90분 간의 시부야 투어도 끝이 났다. 투어 가이드가 함께 1층에 있는 시부야상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오리지널 음료를 1잔 무료로 마실 수 있다.

일정을 마치고 잠시 숨을 돌린 다음 웬디 씨에게 오늘 투어에 대해 물어 보았다.

“시부야의 딥한 장소들을 무료로 돌아볼 수 있다고 해서 꼭 참가해 보고 싶었어요.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재미있었어요. 두 분도 편안하고 친절하게 대해 주셔서 이 투어를 친구들한테도 소개해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웬디 씨는 정말 만족한 것 같았다. 가이드 두 사람에게도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투어 가이드로서 ‘전 세계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보람이지요. 시부야에 10년 이상 살고 있기 때문에 시부야 사정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무료 투어니 부담없이 참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슌타 씨)
“일본의 매력을 많은 외국인들에게 전파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시부야에는 일본인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매력적인 곳이 많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돌아가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가즈키 씨)

시부야에 왔으니 이왕이면 딥한 시부야의 구석구석을 경험해 보고 싶다는 분들은 꼭 ‘Free Shibuya Walking Tour’에 참가해 보자. 분명 두근두근 흥분되고 설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늦은 저녁 시부야 거리를 산책하면서 맘에 드는 가게를 찾아 봐도 좋을 것 같다.

‘渋谷　観光(시부야 관광)’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주요 관광 명소가 바로 나오지만 아는 사람만 안다는 비밀 장소가 궁금하다면 현지 사정을 잘 아는 현지인에게 물어보는 것이 제일 좋지 않을까?

‘인터넷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생생한 정보를 참고해 시부야를 관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시부야상의 관광 안내 투어.

시부야상에서는 12개국, 20명에 달하는 직원이 ‘시부야 컨시어지’가 되어 관광 안내를 해 준다. 시부야 거리를 정기적으로 조사하면서 매력적인 장소를 발굴하기 때문에 정보의 신선도가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다국어 지원을 하기 때문에 일본어나 영어가 안 되는 이용자들도 안심해도 된다.

유료이긴 하지만 ‘니혼슈 샘플러’나 ‘국제 교류 파티’와 같은 기획도 마련하고 있는 것 같다. 궁금한 사람들은 시부야상의 홈페이지를 꼭 체크해 보기 바란다.

이번에 돌아 본 루트 주변에는 이 밖에도 매력적인 장소가 여전히 많이 있다. 마음에 드는 음식점과 관광 명소가 있었다면 꼭 한번 들러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