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서 수 많은 관광객이 찾는 일본의 인기 관광지 교토. 관광이라면 즐거운 인상을 가지기 마련이지만 그 고장의 문화와 관습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의도치 않게 ‘비매너 관광객’이 될 수도 있다. 지금부터 일본의 문화와 관광 예절을 숙지하여 스마트한 교토관광을 즐겨보자.
에티켓1: 길거리 편
걸어 다니며 그 지역의 먹거리를 맛보는 것은 관광의 큰 즐거움 중 하나다. 일본에서도 명물 먹거리를 즐기면 좋겠지만 주의해야 할 것이 다 먹은 후의 뒤처리다. 일본에서는 테러방지를 위해 휴지통을 설치하지 않은 장소가 많아 길거리에 슬쩍 버리고 싶은 유혹을 느끼기 쉽다. 다만 아무데나 버릴 경우 아름다운 경관을 망치게 되고 그 지역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민폐가 아닐 수 없다. 교토의 유명 관광지인 시미즈나 아라시야마 주변에는 거리에 휴지통을 많이 설치되어 있으니 꼭 이용하기 바란다.
또 가게에 따라서는 휴지통을 설치하거나 다 먹은 후의 쓰레기를 수거해주는 곳도 있다. 원래 걸어 다니며 음식물을 먹어서는 안 되는 장소도 있고, 쓰레기를 버리는 모습을 보다 못해 지역주민들이 청소를 하는 지역도 있다. 아름다운 경관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쓰레기는 꼭 휴지통에 버리도록 하자.
길거리 흡연과 꽁초를 아무데나 버리는 행위는 비매너일뿐 아니라 과태료를 징수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교토시는 길거리 흡연을 금지하고 있다. 교토시 전역에서는 ‘교토시 노상흡연 등 금지 등에 관한 조례’를 실시하여 야외 공공장소에서 흡연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또 시내 중심부와 시미즈・기온 에리어, 교토 역 주변 등 통행량이 많은 지역을 ‘과태료 징수구역’으로 지정하여 감시지도원이 길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발견하면 과태료 1,000엔을 징수한다. 그러니 흡연을 하려면 흡연부스를 이용하자. 흡연부스는 시내 중심부에 2개소, 교토 역 에리어에 9개소, 기온・시미즈 에리어에 3개소 있다.
에티켓2: 관광지・관광시설 편
관광지에서는 소위 ‘길막’, 여러 명이 가로지어 다니거나 한 군데에 무리 지어 좁은 통행로를 가로막지 않도록 하자. 또 지나치게 큰 목소리로 대화를 하는 것도 주변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모처럼 나선 여행지에서 신이 나서 목소리가 커질 수는 있지만 주변 사람들과 관광지 주변 주민들 입장에서는 거슬릴 수 있으니 배려의 정신을 발휘하자.
그리고 유명 관광지에 들어갈 때는 줄을 서야 하는데, 질서를 중시하는 일본에서는 새치기는 금물이다. 새치기를 해서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 모처럼 간 여행지에서 얼굴을 붉히는 일이 없도록 질서를 잘 지키도록 하자.
또 기온에서는 무허가 촬영을 금지하고 있다. 골목에는 사도(개인소유의 길)에서의 촬영을 금지한다는 다국어로 표기된 큰 입간판이 서 있다. 이것은 ‘마이코 파파라치’라고 하는 마이코를 쫓아다니거나 길거리를 가로 막고 촬영하는 비매너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지구의 협의회가 규정한 것이다.
기온은 원래 매우 격식이 높은 지역으로 ‘이치겐상 오코토와리(뜨내기 손님 사절)’라고 해서 단골의 소개 없이는 들어가지 못하는 가게도 많다. 마이코와 게이코의 기모노도 매우 고가로 염색과 직물 기술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그녀들이 입은 교유젠 기모노와 니시진오리 오비 등은 매우 호화스러워 ‘걸어 다니는 공예품’이라고 불릴 정도다. 그러니 부주의하게 만지거나 잡아당기지 않도록 하자.
에티켓3: 신사・불각 편
일본의 신사와 사찰은 색감이 아름다워 찍사본능을 자극한다. 다만 이곳들은 관광지라고 하기보다는 일본인들이 예로부터 소중하게 여겨 온 신앙의 공간이다. 신과 부처의 모습을 직접 촬영하는 것은 금기시되고 있으며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장소와 사진촬영을 금하는 장소도 있으니 안내 표지판이나 주의문 등이 있는지 우선 확인하자. 또 사찰 건물 안에 들어갈 때는 신발을 벗어야 한다. 다다미방에 신발을 신고 들어가는 것은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
센본도리이(천 기의 기둥문)로 인기인 후시미 이나리 신사는 경내 9군데에서 음성 가이드를 들을 수 있는 QR코드가 설치되어 있다. 일본어,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안내하며 신사를 참배하는 방법 등을 소개하니 활용해보기 바란다. 모처럼 찾은 신사・불각에서 매너를 잘 지켜 영험한 기운을 받기 바란다.
에티켓4: 음식점 편
다음은 음식점에서 지켜야 할 에티켓이다. 인기 맛집은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많다. 줄이 있다면 그 줄의 끝이 어디인지 확인한 다음 질서 있게 줄을 서자. 또 식당에서 먹을 경우에는 1인당 1메뉴를 주문하는 것이 기본이다. 여러 명이 자리를 차지하고 인원 수대로 주문을 하지 않거나 외부 음식물을 반입하는 행위는 비매너이니 주의하자.
또 무한리필(다베호다이)로 제공하는 가게에서는 본인의 양보다 많이 담아 오는 경우가 많은데 남겨서 버리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자. 일본에서는 식사를 하기 전에 “이타다키마스(잘 먹겠습니다)”, 다 먹은 후에는 “고치소~사마(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한다. 이 말에는 음식을 만들어 준 사람과 음식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담겨 있다. 만들어 준 분에게 감사하고 음식을 허투루 버리는 일이 없도록 다 먹을 만큼만 담도록 하자.
노쇼, 예약의 무단취소도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는 원인 중 하나다. 선금을 지불하지 않으면 예약이 확정되지 않는 국가도 있는 것 같지만 일본에서는 취소 수수료는 후불제다. 그러니 예약을 한 단계에서 그 예약은 확정인 것이다. 가게는 예약손님을 위해 자리를 비워 두고 재료를 준비하니 무단취소만은 꼭 피하자.
또 일본의 이자카야에서는 ‘오토오시’와 ‘츠키다시’라고 해서 자리에 앉기만 하면 인원 수만큼의 일품요리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손님을 그냥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배려의 정신에서 나오게 된 것인데 대게 1인당 300~500엔 정도를 받고 있다. 이 시스템을 모르면 처음에는 당황하기 쉽지만 자리값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에티켓5: 화장실 편
일본의 화장실에서는 사용한 화장지를 변기에 넣고 물을 내리는 것이 올바른 사용법이다. 나라에 따라서는 화장지를 휴지통에 버리는 곳도 있지만 그것은 물이 귀한 산간부나 하수설비, 화장지의 종이질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본의 하수설비는 정비가 잘 되어 있는 편이니 변기에 넣고 내려도 문제가 없다. 화장지를 휴지통에 버리면 위생상 좋지 않고 악취가 나니 사용한 화장지는 꼭 변기에 넣고 내리기 바란다.
또 기능이 많은 일본의 화장실에서 사용법을 몰라 애를 먹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일본의 화장실은 화식과 양식 두 타입이 있고, 세정기능이 있는 비데와 일어서면 자동으로 물이 내려가는 다기능 화장실 등 처음 온 외국인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 있다. 교토시의 공중화장실과 관광지의 화장실에는 외국인을 위한 일러스트와 다국어로 올바른 사용법을 안내하는 스티커가 붙어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번외편: 큰 짐이 있다면
관광지에서 큰 짐가방을 들고 관광을 하는 사람을 종종 보게 되는데 운치 있는 돌길과 도로에서는 바퀴가 잘 굴러가지 않아 소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큰 짐을 들고 다니면 택시에 짐이 들어가지 않거나 계단이 많은 교토의 신사, 사찰에서는 관광을 편하게 즐기지 못하는 등 어려운 점이 많다. 또 시내버스와 지하철 등을 탈 때도 혼잡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교토를 비롯한 간사이 지구에서는 여행지에서 짐을 들고 다니지 않고 택배를 이용해 숙소나 공항으로 보내는 ‘짐 없는 관광’을 추진하고 있다. 역의 물품보관함이나 호텔의 보관 서비스 외에도 JR 교토 역에는 보관 서비스와 숙소까지 배송해주는 다국어 지원 캐리 서비스도 있으니 이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일본의 문화를 즐겨보자
교토시는 2020년 올림픽・패럴림픽을 앞두고 ‘시민 모두가 관광객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환대의 지역’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외국인을 위한 홈페이지를 강화하거나 거리에 다국어로 주의문구를 기재한 안내간판과 전단지를 비치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 맞이에 여념이 없다.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라야 한다’는 옛 속담이 있듯이 나의 가치관과 맞지 않거나 생소한 부분이 있더라도 그 지역의 문화와 환경을 존중하고 맞춰주는 것이 진정한 국제사회의 일원이 아닐까. 일본의 문화와 에티켓에 대해 잘 알게 된다면 더욱 깊이 있는 교토 관광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Text by:Niki Shig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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