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 신슈칸은 ‘나다고고’ 중 하나인 미카게고에 위치한 양조장이다. 1751년 창업했으며, 전통적인 주조 방식으로 유명한 ‘후쿠주’ 브랜드는 노벨상 만찬회에서도 제공되는 등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밖에 ‘인터내셔널 와인 챌린지 2025’ 금상, 프랑스의 베테랑 소믈리에가 심사하는 니혼슈 컨벤션 ‘KURA MASTER 2025’에서 금상, 일본 국내에서는 2025년(2024년 주조 연도) 전국 신슈(새 술) 감평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3년 연속, 통산 21회째라는 영광스러운 수상 경력이다.

팸플릿는 16개 언어, 프라이스 카드는 4개 언어로 제공된다. 또, 니혼슈에 대한 식견이 높은 외국인 직원도 있어 영어와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중국어, 포르투갈어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매력적이다.

고베 슈신칸에는 니혼슈를 주조하는 ‘후쿠주쿠라’, 양조장 샵 ‘도묘구라’, 콘서트나 결혼식, 파티를 개최할 수 있는 다목적 홀 ‘호메이쿠라, 일식 전문점 ‘사카바야시’ 등 4개 시설이 있다. 또 ‘후쿠주쿠라’에는 일본 주조에 대한 견문을 넓힐 수 있는 투어 시설이 있다. 투어 플랜은 무료 셀프 투어 코스와 가이드 동반 투어에 식사가 포함된 코스 등 두 가지가 있다. ※두 코스 모두 20세 미만 참가자는 시음을 할 수 없다.

‘도묘구라’에서 체크인을 마치고 ‘후쿠주쿠라’로 이동해 고베 슈신칸의 역사와 양조 방식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시청한다. 다음 4층으로 올라가 견학 통로를 따라 셀프 투어를 진행하면 된다. 동영상이나 전시물을 통해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처음 접하는 사람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도묘구라’ 샵에서 무료 시음(약 3종류의 술)을 할 수 있다.

●스탠다드 양조장 투어 & 가이세키

●고급 양조장 투어 & 고베규 가이세키

이번에는 이탈리아 직원인 메소렐라 신지아(Mesolella Cinzia) 씨의 안내를 받았다.

‘도묘구라’에서 접수를 마치면 ‘후쿠주쿠라’로 이동한다.

‘후쿠주쿠라’ 1층에서는 고베 슈신칸의 역사와 주조 방식에 대한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후쿠주라는 이름은 후쿠로쿠주(복록수)라는 신에서 유래한 명칭으로, 행운과 부, 건강, 장수에 대한 염원을 담았다고 한다. 창업한지는 270년이 되었으며, 현재는 13대째 오너의 진두지휘 아래 전통적인 주조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곳의 오너는 대대로 ‘야스후쿠 타케노스케’라는 이름을 세습받는다고 해요. 외국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일본의 전통인 것 같아요. 투어 처음에 양조장의 역사와 시대별 주조 방식에 대해 해설을 해주기 때문에, 그 뒤에 이어지는 투어 내용을 더 이해하기가 쉬웠어요.”(요한나)

“니혼슈의 원료는 쌀과 물, 누룩입니다. 재료가 단순하기 때문에 품질을 철저히 추구해야 하는 것이지요. 저희 슈신칸은 고베시 기타구에 있는 계약 농가에서 재배한 쌀을 사용합니다. 물은 롯코 산맥에서 용출되는 ‘미야미즈’라는 지하수를 쓰는데, 미네랄이 풍부하고, 철분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주조에 적합합니다.” 주조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갖추고 있는 메소렐라 씨의 설명에 새삼 감탄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까지 올라가면 유리 너머로 양조장 모습을 볼 수 있다. 각 주조 공정에 대한 내용을 영상과 전시물을 통해 배울 수 있었고, 궁금한 점은 메소렐라 씨가 친절하게 답변해 주었다.

밥으로 지어먹는 ‘고시히카리’와 주조에 사용되는 술쌀(야마다 니시키)의 크기나 정미 정도가 어떻게 다른지 배울 수 있고, 현미와 50%까지 정미한 야마다 니시키를 직접 만져볼 수도 있다.

“실제로 사용되는 쌀을 보거나 만져볼 수 있는 것은 귀한 경험인 것 같아요. 평소 가게에서 술을 마실 때에 니혼슈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과정을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첫 공정’ 부터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요한나)

고베 슈신칸은 ‘환경에 부하를 주지 않는 선에서 맛있는 니혼슈를 만든다’는 방침 아래, 2022년 10월 세계 최초로 탄소 제로 니혼슈 ‘후쿠주 준마이슈 에코 제로’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양조용 전력을 100%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통해 얻고, 열원은 탄소 중립 도시 가스로 전환해 제조한 것이다. 2022년 10월 이후 양조된 후쿠주의 니혼슈는 모두 탄소 제로 제품이다.

원료가 되는 ‘야마다 니시키’는 고베시 기타구 유게 농장의 바이오매스 플랜트에서 배출되는 유기 소화액과 고베시 히가시나다구 하수 처리장에서 회수한 재생 인으로 만든 비료 ‘고베 하베스트’ 등 순환형 비료를 사용해 재배한다.

또 양조 후 나오는 부산물인 술지게미를 과자로 만들어 판매하며, 레스토랑에서는 술지게미를 사용한 요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손님들이 원하는 만큼만 소분해 파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자원 낭비를 줄이고, 친환경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니혼슈 주조에 관한 전통만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이나 지역과의 관계성까지 중시하는 기업 방침이 멋진 것 같아요. 니혼슈가 그 지역의 문화와 삶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요한나)

투어가 끝나면 ‘대망’의 바 코너로 이동한다. ‘한 종류만으로는 맛의 차이를 알 수 없으니, 3종류 정도를 시음해 보라’는 메소렐라 씨의 추천을 따르기로 했다. 먼저 ‘다이긴조 시즈쿠자케 쥬얼리 보틀’을 마셔 보았다. 35%로 정미한 다이긴조로, 풍부한 과일 향이 매력적이었다. 다음은 ‘다이긴조 타루시보리 시즈쿠자케’로, 전통적인 여과 방법으로 걸러 낸 40%로 정미한 다이긴조였다. 부드러운 느낌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후쿠주라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준마이 긴조’다. 60%로 정미된 쌀의 풍미가 잘 느껴지는 술로, 노벨상 공식 행사에서도 제공되었다고 한다.

“니혼슈 초보자인 저는 향이나 맛의 차이는 잘 몰라서요, 라벨이나 이름을 봐도 구별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전문가가 니혼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는 것을 들으며 맛을 볼 수 있어 매우 좋았습니다. 여러 차례 시음을 하는 사이에 각각의 차이를 조금씩 알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마음에 들었는지 요한나는 선물용 니혼슈도 고르고 있었다.

니혼슈의 재미있는 점은 정미 비율이나 여과 방식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는 데에 있다. 시음이 가능한 술은 계절별로 달라지니, 계절별로 그 시기 고유의 맛을 즐겨 보자.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한정술도 놓치지 말기 바란다.

고베 슈신칸에 있는 일식 전문점 ‘사카바야시’는 오래된 양조장을 개조한 고풍스러운 레스토랑이다. 이곳에는 코스로 즐기는 가이세키 요리와 단품으로 주문할 수 있는 다채로운 메뉴가 있다. 시음 후 입에 맞는 술을 골라도 되고, 점원의 추천을 받아도 된다. 술과 요리를 마음껏 즐겨 보자.

생선 회 3종 모둠, 이리자케, 양조 간장 + ‘후쿠주 준마이 다이긴조 블랙 라벨’

다음으로 단품 메뉴를 소개한다. 회는 갈치, 도미, 참치가 제공된다. 야마다 니시키를 40%까지 정미해 만드는 ‘준마이 다이긴조 블랙 라벨’은 백도와 서양 배의 풍미를 연상시키는 향으로 섬세한 맛이었는데, 회와도 썩 잘 어울렸다. 프랑스 최고의 소믈리에가 심사하는 KURA MASTER에서 금상보다 한 단계 높은 플래티넘상을 수상한 럭셔리한 니혼슈다.
※이리자케: 우메보시, 가쓰오부시, 니혼슈를 사용해서 만든 조미료

구로게 와규 전골(소) + 후쿠주 NEXT 준마이슈 타루 숙성 블렌드

특제 소스와 어우러진 구로게 와규 본연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고, 미즈나(야채)의 아삭한 식감이 매력적인 전골. ‘NEXT 타루 숙성 준마이’는 프렌치 오크와 아메리칸 오크 등 두 종류의 술통(타루)에서 숙성시킨 술을 준마이슈로 블렌딩한 제품으로, 바디감이 있고 드라이한 것이 특징이다. 우아한 바닐라 향과 위스키 같은 풍미가 전골 요리와도 잘 어울린다. 고베규를 먹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고베규 샤브 스키 전골(소) 가이세키(9종 14,000엔)를 추천한다.
※점심은 예약 필수
※음식 메뉴는 계절에 따라 달라짐

후쿠주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3종은 준마이 긴조, 초특선 준마이, 미카게고 준마이로, 기념품이나 선물용으로도 그만이다. 이 밖에 바로 여과시킨 계절별 한정 제품이나 양조장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고 하니 직원에게 추천 메뉴를 문의해 보자.

가장 인기 있는 기념품은 직영점 한정으로 판매하는 야채 절임 ‘나라즈케(박, 가지, 각각 906엔)’다. 소금에 절인 오이, 가지와 같은 야채를 술지게미에 묻어 발효시킨 음식으로, 특유의 달콤한 향과 풍미가 있어 밥 반찬이나 술 안주로 인기다.

고베 슈신칸은 니혼슈를 배우고, 체험하고, 시음해 볼 수 있는 곳이다. 전통적인 니혼슈 양조부터 현재 인기있는 니혼슈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지식을 배운 덕분인지, 니혼슈에 대한 요한나의 애정이 더욱 깊어진 것 같았다. 과음하는 일은 없어야 겠지만, 맛있는 니혼슈와 음식을 즐기러 꼭 한번 방문해 보기 바란다.

일본 최고의 니혼슈 명소 나다고고를 여행할 때에는 역 근처에 양조장이 많은 한신 전철이 편리하다. 술을 마신 뒤에도 안심하고 양조장 투어를 할 수 있다.

나다고고 관광에 집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해외 관광객 한정으로 제공되는 티켓으로, 한신 전철을 하루 종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고베, 교토, 오사카 등을 하루 동안 돌아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하루 종일 무제한으로 열차를 타고 다니면서 광범위한 도시를 둘러볼 수 있다.

나라, 와카야마 등 간사이 지역으로 가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여러 날 동안 사용할 수 있으며, 200개 이상의 시설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오카야마, 돗토리, 기노자키 온천까지 이동 가능하며, 특급 열차나 신칸센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어 장거리 여행에 적합하다.

혼자 여행하는 것이 불안한 사람들에게는 가이드 투어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