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면 구조의 창에 교토 타워가 비추어진 교토역 빌딩. 그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일본 및 해외로부터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1997 (헤이세이 9)년에 건축된 이 건물은 오사카의 우메다 스카이 빌딩, 홋카이도의 삿포로 돔 등, 참신한 현대 건축물을 설계한 것으로 잘 알려진 ‘하라 히로시’씨의 작품이다.

거대한 역사중앙광장에는 직선과 곡선, 기하학 모양과 추상적인 오브제가 한데 어우러져 신기하면서도 현대적인 공간이 펼쳐져 있다.건물 동쪽에는 ‘호텔 그란비아 교토’, 서쪽에는 JR 교토 이세탄 등이 들어서 있고 그 사이의 중앙광장은 정면의 유리와 큰 지붕으로 뒤덮힌 통층구조로 되어 있다.

그리고 통층구조 최상부의 공중경로(지상 45m)는 동서의 건물을 연결하고 있다.이처럼 교토역 빌딩에는 여러 시설들이 있는 가운데, 하루종일 신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들이 곳곳에 갖추어져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현재 교토에 거주중인 필자가 추천하는 “교토역 빌딩에서 하고 싶은 8가지”를 지금부터 소개해 볼까 한다.

첫 번째는 중앙 개찰구에서 대계단 방면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간 2층에 위치한 오픈 카페 타입의 ‘미스터 도넛’이다. 이른 아침부터 관광이나 비즈니스로 바쁜 교토역 이용자들을 위해 7:30부터 영업을 시작하고 있다.

이곳의 추천장소는 역 중앙광장을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카운터 석. 도넛, 시폰 케이크에 커피 한 잔을 즐기면서 저마다 바쁜 걸음을 재촉하며 오고 가는 다양한 민족들의 글로벌 느낌 가득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일본의 옛 정취가 살아 숨쉬는 교토 본연의 색깔과 이국적인 풍경이 자연스레 맞물려 신선한 느낌마저 들게 된다.

거대한 공간을 자랑하는 역 빌딩 중앙에는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절경 명소가 여기저기에 있다.

우선 첫 번째는 서쪽 개찰구를 등지고 오른쪽으로 이동한 후, 계단을 이용하여 3층까지 올라가면 그 곳에 위치한 ‘남유보도’. 여기는 신칸센이 발착하는 모습을 전망할 수 있는 곳으로 이 지역 사람들에게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소다. 약 5~10분 정도의 간격으로 오고 가는 신칸센을 시작으로 JR의 기존 철도 노선도 볼 수가 있다. 꽤 넓은 공간 안에서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여유롭게 쉬기에 딱 좋은 장소다.

두 번째는 호텔 그란비아 쪽 4층에 있는 ‘가라스마고지 광장’여기는 수많은 교토타워 뷰 스팟 중에서도 필자가 최고로 꼽는 절경 명소다. 이곳 또한 의외로 사람들의 왕래가 드물어 베스트 촬영 장소를 천천히 찾으면서 여유롭게 경치를 만끽할 수 있다.

마지막은 ‘공중경로’. 호텔 그란비아 쪽 ‘동쪽 광장’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반대편 JR 교토 이세탄 10층과 연결되어 있다.

사실 이곳은 교토에서도 ‘고잔노 오쿠리비’(오쿠리비 : 일본의 오봉 연휴에 돌아온 죽은 자의 영혼을 다시 돌려 보내는 행사)가 전부 보이는, 몇 안 되는 명소. 해설판에는 불꽃이 보이는 위치 등이 설명되어 있다. 아쉽게도 오쿠리비 당일은 일반 입장이 허가되지 않고 추첨에 당첨된 사람만이 입장하여 절경을 즐길 수가 있다.

공중경로를 지나면 교토역 빌딩 대계단 남쪽 10층에 위치한 ‘교토라멘코지’가 보인다. 북쪽 홋카이도에서 남쪽 큐슈까지 전국의 인기 라멘 맛집이 집결돼 있다.

이번에 소개할 곳은 교토를 대표하는 라멘 맛집 ‘마스타니’로 본점은 ‘긴카쿠지’(은각사) 근처의 ‘시라카와소스이’옆에 있는, 1948(쇼와23)년에 창업한 전통 라멘 가게다.

닭뼈 베이스의 등기름 간장 스프는 그야말로 ‘교토라멘’의 진수를 보여주는 원조의 맛! 간장의 깔끔함, 뒷맛이 느껴지는 등기름의 달콤함, 빨간 고추의 매콤함, 그리고 진하면서 담백한 맛까지 살아 있는 육수는 실로 “교토의 맛을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여기에 온천 계란을 토핑하면 국물이 면에 착착 감겨 더욱더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빡빡한 여행 스케줄로 인해 교토 라멘을 먹어 보지 못했다면 가볍게 이곳에 들러 교토 라멘의 진수를 제대로 느껴보길 바란다.

교토역 빌딩 대계단 남쪽 9층에 있는 ‘KATO 교토역점’은 일본을 대표하는 철도 모형 브랜드 KATO의 직영점이다. 가게 안에는 다양한 철도 모형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

사진은 ‘교토철도박물관’안에 있는 증기기관차 전시시설의 모형이다. 부채꼴 차고지에는 D51을 시작으로 여러 증기기관차들이 재현되어 있다.

JR 교토역사를 내려다 보는 창쪽에는 움직이는 철도모형도 설치되어 있다. 스위치를 누르면 차량이 왕복한다. 참고로 사진의 차량은 토카이도선의 쾌속전차. 실제로 움직이는 진짜 차량과 비교해 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마지막은 이곳에서 판매되는 차량 중 인기 베스트 3를 소개하겠다.

왼쪽의 신칸센 500계 (3,240엔 부과세 포함)와 가운데의 489계 특급 (3,996엔 부과세 포함)은 교토철도박물관의 메인 공간에 전시되어 있는 차량.

오른쪽은 선더하드 (3,240엔 부과세 포함)로 오사카, 쿄토역에서 호쿠리쿠로 향하는 특급차량이다. 어느 것 할 것 없이 교토와 관련된 차량으로서 교토 여행의 추억이 될 만한 선물로 추천하다.

교토의 단맛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 곳을 추천한다. 교토, 우지를 대표하는 녹차의 유명 찻집 ‘나카무라 토키치 본점’은 1854(안세이 원년)년에 창업한 전통찻집이다. 서쪽 개찰구를 나오면 바로 보이는 JR 교토 이세탄 레스토랑 거리 3층에 위치한다.

추천메뉴는 ‘나마차 젤리 (말차)’(1,051엔 부과세 포함). 절묘한 식감의 젤리는 말차의 향이 풍부하고 매우 고급스러운 맛으로 팥, 찹쌀경단, 말차 아이스크림과의 궁합도 최고! 다른 지역과 조금은 색다른 교토의 디저트 맛을 꼭 체험해 보길 바란다.

교토역 빌딩의 심볼이라고도 할 수 있는 171층의 대계단은 중앙 개찰구에서 서쪽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4층 ‘아무로코지 광장’앞에 있다. 이 드넓은 공간에는 약 15,000개의 LED가 아름답게 라이트업 되어 교토만의 사계절을 표현한 디자인을 즐길 수가 있다.

계절마다 다양한 테마로 연출이 바뀌기 때문에 연출 내용이 궁금하다면 홈페이지를 참조하기 바란다. 점등시간은 계절에 따라 변동되는 가운데, 겨울은 15시부터, 봄은 16시부터, 여름은 17시부터 스타트 한다.

역 빌딩 주변을 전부 포함해도 손에 꼽을 정도의 아름다운 촬영 명소이니 꼭 이 곳에 들러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교토 여행에 있어서 가슴에 남을 만한 추억의 한 장면을 사진으로 남겨 보길 바란다.

호텔 그란비아 교토의 최상층(15층)에 있는 ‘스카이 다이닝 & 라운지 서던 코트’는 건물의 높이 제한이 있는 교토 시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야경 명소 중의 하나다. 큰 창문 쪽에는 카운터 석이 있고 교토의 남쪽을 시작으로 저 멀리 오사카 방면까지 펼쳐지는 야경을 만끽할 수가 있다.

이 곳은 정통 바와 음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생맥주(글라스), 디너요리를 500엔(부과세 서비스세 포함)부터 제공하고 있다. 교토에 거주중인 필자 또한 매일이라도 발길을 옮기고 싶은, 가성비 최고의 장소다.

드링크는 맥주, 와인, 위스키 등이 있는 가운데, 계절마다 바텐더가 고안한 오리지널 칵테일이 인기! 기회가 된다면 꼭 이 곳에 들러 주문해 보길 바란다.

마지막은 교토역 중앙개찰구을 나오면 정중앙에 보이는 교토타워를 감상해보자. 빨간 불빛과 하얀 불빛의 대비, 아름다운 곡선이 인상적인 타워로 낮의 모습도 멋지지만 역시 라이터업 된 밤의 교토타워는 특별하다.

역에서 교토타워쪽으로 향하는 시내버스 승차장 부근에서 역사쪽을 바라보면 건물 유리에 비친 타워가 참으로 아름답다.
실제로 가보진 않았더라도 지금까지 소개한 곳들을 글로 본 소감은 어떤가.

이 지역 주민들도 의외로 잘 모르는 관광 명소들이 숨어 있는 교토역 빌딩. 단 몇시간이라도 여행 스케줄에 이곳을 포함시키면 후회스럽지 않은 시간들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기모노나 유카타를 대여해주는 가게도 생겼다고 하니 본격적으로 제대로 된 교토 여행을 즐겨 보길 바란다.

Text by:Myogaya Nobuhi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