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즈치모모야마시대’부터 일본 유수의 주점들이 활기를 띄던 교토의 후시미 마을은 옛 양조장과 테라다야 등의 선박장이 늘어선, 운치 있는 마을이다. 사카모토 료마와 신선조 유카리의 역사가 깃들어 있는 거리를 걸으며, 일본의 맛있는 니혼슈(일본식 정종)를 즐겨 보는 건 어떨까?.
역에 도착하면, 우선 ‘고코노미야신사’ 참배부터!
항구도시의 양조장 마을로서 막부 말기의 지사들이 활약한 역사의 도시이기도 한 후시미 마을. 교토 역에서 킨테츠선이나 케이한선의 열차를 이용하면 약 10분 정도의 거리다. 또한 ‘후시미 이나리 신사’와도 가깝기에 관광지로서 인기가 높다.
킨테츠선의 ‘모모야마고료마에역’이나 케이한선의 ‘후시미모모야마역’에서 내리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고코노미야 신사의 큰‘토리이’ (신사의 기둥문). 후시미의 술과 인연이 깊은 신사이니 마을에 들어가기 전에 참배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
토리이를 지나 잠시 산책로를 걷다 보면 신사 앞의 정문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 문은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후시미성의 성문을 옮겨 지은 것으로 일본의 중요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그 위용과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이 느껴진다.
고코노미야 신사는 ‘헤이안 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역사 깊은 신사로, 순산의 신으로 알려진 진구 황후의 황릉을 모시고 있다. 전설에 따르면 조관 4년(862년) ‘세이와’ 덴노(천황)가 경내에서 솟아나온 향기로운 물을 마시고 병이 나았다 하여, ‘고코노미야’ 라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부터 유래하였다고 한다.
술을 주조함에 있어 양질의 물은 빠뜨릴 수 없는 요소로 예로부터 후시미는 명수의 땅으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그 명수 중에서도 고코노미야의 ‘고코스이’(어향수)는 후시미의 7대 명수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경내에는 다양한 신들의 말사(본사에 부속된 작은 신사)와 스가와라노 미치자네 공을 모신 ‘텐만구’(천만궁) 외에도, 에도 시대에 이름을 널리 알린 정원사 코보리 엔슈의 바위 정원도 있다.
수운과 양조장의 도시인 후시미 마을을 답사하기 이전에, 마음을 경건하게 해주는 이곳에도 한 번 들러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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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노미야신사御香宮神社
- 주소 교토부 교토시 후시미구 고코우구몽 젠쵸174
- 전화번호 075-611-0559
참배자유
바위정원
배관시간 9:00 ~ 16:00
정기휴일 연중 무휴
에도 막부 말기, 시대를 앞서 간 사카모도 료마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테라다야’
이어서 방문한 곳은 고코노미야 신사에서 후시미구 상점가를 따라 도보 약 15분 거리의 ‘테라다야’. ‘도막파 사츠마 번사’가 일으킨 ‘테라다야 소동’과 후시미 관청의 토리카타가 사카모토 료마를 공격한 ‘사카모토 료마 습격 사건’으로 널리 알려진 유적지이다. 1868년 후시미 전투로 인해 당시의 건물은 없어졌으나, 메이지 시대에 재건되었다. 료마가 숙박했다고 알려진 방에는 료마의 족자와 사진이 걸려 있으며 습격을 알리기 위해 목욕 중이던 료마의 아내 ‘오료’가 알몸으로 뛰어올라갔다고 전해지는 계단도 볼거리 중 하나다.
실제 건물이 있던 자리에 현재는 정원이 자리잡고 있으며 ‘사적 테라다야’와 ‘도막파 사츠마 번사’의 비석이 안치되어 있다.
사카모토 료마를 비롯한 막부 말기 지사들의 자료도 전시되어 있는 등,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영웅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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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다야寺田屋
- 주소 교토부 교토시 후시미쿠 미나미하마쵸263
- 전화번호 075-622-0243
영업시간 10:00 ~ 15:40
입관료 어른 400엔, 중고 대학생 300엔, 초등학생200엔 (모두 부가세 포함)
정기휴일1월1일 ~ 3일, 월요일은 임시휴업일 경우가 있음
‘짓코쿠부네’를 타고 양조장 마을을 느긋하게 둘러보자
테라다야 앞의 강변을 따라 10분정도 걷다 보면 도착하는 곳이 ‘짓코쿠부네’.
후시미의 술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게 된 이유는 교토와 오사카를 잇는 ‘요도가와쥬운’(주운, 배에 의한 교통)의 거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후시미와 우지를 잇는 항로는 술과 쌀 등의 운송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후시미 마을의 관광 목적으로도 쓰이게 되면서 그 배를 현재 복각시킨 것이‘후시미 짓코쿠부네’다.
버드나무 가로수 사이의 수면 길을 따라 고요히 떠 가는 배 안에서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양조장 마을 풍경을 감상해 보자. 운행 시간은 약 50분 정도로, 안타깝게도 취재 당일(12월)은 운행 시기가 아니었지만 봄에는 벚꽃을, 여름에는 신록과 아름다운 경치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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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코쿠부네十石舟
- 주소 교토부 교토시 후시미쿠 모토자이모쿠쵸
- 전화번호 075-623-1030
영업시간10:00 ~ 16:20 (계절에 따라 시간 변동 있음)
운행기간 예년3월하순경 ~ 12월초순
승선료 중학생이상1,200엔, 초등학교이하 600엔(모두 부가세 포함)
정기휴일 월요일(계절에 따라 시간 변동 있음)
18곳에 달하는 후시미의 양조장에서 120종의 니혼슈와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다! ‘후시미 사카구라 코지!’
후시미의 거리를 걸으며 역사를 느낀 후에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인 이벤트!
후시미오테스지 상점가를 등지고 걸어서 약 10분만에 도착한 곳은 ‘후시미 사카구라 코지’. ‘후시미 조주 조합 가맹’ 양조장(18곳)의 술과 일식 등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복합시설이다.
동쪽 정문으로 들어가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이곳의 ‘양조장 카운터’. 23m 길이의 긴 카운터에 후시미 브랜드의 술병이 가득 진열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계절에 따라 약간의 변동은 있으나 그 시기에 가장 맛있는 니혼슈 약 120종류를 맛볼 수가 있다. 70ml 사이즈의 작은 잔부터 주문이 가능하니 여러 술을 마셔보면서 본인 입맛에 맞는 것을 찾아 보자.
그리고 이 시설의 특별한 점은, 일반적으로 푸드 코트라고 하면 본인이 주문한 음식을 직접 자기 자리로 가져오는 것이 보통이나, 후시미 사카구라 코지에서는 ‘사카구라 카운터’를 시작으로 각 음식 코너에 설치된 좌석 어디든 모든 점포의 메뉴를 가져다 준다.
즉, 자리를 뜨지 않고도 다양한 가게의 요리와 술을 즐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숯불구이 코너에 앉아, 초밥과 피자, 오뎅 등의 주문이 가능하듯 말이다. 하지만 주문이 불가능한 메뉴도 있으니 그런 경우에는 한 곳에서 머물지 말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다양한 메뉴들을 즐기도록 하자. 또한 각 코너에 따라서는 와인이나 맥주, 후시미 지역 이외의 니혼슈 등을 제공하는 가게도 있어 다양한 먹거리와 함께 즐거운 음주가 가능하다.
‘양조장 카운터’에서는 ‘오초코’(작은 술잔)도 판매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병을 키핑 해주는 서비스가 있듯이‘나의 술잔’을 키핑해주는 서비스가 있어 방문할 때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술잔에 술을 따라 즐길 수 있다. 또한 약간의 특전도 있어 인기가 많다고 한다.
양조장의 술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시음 세트와 인기 메뉴를 소개!
양조장이 18곳씩이나 있다고 하면 누구나 그 맛의 차이를 느껴보고 싶어할 것이다. 그런 일본 애주가들의 마음을 충족시켜주는 것이 바로 이 ‘킷스이’세트다 (부과세 포함 2,430엔). 각 양조장의 대표적인 니혼슈(18종류)를 맛볼 수 있는 세트로 구성되어 있다.
이 세트의 특별한 점이라고 한다면 각 술의 특징을 고려하여 마시는 순서까지도 정해져 있다는 점이다. 식사하면서 마지막까지 좋은 술맛을 느낄 수 있도록 온도와 맛의 농도, 취기를 고려한 순서로 이루어져 있다.
가게 측의 말에 의하면, 이 순서를 구성하기 위해 전문가와 함께 꼬박 한나절을 걸쳐 시음했었다고 한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이 불변의 순서다! 꼭 시음해 보길 바란다. 합계 약 2홉정도의 양이므로, 혼자 마실 경우 취기가 꽤나 올라올 수 있으니 중간중간 물을 마시면서 쉬는 것도 잊지 말 것!
이런 엄선된 술에 어울리는 인기 식사 메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숯불구이 코너 ‘후시미즈 89번가 식당’의 배달 메뉴 “쿠마모토산 말고기 모듬회(부과세 포함 980엔). 목장 직송의 신선한 말고기는 잡내나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고 담백하여 먹기 편하다.
일반적으로 아마쇼유(일본식 달콤한 맛이 나는 간장)에 생강과 마늘을 곁들여 먹는다. 산페시코미(일본의 술 빚는 방법 중 하나)의 순미주나 숙성주 등, 풍미를 살린 일본식 술과 잘 어울리는 맛!
이어지는 메뉴는 ‘양조장 카운터’메뉴의 “5종 해물 시식 모듬”(부과세 포함 1,280엔)이다. 연어와, 정어리포, 열빙어조림, 꼴뚜기, 가오리 지느러미 등 호화군단의 건어물들을 자그마한 화로로 직접 구워서 즐길 수 있다.향긋한 향기와 함께 씹으면 씹을수록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는 술이 술술 넘어간다. 건어물의 고소함과 쌉쌀한 술맛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마지막은 ‘스시다이 다이짱’의 배달 메뉴 ‘니기리 8종 세트’(부과세 포함 1,200엔). 큼지막하고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 장인이 만든 정통 초밥이다. 매일매일 공수해 온 재료가 사용된, 그 시기 최고의 제철 초밥을 맛볼 수 있다. 술 한 잔 후, 시메(음주 후, 먹는 식사)로 먹기에도 딱 좋다.
어느 초밥과도 잘 어울리는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의 니혼슈와는 최고의 조합.
맛있는 술과 요리도 모자라 가게 측에서는 귀중한 술까지 내어주었다.
이 두가지 니혼슈는 ‘후시미 사카구라 코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것이다.사진의 오른쪽은 “마스다 쥰마이긴조 나마자케”(70ml, 부과세 포함 830엔). 양조장 이벤트 기념으로 특별히 내어준 니혼슈라고 한다. 멜론과 흡사한 상큼한 향기는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며 애주가라면 반드시 다시 찾게 되는 최고급 술이다.
사진 왼쪽은 ‘쇼토쿠’ 주조의 ‘지카쿠미 모치 요단시코미쥰마이겐슈’(70ml 부과세 포함 470엔). 그 이름에 걸맞게 찹쌀을 사용하여 깔끔하면서도 독특한 단맛과 부드러운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니혼슈다. 양쪽 다 귀한 술이지만 취재중 운 좋게도 마실 수 있었다. 또한 점포 내에는 니혼슈에 관하여 해박한 점원이나, 전문가들이 꽤 많아 부담없이 본인의 취향이나 추천 술 등을 물어 볼 수도 있다.
역사 깊은 마을을 돌아 보며 맛있는 음식과 일본을 대표하는 후시미 술을 마시다 보면 교토의 이면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교토 중심가에서 남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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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시미 사카구라코지伏水酒蔵小路
- 주소 교토부 교토시 후시미구 나야마치115 ~ 교토부 교토시 후시미구 히라노쵸82-2
- 전화번호 075-748-8831
영업시간11:30 ~ 23:00 ※점포에 따라 상이한 경우도 있음
정기휴일 화요일
Text by:Myogaya Nobuhisa
※가격과 메뉴내용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기재된 것 이외에는 모두 세금이 포함된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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