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매력 중 하나는 그 문화가 사회 안에서 복잡하게 섞여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로 넘쳐나는 교차로를 미코시(신위를 모시는 가마)를 짊어진 남녀 단체가 대열을 지어 걷고, 기모노(일본 전통의상)를 입은 무희들이 우아하게 행진하며 구경꾼들을 즐겁게 해준다. 일본에 와서 처음 이런 축제를 보았을 때 '이게 바로 진짜 일본이다'라고 느꼈다.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고 흘러 나오는 음악이 가사인지 기도인지도 모른채 그 많은 참가자들과 구경꾼들 안에 내가 속해있다는 사실이 매우 즐거웠다.

아와오도리는 원래 일본 시코쿠 지역에 있는 도쿠시마현의 전통적인 춤이다. 꽹과리와 북, 피리 등 여러 악기가 연주하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악과 '아미가사(삿갓)'라고 불리는 모자를 쓴 유카타(기모노의 일종) 모습의 무희들. 카메라와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하는 구경꾼들이 없었더라면 내가 지금 어느 시대에 와있는지 몰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와오도리는 보는 것만으로도 매우 즐겁다. 죽은 자를 공양하기 위한 행사 중에 추는 봉오도리(일본 전통춤)의 하나로 16세기(1586년 경)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당시의 영주가 도쿠시마성을 세웠을 때, 완성을 축하하여 연회를 열어 사람들이 그 음악에 맞춰 춤을 춘 것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춤추는 바보와 보는 바보. 같은 바보라면 춤을 추지 않는 게 손해다 손해'.
매우 쾌활하며 '나도 껴서 춤을 추며 즐겨야지!'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듯한 내용이다.
여름 밤을 즐긴다, 그 얼마나 멋진 발상인가!

몇몇 퍼포먼스가 끝나서 주변을 산책했다. 그러자 팍 켜지는 빨간 초롱불이 여기저기에! 음악과 춤의 융합이 만들어낸 분위기로 인해 이 풍경에 어울리게 나도 축제에 참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에 일본을 방문했다면 꼭 한번 체험해 보기를 바란다.

문득 시계를 보았더니 시간을 완전히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온지 얼마 안 됐다고 생각했는데 3시간이나 지나있었다! 가구라자카 축제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된 것이 틀림없다. 무희들의 웃는 얼굴, 구경꾼들까지도 춤을 추도록 유혹하는 음악, 그리고 신나는 박자의 노래가 가구라자카에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만약에 도쿄를 걷다가 일본 북과 꽹과리 소리가 들린다면 그 소리를 따라 가보기를 바란다. 그 정체를 확인할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