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코는 일본의 역사적인 관광지 중에서도 꼭 방문해야 할 곳 중 하나다. 도쿄에서 편리하게 갈 수 있는데, 특급 전철을 타고 닛코로 직행하면 옛 일본으로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다. 닛코는 아담한 도시로, 대부분의 유명한 관광 시설이 닛코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 안에 있다. 일반적인 관광객에게 닛코는 쉽게 갈 수 있는 반면 겉으로 보이는 부분밖에 접할 수 없어서 특별함이나 핵심에 도달하기는 어려운 곳이다. 그래서 이번에 만들어진 것이 ‘쇼군 이야기 투어’로, 일본인조차 좀처럼 보기 힘든 진짜 닛코를 체험할 수 있는 투어이다. 호화 열차를 타고 닛코로 떠나, 궁도를 체험하고 고급 요리를 맛보며 이 독특한 문화 투어를 체험해 보자.
닛코에서 일본이 형성된 시대를 생생하게 체험
일본의 인기 관광지 중 하나인 닛코. 신비로움과 무사의 전통을 겸비한 사원이 줄지어 서 있어, ‘닛코의 사원’은 세계유산으로도 등록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중요한 닛코 도쇼구는 일본을 통일해 에도 시대로 이끈 쇼군,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사당으로 일본 굴지의 호화로움과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이에야스는 생전에 자신을 태어난 고향에 묻어 주고, 1년 후 이곳으로 이장해 제사를 지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는 도쿄에서 북쪽으로 130km 떨어진 도쇼구에서 이에야스 자신이 세운 수도를 지켜보고자 한 것으로, 통치자로서 그리고 신으로서 이 나라를 지키고 싶다는 소망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후 수 백 년간 역대 쇼군과 모든 다이묘는 이에야스에게 경의를 품고 닛코를 순례했다. 도쇼구는 일본에서 가장 방문자가 많은 신사 중 하나이다.
닛코는 오가사와라 일족의 연고지이기도 하다. 오가사와라 일족은 예로부터 명맥을 이어온 상류 계급의 사무라이인데, 전투 기술뿐 아니라 궁정에서의 품위가 높은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자질 덕에 막부를 섬기는 무사단의 훈련을 맡았고 이는 후에 오가사와라류로 널리 알려지게 된다. 오가사와라류란 걸으며 활을 쏘는 보사와 말을 타고 활을 쏘는 기사, 오가사와라류 예법에 특화된 무술 학교로 무가 정권이 시작된 1192년부터 막부가 붕괴하는 1868년까지 사무라이들을 훈련시켰다.
도쇼구의 서쪽에는 산들이 풍요롭게 펼쳐져 있어, 1934년에는 닛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그 중심에 주젠지코 호수가 있는데 여름에는 피서지로, 가을에는 알록달록한 단풍의 명소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에어컨이 없던 메이지 시대에, 일본에 거주하던 유복한 서양인들은 청량한 기후의 주젠지코 호숫가에 모여 별장을 지었다.
쇼군 이야기 투어에 참가하자
‘쇼군 이야기 투어’는 1박 2일의 풀 서비스 투어다. 오가사와라 일족의 후예와 함께 닛코를 둘러보고, 도쇼구의 특별 구역에서는 일본의 깊은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유서 깊은 닛코의 호텔이 숙소로 준비되어 있고, 호화로운 신형 특급열차 ‘스페이시아X’에 승차할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신형 특급열차 스페이시아X를 타고 열차 여행을 만끽
쇼군 이야기 투어는 도쿄의 도부아사쿠사역에서 신형 특급열차 스페이시아X에 승차하며 시작된다. 스페이시아X의 디자인은 닛코에 있는 도치기현의 전통 공예와 도쇼구 건물에서 착안하여, 외장은 도쇼구의 요메이몬에 어우러진 호분을 연상케 하는 고귀한 흰색으로 되어 있다. 창틀에는 가누마시의 전통 공예 ‘가누마쿠미코’를 떠오르게 하는 연속된 ‘X’의 모티브가 들어가 있으며, 이러한 가누마쿠미코의 이미지를 차량 내부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다.
스페이시아X에는 여러 종류의 좌석 타입이 있다. 선두 차량인 ‘콕피트 스위트’는 융단 위에 2인용 소파와 의자, 테이블 등을 배치하여 거실 같은 분위기가 난다. 후미 차량에 있는 ‘콕피트 라운지’는 콕피트 스위트보다 ‘열차다운 느낌’이 강하며 ‘GOEN CAFÉ’가 갖춰져 있다. 닛코의 크래프트 맥주와 도치기현의 지역주, 닛코의 로스터리에서 만든 커피를 비롯해 스낵과 음료가 나란히 메뉴에 있는 것이 스페이시아X의 큰 매력 중 하나이기도 하다.
구 영국대사관 별장
구 영국대사관 별장은 주젠지코 호수의 중심가에서 조금 남쪽에 위치한 조용한 호숫가에 서 있다. 본래 영국 외교관이었던 어니스트 사토의 개인 별장으로 1896년에 세워진 건물인데, 이후 영국 대사관의 별장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숲으로 둘러싸인 심플한 건축이 특징이며 지금 보아도 오래된 느낌은 들지 않는다. 별장은 2016년에 복원되어 작은 박물관을 갖춘 역사 유산으로 일반 공개되고 있다. 해질녘 이곳에서 보는 주젠지코 호수의 전망은 넋을 잃고 바라볼 만큼 아름답다. 별장에서는 칵테일 파티나 라이브 연주 이벤트 등이 개최되기도 한다.
닛코 가나야 호텔에 숙박
닛코 가나야 호텔은 갓 개국한 메이지 시대 때부터 해외 방문자를 받아들여, 호화로울 뿐만 아니라 닛코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가나야 호텔이 개업한 것은 1873년. 도쇼구에 근무했던 가나야 젠이치로가 일본의 첫 서양식 리조트 호텔을 설립했다. 숙박할 곳을 찾느라 고생했던 미국인 선교의에게 젠이치로가 자택을 숙소로 제공했던 것이 그 시작. 매력적인 숙소라며 가나야 호텔의 소문이 금세 퍼졌고, 작가 이사벨라 버드는 1880년에 쓴 저서 ‘일본 오지 기행’에서 ‘어딜 봐도 아름답다. 이것이 바로 일본의 전원 풍경이다’라고 소개했다. 가나야 호텔은 평판이 좋았던 덕에 젠이치로의 자택만으로는 전부 받을 수 없을 만큼 손님이 늘어나, 숙박객 전용의 건물을 새로 세웠다. 디자인은 외국인이 쾌적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서양의 요소들이 도입되었고, 숙박자로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나 헬렌 켈러, 미국 대통령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같은 유명 인사들이 줄을 이었다.
오가사와라류 예법과 무도를 체험
둘째날 아침은 도쇼구의 경내에 있는 ‘부토쿠덴’에서 시작한다. 이곳에서는 오가사와라 일족의 후손이 오가사와라류 예법과 궁도를 지도해 준다. 예법이란 법도뿐 아니라 평상시의 행동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것. 예법 훈련으로 품위와 아름다움을 갈고 닦을 뿐 아니라 말에 탄 채 활을 쏠 때 빼놓을 수 없는 균형 잡힌 체격을 가질 수 있으며, 전쟁 시에 필요한 평정심을 갖출 수 있다.
전통적인 궁도복으로 갈아입은 후 훈련이 시작된다. 우선 올바른 정좌 자세와 자리에서 일어나는 법 같은 기본적인 움직임을 배운다. 심플한 움직임이지만 완벽하게 소화하기는 어렵다.
오가사와라류의 기본적인 움직임을 배우고 나서야 목마를 타고 활을 쏘는 것에 도전할 수 있다. 이 연습용 목마는 오가사와라 일족이 쓰던 것과 같은 것으로, 쏜 화살이 목제 표적을 산산조각내면 훈련은 클라이맥스를 맞게 된다.
일본요리 ‘닛코 다카이야’에서 점심식사
점심 때는 에도 시대에 창업한 ‘다카이야’에서 전통 일본요리를 즐긴다. 다다미를 깐 실내와 기모노 차림의 종업원, 방 밖에 펼쳐진 일본식 정원 등을 보면 마치 시간 여행을 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식사 전에는 오가사와라류 예법을 따른 전통 일본요리와 식사 예절 등의 해설도 들을 수 있다.
제철 식재료로 만든 가이세키 요리는 조림, 구이, 찜, 튀김, 밥 또는 면, 절임, 된장국, 차, 디저트로 구성된다. 다카이야의 한여름 추천 메뉴는 무지개송어 훈제구이에 모즈쿠(큰실말) 식초를 곁들인 것과 말차 소금을 뿌린 야채 덴푸라 등이 있다. ‘닛코 유바’도 요리에 종종 등장한다. 유바는 끓인 두유의 표면에 형성된 막을 걷어내 얇은 시트 모양으로 만든 음식으로, 단백질이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다.
닛코 도쇼구를 방문
점심식사 후에는 신성한 도쇼구를 방문해, 신관의 안내를 받아 투어를 즐긴다. 도쇼구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에는 신비로운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데, 예를 들어 요메이몬의 아름다운 기둥 하나는 의도적으로 위 아래가 거꾸로 설치되어 있다. 이 ‘오류’ 덕에 요메이몬은 영원히 미완성 상태로 남아 있는데, 즉 영구적으로 개선 가능성을 품고 있는 셈이 된다. 이런 불완전한 상태는 완전한 상태보다 상서롭다고 여겨진다. 만물은 완성된 시점에서 미래로 갈 가능성을 잃게 되고, 완벽한 세계 이후에는 황폐함만 남기 때문이다.
도쇼구의 일반 공개 구역을 견학한 후, 신관이 ‘쇼군차쿠자노마’로 안내해 준다. 역사에 따르면 이 방에는 쇼군만 입실할 수 있었다고 하며, 지금도 일반인 손님은 들어갈 수 없다. 쇼군차쿠자노마에서는 신의 가호를 받을 수 있다고 알려진 신도의 기도를 받을 수 있다. 기도 후에는 별실로 안내 받아 신성한 영역에서 세속적인 세계로 돌아가기 위한 의식인 ‘나오라이’를 체험할 수 있다.
나오라이 후에는 부적과 도쇼구의 신주 등이 들어간 선물 세트를 받는다. 신도의 신들에게 축복을 받아 오가사와라류의 기술을 가지고 현실 세계로 돌아올 수 있는 쇼군 이야기 투어. 멋진 추억뿐 아니라 밝은 미래로 이어지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투어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링크에서
※가격과 메뉴내용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기재된 것 이외에는 모두 세금이 포함된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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