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타이어 업체 미슐랭이 일본 유명 여행지를 소개해 주는 ‘미슐랭 그린 가이드 쟈퐁’을 제작할 당시 일본 각지를 시찰하며 돌았던 것이 바로 미슐랭에서 사장실장을 역임했던 일본인 모리타 사토시 씨다.
모리타 씨가 소개하는 이번 코너에서는 ‘바다가 주는 힐링을 만끽할 수 있는 미우라 반도의 휴일 산책’을 테마로 뉴욕 출신 LIVE JAPAN 직원인 티모시 씨와 함께 보낸 시간을 소개한다. 100년 전부터 유럽 각 지역의 대사, 공사의 저택이 모여 있던 하야마를 배경으로 푸른 바다와 상쾌한 바닷바람을 느끼며 이 지역에 뿌리를 내린 유럽의 정취와 현지에서 탄생한 예술을 만끽해 보자.
게이큐 즈시선 ‘신즈시역’까지 와준 모리타 씨. 여기서 티모시 씨와 만날 약속을 했다.
티모시: “안녕하세요, 모리타 씨.”
모리타: “Hi! 티모시! 하야마는 일본이 자랑하는 매력 만점 바닷가 마을입니다. 분명 티모시 씨도 맘에 드실 겁니다. 그럼 바로 추천 레스토랑으로 안내해 드리지요.”
[LA MARÉE]/파도 소리를 들으며 프랑스 요리를 즐길 수 있는, 하야마를 상징하는 세련된 테라스 레스토랑에서 릴랙스 타임~
신즈시역에서 게이큐 버스를 타고 ‘아부미즈리’ 정류장에 내리면 바로 눈 앞으로 오바마 해안이 펼쳐져 있다.
티모시: “멋진 곳이네요. 바다 앞에 이런 서양식 건물이 있다니 꼭 남프랑스에 와 있는 것 같습니다.”
모리타: “이곳 하야마는 130년 전까지만 해도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어촌 마을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1876년에 일본을 방문한 독일인 의사 엘빈 온베르트와 1883년에 일본을 방문한 제2대 주일 이탈리아 공사인 마르티노가 하야마를 맘에 들어 해 여기에 별장을 지었지요. 그 뒤 그의 추천으로 유럽 각국의 대사와 공사들이 여름을 보내는 별장을 이곳 하야마에 건설하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유럽과 미국의 문화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해 지금도 유럽 사람들에게는 어딘지 옛 정취가 느껴지는 분위기를 띤 곳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지요. 유럽 사람들이 향수 어린 바닷소리를 듣고 싶어질 때 방문하면 좋은 곳입니다. ”
티모시: “하야마에는 메이지 시대부터 유럽풍 라이프 스타일이 침투해 있었군요.”
모리타: “그래서 하야마에는 유럽풍 가게들이 여기 저기 모여 있어 센스 있는 3,40대 이상의 여행객들이 좋아할 만한 동네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지요. 같은 해변이라고 해도 쇼난, 에노시마와는 다른 매력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으로 여유롭게 방문하기에 안성맞춤인 동네입니다.”
모리타: “이 서양식 건물이 1977년에 창업한 레스토랑 ‘LA MARÉE’입니다. ‘파도소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바다를 바라보면서 테라스에서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1층은 캐주얼한 카페 브라세리로 맥주를 한 손에 들고 편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테라스 좌석에 앉아 주문하면 좋습니다. 사실 이 가게가 처음 오픈했을 때 저도 이 가게에 자주 왔었습니다. 프랑스어를 가르쳐 주는 여성분과 테라스 좌석에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칵테일을 마셨던 추억이 깃든 곳입니다.”
모리타: “시크한 분위기에서 와인과 프랑스풍 퓨전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2층을 추천합니다. 3층에 있는 연회장을 통째로 빌리는 것도 가능해 식사나 파티를 여는 장소로도 활용된다고 합니다.”
티모시: “테라스 자리에서는 바다가 보이는군요. 미국인 중에는 테라스 좌석을 진정 애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바다의 경치와 자연의 바람, 파도 소리를 들으면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니 정말 최고네요. 오늘은 1층에서 편하게 식사할까요?”
모리타: “여기에서는 즈시 해안 전체가 내려다 보입니다. 에노시마 너머로 치가사키 해안까지 보이지요. 맑은 날이면 오야마, 하코네, 이즈 반도, 후지산을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눈 덮인 후지산의 겨울 경치가 기가 막힙니다.”
테라스 좌석에 앉아 우선은 논 알코올 칵테일인 트로피컬 망고 아이스티(864엔)와 민트 쿨러(864엔)로 건배를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이 점심 메뉴로 고른 건 LA MARÉE의 인기 메뉴인 하야시 라이스와 치즈 버거였다.
WEEKDAY LUNCH LA MARÉE 특제 하야시 라이스 (1944엔) ※단품 1620엔
WEEKDAY LUNCH SANDWICH 포토벨로 버섯, 베이컨 고르곤졸라 치즈 버거(1836엔)
※단품 1200엔(현재 판매 종료)
바닷바람을 맞으며 파도소리를 들으며 즐기는 식사는 정말 특별하다. 이야기도 끊이질 않는다.
모리타: “오후에 잠깐 들러 일본 여행의 추억을 그림 엽서에 적어 고향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보내기에 최고의 장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바다를 보면서 최고의 점심 시간을 즐긴 모리타 씨와 티모시 씨.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한가로운 한때를 보낸 모양이다.
RESTAURANT LA MARÉE(레스토랑 마레)
가나가와현 미우라군 하야마초 호리우치 24-2
게이헤이 급행 전철 ‘신즈시’역에서 게이헤이 급행 버스로 환승해 ‘아부미즈리’에서 하차 후 도보 1분
TEL:046-875-6683
정기 휴일: 월요일(공휴일인 경우에는 이튿날 평일이 휴일)
1F ‘Cafe&Brasserie HARRY'S’
영업 시간
[ 평일 ]
점심 11:30~14:30
차 14:30~17:00
저녁 17:00~21:00(식사 라스트 오더)
[ 주말 및 공휴일 ]
점심 11:30~14:30
차 14:30~16:00
저녁 16:00~21:00(식사 라스트 오더)
2F・3F ‘RESTAURANT LA MARÉE’
영업 시간
점심 11:30~14:30(식사 라스트 오더)
저녁 17:30~21:00(식사 라스트 오더)
[야마구치 호슌 기념관]/혁신적인 일본 화가가 사랑했던 모던 아틀리에에서 평온한 한 때를
‘LA MARÉE’에서 점심을 즐긴 다음, 다시 게이큐 버스를 타고 ‘야마구치 호슌 기념관’으로 향했다. ‘산가오카 가나가와현립근대미술관 앞’에서 내린 뒤 산으로 향해 있는 호슌 오솔길을 걷다 보면 ‘야마구치 호슌 기념관’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티모시: “야마구치 호슌은 어떤 화가였지요?”
모리타: “일본화가입니다. 원래는 서양화를 배웠는데 일본화로 전향한 뒤 독자적인 일본화 스타일을 추구한 인물입니다. 일본화라는 것은 쉽게 말하자면 유럽에서 유화가 들어 오기 전에 일본에 존재했던 회회 기법을 말합니다. 캔버스 대신에 실크나 일본 종이를 사용해 광물, 조개 껍질을 부숴 가루로 만든 재료를 아교로 녹여 물감으로 만들어 그렸지요.”
모리타: “이 기념관은 호슌이 말년을 보낸 일본 가옥으로 호슌이 제작한 아틀리에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건축가 요시다 이소야의 손을 거친 이 아틀리에는 일본의 쇼와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모던한 분위기가 남아 있습니다. 하야마의 밝은 햇살이 절묘하게 들어오는 커다란 창이 아주 근사합니다.”
모리타: “이 창문 너머로 호슌과 그의 아내가 정성 들여 가꾼 일본 정원이 내려다 보입니다. 백매에 홍매, 풍후매, 미모사, 여름철 아직 푸르른 단풍, 늘어지는 벚꽃, 붉게 물든 가을 단풍 등 철철이 다양한 꽃을 피워내는 아름다운 경관에 감탄이 절로 나올 듯 합니다.”
티모시: “정말 그렇네요. 언제까지고 질리지 않고 보게 되는 아름다운 정원이네요.”
야마구치 호슌 기념관
〒240-0111 가나가와현 미우라군 하야마초 잇시키 2320
게이큐 즈시선 ‘신즈시’역에서 게이큐 버스로 환승한 뒤 ‘산가오카 가나가와현립근대미술관 앞’에서 하차 후 도보 2분
TEL:046-875-6094
개관 시간: 10:00~17:00(입장 16:30까지)
휴관일: 매주 월요일(단, 공휴일인 경우에는 개관, 이튿날이 휴관일), 전시물이 교체되거나 관내 정비일, 연말연시
[가나가와현립근대미술관 하야마]/예술 작품과 현지 풍경이 만들어내는 유일무이의 아트 공간에 흠뻑 취해 보자.
‘야마구치 호슌 기념관’을 뒤로하고 바다에 면해 세워진 ‘가나가와현립근대미술관 하야마’로 향했다. 이곳은 국내외를 불문하고 근현대 예술 작품들을 약 1만 4000점 소장하고 있으며 연간 8회 정도 기획전이나 컬렉션전을 개최하는 미술관이다.
티모시: “이 미술관은 정원에서 바다가 보이는 군요”(※촬영 시기: 여름)
모리타: “이곳은 잇시키 해안이라는 유명한 바답니다. 미술관 옆으로 나있는 샛길을 따라 내려가면 그대로 바다로 이어집니다. 전망대에서 보이는 이곳 태평양의 풍경도 정말 장관입니다. 운이 좋으면 후지산도 볼 수 있지요.”
모리타: “푸른 바다, 소나무, 하얀 모래, 후지산…마치 가쓰시카 호쿠세이의 우키요에를 보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에도 시대부터 이어져 온 일본의 특징적인 경치가 이곳에 남아 있습니다. 옆에 있는 레스토랑 ‘오란쥬 블루’는 이 경치를 만끽할 수 있을 만한 추천 식당입니다.”
미술관을 찾은 이날은 ‘국립민족학박물관 컬렉션 도구의 길’이라는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다(현재 종료). 이 전시는 오사카 국립민족학박물관과의 공동 주최로 기획되었으며 국립민족학박물관의 민족학적 자료의 미술적인 가치에 초점을 맞추어 ‘조가비’를 주제로 조가비 세공에 숨겨진 풍부한 조형미를 발견하고자 하는 시도에서 시작되었다.
모리타: “민족학박물관과 컬라보레이션을 했다는 점이 흥미롭군요. 다양한 민족들이 조가비 세공과 패화(貝貨), 악세사리 등을 각각 독자적으로 창조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네요. 이렇게 예술적인 도전이 가능했던 것은 일찌감치 유럽 문화를 받아들여 공존, 발전시켜 온 하야마이기에 가능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나가와현립근대미술관 하야마
〒240-0111 가나가와현 미우라군 하야마초 잇시키 2208-1
게이큐 즈시선 ‘신즈시’역 또는 JR요코스카선 ‘즈시’역에서 게이큐 버스로 갈아탄 뒤 ‘산가오카 가나가와현립근대미술관 앞’에서 내려 도보 1분 거리
TEL:046-875-2800
개관 시간: 9:30~17:00 (입장 16:30까지)
휴관일: 매주 월요일(공휴일 제외), 전시물 교체 기간
유럽의 정취가 감도는 하야마에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맛있는 음식을 먹은 뒤 서양화를 배운 일본 화가들의 작품과 아틀리에를 구경하면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곳에 위치한 미술관에서 예술품을 감상하는 여유로운 하루를 보낸 모리타 씨와 티모시 씨.
유럽 문화를 받아들이면서도 일본의 독자적인 문화를 남기고 세련된 형태로 발전시켜 온 하야마 지역 사람들의 모습에서 다른 사상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수용함으로써 새로운 문화를 형성시키고 발전시켜 온 선진 의식을 느낄 수 있는 여행이었다.
※가격과 메뉴내용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기재된 것 이외에는 모두 세금이 포함된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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