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이지 절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정실 ‘네네’의 무덤이 있는 사찰이다. 고다이지 절 근처에 기거하던 네네는 무사히 건강한 아이가 태어나길 빌며 이 언덕을 올라 기요미즈데라로 향했다고 한다. 이에 순산을 기원한다는 한자를 써서 ‘산넨자카(産寧坂)’라고 부르게 되었고, 그 아래쪽 언덕을 ‘니넨자카(二寧坂)’, 또 그 아래 언덕을 ‘이치넨자카(一念坂)’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교통편
●JR 교토 역에서: 중앙 출구로 나와 시버스 승강장 D2에서 206번 버스를 타고 ‘히가시야마야스이’ 정류장에서 하차
●한큐 교토가와라마치 역・게이한 기온시조 역에서: 시조도리에서 동쪽으로 걸어가 207번 버스를 타고 ‘기요미즈미치’ 정류장에서 하차
●한큐 교토가와라마치 역, 게이한 기온시조 역에서 동쪽으로 도보 약 18분

산책코스와 추천스팟
버스 정류장이 있는 히가시오지도리에서 고다이지미나미몬도리를 동쪽으로 걸어가 네네노미치(네네의 길)까지 오면 오른쪽에 좁은 골목이 보일 것이다. 여기에 작은 입간판이 나와 있는데 이곳이 바로 ‘이치넨자카’다. 민가 사이에 토산품 가게가 있는 조용한 언덕길을 지나 남쪽으로 꺾으면 니넨자카, 그리고 산넨자카로 이어진다. 산넨자카의 막다른 곳이 마쓰바라도리로 기요미즈데라의 참배로로서 참배객들이 많이 오가는 번화한 언덕길이다. 이 언덕을 올라가면 기요미즈데라가 있다.

지금부터는 각 언덕의 볼거리를 소개하겠다.

이치넨자카는 불과 85m 길이의 완만한 억덕이다. 좁은 골목에 전통가옥이 늘어서 있고 소바가게와 우동가게, 토산품 가게 등이 영업을 하고 있다.

고다이지미나미몬도리에 선 입간판이 없다면 모르고 지나칠 법한 이치넨자카. 이 언덕에는 가게 사이사이에 일반 민가도 있다. 관광객이 적은 시간대에는 지역주민들의 생활의 소리가 들려와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싶다. 민가도 있는 에리어니 가급적 조용히 산책을 즐기도록 하자.

야사카코신도

코신상이라는 호칭으로 친숙한 야사카코신도(정식명칭 다이코쿠산 곤고지 코신도). 경내에 있는 알록달록한 쿠쿠리사루(매듭원숭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원하는 색상의 쿠쿠리사루에게 빌고 싶은 소원과 날짜, 이름을 적어 기도하는 마음으로 매듭을 묶는다. 그리고 뭔가 하나 욕망을 절제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원숭이는 예로부터 신의 심부름꾼이라 하여 ‘미자루, 이와자루, 키카자루(해로운 것은 보지도, 말하지도, 듣지도 않는다)’를 표현하기 위해 각자 눈과 입과 귀를 막고 있는 세 마리 원숭이가 본당을 비롯하여 사찰 곳곳에 있다. 위치상 이치넨자카에 가기 전에 들르는 것이 좋다.

THE SODOH HIGASHIYAMA KYOTO
전통적인 이탈리아 요리에 교토산 재료를 접목한 계절감이 느껴지는 코스요리를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 원래 근대 일본화가 다케우치 세이호의 사저로 운치 있는 일본가옥의 창을 통해 아름다운 정원을 감상할 수 있다. 광대한 정원을 산책할 수도 있고 ‘야사카 탑’이 보이는 최상의 로케이션이다.

니넨자카는 이치넨자카보다 길 폭이 넓고 거리도 150m로 길어 관광지에 온 느낌이 제대로 난다.

니넨자카는 일본의 전통잡화와 과자 등 토산품 가게부터 디저트 가게, 식당까지 다양한 가게가 있어 가던 발길을 멈추고 이 가게 저 가게를 기웃거리고 싶어지는 에리어다. 다이쇼 시대의 인기화가이자 시인인 다케히사 유메지가 1917년부터 2년 정도 이 부근에 살았기 때문에 유메지가 살았던 자리에 비석이 남아 있다.

아로마 전문점 니이미

향 제조사의 직영점으로 매장 안에는 오리지널 향이 진열되어 있다. 향사(향 제조기술자)의 자격을 가진 장인이 엄선한 향은 모두 고급스러운 백단을 넣은 상급품이다. 꽃 향기가 나는 코스메틱 중에서는 립 트리트먼트와 고체향수(네리코스이)가 인기다. 매장 안쪽에는 안뜰이 있어 생활공간 속에서 빛과 자연을 즐기던 교토의 민가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다.

스타벅스 커피 교토 니넨자카야사카차야점
지은지 100년이 넘는 스키야 양식의 민가를 활용한 스타벅스 커피. 입구에서 주문과 계산을 마친 후 좁은 통로를 거쳐 안쪽 방에 있는 바 카운터에서 음료를 받는다. 폭이 좁고 안쪽으로 길다란 교토의 민가 분위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연출이다. 2층 좌석은 테이블석, 소파석,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다다미방이 있어 다양한 스타일로 릴랙스할 수 있으며 모든 공간이 일본의 전통요소를 담고 있다.

료젠 역사관
정식명칭은 막말유신 뮤지엄 ‘료젠 역사관’. 대의를 품었지만 에도시대부터 메이지 시대로 넘어가던 막부 말기의 동란에 목숨을 잃은 사카모토 료마와 나카오카 신타로 등 지사들의 유품과 신센구미, 도쿠카와 막부에 관한 귀중한 자료를 다수 전시하고 있다.

산넨자카는 100m 정도의 언덕길로 니넨자카에 비하면 경사가 다소 가파른 편이다. 음식점이 많으니 런치 타임에 이 부근을 산책하는 것이 좋겠다.

니넨자카의 남쪽 끝 계단을 오르면 산넨자카가 시작된다. 옛 모습을 간직한 건물들은 교토의 과자와 전통 공예품 등을 판매하는 가게로 영업 중이다. 옛말에 ‘니넨자카에서 넘어지면 2년 안에 죽는다’, ‘산넨자카에서 넘어지면 3년 안에 죽는다’는 말이 있지만, 이는 가파른 돌바닥의 언덕길은 위험하니 조심해서 다니라고 경각심을 주는 말로 풀이된다. 언덕길에서 이어진 계단을 오르면 마쓰바라도리, 즉 기요미즈데라로 이어지는 메인 스트리트가 나온다.

산넨자카 마룬

교토관광의 기념품으로 제격인 교토의 느낌이 물씬 나는 과자와 잡화가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다. 형형색색의 콘페이토(별사탕)와 교아메(사탕)는 앙증맞은 병에, 쿠키 등 과자는 마이코의 일러스트가 들어간 작은 상자에 담겨 있어 깜찍함 그 자체다.

야사카 탑

기요미즈 에리어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건축물로 알려진 것이 호칸지 절에 있는 높이 46m의 5층탑 야사카 탑이다. 호칸지는 592년에 쇼토쿠 태자가 창건했다고 하는 절이다. 교토의 전통가옥 너머로 야사카 탑을 함께 담아 사진을 찍으면 교토 관광의 최고의 인증샷이 될 것이다.

기요미즈데라는 오토와 산의 중턱에 자리잡고 있다. 이 때문에 버스 통행로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 이치넨자카, 니넨자카, 산넨자카, 이렇게 여러 언덕을 올라 참배하게 된다. 언덕길을 오르는 것이 힘들 것 같아도 오는 길목에 가게가 많으니 토산품을 구경하거나 가벼운 식사를 하는 등 천천히 즐기면서 걸을 수 있는 코스다. 기요미즈데라를 참배한 후에는 기요미즈야키의 도자기 가게가 있는 차완자카라는 언덕으로 내려가면 또 다른 세계가 눈 앞에 펼쳐질 것이다.

※본 기사의 정보는 2020년 6월 시점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