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동쪽지역에서 최근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키요스미시라카와(기요스미시라카와)이다. 옛 정취가 아직 남아있는 거리로 센스있는 잡화점과 현대미술을 전시하는 갤러리가 다수 존재해, 주말이 되면 도쿄현지의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2015년에는 일본 최초로 도쿄 블루보틀커피가 들어서 서드 웨이브(third wave) 라는 새로운 커피 스타일의 발신 거점으로도 알려져있다.
블루보틀이 워낙 유명하나 사실 그 외에도 독특하고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가게가 많이 있다.

먼저 소개할 곳은 키요스미시라카와 역에서 도보 2분 거리에 있는 gift_lab GARAGE. 약 90년전에 지어진 다세대주택인 키요스료 1 층에 2014년에 오픈한 카페이다.

이곳은 고토 토시카즈씨와 이케다 후미코씨 두 사람이 카페를 시작하려고 물건을 찾던 중에 이 건물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고 한다.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은 원래 디자인 유닛 gift_로 활동하는 두 사람이 직접 담당했다. 이곳은 카페, 디자인 사무실, 갤러리숍, 이벤트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벽에는 감각적인 디자인의 조형들이 걸려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이곳에서 마실 수 커피는 단 2종류이다. 커피원두를 진하케 볶은 것과 연하게 볶은 것이 전부다. 커피원두는 산겐자야의 유명한 원두가게 옵스큐라 커피 로스터즈(OBSCURA COFFEE ROASTERS)에서 로스팅된 것을 사용하고 있다.

핸드 드립으로 커피를 내리는데 연하게 볶은 것이라고 할지라도 원두의 진한 향을 느낄 수 있다. 한입 마시면 입안으로 커피향이 퍼지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상큼한 신맛이 나는게 특징이다.

커피이외에는 런치메뉴와 디저트도 여러 종류가 준비되어 있다.
특히 인기 메뉴는 키슈(파이요리의 일종). 계절에 맞는 제철재료를 함께 담아 제공한다.

부끄러움을 타는 듯한 두 사람과 손님들 사이에 느껴지는 약간의 거리감이 오히려 가게에 편안히 방문하게 만들며, 갤러리를 겸한 창조성을 자극하는 이곳에서 커피한잔을 즐겨보는 건 어떠한가?

2016년 가나가와현의 치가사키라는 지역에서 이곳 키요스미시라카와으로 이전한 iki ESPRESSO.
오너인 하라세 키쿠씨 과거 뉴질랜드에서 살았던 때에 만난 오세아니아 카페 스타일을 구현한 가게이다.

음료 메뉴인 플랫 화이트는 오세아니아쪽에서는 마시는 대중적인 커피이다. 싱글 에스프레소에 충분한 거품우유로 만드는데, 카푸치노와 비슷하지만 좀 더 우유맛이 강하고, 크리미한 마시기 쉬운 것이 특징이다.
작은 기포로 된 달콤한 우유맛과 에스프레소의 신선한 쓴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참고로 iki ESPRESSO는 자사의 로스터로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플랫 화이트와 함께 오세아니아의 스타일을 상징하는 '롱 블랙'이라는 메뉴도 있다. 에스프레소와 함께 따뜻한 물이 별도의 컵으로 제공되는데, 손님이 직접 따뜻한 물이 들어있는 컵에 에스프레소를 부어 마신는 스타일이다. 아메리카노를 약간 색다르게 즐기는 방식으로, 농도를 스스로 조정할 뿐만 아니라 에스프레소 맛의 특징인 거품이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평범한 아메리카노와는 맛이 다르다고 한다.

iki ESPRESSO에는 제법 충실한 식사메뉴와 디저트도 있다. 전문 요리사와 파티쉐가 만드는 요리를 맛볼 수 있어 커피와 식사 모두 필요하다면 이곳이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디저트 중에서 인기가 있는 것은 리코타 치즈 팬케이크. 두꺼운 케이크는 20분 동안 정성을 들여 구워낸다고 하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먹음직스럽다.

보기에 볼륨 만점이지만, 입안에 넣으면 순식간에 녹아드는 것 같은 느낌이다. 과일도 같이 나오기에 가벼운 아침식사로도 추천할 만 하다.

마지막에 소개하는 곳은 키요스미시라카와 역에서 도보 5분거리의 로스터 카페 ARiSE COFFEE ROASTERS 라는 카페이다.

가게 안에는 큰 배전기가 놓여 있고, 벽에는 스케이트 보드가 걸려있다. 가게 안의 BGM으로 태국의 음악이 흐르며, 조금은 수상한 오브제가 곳곳에 장식되어 있다. 취미 참 독특하네 라는 생각이 드는 특이한 공간이다.

오너인 하야시 타이키씨는 오랜전통의 배전기회사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후 이곳의 인기 커피숍인 The Cream of the Crop Coffee의 출시에 참여했다고 한다. 그리고 2013년 여름에 독립해, 현재는 여기 로스터 카페 ARiSE COFFEE ROASTERS과 ARiSE COFFEE ENTANGLE의 2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커피원두는 콜롬비아와 에티오피아, 도미니카 등 보통 10종류 정도를 라인업으로 갖추고 있으며, 도자기로 만든 드립바를 사용한다고 한다.

원두 본래의 맛을 잘 느낄 수 있는 연하게 볶은 방법이 메인으로 이곳의 에티오피아 원두는 후루티한 신맛이 입안에 퍼지며, 도미니카산은 딸기와 같은 단맛을 느낄 수있다.

이곳에서 느낀점은 커피도 커피지만 오너인 하야시씨가 매력넘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방문하는 손님 한사람 한사람에게 인사를 건네며, 상냥하게 말을 건다는 것이다. 한번 방문하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또 가고싶다고 느끼는 카페임이 틀림없다.

안정된 커피맛을 제공하는 체인점도 좋지만, 이런 사람냄새를 느낄 수 있는 개인카페는 색다른 매력이 있다. 바로 그 가게만의 맛과 분위기! 도쿄에 온다면 이곳 키요스미시라카와에서 커피한잔 마시며 잠시 쉬어가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