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는 북으로는 롯코산, 남으로는 세토 내해와 접한 지역이다. 롯코산이 차가운 북풍을 막아주고 세토 내해의 해수온도가 높아 기온이 온난하고 겨울에도 그리 춥지 않다. 서쪽의 아와지와 아카시 해협 방면에서 부는 바닷바람이 강한 편이지만 이것이 공기의 흐름을 만들어 여름철 열섬현상을 해소하기 쉽다는 이점도 있다.
또 일조시간이 길고 습도도 적당해 쾌적하게 관광할 수 있는 환경이다. 산노미야가 있는 시내 중심부는 대중교통수단이 잘 정비되어 전철, 지하철, 버스로 이동하기 쉬운 도회지라 다소 날씨가 좋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

초가을이라고는 하지만 9월은 아직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다. 과거 30년 간의 평균 기온은 25.2℃이지만 온난화의 영향으로 최근에는 한 여름인 8월과 별 다름없는 강한 햇살이 내려 쬔다. 소나기와 게릴라성 호우가 내리는 경우도 있고 태풍도 잦은 시기이니 주의가 필요하다. 9월 하순에 접어들면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조금씩 내려가 쾌적해진다.

9월 초순은 8월과 마찬가지로 반소매 한 장으로 지낼 수 있지만 하순이 되면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져 이른 시간에 외출하거나 밤 늦게까지 외부에 있을 계획이라면 얇은 재킷이나 가디건을 챙기는 것이 좋다. 아직 모자와 양산이 필요한 시기로 샌들을 신고 다니는 사람도 많다.

●착용 아이템
상의　(남녀) 티셔츠, 폴로셔츠, (여) 원피스
하의　(남녀) 면바지, (여) 스커트
신발　(남녀) 샌들
소품　(남녀) 양우산 겸용 우산

고베시영 지하철, 신칸센 ‘신고베’ 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누노비키 폭포’는 일본의 폭포 100선과 일본 3대 신(神) 폭포에 선정될 정도로 절경을 자랑한다. 아직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9월에는 시원한 폭포수 소리와 물방울의 음이온에 힐링효과를 얻을 수 있다. 미하라시 전망대까지 오르면 고베의 거리와 오사카 만을 함께 조망할 수 있다.

10월이 되면 뜨거웠던 햇살도 누그러지고 기온도 30℃를 웃도는 날이 없어 평균기온이 20℃를 밑도는 상쾌한 계절이 된다. 평균 최고기온은 22.7℃, 평균 최저기온은 16.1℃로 춥지도 덥지도 않은 외부활동에 더할 나위 없는 시기다. 고베는 비가 적게 내리는 편이라 이 시기에 관광지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10월 초순에는 7부 소매나 긴 소매 티셔츠, 폴로셔츠로 지낼 수 있지만 하순이 되면 그 위에 베스트나 맨투맨 티 등을 겹쳐 입어야 한다. 신발도 이제 샌들이 아니라 스타킹이나 양말을 신고 스니커와 펌프스를 신는 사람이 늘어난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날에는 데님 재킷 등 겉옷을 준비하면 안심이다.

●착용 아이템
상의　(남녀) 긴 소매 폴로셔츠, 맨투맨 티
하의　(남녀) 면바지, (여) 스커트+스타킹
신발　(남녀) 스니커, (여) 펌프스

날씨가 워낙 좋은 시기라 어디에 가도 즐겁지만 활동반경을 조금 넓혀 고베시립 스마리큐 공원에 가보자. 오사카 만을 바라보는 광활한 공원에 사시사철 아름다운 꽃이 피어난다.
그 중에서도 약 180종, 4,000그루의 장미가 피어나는 10월 중순부터 11월까지가 특히나 아름답다. 또 세계에서 손꼽히는 현수교 ‘아카시 대교’의 고베 쪽 게이트에 있는 효고현립 마이코 공원에서는 바다 위로 돌출된 산책로 ‘마이코 해상 프롬나드’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는 스릴 만점의 체험을 할 수 있다.

11월은 단풍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다. 고베의 각 단풍 명소에도 그 아름다움을 감상하러 매년 많은 이들이 찾는다. 평균 기온이 13.9℃, 평균 최고기온이 17.3℃, 평균 최저기온이 10.6℃로 가을이 깊어갈수록 기온이 조금씩 내려간다. 산 속 나무들이 고운 빛깔로 물들고 겨울의 기운이 느껴지는 하순에 접어들면 아침저녁으로 꽤나 쌀쌀해진다. 다만 비가 오는 날이 적어 휴일의 행락지에는 관광객들로 활기가 넘친다.

11월은 기온이 서서히 하향곡선을 그린다. 초순은 셔츠 위에 두툼한 니트, 또는 블라우스에 데님 재킷과 같은 두께가 있는 재킷이 딱 좋지만, 하순이 되면 겨울용 코트가 필요하다. 다만 날에 따라 기온차가 있으니 스커트를 입을 경우 스타킹과 얇은 타이츠 어느 쪽을 신어야 할지 고민스러울 때가 있다. 기온의 변화에 대비해 레이어드를 할 수 있는 스타일을 미리 생각해두면 편하다.

착용 아이템
상의 (남녀) 두툼한 스웨터, 재킷
하의 (남녀) 울 소재 팬츠, (여) 스커트+얇은 타이츠
신발 (남녀) 스니커, (여) 펌프스

가을이 깊어가고 점점 쌀쌀해지는 이 시기에는 단풍과 온천을 함께 즐길 수 있고 옛 온천가의 운치가 남아 있는 ‘아리마 온천’을 추천한다. 산노미야에서 버스로 약 30분, 전철로는 약 40분이 소요되는 고베시내의 휴양지다. 아리마 온천은 금천(염분과 철분을 다량 함유한 갈색 탕)과 은천(탄산천과 라듐천의 혼합으로 무색투명한 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호텔과 료칸에는 각각 당일치기 플랜이 있으니 식사를 포함한 코스를 선택해 느긋하게 하루를 보내고 오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가을은 날씨가 좋아 외부활동을 하기 좋은 계절이다. 고베에도 산과 공원의 단풍시즌에 맞춰 등산에 나서는 사람이 많다. 쌀과 채소의 수확철이기도 해 각지에서는 단풍 축제와 수확제와 같은 다양한 이벤트가 열린다. 기온의 변화에 맞는 옷가지를 챙겨가 아름다운 일본의 가을 풍경과 미식을 즐기기 바란다.

참고: 일본국토교통성 기상청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