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스의 향이 진한 카레 수프 안에 부드럽게 익힌 고기와 야채 등 커다란 재료를 먹음직스럽게 담아 주는 ‘수프 카레’는 라멘과 함께 삿포로 사람들의 소울 푸드다. 시내에는 수 백개에 달하는 전문점이 있으며 다양한 어레인지를 시도해 독창적인 맛을 선보이고 있다. 맛있다고 소문난 가게 3곳을 바로 소개한다.
수프 카레를 먼저 선보인 유명 음식점 ‘수프 커리 옐로’
수프 카레의 역사는 1970년 경 삿포로 시내에 있는 음식점이 고안해 제공한 뒤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그 후 조금씩 전문점이 늘다가 2000년대에 붐을 맞이하면서 전국적으로 그 인기가 확산되었다. ‘처음 먹어본 수프 카레의 맛은 충격적이었다’며 ‘수프 커리 옐로’의 오너인 다카하시 씨는 회상한다. 지인들의 음식점에서 3년 동안 요리를 배운 뒤 1996년에 이 가게를 오픈했다.
레귤러 메뉴로 9종류의 카레를 제공한다. 몇 번이나 시행착오를 거듭해 드디어 지금의 맛을 실현시켰다고 한다. 매장 안 벽에는 LP레코드 판이 장식되어 있고 DJ 부스도 설치되어 있어 세련된 분위기다.
드링크 메뉴도 그만의 철학이 담겨 있는데 직접 만든 라씨와 오리지널 청포도 스쿼시 등을 주문할 수 있다. 크래프트 맥주인 홋카이도 비어 피리카왓카(치토세시)를 생맥주로 마실 수 있는 곳은 이곳 뿐이다.
가장 인기가 있는 메뉴는 뼈가 붙어 있는 닭다리가 통째로 들어간 ‘치킨 야채 커리’다. 돼지뼈와 닭뼈, 향채 야채에 해산물을 더해 우려낸 국물로 만든 수프와 스파이스를 따로 만들어 두었다가 손님한테 제공할 때에 섞어준다. 수프 커리의 간판급 메뉴에 특별한 정성을 더한 조리법을 추가해 잡내가 나지 않고 마지막까지 깊은 풍미를 즐길 수 있다.
다카하시 오너는 맛집 탐방이 취미인데 평소 이런 경험을 통해 커리 요리에 대한 힌트를 얻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오크라와 차슈가 의외의 조합을 자랑하는 ‘아부리 차슈(살짝 불에 그을린 차슈)와 오크라 커리’는 야채 치킨 커리와 함께 이곳의 인기 메뉴다.
모든 카레는 매운 맛이 20단계로 나뉘어져 있어 좋아하는 맵기를 고를 수 있다. 거의 매운 맛이 없는 레벨 1부터 레벨 4까지는 추가 요금이 없다. 레벨 5부터 추가 요금이 발생하며 레벨 5 이상은 정말 매운 음식을 잘 먹는 사람이 아니면 좀처럼 다 먹지 못할 정도로 맵다고 한다! 커리 맛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레벨 3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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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프 커리 옐로スープカリーイエロー
- 주소 (우) 060-0063 홋카이도 삿포로시 주오쿠 미나미 3조 니시 1-12-19 엘름 빌딩 1층
- 전화번호 011-242-7333
영업시간: 11:30~22:00(휴식시간 없이 영업, 라스트 오더 21:30) ※매진될 시 영업 종료
정기휴일: 연중 무휴
명가의 맛이 부활하다! ‘Curry SAVOY(사보이)’
호로히라바시와 미나미 1조 덴샤도오리에서 23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사랑받다가 2017년 10월 문을 닫은 ‘Curry SAVOY’. 이곳의 맛을 인기 모쓰나베(일본식 곱창전골)집을 운영하는 회사의 오너가 계승해 지난 2018년 11월 삿포로역 북쪽 출구에 가게를 오픈했다. ‘SAVOY의 맛을 그대로 살렸다’며 기존 팬들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수프는 소뼈와 닭뼈, 각종 야채와 과일을 하루 동안 잘 고아 일단 불을 끈다. 다음 날 다시 6시간 동안 끓인다. 여기에 4시간 동안 정성스럽게 불선물을 걷어낸 뒤 스파이스를 넣어 하루 이상 냉장고에서 숙성시킨 다음 마지막에 불필요한 지방을 떠내면 드디어 완성이다. 시간과 정성으로 완성된 일품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정성을 다해 만든 수프에 생선이나 어패류를 사용한 다양한 메뉴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몇 번을 방문해도 매번 다른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인기 메뉴는 홋카이도산 스페어립(뼈 포함 150그램)을 사용한 메뉴다. 연근과 브로콜리, 가지, 감자, 당근, 피망이 큼직큼직하게 들어가 식감이 살아있는 카레인데 ‘아직 뭔가 부족하다’ 싶은 손님들을 위해 라지 사이즈(280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양배추, 치킨, 치즈, 두껍게 썬 베이컨, 푸른 야채, 오크라, 감자, 당근 등 야채와 고기의 균형이 잘 잡힌 카레다. 두껍게 썬 베이컨의 풍미가 식욕을 자극한다.
매운 맛이 나지 않는 레벨 0부터 잘게 다진 브리키누(blikjeinu)가 들어간 레벨 6까지 6단계의 맵기 중 고를 수 있다. 또 테이블 위에 스파이스가 놓여 있어 좋아하는 맵기로 조정해 가며 먹는 것도 가능하다. 치즈나 삶은 계란 등 다양한 토핑이 있으니 내 스타일로 어레인지에 먹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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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ry SAVOYCurry SAVOY
- 주소 (우)06-0808 홋카이도 삿포로시 기타쿠 8조 니시 4 이나즈 빌딩 지하 1층
- 전화번호 050-5456-0383
영업시간: 11:30~22:00(라스트 오더 21:30)
정기휴일: 수요일
일본풍 가옥에서 즐기는 할머니의 손맛 ‘수프 카레 오쿠시바 상점 오쿠시바창’
새우 수프로 일대 붐을 일으킨 ‘오쿠시바 상점’의 매장 중 하나로 유일무이한 개성을 뿜어 내고 있는 것이 바로 ‘수프 카레 오쿠시바 상점 오쿠시바창’이다. 삿포로 마루야마 지역에 있는 일본 가옥을 개조해 만든 가게로 ‘할머니가 주인공’이라는 콘셉트로 평균 연령 64세의 여성들이 활기차게 일하고 있다.
메뉴에서 카레를 고르면 다음으로 ‘하얀 닭 수프’, ‘오쿠오쿠 수프(새우)’, ‘노리노리 수프(굴)’(200엔 추가) 중 좋아하는 수프를 고른다.
다음으로 12단계로 나뉘어 있는 맵기 중 원하는 레벨을 정한다(파란 prick-kee-noo가 들어간 6번 이상은 50~200엔 추가). 가장 매운 12번은 ‘매울 신(辛)’자와 ‘행복할 행(幸)’자가 닮았다는 점에 착안해 ‘매움에서 행복으로’라는 설명이 달려 있다.
또 밥은 백미와 현미 중 고를 수 있으며 추가 요금을 내면 ‘날계란을 올린 밥’이나 ‘양념으로 섞은 밥’을 고를 수도 있다. 또 ‘지요짱의 네기미소(파 된장)’, ‘계절 야채 2종류’ 중 하나를 무료 토핑으로 고를 수 있다. 다양하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간판 메뉴는 ‘오바노 요소유키 덴푸라 커리’인데 카레와 덴푸라(튀김)가 의외로 궁합이 좋다는 사실을 재발견할 수 있는 맛이다. 덴푸라 메뉴는 ‘마쓰(松)’가 대하 또는 카초카발로 치즈, ‘다케(竹)’가 닭다리살 또는 3종류의 홋카이도산 버섯, ‘우메(梅)’가 반숙 계란 또는 우엉찜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하나씩 3종류를 고를 수 있다
사진 속 푸짐한 메뉴는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새로운 스타일의 시푸드 카레다. 그릇에 담겨진 커다란 새우 튀김이 먼저 눈길을 끌며 가리비와 홍합이 조연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돌김의 바다향이 식후에도 은근한 풍미를 자랑하는 맛이다.
이 매력적인 카레를 먹으러 가는 방법이 좀 복잡하다. 지하철 도자이선 마루야마 공원에서 하차. 역 위에 있는 마루야마 버스 센터에서 버스로 환승한 뒤 3분 정도 가면 도착하는 ‘미야노모리 1조 10초메’에서 내린 뒤 5분 정도 걷는다. 주택가에 있어 특별히 간판이나 이정표는 없으니 가게를 방문할 때에는 지도를 보면서 이국의 거리를 탐험한다는 마음으로 즐겨 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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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프 카레 오쿠시바 상점 오쿠시바창スープカレー 奥芝商店 おくしばぁちゃん
- 주소 (우)064-0951 홋카이도 삿포로시 주오쿠 미야노모리 1조 10-7-20
- 전화번호 011-688-6454
영업시간: 11:00~15:30(라스트 오더), 17:30~20:30(라스트 오더) ※평일은 점심시간만 영업
정기휴일: 목요일(변경되는 경우 있음)
가게 수 만큼이나 맛도 스타일도 제각각
위에 소개한 가게 3곳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수프 카레는 정해진 형식이 따로 없고 ‘가게 수 만큼이나 그 맛도 다양’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삿포로 사람 중에는 좋아하는 가게가 따로 있는 사람도 많다고 하니 여행을 가서 우연히 알게 된 현지 사람이 있다면 추천 맛집을 물어봐도 좋을 것 같다. 다양한 가게를 방문해 내 입맛에 맞는 수프 카레를 찾아 보기 바란다.
Text by:minna no kotoba sha
※가격과 메뉴내용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기재된 것 이외에는 모두 세금이 포함된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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