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춘하추동 사계절이 있기 때문에 계절 차이가 매우 뚜렷하다. 일본 대부분의 지역에서 봄은 3~5월, 여름은 6~8월, 가을은 9~11월, 겨울은 12~2월에 해당한다. 하지만 일본 최북단에 위치한 홋카이도는 혼슈와 계절이 찾아오는 시기가 조금 다르다. 특히 봄은 혼슈와 기온 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여행 전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이번 기사에서는 홋카이도에 거주하는 필자가 3~5월 홋카이도 여행 시 적당한 복장을 선택하는 요령과 추천할 만한 관광지, 체험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홋카이도의 3~5월의 계절은 어떤 느낌일까?
3월이 되면 도쿄는 날이 포근해지면서 벚꽃이 피기 시작하지만, 홋카이도에는 여전히 곳곳에 설경이 남아 있다. 3월부터 4월 상순까지는 눈이 서서히 녹는 시기지만, 꽃이 피고 완연한 봄 분위기를 띠게 되는 것은 4월 말 골든위크 즈음이다. 5월은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아나고 다양한 꽃들이 일제히 꽃을 피우는 화려한 계절이다. 하지만 홋카이도의 밤은 여전히 쌀쌀하다.
홋카이도는 워낙 면적이 넓다 보니 지역별로 기온과 날씨가 매우 다르다. 가령, 5월이 되면 삿포로나 신치토세 공항을 비롯한 홋카이도 중부(도오 지역)는 최저 기온이 10°C 를 넘는 날이 많지만, 구시로나 아바시리 같은 동부 지역(도토 지역)은 여전히 최저 기온이 10°C를 밑도는 날이 대부분이다.
또 같은 지역이라도 위치에 따라 기후가 달라지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홋카이도 북부(도호쿠 지역)는 매우 춥지만, 내륙에 위치한 아사히카와는 분지라 일교차가 큰 대신 낮 시간대는 주변 지역에 비해 따뜻한 편이다. 동부는 태평양에 면해 있어 서늘한 편이지만, 오호츠크 쪽은 삿포로보다 따뜻한 날도 있다. 이렇듯 지역별 기온차가 심하니 방문하게 될 시정촌(일본의 기초 지자체)의 날씨를 잘 알아보고 여행 준비를 하기 바란다.
봄에 홋카이도에 갈 예정이라면 방문 예정지나 방문 일자, 시간대에 따라 갖춰야 할 복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자. 이 시기에 홋카이도를 더욱 즐겁게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은 편하게 입고 벗을 수 있는 아우터를 활용해 체온 조절을 꼼꼼하게 하는 데에 있다. 머플러나 레이어드 룩으로 연출해 짐은 줄이면서 쾌적한 여행을 즐겨 보자.
홋카이도의 3월 날씨와 기온 & 복장
홋카이도의 3월은 종종 영하의 기온으로 시작된다. 빠르면 추위가 누그러지는 3월 중순부터 눈이 녹기 시작하지만, 여전히 겨울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또 눈이 다 녹았나 싶으면 다음 날 다시 폭설이 내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3월 말까지는 눈이 온다는 생각으로 옷이나 방한 용품을 준비해 가자.
3월 홋카이도 방문 시 추천 복장
3월에 홋카이도를 가는 사람들은 겨울철 옷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아우터는 다운 파카나 겨울용 코트를 준비하고, 안에는 긴팔 이너웨어 위에 스웨터나 가디건을 걸치면 좋다. 하의는 울이나 코듀로이 소재를 추천한다. 청바지를 입을 거라면 기모 안감이 있는 것을 추천한다.
눈길을 걷는 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한 손에 가방 또는 우산을 들게 되면 균형감을 잃기 쉽다. 따라서 짐은 배낭이나 크로스로 백을 추천한다. 눈이 내릴 때에는 우산이 아니라 모자나 아우터에 달린 후드를 쓰도록 하자.
눈놀이를 하거나 홋카이도 동북부처럼 추운 관광지로 가는 경우에는 옷을 한 겹 더 껴입고, 하의도 안감이 달린 트랙킹 팬츠를 고르는 등 따뜻하고 방수 가공이 된 제품을 추천한다. 겔렌데를 방문하는 경우나 야외에서 장시간 레저 스포츠를 즐기는 경우에는 스키 웨어, 스노보도 웨어 등 제대로 된 장비를 갖춰 입자.
건물이나 지하 통로, 대중교통수단 안은 난방 설비가 있어 옷을 껴입고 있으면 땀이 나지만, 바깥으로 나오면 체온이 갑자기 내려갈 수 있다. 옷은 편하게 입고 벗을 수 있는 것이 좋다. 벗어둔 옷이 짐이 되지 않도록 작게 접어 휴대할 수 있는 여행용 가방을 가져가면 좋다.
이맘때쯤 되면 특히 빙판길을 조심해야 한다. 눈이 녹은 도로에는 눈과 얼음, 물웅덩이가 섞여 있다. 겨울철 내린 눈이 쌓여, 그 무게 때문에 도로 일부가 움푹 패거나 물웅덩이가 깊은 곳도 있다. 레인 부츠는 미끄러워 넘어지기 쉬우니 피하는 것이 좋다. 부드러운 소재의 스노 부츠나 가죽 부츠에 방수 스프레이를 충분히 뿌려 신고 나가는 것이 가장 좋다. 또 일기 예보에서 눈, 비에 대한 언급이 없어도 일단 신발에는 방수 스프레이를 뿌려두는 것이 좋다.
3월 홋카이도에서 추천할 만한 체험과 관광 명소
3월이 되면 혼슈에는 더 이상 눈이 내리지 않지만, 홋카이도에서는 여전히 겔렌데에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설질도 좋기 때문에 스키와 스노보드를 마음껏 탈 수 있다. 시내 근교에 있는 눈놀이 파크도 3월 중순까지 영업을 하고, 업장에 따라서는 3월 말까지 운영하는 곳도 있으니 미리 체크해 보자. 오호츠크해의 유빙도 매년 3월 중순까지 감상할 수 있다. 또 3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일루미네이션 이벤트를 진행하는 곳도 많아 겨울철 특유의 환상적인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홋카이도의 4월 날씨와 기온 & 복장
4월이 되면 거리에 쌓여 있던 눈은 대부분 녹지만, 기온은 여전히 도쿄의 한겨울과 비슷한 수준이다. 2023년에는 4월 17일에도 삿포로에 눈이 내렸다. 따라서 4월 초순까지는 눈이 내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4달 중순이 되면 낮에는 포근하지만 밤에는 기온이 크게 떨어진다. 날씨도 다소 불안정해 바람이 많이 불거나 차가운 비가 내리는 날도 있다. 서서히 기온이 오르다 4월 말이 되면 10°C를 넘어 외출하기 적당한 날들이 많아진다.
4월 홋카이도 방문 시 추천 복장
아우터는 안감에 기모가 달린 후드티나 후리스, 트렌치 코트 또는 두꺼운 재킷을 추천한다. 이너웨어로는 긴팔이 좋다. 4월초에는 니트 소재가, 4월 말에는 셔츠가 적절하다. 다운 파카는 아무래도 더울 수 있지만, 여전히 바람이 차니 터틀넥 이너웨어나 머플러 등을 준비해 목을 보호하자.
하의는 청바지 같은 면 소재면 충분하다. 반바지나 스커트처럼 다리가 그대로 드러나는 패션은 아직 이르다. 스커트를 입고 싶다면30-40 데니어 정도의 스타킹을 갖춰 신자.
홋카이도 봄의 또 다른 특징은 일교차가 크다는 점이다. 밤이 되면 아우터 한 벌만으로는 춥게 느껴질 만한 날도 많으니, 겉옷 안에 안감을 탈부착할 수 있는 타입이 편하다.
4월 홋카이도의 추천 체험과 관광 명소
4월에는 조잔케이나 시코쓰 호수 등 홋카이도 전역의 강과 호수에서 카누와 카약을 탈 수 있게 된다. 눈이 녹아 수량이 많아진 강을 래프팅하는 등 이맘때만 즐길 수 있는 스릴 만점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또 매년 4월 하순이 되면 홋카이도 남부에서도 서서히 벚꽃이 피기 시작한다. 마쓰마에성, 고료카쿠와 같은 유적지와 벚꽃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환상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다만, 4월은 동절기에서 하절기 영업으로 넘어가는 시기라는 점을 기억하자. 휴업 중인 곳도 많으니 이 시기에 홋카이도를 방문할 예정이라면 원하는 시설이 영업 중인지 미리 체크해 두는 것이 좋다.
홋카이도의 5월 날씨와 기온 & 복장
5월이 되면 평지의 눈은 완전히 사라지고, 최고 기온도 10도를 넘는 날이 계속되면서 완연한 봄 날씨가 된다. 보통 홋카이도에서는 5월 중에 겨울 옷에서 봄~여름철 옷으로 갈아 입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5월 하순에 갑자기 온도가 급상승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홋카이도 동부의 오호츠크 주변에서는 푄 현상이 발생하여 한여름 날씨가 되는 날도 있다.
5월 홋카이도 방문 시 추천 복장
5월이 되면 낮시간대에 화창한 날이 많아 긴팔이나 7부 소매로 된 이너웨어에 긴 셔츠, 가디건, 면이나 마 소재의 재킷을 걸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5월 중순 이후에는 반바지나 양말로 코디를 해도 충분한데, 혹시 숲이나 산을 방문할 때에는 햇빛이나 벌레를 피할 수 있도록 긴 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신발은 운동화나 가죽 소재, 펌프스 등 일상적인 스타일이어도 무방하지만, 걷게 될 총 거리나 레저 스포츠의 특성을 고려해 고르자.
지방으로 여행을 가거나 밤 시간까지 관광을 즐기고 싶은 경우에는 얇은 소재의 나일론 재킷 등 아우터를 하나 더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홋카이도의 5월은 낮에는 따뜻하다가 갑자기 날씨가 흐려지면서 바람이 불고 쌀쌀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커다란 머플러를 휴대하면 기온에 따라 목에 두르거나 어깨에 걸칠 수 있어 편리하다.
5월의 홋카이도의 추천 체험과 관광 명소
5월 상순이면 삿포로에도 드디어 벚꽃이 핀다. 2월 혼슈에서는 벚꽃보다 먼저 매화가 피는데, 홋카이도에서는 매화가 먼저 피고 벚꽃도 꽃망울을 터트리는 등 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한편 산에는 여전히 눈이 남아 있어, 골든위크 시기까지는 스키나 스노보드 등 눈을 활용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니세코나 삿포로 등 강설량이 많은 홋카이도 중부에서 즐기는 봄 스키도 추천할 만하다.
5월 중순부터는 한창 꽃이 피기 시작한다. 다키노우에나 히가시모코토의 꽃잔디, 가미유베쓰의 튤립 등 다양한 명소에서 흐드러지게 핀 꽃을 볼 수 있다. 또 신록이 푸르름을 뽐내는 시기기도 해서 하이킹을 하기에도 좋다.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다양한 야생화를 감상해 보자.
자주 하는 질문(FAQ)
Q. 홋카이도에서는 봄에도 눈이 내리는가?
3월이 되도 홋카이도 대부분의 지역은 눈에 덮여 있다. 평지의 경우는 4월 초순경이면 거의 눈이 녹지만, 산간부는 여전히 눈이 남아 있다. 5월 초순까지 눈이 남아 있어 봄철 스키를 즐길 수 있는 겔렌데도 있다.
Q. 봄에도 홋카이도로 여행을 가도 되나요?
늦게까지 겨울 스포츠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겔렌데를 장기간 운영하는 홋카이도가 매력적일 것이다. 설경을 감상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3월을, 눈이 녹은 강에서 와일드한 래프팅 등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4월을, 완연한 봄 분위기에서 꽃을 감상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5월을 추천한다.
Q. 홋카이도의 벚꽃 시즌은 언제인가?
벚꽃은 4월 하순부터 홋카이도 남부의 마쓰마에 등에서 피기 시작한다. 삿포로 주변에서는 보통 매년 4월 하순부터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하며, 5월 상순에 절정을 맞이한다. 히다카나 아사히카와 등 벚꽃 명소에는 5월 초에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다. ‘지시마자쿠라’라 불리는 늦게 피는 벚꽃도 있으며, 홋카이도 동부 네무로에서는 5월 하순까지 활짝 핀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홋카이도에는 봄이 늦게 찾아오는 만큼 점차 날씨가 따뜻해지는 것을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서서히 기온이 올라간다. 설산을 배경으로 꽃이 핀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고, 다른 지역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절묘한 경치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기온도 제법 변덕스러운 편이니 행선지 정보를 미리 잘 체크해 두고 여행 준비를 하자. 삿포로나 아사히카와 등 대도시는 쇼핑을 하기에도 편하니, 도착 후 현지인들의 조언을 받으면서 당일 날씨를 고려해 새로운 아이템을 구입해도 좋을 것 같다.
※본 기사의 정보는 2024년 2월 현재 기준으로 작성된 것입니다.
삿포로 지역 잡지 편집에 오랫동안 종사한 편집자가 설립. 설립 이후 20년 이상에 걸쳐 삿포로를 중심으로 홋카이도 전역에서 취재와 기사를 작성하고, 관광 가이드와 정보지, 홋카이도의 풍경을 담은 사진집 등 다양한 책도 제작했다. 스태프들은 모두 여성으로 여행을 좋아하고, 디저트를 좋아하고, 술을 좋아하는 등 취향이 다양하다. 음식점 소개부터 이벤트 리포트, 레저 체험기까지, 발신 범위가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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