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간사이 교토 기온/가와라마치/기요미즈데라 창업 550년을 맞이하는 ‘혼케 오와리야’, 교토에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노포의 메밀국수 맛은?!
창업 550년을 맞이하는 ‘혼케 오와리야’, 교토에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노포의 메밀국수 맛은?!

창업 550년을 맞이하는 ‘혼케 오와리야’, 교토에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노포의 메밀국수 맛은?!

업데이트 날짜: 2020.09.11

‘오닌의 난(1467~1477)’이 시작되기 2년 전에 문을 열었다는 ‘혼케 오와리야(本家尾張屋)’. 이번 기사에서는 교토에서 오랜 세월 동안 사랑 받아 온 메밀국수와 메밀로 만든 과자를 소개한다.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노포의 맛을 만끽하고 돌아왔다!

교토시영지하철 가라스마오이케역에서 도보로 약 5분. ‘혼케 오와리야(이하, 오와리야)’는 니조성과 교토고쇼에서도 가깝다.

이 메밀국수집이 문을 연 것은 무려1465년으로 ‘오닌의 난’이 시작된 오닌 원년(1467)보다 2년 빠르다고 한다. 그야말로 교토에서도 손에 꼽히는 노포 중의 노포다. 처음에는 ‘오와리노쿠니(尾張国 ※현재의 아이치현 부근)’에서 과자점으로 시작했으나 옛 문헌에 따르면 ‘고귀한 분의 뜻을 받아’ 교토로 이전했다고 한다. 이후 약 550년 동안 교토에서 전통의 맛을 지켜 오고 있다.

가게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

▲오랜 정취가 느껴지는 가게 외관. 역사가 켜켜이 새겨진 간판이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오랜 정취가 느껴지는 가게 외관. 역사가 켜켜이 새겨진 간판이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가게 입구에 걸린 간판에는 ‘소바모치’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에도 시대 말기부터 메이지 시대에 걸쳐 13대 주인이 고안했다고 전해지는 오와리야를 대표하는 명과가 바로 ‘소바모치(메밀떡)’다. 떡이라고는 하지만 메밀가루와 밀가루를 사용한 얇은 피에 팥소를 넣어 만들어 ‘메밀 만주’에 가깝다.당시 둥근 모양때문에 ‘떡’이라고 부르던 것이 지금까지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이 소바모치를 오차즈케( 등에 뜨거운 차를 부어 말아 먹는 것) 등으로 만들어 먹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교토 사람들로부터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는 음식이다.

▲세월이 느껴지는 간판. 소바(메밀)와 우동이라는 글자가 인상적이다.
▲세월이 느껴지는 간판. 소바(메밀)와 우동이라는 글자가 인상적이다.

지금의 본점 건물은 메이지 초기에 지어진 목조 건물이다. 1층에는 다실과 테이블석, 2층에는 테이블석과 좌식이 마련되어 있다.

▲2층 테이블석에 있는 화덕에서 운치가 느껴진다.
▲2층 테이블석에 있는 화덕에서 운치가 느껴진다.

메밀국수를 주문하고 교토의 역사가 느껴지는 편안한 가게 안에서 기다리기를 잠시. ‘주문하신 요리 나왔습니다.’는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기대했던 메밀국수를 실제로 먹어보는 시간! 이제 본격적으로 오와리야의 명물 요리를 소개한다!

물, 국물, 메밀가루...모든 재료를 엄선해 만들어 ‘질리지 않는’ 노포의 맛

물, 국물, 메밀가루...모든 재료를 엄선해 만들어 ‘질리지 않는’ 노포의 맛

오와리야를 대표하는 명물하면 사진 속 ‘호라이 소바’(세금 포함 2160엔)다.금박 장인들이 작업 후 방에 튄 금박을 모을 때 메밀가루를 사용했다는 사정 때문에 메밀국수는 예부터 ‘보물을 모으는 길조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길조를 나타내는 이 음식을 더 많은 사람들이 먹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14대째 주인이 고안한 것이 이 ‘호라이 소바’다.‘와리고’라는 칠기에 5단으로 담겨져 나오는 메밀국수에 새우 튀김, 노른자 실지단, 달콤하고 짭짤하게 조리한 버섯 등이 함께 나온다. 한 단씩 제공되는 국수에 좋아하는 재료를 토핑해 먹을 수 있다.

‘다카라(寶: ‘보배 보’자)’라는 글자가 여진 칠기 뚜껑을 열면 반짝반짝 윤기가 나는 아름다운 메밀국수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메밀 반죽은 홋카이도 북부, 오토이넷푸의 한 농가와 계약을 맺고 재배한 메밀가루와 지하 50m 우물에서 퍼올린 교토의 지하수를 사용해 만든다.

아무것도 찍지 않고 국수만 먼저 한 입 먹어 보았다. 시원하고 매끈한 식감의 메밀국수를 한 번, 두 번 씹는 사이 은은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지나치게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아주 적절한 식감에 메밀 특유의 깊은 맛이 느껴졌다. 다시 한 입, 또 한 입 그 맛을 음미하고 싶어지는 깊은 풍미에서 노포의 솜씨가 느껴졌다.

다음으로 재료를 올려 먹기로 했다. 우선은 모든 재료를 다 올려 보았다! 컬러풀한 색감에 식욕이 더 느껴진다. 유(간장을 조려 만든 국물)가 담긴 작은 병에도 보물을 뜻하는 ‘다카라’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번에는 시원한 유를 부어 먹어 보기로 했다.

정말 향기가 끝내준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이곳의 유는 리시리산 다시마에 물치다랑어포, 눈퉁멸치포, 고등어포 등을 사용해 시간을 들여 정성썻 만든다고 한다. 국수를 적셔 입에 넣는 순간 다양한 소재의 깊은 맛이 전해져 국수와도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어서 갈아둔 무와 고추냉이, 김, 참기름 등을 섞어 먹어 보았다. 각각의 향채가 메밀국수의 풍미와 맛을 더욱 살려준다. 잔새우와 표고버섯에도 간이 잘 배어 있다.메밀국수와 유, 향채, 재료의 다양한 맛을 잘 조합해 좋아하는 스타일로 튜닝해 먹을 수 있어 질리지 않고 즐겁게 먹을 수 있는 식사였다.

다음으로 먹은 것은 ‘리큐 소바’(세금 포함 1188엔). 따뜻한 국물 위에 생밀기울, 유바(두부껍질), 리큐 밀기울(※참기름으로 튀겨낸 밀기울)을 올려 먹는 메밀국수다. 쿄토의 적막함이 느껴지는 요리였다고나 할까.

바로 시식에 들어갔다. 좀 전에 먹은 시원한 호라이 소바에 비하면 식감이 부드러운 편이지만 면발에서 쫄깃한 느낌이 잘 전해진다. 따뜻한 국물은 재료의 맛이 잘 배어 있어 국수의 맛을 잘 살려준다. 유바와 밀기울에도 국물이 잘 배어 있어 고급스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리큐 밀기울은 씹으면 씹을수록 참기름 풍미가 느껴져 전체적으로 리큐 소바에 액센트를 더해주는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소바즈시(메밀 초)’(세금 포함 1080엔)를 먹어 보았다. 삶은 메밀국수를 마치 초 모양으로 만든 것인데 속 재료로는 조미 버섯, 미바(파드득나물), 계란 말이 등이 사용된다.
소바즈시는 간장이 아니라 유에 찍어 먹었다. 탄력 있는 면과 잘 양념된 속재료를 촉촉한 김이 감싸고 있다. 을 사용한 일반 초에 비해 부담없이 즐길 수 있어 하염없이 먹을 수 있을 것만 같다.

모든 요리에서 소재의 맛이 느껴져 수수하지만 질리지 않고 계속 먹고 싶어지는 맛이다.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노포의 맛을 몸소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번 취재에서 식사를 한 곳은 1층 입구 부근에 있는 멋스러운 다실이었다. 메밀국수집 에 다실이 있는 게 신기해 물어보았더니 교토와 메밀국수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13세기 경 ‘엔지’라는 승려가 대륙을 통해 제면 기술을 들여왔다고 한다. 이후 주로 사원에서 메밀국수를 만들어 먹다가 반죽을 ‘치대고 밀고 자르는’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던 과자점에 면 제작을 의뢰하는 사원이 늘어나면서 과자점과 메밀국수의 인연이 생겼다고 한다.

▲다실 입구에도 불교의 가르침이 적힌 간판이 장식되어 있다.
▲다실 입구에도 불교의 가르침이 적힌 간판이 장식되어 있다.

오와리야의 메밀국수와 사원의 인연은 에도 시대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특히 쇼코쿠지와 겐닌지, 묘신지 등 선종 사원과의 관계가 깊어 어떤 행사가 있을 때에는 ‘점심(点心)※’으로 오와리야의 메밀국수가 제공되었다. 에도(도쿄의 옛 지명)에서는 서민들 사이에서 즐겨먹던 메밀국수지만 교토에서는 사원의 식문화로 뿌리를 내렸다고 한다. 이러한 역사가 있어 가게에는 불교와 관련이 깊은 다실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선어(禅語)에서는 식사 중간에 먹는 소량의 음식을 ‘점심’이라고 한다.

▲다실에서는 정원이 바로 보인다. 푸른 나뭇잎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이 참 기분 좋다.
▲다실에서는 정원이 바로 보인다. 푸른 나뭇잎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이 참 기분 좋다.

노포의 역사를 지키면서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16대 주인의 도전

노포의 역사를 지키면서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16대 주인의 도전

‘다카라’라는 글자가 새겨진 가게 앞에서 인터뷰에 응해준 16대째 주인은 이나오카 씨.“선대로부터 물려 받았지만 좋은 것은 잘 지키면서 새로운 것에 계속 도전하고 싶어요.”라고 포부를 밝힌 이나오카 씨는 사실 뉴욕에서 10년간 사진 작가로 활약한 경력이 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2009년 교토로 돌아올 때까지 세계 각지를 여행하면서 작품 활동을 해 왔다고 한다.

▲패키지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해 제작한 선물용 메밀국수(세금 별도 400엔~)와 쓰유(세금 별로 550엔~). 여성스러운 섬세한 이미지와 노포의 품격이 잘 표현된 세련된 디자인이다.
▲패키지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해 제작한 선물용 메밀국수(세금 별도 400엔~)와 쓰유(세금 별로 550엔~). 여성스러운 섬세한 이미지와 노포의 품격이 잘 표현된 세련된 디자인이다.

교토에 돌아온 뒤 14대째 조부, 15대째 부친과 함께 가게 경영에 참여하면서 전통적인 맛과 가게의 소중한 뜻을 이어받았다. 이나오카 씨가 가게 경영을 전적으로 담당하게 된 것은 지난 2014년. “처음에는 모르는 것 투성이라 힘들었는데 최근에는 조금씩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그동안 경험해 온 ‘표현’이라는 감성을 잘 살려 지금은 상품 패키지와 판촉물 디자인, 신제품 제작 등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한다.

▲왼쪽부터 ‘소바모치’(5개 들이 550엔), ‘소바이타’(작은 상자 6개 등이 400엔), ‘소바볼’(100g 500엔) ※모두 세금 불포함 가격.
▲왼쪽부터 ‘소바모치’(5개 들이 550엔), ‘소바이타’(작은 상자 6개 등이 400엔), ‘소바볼’(100g 500엔) ※모두 세금 불포함 가격.

“지금은 오와리야하면 메밀국수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이제부터는 과자 제작에도 더 신경 쓸 생각입니다.”고 밝힌 이나오카 씨.

사진소바모치는 기사 중에도 소개했듯이 메밀가루를 사용한 반죽에 팥소를 넣어 만든 메밀만주다. 고소하게 구워낸 빵과 적당한 단맛으로 조미한 팥소가 절묘한 조회를 이룬다. 소바이타는 메물국수 가게의 기술력을 잘 살려 반죽을 얇게 밀어 만든 다음 길쭉한 모양으로 성형해 바삭하게 구워낸 제품이다. 메밀가루와 깨의 고소함이 중독성이 있다.소바볼은 거품기로 잘 풀어낸 계란에 설탕, 밀가루, 메밀가루를 더해 구워낸 서양식 과자다. 바삭하고 가벼운 식감과 소박한 맛이 특징인 교토를 대표하는 여행 선물이다.

이러한 전통적인 과자 외에도 새로운 과자 제작을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노포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과자는 또 어떤 맛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오랜 세월 동안 바뀐 것과 바뀌지 않은 것, 지켜낸 것과 새롭게 도전한 것. 이렇게 유연한 취사선택을 하면서 오늘에 이른 오와리야. 온고지신의 축적이 만들어 낸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었던 노포의 맛. 교토에 간다면 꼭 한 번 들러 그 맛을 느껴 보기 바란다.

  • 혼케 오와리야 본점
    本家尾張屋 本店
    • 주소 교토부 교토시 나카교쿠 쿠루마야마치도오리 니조사가루 니오몬쓰키누케초 322
    • 전화번호 075-231-3446
    • [영업시간]11:00~19:00(L.O.18:00)
      ※과자 판매는 9:00~
      [정기휴일]1월 1~2일

Text by:Myogaya Nobuhisa

※기사공개 당시의 정보입니다.
※가격과 메뉴내용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기재된 것 이외에는 모두 세금이 포함된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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