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들이 많이 찾는 음식점에 가보는 것은 여행의 큰 즐거움 중 하나다. 도호쿠 여행의 관문인 센다이에 있는 이로하 요코초는 아담한 가게들이 빽빽하게 모여 있는 에리어로 주말 저녁이 되면 지역주민과 관광객들로 활기가 넘친다.
이번에는 이로하 요코초의 맛집 중에서 센다이가 있는 미야기현을 중심으로 도호쿠 각지의 재료와 술을 만끽할 수 있고 부담없이 들를 수 있는 가게 3곳을 소개한다. 미야기의 명물 굴을 먹을 수 있는 서서 마시는 술집과 도호쿠의 제철 재료를 사용하는 레스토랑 등에서 센다이의 밤을 즐겨보자!
센다이의 이로하 요코초
JR 센다이 역에서 지하철 도자이선으로 한 정거장, 아오바도리이치반초 역에서 하차하면 바로 근처에 있는 아케이드 상가 선몰(Sunmall) 이치반초. 이 아케이드 상가에는 이로하 요코초와 분카 요코초라는 두 개의 거리가 있다. 이번에 소개할 이로하 요코초는 1946년에 생긴 중앙공설시장이 그 전신으로 지금은 두 갈래의 샛길에 100곳 이상의 음식점과 상점이 늘어서 있다.
‘요코초(골목)’라고 하면 흔히 치안이 안 좋다는 이미지를 가질 수 있지만 그런 걱정은 접어두자. 골목 길 안으로 들어서면 모든 가게가 아담하고 아늑한 분위기로 직원들도 친근하게 맞아주는 곳이 많다.
1. 굴과 사케를 맛볼 수 있는 ‘가키고야 rocco’
아오바 거리에서 선몰 이치반초로 들어가 첫번째 이로하 요코초를 가장 안쪽 블록까지 걸어가면 좌측에 서서 마시는 술집 ‘가키고야 rocco’가 있다. 붉은 문을 열고 가게 안을 들여다보면 카운터 앞에 수북이 쌓인 각굴이 시선을 사로잡을 것이다.
미야기현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굴 산지다. ‘가키고야 rocco’는 그 시기에 가장 맛있는 굴을 미야기현의 다양한 부둣가에서 매입하기 때문에 일년 내내 굴을 맛볼 수 있다. 그리고 놀라운 것이 그 가격이다. 신선한 굴을 개당 110엔(부가세 포함)부터 먹을 수 있어 원없이 먹어도 계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우선 이곳의 기본 메뉴인 ‘생굴’(개당 110엔, 부가세 포함)부터 맛보자. 작지만 깊은 맛이 나는 히가시마쓰시마산 굴에 레몬즙을 짜서 입 안에 쏙 넣으면 생굴 특유의 매끄러운 식감과 코끝으로 빠지는 바다향이 쾌감 그 자체다.
다음 도전한 메뉴는 ‘찐 굴’(사진 오른쪽/개당 110엔, 부가세 포함). 굴은 증기에 찌면 살이 포동포동하게 올라와 생굴과는 또 다른 식감을 즐길 수 있다. 푸짐하게 굴을 먹고 싶다면 ‘오가쓰산 특대 굴’(사진 왼쪽/개당 550엔, 부가세 포함)을 주문해 보기 바란다. 일반 굴의 두배나 되는 크기로 굴 맛을 제대로 봤다는 느낌일 것이다.
굴과 함께 맛보면 좋을 것이 사케다. 이 곳에는 도호쿠의 양조장을 메인으로 10종류 이상의 사케를 갖추고 있다(1잔 770엔, 부가세 포함). 사케는 손님이 직접 따르는 스타일로 잔에서 넘쳐 나와 테이블에 쏟으면 추가요금을 내야 하니 신중하게 따르자!
예산은 110엔짜리 굴 다섯 개와 사케 두 잔으로 1인당 약 2,000엔 정도. 반드시 1드링크, 1푸드를 주문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친근한 느낌의 스태프가 많아 일본어를 잘 못해도 안심하고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주말에는 혼잡하니 사전에 예약을 하거나 오픈시간대에 찾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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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키고야 rocco牡蠣小屋rocco
- 주소 우) 980-0811 미야기현 센다이시 아오바구 이치반초 2-3-30 이로하요코초
- 전화번호 080-9632-8273
영업시간:17:00~24:00 (L.O.23:00)
정기 휴무:비정기
2. 도호쿠산 재료로 만든 남이탈리아 요리 ‘Vacanze’
‘가키고야 rocco’의 바로 전 블록에 쭉 늘어선 와인병이 눈길을 끄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Vacanze(바칸체)’가 있다. “센다이는 도호쿠의 맛있는 식자재가 다 모이는 곳입니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남이탈리아의 심플한 조리법으로 맛 보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오너 와타나베 다이스케 씨다. 매일 시장에서 깐깐하게 고른 제철재료로 만든 요리를 제공하고 있다.
나무를 기조로 한 내추럴한 분위기의 가게 안은 카운터석이 메인이다. 좌석이 10석밖에 없으니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찾게 된다면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예산은 약 3,500엔으로 와인 두 잔과 요리 두 가지 정도를 맛볼 수 있다.
와타나베 씨의 추천메뉴는 ‘이와테현산 사스케 포크의 숯불구이’(1,518엔, 부가세 포함). ‘사스케 포크’란 이와테현 니노헤시에 있는 ‘구지 팜’에서 기른 돼지로 육질이 촘촘하고 단맛이 강하며 돼지고기의 잡내가 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와타나베 씨가 그 맛에 반해 직접 농장에서 매입하고 있다.
사스케 포크를 숯불로 굽고 소금과 후추, 올리브 오일로만 심플하게 간을 한다. 숯불에 구워 고소하고 시칠리아산 소금의 달달한 짠맛이 돼지고기의 맛을 한층 업그레이드한다. 토핑으로 올라간 이탈리안 파슬리의 상큼한 향도 돼지고기와 환상궁합이다.
‘정어리 베카피코’(748엔, 부가세 포함)는 앤초비와 올리브 등을 다져 빵가루와 섞은 것을 정어리로 말아 구운 일품요리다. 겉은 바삭, 속은 폭신한 식감으로 정어리 위에 올린 레몬 맛이 액센트로 작용한다. 인근 바다에서 잡힌 신선한 정어리는 등푸른 생선 특유의 비린내가 적어 먹기 편한 것도 매력이다. 적당히 짭짤해 술 안주로 그만이다.
와인은 상시 60종류 이상을 갖추고 있다. 이날의 추천 와인은 이탈리아 풀리아주산 화이트와인(글라스 715엔, 부가세 포함)이다. 과일 향과 입에 닿았을 때 느껴지는 깔끔한 맛이 특징으로 육류, 생선요리에 모두 잘 어울린다.
주문한 요리와 어느 와인이 잘 어울리는지 궁금하다면 소믈리에 자격증이 있는 와타나베씨와 상의해보기 바란다. 간단한 일상회화 정도라면 영어로 응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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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canzeVacanze
- 주소 우) 980-0811 미야기현 센다이시 아오바구 이치반초 2-3-30 이로하요코초
- 전화번호 022-265-2325
영업시간:18:00~24:00 (L.O.23:00), 일요일・공휴일은 17:00~23:00 (L.O.22:00)
정기 휴무:비정기
3. 퓨전 일식을 맛볼 수 있는 이자카야 ‘스케조’
아오바 거리에서 선몰 이치반초로 들어와 두번째 이로하 요코초를 5블럭 걸은 후 우회전. 좌측 세 번째 가게가 이자카야 ‘스케조’다. 1988년에 문을 연 가게로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오랜 단골손님이 많은 노포다. 오너인 아와노 스케조 씨가 만드는 요리는 엄선한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모두 최소한의 양념으로 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렸다. 가게 안에는 카운터와 테이블석이 있으며 아늑한 느낌의 조명 속에서 편안하게 술잔을 기울일 수 있다.
식사 메뉴는 그 날의 추천메뉴가 적힌 종이가 벽을 한 가득 메우고 있으니 스태프나 주변 손님들에게 물어봐서 고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센다이의 명물 먹거리라면 역시 규탄(우설)을 빼놓을 수 없다. 숙성한 생 우설을 숯불로 구운 ‘규탄 구이’가 가장 기본적인 스타일이지만 ‘스케조 규탄’(2,200엔, 부가세 포함)은 양념을 해서 조린 우설을 불에 그을리는 스타일이다. 식초와 간장으로 조린 우설을 하룻밤 재워 양념과 육즙이 빠져나오지 않게 가둔다. 고기의 감칠맛과 부드러운 식감을 즐길 수 있어 맥주와도 찰떡 궁합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별미라 관광객들이 많이 주문하는 메뉴라고 한다.
‘오토시* 3종 모둠’(770엔, 부가세 포함)은 사케와 함께 맛보고 싶은 메뉴다. 엄선한 제철재료를 저마다 다른 조리법으로 만든 것이 매력이다. 이 날은 참깨의 고소함과 향긋한 쑥갓 향이 입 안 가득 퍼지는 ‘쑥갓 참깨무침’과 가볍고 부드러운 식감의 ‘새우 완자’, 커민씨드가 들어가 스파이시한 ‘우설 치즈테린’이 세트다. 모두 술안주로 그만이니 조금씩 맛보면서 사케를 홀짝이는 것은 어떨까?
*오토시…손님이 주문한 요리가 나오기 전에 내는 간단한 음식.
아와노 씨는 요리는 물론 사케의 라인업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직접 술도가를 찾아다니며 화제의 사케나 구하기 힘든 술 등을 매입해 항상 70종류 이상을 준비하고 있다. 원하는 브랜드의 사케가 없을 때는 몇 군데나 발품을 파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모든 술은 병을 개봉하면 단 기간에 제공해 최대한 맛있는 상태로 제공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귀한 술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가격을 설정(1잔 660엔~, 부가세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사케 매니아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아와노 씨의 추천 사케는 미야기현의 양조용 쌀 ‘긴노이로하’로 빚은 술이다. ‘스케조’에서는 다섯 곳의 양조장의 술을 취급해 비교시음을 할 수도 있다.
사케 두 잔과 요리를 두, 세가지 주문할 경우 예산은 4,000엔 정도다. 워낙 인기 맛집이라 평일에도 예약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일본어 이외의 언어로 소통하는 것은 어렵지만 아와노 씨나 스태프들도 따스하게 맞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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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조すけぞう
- 주소 우) 980-0811 미야기현 센다이시 아오바구 이치반초 2-3-30 이로하요코초
- 전화번호 022-227-5177
영업시간:17:30~23:00
정기 휴무:비정기
식사와 술 외에도 가게 스태프와 손님들과의 교류를 즐길 수 있는 이로하 요코초. 지역의 매력을 가득 담은 이곳에서 여행의 멋진 추억거리를 만들기 바란다.
Text by: SHOE PRESs
※가격과 메뉴내용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기재된 것 이외에는 모두 세금이 포함된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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