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열차와 버스를 타고 꿈에 그리던 교토에 도착했다. 한 숨 돌리면서 현재 내 위치를 확인하고, 다음 목적지까지 가는 경로를 찾거나 이동할 버스를 기다리는 사이에 ‘언제 올지 모르니 한 대 피워 둘까’, ‘기분전환이라도 하게 한 대 피우면서 걸을까’ 등등 흡연자라면 담배생각이 간절할 수 있지만…
잠깐! 지금 거기서 피워도 된다고 생각하세요?
여러 사람이 찾아오는 관광도시 교토시에는 ‘노상흡연*’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어 있다. 본 기사는 누구나 기분 좋게 지내기 위한 교토시의 흡연규칙에 관해 소개하겠다.
*일본에서는 거리흡연을 ‘노상흡연’이라고 표기한 장소가 많으니 본 기사에서도 ‘노상흡연’이라고 통일하겠다.
노상흡연을 금지하고 있는 교토. 그 이유는?
일본 각지의 도시 중에는 노상흡연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곳이 많다. 물론 교토시도 예외가 아니다.
그 이유는 노상흡연은 피우는 사람이 아무리 조심을 해도 주변사람들을 위험에 노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파 속에서 어린 아이의 눈 앞을 작고 시뻘건 담뱃불이 지나가 가슴이 철렁했던 적은 없었는가?
외출했다 집에 돌아와 마음에 드는 가방에 나도 모르는 담배자국을 보고 어금니를 꽉 문 적은 없었는가?
담배를 피우면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옆을 지나가 그 연기를 마시고 연거푸 기침을 한 적은 없었는가?
이 모두 노상흡연으로 인해 주변사람들을 위험에 노출할 가능성이 있는 것들이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책망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장소에서 담배를 즐긴다면 이런 위험을 피할 수 있다.
교토시에서는 누구나 기분 좋게 거리를 다닐 수 있도록 노상흡연을 금지하고 있는 한편 흡연장소도 매우 알기 쉽게 표시하고 있다.
노상흡연 금지 표시는 이것! 지역에 따라서는 과태료 1,000엔을 징수하기도
교토시내는 전역을 노상흡연 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있어 도처에 이런 표시가 설치되어 있다. 이 표시가 있는 장소에서는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된다.
특히 통행량이 많은 세 지역(시내 중심부, 기요미즈・기온 지역, 교토 역 지역)에서는 위험방지라는 측면에서 노상흡연에 1,000엔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교토시내에서는 노상흡연 금지에 관한 매너 향상을 위해 노상흡연 감시지도원(이하, 지도원)이 행정지도를 하고 있다. 지도원이 말을 걸어오면 반드시 지시를 따르도록 하자.
지도원과의 대화- 어떤 식으로 말을 거는지 보자
흡연자: ‘한 숨 돌릴 겸 한 대 피울까~’
지도원: “노상흡연은 안 됩니다. 그 표지판에 나와 있듯이 이곳은 과태료 징수구역입니다.”
(로죠~키츠엔와 다메데스요. 소코노 효~시키니 효~지시테이루토오리 코코와 카료~쵸~슈~쿠이키데스)
지도원: “교토시에서는 시내 전역에서 노상흡연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람이 많은 이 구역에서 노상흡연을 하면 1,000엔의 과태료를 내셔야 합니다.”
(교~토시데와 시나이젠이키데 로죠~키츠엔오 시테와이케마셍. 토쿠니 히토가오오이 코노쿠이키데노 로죠~키츠엔와 센엔노 카료~쇼분가 카사레마스요)
흡연자: “고맙습니다. 몰랐지만 하마터면 피울 뻔했네요.”
(아리가또~. 시라나이토와이에 슷테시마우토코로데시타)
(2) 과태료 징수구역 밖에서
흡연자: ‘여긴 괜찮겠지’
지도원: “교토 시내에서는 장소 불문하고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됩니다. 과태료 징수구역이 아니더라도 재떨이가 있는 곳에서 피우세요.”
(교~토시나이노 로죠데와 도코모 타바코오 슷테와이케마셍. 카료~쵸~슈~쿠이키가이데모 하이자라가 요~이사레테이루바쇼데 오네가이시마스)
흡연자: “그렇군요… 죄송합니다.”
(소~난데스네…고멘나사이)
흡연자: ‘매너를 지키면서 피우니 기분도 상쾌한걸~’
지도원은 누구나 안심하고 교토시내를 즐길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으니 협조요청은 기분 좋게 따르도록 하자.
그럼, 담배는 어디서 피우면 될까?
거리에 설치된 흡연장소와 흡연 가능한 가게 등을 이용해 피우도록 하자.
흡연 가능한 가게에는 위와 같은 스티커가 붙어 있기도 하다. 좌측 스티커는 가게의 주요 출입구나 가게 앞에 붙어 있는 것이며, 우측 스티커는 가게 안 흡연전용실 출입구에 붙어 있다.
상업시설 등에서는 흡연 가능한 장소가 층별안내판에 표시되어 있다. 흡연실이 있는 층에 도착하면 화살표를 따라 가면 된다. 이런 표시는 대체로 공간 위쪽에 붙어 있다.
예를 들어 이 시설에서는 지하 1층에 담배에서 연기가 나오는 마크가 있으니 이 층에 흡연실이 있다는 의미다. 그럼 지하 1층으로 가보자.
표지판은 천정에 걸려 있다. 우측 끝에 흡연실 마크가 있고 좌측 끝에 위쪽을 향한 화살표가 있으니 지금 서 있는 통로에서 그대로 직진하자.
정면 벽 상부에 걸린 표지판. 우측에 흡연실 마크가 있어 우측 통로를 살펴보니…
흡연실이 있었다. 안에 들어가 문을 닫은 후 여유롭게 힐링타임을 즐겨보자.
다만 2020년 4월부터는 사업장과 음식점 등 대부분의 시설이 원칙적으로 실내 금연으로 전환되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과태료 징수구역 내 흡연장소는 어디?
노상흡연을 하면 1,000엔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과태료 징수구역에는 벽으로 에워싼 비교적 널찍한 흡연부스가 여러 곳 설치되어 있다.
과태료 징수구역으로 지정된 JR 교토 역 주변을 살펴보자. 지도를 보면 흡연부스가 있는 장소에 담배 마크가 그려져 있다. 교토 역 주변에는 흡연부스가 10군데 설치되어 있다. 지금부터 역 북쪽의 노선버스 정류장 부근에서 찾아보도록 하자.
버스 정류장 표지판 아래쪽(Wi-Fi마크 위)에 붙어 있는 것이 노상흡연 금지 스티커다. 이곳에는 흡연부스가 없는 것 같으니 좀 더 걸어가보자.
오른쪽에 담배에서 연기가 나오는 마크가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때때로 만원으로 입구에서 사람이 밖으로 삐져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다른 장소를 찾아보자.
바로 근처 택시 승차장 쪽에서 흡연부스를 발견했다. 이곳은 비교적 한산한 것 같으니 여유롭게 피울 수 있을 것 같다.
과태료 징수구역은 교토 역 주변 외에도 두 군데(시내 중심부와 기요미즈・기온 지역)가 있다.
이 두 구역은 교토 역 주변에 비해 흡연부스의 표시가 적은 편이지만 음식점 등이 많은 구역이니 출입구에 흡연표시가 있는 가게를 골라 휴식장소로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흡연자도 비흡연자도 기분 좋게 관광지를 둘러보고 싶은 마음은 마찬가지다.
전 세계에서 많은 이들이 찾아오는 교토시에서 서로 예절을 잘 지킨다면 멋진 교토의 추억거리를 하나쯤 더 만들어갈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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