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교토・효고・나라・시가・와카야마의 2부 4현으로 이루어진 간사이. 도쿄와 가나가와 등 간토 지역에 비해 사람들이 정이 많다고 말하는 외국인이 많고, 여행 중에도 현지인들과의 교류를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교토만큼은 예외인 것 같다. 간사이 내에서도 독자적인 문화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교토에서는 단순히 교류를 즐길 수 있는 것만은 아니라고 하는데…
이번에는 교토에 직접 살아본 외국인들이 ‘충격을 받은 교토의 문화’에 대해 소개하겠다.
※다음 내용은 설문조사에 응답한 분들의 개인적인 의견이다.
1. 다들 기모노를 입고 있을 줄 알았는데…
일본 내에서도 전통적인 느낌이 강한 교토. 고풍스러운 거리가 남아 있고 신사 불각이 많아 옛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교토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환상을 품어 온 미국인 남성은 교토를 처음 찾았을 때 ‘이건 뭐지…!? 다들 기모노가 아니잖아!’라고 놀랐다고 한다. 아무래도 그는 교토인들의 평상복이 기모노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분명 교토의 사진 등을 보면 형형색색의 기모노를 입은 마이코의 모습이 찍힌 것이 많지만 교토에 사는 주민의 대부분은 일반인이다. 기모노 가게나 기모노를 취미로 삼고 있는 사람 이외에는 기본적으로는 서양 스타일의 복장이다.
또 거리를 거닐면서 진짜 마이코상을 만나기도 하늘의 별 따기다. 여러분의 환상에 재를 뿌리는 것 같지만, 간사이에 산지 10년이 넘는 필자도 거리를 다니면서 우연히 마이코를 본 경험이 아직 없다는 사실!
2. 가이드북에 나오는 풍경은 일부에 불과했다
교토라면 신사와 불각, 고도다운 거리, 삼면을 둘러싼 웅대한 산 등 일본다운 매력적인 풍경을 많이 볼 수 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곳은 교토시내의 극히 일부다! 인도네시아인 남성은 “교토의 전체가 일본적인 아름다운 풍경일 거라 생각했는데 교토의 이곳저곳을 여행해 보고 전혀 다른 풍경도 있구나 싶었다.”고 한다.
교토 북부에 있는 후쿠치야마시나 아야베시, 교탄고시, 마이즈루시 등은 교토시내와 달리 매우 한적한 느낌의 일본의 전원풍경을 즐길 수 있다. 바다와 가까워 해산물도 맛있고 물가도 교토시내에 비해 저렴하다. 교토시내에서 역사탐방을 한 후에는 교토 북부의 시골풍경을 바라보며 힐링을 하는 것도 나름 괜찮지 않을까.
3. 교토인의 말은 일본어보다 이해하기 어렵다!
일본어가 유창해 일본인과의 의사소통에 전혀 무리가 없는 중국인 여성. 도쿄에 살았을 때는 “No”라고 딱 잘라 말하지 않는 일본인의 특성을 잘 알고 있어 문제없이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녀가 도쿄에서 교토로 이사 온 얼마 후의 일이다. 친해진 교토 사람에게 예전부터 관심이 있던 다도교실에 함께 다니자고 하자, 상대방은 “자, 그럼 생각해 볼게요.”라고 말한 후 더 이상의 진척이 없었다고 한다.
중국인 여성은 상대방이 고려해줄 것이라 생각해 한참을 기다려 봤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다도교실에 대한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 한 달 후 “그 때 말했던 다도교실 어떻게 할 거에요?”라고 묻자 상대방은 어리둥절한 반응이었다. 아무래도 상대방은 “자, 그럼 생각해 볼게요.”라고 말해 이야기를 중단시켰고, 그 후에 다도교실에 관한 언급을 하지 않는 것으로 ‘이미 거절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일본인이 애매모호하게 표현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교토인들의 말은 정말 이해하기 힘들어요! 그냥 분명히 거절해줬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중국인 여성은 말했다. 교토인들은 일반적인 일본인보다 에둘러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 같은 일본인들도 애를 먹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교토인들은 심술 맞다’라는 악평을 듣는 경우도 많다고. 알아듣기 힘든 표현이 나왔을 때는 이것도 교토의 문화이겠거니 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사귀어 주기 바란다…!
4. 오차즈케는 ‘그만 돌아가세요’라는 의사표현!?
교토에서 친하게 지내는 사람의 집에 초대받아 간 중국인 여성. 몇 명이 모여 포트럭 파티를 신나게 즐기고 있었다. 대화도 무르익어 준비해 온 음식을 다 먹고 한 시간 정도 편하게 즐기고 있으니 집주인이 “오차즈케라도 드실래요?”라고 물어왔다.
중국인 여성은 오차즈케를 먹어본 적이 없어 이 기회에 꼭 먹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아뇨, 괜찮아요.”라고 사양했다. 그리고 바로 “자아, 슬슬 일어나죠.”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돌아가는 길에 중국인 여성이 같이 있던 친구에게 “오차즈케 먹어보고 싶었는데…”라고 털어놓자 충격적인 한 마디가! 교토에서는 “오차즈케를 내올게요.”라고 하면 “슬슬 돌아가라.”는 의미라는 것이었다.
정말 그런 뜻으로 말했는지 집주인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아 진상을 알 길이 없지만 교토에는 앞서 말했듯이 빙 둘러 표현하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오차즈케는 일본에서는 식사를 하고 맨 마지막에 입가심으로 먹는 것=슬슬 이 모임을 끝내자는 의미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물론 모든 교토인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겠지만 일부 교토인들 사이에서는 ‘오차즈케=그만 돌아가라’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집주인이 오차즈케를 내왔다면 이 점을 조금 의식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독자적인 문화를 키워 온 교토
지금도 전통이 살아 숨쉬고 있는 교토는 일본에서도 매우 특수한 지역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독자적인 문화나 관습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 같다. 관광지가 많아 국내외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이 찾지만 겉모습 뿐 아니라 깊이 파고들면 다양한 측면이 보여 상당히 흥미로울 것이다. 교토의 문화를 조금씩 의식하면서 관광해본다면 분명 새로운 발견이 생길 것이다!
Text by:WEST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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