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록하게 나온 배에 동그란 눈망울이 애교 넘치는 너구리상. 이것은 도예의 고장 시가현 시가라키에서 만들어지는 ‘시가라키야키’라 불리는 것으로 복을 불러오는 장식품으로 일본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일본인들이 너구리를 운수가 좋은 동물이라고 여기는 이유는 너구리를 의미하는 ‘타누키(남을 앞지른다)’= ‘운기가 강하다’는 동음이의어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도예의 고장 시가현 고카시 시가라키초에는 도자기를 굽는 가마가 많고 각 공방에는 개성 넘치는 너구리가 찾는 이를 반긴다. 그 중에서도 ‘시가라키 도원 타누키무라(너구리 마을)’는 도예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거나 도예체험을 할 수 있는 등 시가라키 도자기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시설이다. 내 마음에 쏙 드는 너구리와 만날 수 있는 여행을 떠나보자.
너구리란 어떤 동물?
너구리는 개과의 포유류로 아시아와 유럽의 일부에 서식하고 있다. 몸 길이는 50cm, 체중은 8kg 남짓한 크기로 몸통이 길고 다리가 짤막하다. 겨울철이 되면 포동포동 살이 올라 귀여움이 배가 된다. 일반적으로 전신이 회갈색이고 다리와 눈 주위가 검은색으로 큰 소리에 놀라 기절하는 일도 있을 정도로 겁이 많다.
일본에서 너구리는 예로부터 친숙한 동물로 ‘자는 척을 한다’는 일본어 ‘타누키네이리’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다. 또 옛날 이야기에도 자주 등장하는데 사람을 속이려고 하지만 완전히 속이지는 못하는 어수룩한 성격으로 예로부터 일본인들에게 사랑받아 온 동물이다.
시가라키에서 너구리상이 인기를 얻게 된 이유
시가라키의 너구리상이 일본 전역에 알려지게 된 계기는 1951년 쇼와 천황의 시가라키 방문이다. 이 고장의 특산품인 너구리상이 국기를 들고 길가에 쭉 늘어선 모습을 본 쇼와 천황은 감명을 받아 시를 지었다고 한다. 그 일화가 전국에 보도되자 너구리상은 눈깜짝할 사이에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게 되었다.
복을 불러오는 장식품. 그 모습의 의미는?
너구리가 들고 있는 물건과 모습에는 저마다 의미가 담겨 있다. 삿갓은 예기치 못한 재난이나 불행을 막기 위해, 커다란 눈망울은 제대로 보고 올바른 사리판단을 하기 위해, 웃는 얼굴은 상냥하게, 술병(한자로 덕리(德利)라고 쓰고 독쿠리라고 읽는다)은 덕을 쌓기 위해, 외상장부는 세상은 역시 신용이 최고, 큼직한 배는 항상 침착하게 생각하고 결단은 과감하게, 돈주머니는 재물운이 들어오게, 그리고 꼬리는 끝을 창대하고 아름답게 맺기 위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지금부터 시가라키 도원 타누키무라로 Go! 이동방법은?
‘시가라키 도원 타누키무라’로 가려면 JR 교토 역에서 약 1시간을 이동한 후, 기부카와 역에서 시가라키코겐철도(시가라키 역행)로 환승하여 약 16분이 지나면 가까운 역인 구모이 역에 도착한다. 역에 내리면 깜찍하기 그지없는 너구리가 맞이해준다.
일본에서 가장 거대한 너구리가 맞아주는 마을
시가라키 도원 타누키무라에서 가장 먼저 맞아주는 것은 일본에서 가장 거대한 너구리상이다. 사방에 크고 작은 너구리상이 있는데 정말 귀엽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두번째 상징인 ‘타누키무라 오토리이’
일본에서 가장 큰 너구리와 함께 타누키무라를 상징하는 것이 붉은 기둥문 ‘타누키무라 오토리이’다. 대형 기둥문 위에 편안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너구리가 익살스럽다. 기둥문까지 가는 동안에도 다양한 표정의 너구리가 반겨주는데 이게 다가 아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너구리, 너구리, 너구리…! 너구리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걷고 있는 것 같다. 좀 더 가보면…
보는 이를 압도하는 ‘너구리 만 마리 광장’
‘타누키 이치만비키 히로바(너구리 만 마리 광장)’는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너구리 천지로 세상 너구리가 다 이곳에 모인 것만 같다! 손바닥에 올라올 만한 사이즈부터 사람과 맞먹는 사이즈까지 제멋대로 늘어선 너구리를 보면 압도되고 말 것이다.
이 표정, 몸매, 언뜻 보기에 비슷해 보여도 똑 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자세히 보니 어디에서 많이 본 것 같은 얼굴도!? 도자기상인줄 알면서도 무심코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힐 것이다. 머리와 배를 쓰다듬으며 너구리의 귀여운 매력에 흠뻑 빠져 있고 싶겠지만 궁금하지 않은가? 이 시가라키야키 너구리상은 과연 어디에서 만들어진 것일까? 그럼 지금부터 도자기를 만드는 가마로 가보자.
시가라키의 각종 가마를 견학하자!
가게 안쪽에 들어서면 너구리 지장보살이 보인다. 이곳에서 산 쪽으로 올라가면 예로부터 시가라키 도자기를 굽는데 사용한 등요(오름가마)가 나온다. 등요란 산 비탈의 경사를 이용해 가늘고 긴 소성실이 이어진 가마로, 입구에서 대량의 장작을 지피면 불길이 점점 윗단으로 타고 올라간다. 이곳 시가라키에서도 등요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하니 견학은 매우 귀중한 체험이 될 것이다.
소성실이 딱 하나만 있는 혈요(굴가마)는 지금도 때때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양쪽 모두 자유롭게 견학할 수 있으며 사전예약을 하면 자세히 해설을 해준다(언어는 일본어만).
본고장에서 도예체험! 세상에 단 하나뿐인 너구리 만들기에 도전!
도예의 고장 시가라키에 왔으니 도예체험(유료)을 안 하고 갈 수 없다. 전동 물레부터 손빚기, 채색, 너구리 제작도 체험할 수 있다. 제작방법을 설명한 동영상을 볼 수 있어 초보자도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다. 제작 도중에 스태프가 자세하게 지도해준다.
(1) 당일 가져갈 수도 있는 ‘우와에츠케(채색) 체험코스’
‘우와에츠케(채색) 체험코스’(800엔・부가세 별도)는 유약을 바르지 않고 초벌구이를 한 도자기에 물감으로 문양을 그려 넣는 코스다. 자유롭게 채색을 하면 너구리상이 완성된다. 30분이면 마르니 제작 당일 가져갈 수도 있어 추천하는 코스다.
(2) 시가라키야키 너구리상을 제작하는 ‘너구리 제작코스’
‘너구리 제작코스’(2,000엔・부가세 별도)는 예로부터 전승해 온 시가라키야키 너구리 틀을 사용해 형을 뜨는 단계부터 너구리 만들기에 도전할 수 있다. 틀에 흙을 넣고 형을 뜨면 완성이다. 구우면 18cm 정도의 너구리가 나온다. ※도색 등 완성까지는 약 60일 정도가 소요됨.
(3) 본격적인 도예체험 ‘전동 물레질 코스’
본격적으로 도예를 배워보고 싶은 분들에게는 ‘전동 물레질 코스(1,500엔~・부가세 별도)’가 인기다. 우선 직선 통 모양을 만든 후 점차 원하는 모양으로 잡아간다. 조금 어렵지만 실패해도 다시 만들 수 있으니 OK. 외국인 관광객 중에는 작품을 가져가지 않고 체험만 하고 가는 분도 많다고 한다.
※이 밖에도 코스가 있는 도예체험은 작품을 만들고 소성까지 1~2개월 이상이 소요되므로 해외배송은 불가능함(배송은 일본국내만).
※도예체험은 사전예약이 필요함.
자연의 은혜를 머금은 지역산 재료로 만든 요리를 맛보자!
관내 레스토랑 ‘차쓰미테이’에서는 시가라키와 인근 지역에서 구한 재료로 만든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인기 No.1 메뉴는 ‘타누키나베 고젠’(1,500엔)으로, 그 밖에도 규스키야키 고젠 (1,200엔), 오코사마(어린이) 고젠 (1,000엔) 등 다양한 메뉴가 있다. (사전예약제)
선물로 추천하고 싶은 너구리 best3
만드는 이에 따라 다양한 표정과 매력을 지닌 시가라키야키의 너구리상은 복을 불러오기 때문에 선물용으로도 좋다. 지금부터 추천 너구리를 소개하겠다.
(1) 칠복 너구리1억엔
집에 두기만 하면 재복이 굴러올 것만 같은 칠복신(복을 불러오는 일곱 신의 총칭)에 둘러싸인 ‘칠복 너구리 1억 엔’ (1,700엔・부가세 별도). 8.5×9×7cm의 아담한 사이즈로 어디든 놓을 수 있는 사이즈와 화려한 색감이 인기라고.
(2) 복권 당첨 너구리
복권 당첨을 기원해 주는 ‘복권 당첨 너구리’(1,500엔・부가세 별도)는 13×12×12㎝ 크기의 저금통이다. 이 녀석에게 저금한 돈으로 복권을 사면 대박의 꿈이 실현될지도.
(3) 닌자 너구리
시가현 고카시라면 닌자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닌자로 변신한 ‘닌자 너구리’(4,000엔~・부가세 별도). 깜찍하면서도 위트가 넘치는 시가라키의 너구리상이다.
너구리 외에도 멋진 시가라키 도자기가 많아
매장 안에는 너구리 외에도 멋진 시가라키 도자기가 많이 진열되어 있다. 천천히 고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득템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찻잔이나 단지, 꽃병을 비롯하여 복을 불러온다는 ‘박쥐(후쿠로우. 일본어로 ‘복’을 ‘후쿠’라고 한다)’도 인기 상품이니 조심스레 만져보고 골라 보기 바란다.
다양한 얼굴을 지닌 시가라키의 너구리.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도예의 고장이 낳은 시가라키야키 너구리는 한 점 한 점 손수 제작하기 때문에 다들 저마다의 개성을 뽐낸다. 눈에 보이는 것은 다 사진으로 담고 싶은 ‘시가라키 도원 타누키무라’에서 운명의 너구리와 만나보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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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라키 도원 타누키무라信楽陶苑 たぬき村
- 주소 〒529-1803 시가현 고카시 시가라키초 마키 1293-2
- 전화번호 0748-83-0126
영업시간:9:00~17:00
정기 휴무:1월 1일~5일
가까운 역:JR 비와코선 구사쓰 역 경유, JR 구사쓰선 기부카와 역에서 환승, 시가라키코겐철도 구모이 역 하차, 도보 7분
Text by:WESTPLAN
※가격과 메뉴내용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기재된 것 이외에는 모두 세금이 포함된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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