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에 가면 꼭 먹어 봐야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고베규’(고베산 소고기). 다소 비싸다는 이미지가 있는 고베규지만 거품없는 가격에 먹을 수 있다면? 그래서 이번에는 그러한 당신의 희망사항을 들어 줄, 질 좋은 고베규를 맛볼 수 있는 가게 3곳을 소개하려고 한다.
수많은 일본의 브랜드 소고기 중에서도 최고 등급에 속하는 고베규. 효고현 북부 타지마 지방 산간부의 푸르른 자연 환경에 둘러싸여 생산자의 세심한 마음가짐에 의해 탄생한 빛깔 고운 마블링은 열을 가함으로써 부드럽고 녹는 듯한 식감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고베시 JR산노미야역 주변에는 그런 고베규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는 가게들로 넘쳐나는 가운데, 런치메뉴도 제공하고 거품없는 가격에 고베규를 맛볼 수 있는 가게들로 선정해 보았다.
쉐프가 직접 구워주는 다이나믹한 철판 구이! ‘고베규 스테이크 사이 다이닝’
눈 앞에서 쉐프가 직접 조리해 주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철판구이 카운터 스타일이 좋은 평판을 얻고 있는 ‘고베규 스테이크 사이 다이닝’. 산노미야역에서 서쪽 방향 도보 10분 거리로 큰 길에서 한 블록 안으로 들어간 곳의 건물 지하에 자리잡고 있다.
계단을 내려와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큼직한 철판 카운터(3곳)가 보인다. 그 밖에도 8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소파식 테이블석이 있으며 전체적으로 확 트인 공간이 인상적이다. 모노톤을 베이스로 한 내부 인테리어는 스타일리쉬 하면서 차분한 분위기.
런치 메뉴로 가장 인기 있는 ‘엄선 고베규 스테이크 A 코스 (80g)’을 주문해 보았다. 제철 채소 포타주를 시작으로 샐러드에 제철 채소구이, 그리고 메인 고베규 스테이크에 라이스 or 빵, 커피 or 홍차 까지 런치라고 하기에는 호화스러운 볼륨 만점의 코스 요리!
이 가게는 채소 소믈리에가 엄선하여 준비한 제철 채소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것도 큰 특징 중의 하나. 굽기 전에 쉐프가 각 채소의 원산지 등을 설명해 준다.
채소는 각 지방을 중심으로 제철에 가장 맛있는 것을 엄선한다고 한다. 각 채소들 마다 정말이지 먹음직스러운 빛깔을 띄고 있다.
정성스럽게 구워낸 채소를 접시 위에 올려주는 쉐프. 안데스 산맥의 바위 소금을 찍어 먹으면 은은하게 느껴지는 달콤함과 식재료 고유의 맛이 그대로 전해진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인 고기가 등장한다. 고기에 블랜디를 골고루 뿌린 후, 화려하게 플랑베! 역동적인 불꽃 퍼포먼스는 평소에 느낄 수 없었던 신선함을 선사한다.
3cm나 하는 두꺼운 철판에서 화려하게 익어가는 고베규. 철판은 오픈하기 전부터 불에 달구어 고온을 유지시킨 후, 그 위에 고기를 단 번에 구워내어 육즙이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맛의 비결이라고 한다. 넋을 잃고 퍼포먼스에 집중하다 보니 순식간에 고기는 구워져 있었다.
기가 막히게 잘 구워진 고기를 한 번 보길 바란다. 무척이나 부드러운 육질은 두 세번 씹으면 사르르 녹아 버리는 듯한 느낌이랄까. 입에 넣는 순간, 최고급(A5등급) 고베규의 풍부한 육즙이 입안 가득 쫘~악 퍼져 나간다!
“맛있는 고기일수록 양념이 필요 없다”는 말이 있듯이 소금과 후추 플랑베에 사용된 브랜디의 향으로만 맛을 낸 고베규는 그만큼 육질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갈릭 칩과 함께 먹기 좋은 사이즈로 커트되어 접시 위에 올려진 스테이크는 안데스 산맥의 바위 소금, 또는 나오시치 과즙이 들어간 폰즈 소스에 찍어 먹는다. ‘나오시치’란 고치현에서 재배되는, 단 맛과 신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감귤류의 일종이다. 깔끔한 폰즈 소스는 고기의 지방 맛을 완화 시켜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을 살려준다.
대만을 비롯한 해외 여러 매스컴에서 화제가 되어 일본인 손님 뿐 아니라 많은 외국인 손님들도 방문하는 ‘고베규 스테이크 사이 다이닝’. 희소 가치가 높은 최고 등급의 고기를 거품 없는 가격에 맛 보고 싶다면 꼭 들러야 하는 가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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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규 스테이크 사이 다이닝神戸牛ステーキ 彩ダイニング
- 주소 효고현 고베시 츄오구 시모야마테도오리 3-1-9 코스모 빌딩 B1
- 전화번호 078-331-5638
영업시간 11:30~15:00(라스트 오더 14:00), 17:30~22:30(라스트 오더 21:00) ※ 12월에 한하여 토,일,공휴일은 11:30~23:30 까지 브레이크 타임 없이 연장 영업
정규휴일 12월31일, 1월1일
차원이 다른 규동! 없어서 못 파는 숨은 맛집 ‘히로시게’
다음으로 소개할 곳은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규동 맛집 ‘히로시게’. 산노미야역에서 북쪽 방향으로 도보 1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그 곳은…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행렬이 항상 끊이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다. 맛있는 규동을 먹을 수 있다면 비 정도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우산을 쓰고 기다리는 손님들. 그 날 준비한 식재료가 전부 소진되면 저녁 무렵에 가게 문을 닫는 경우도 허다한, 말 그대로 “없어서 못 파는 숨은 맛집”인 셈이다.
‘히로시게’는 고베규를 사용한 규동 전문점으로 메뉴 구성은 규동과 계란, 맥주가 전부다. 규동으로만 정면 승부하는 그 맛은 과연 어떨까? 그럼 가게 안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자.
최고의 규동을 맛보기 위해 모두가 이 작은 한 자리를 놓고 긴 사투를 벌인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규동이 눈 앞에 그 모습을 나타냈다. 모락모락 올라오는 김과 함께 부드럽게 코를 자극하는 달콤한 소스 향이 식욕을 돋운다. 불맛이 살아 있는, 얇게 썰린 고기는 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듬뿍 담겨져 있으며 그 위에 차조기 잎, 대파, 시시토(굵고 짧은 푸른 고추로 맵지 않은 것이 특징) 가 올려져 있다.
먼저 한 두 장의 고기를 젓가락으로 들어 올려 계란에 충분히 적신 후, 스키야키 풍으로 즐겨 보자. 부드럽고 육즙 가득한 고기는 계란과 함께 입 안에서 환상의 하모니를 연출한다. 이미 일반 규동의 육질을 넘어선, 최고급 음식점의 스키야키를 먹고 있는 듯한 느낌! 또한 고기 한 장, 한 장이 큼직하여 만족감도 두 배!!
그 후에는 계란을 덮밥에 뿌려 먹는 것이 이 가게 점주가 추천하는 ‘규동 먹는 법’이라고 한다. 좋은 고기의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간장 베이스의 연한 소스를 사용하며 고추의 발효 조미료인 매콤한‘간즈리’가 들어 있어 자칫 느끼해질 수 있는 고기 맛을 깔끔하게 커버해 준다.
웃는 얼굴이 매력적인 점주 히시이 씨는약 19년간 효고현의 여러 지역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경영한 이색적인 경력의 소유자다.
고베규라는 고급 식재료를 누구나 좋아하는 규동에 사용하여 ‘거품 없는 가격에 제공할 수는 없을까’ 하고 생각한 것을 계기로 요리인 인생 20주년을 맞이한 2012년에 심기일전 하여 고베규 규동 전문점 ‘히로시게’를 오픈하였다고 한다. 지금이야 고베규 규동을 메뉴로 제공하는 가게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지만 규동이 패스트 푸드로 인식되던 당시에는 획기적이었다고 한다.
히로시게의 철칙은 음식을 미리 만들어 놓지 않는 것! 고기는 적절하게 마블링이 섞인, 비교적 지방이 적은 것을 사용한다. 그래서 인지 외관상 딱 봐도 한 눈에 좋은 고기임을 알 수가 있다.
손님의 수요에 맞춰 고기는 비교적 대량으로 사들이고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경영하던 시절과 달리 지금은 혼자서 하기 때문에 식재료와 인건비 절감 등의 효과로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가게 선전을 전혀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으로 화제의 맛집이 되어 지금은 TV나 잡지 등의 미디어들로부터 앞다퉈 취재 요청이 들어온다고 한다. 출장 관계로 고베에 방문하는 일본인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찾아오는 단골 손님들도 있을 정도로 이 곳은 더 이상 이 지역의 숨은 맛집이 아닌 유명 맛집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고베에 가면 긴 대기 시간을 금새 잊게 해줄 규동 한 그릇 하고 가는 건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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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규동 히로시게神戸牛丼 広重
- 주소 호고현 고베시 츄오구 나카야마테도오리 1-22-21 마에카와 빌딩 1층
- 전화번호 078-222-6611
영업시간 11:00~15:00, 18:00~23:00 (재료 소진 시 영업 종료)
정규휴일 가게 사정으로 인한 임시 휴업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공간에서 여유롭게 고베규를 즐기자 ‘고베 스테이크 프로펠러’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산노미야역에서 도보 5분거리로 고베국제회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고베 스테이크 프로펠러’.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고베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는 집으로 소문이 자자한 인기 가게다.
외관은 스테이크 전문점이라기 보다는 귀여운 카페와 같은 분위기.
편안하고 아늑한 실내에는 다양한 골동 소품들이 장식되어 있다. 기품이 있으면서 어딘가 영화에서 본 듯한 서양식 집 안을 연상시키는 공간.
고깃살은 두툼한데도 무척이나 부드러우면서 적당히 씹는 맛도 즐길 수 있는 미디엄 레어 구이로 소고기의 진한 고소함과 육즙이 풍부하여 먹어도 먹어도 계속 먹고 싶은 맛이다.
접시 위에는 고기와 함께 예쁘게 장식된 채소가 함께 제공된다. 고기는 먹기 좋은 사이즈로 커트되어 있으며 자리에는 포크, 나이프 이외에도 젓가락이 준비되어 있다. “좋은 고기를 젓가락으로 가볍게 즐겨 보세요” 라는 쉐프의 추천대로 젓가락으로도 한 입 꿀꺽~!
고기 자체에 간은 거의 하지 않고 식재료 본연의 맛으로 승부한다. 양념은 로즈 소금, 양파 소스, 땅콩 소스 이렇게 3종류가 있는 가운데, 쉐프의 추천은 땅콩버터를 사용한 땅콩 소스. 은은한 단맛과 톡 쏘는 매운맛이 고기의 맛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준다.
이 곳의 고기는 철판이 아닌 그릴에 굽는 것이 특징
다카하시 쉐프에게 물어보니 고베규는 마블링이 섬세하고 지방이 많기 때문에 그릴에 구우면 필요 없는 지방이 빠져나가 맛과 함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육즙이 날아가지 않는 효과까지!
고기와 함께 와인을 즐기는 것도 추천한다. 이 지역 고베 와인을 비롯하여 각국의 30종류 이상의 와인이 준비되어 있다.
가게 안에는 여러 그림들이 걸려 있는 가운데, 한 쪽에는 일본의 유명한 예술가인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도 눈에 띈다. 가게에서 남쪽 방향으로 멀지 않은 곳에는 그림 교실도 있어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자주 식사를 하러 온다고 한다.
고급스러우면서 편안하고 아늑한 실내 공간은 관광객은 물론이거니와 이 지역 고베 사람들에게도 크게 사랑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이다.
퀄리티가 높은 고기를 제공하는 가게임과 동시에 부담스럽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고베규를 즐길 수 있는 ‘프로펠러’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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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 스테이크 프로펠러神戸ステーキ プロペラ
- 주소 효고현 고베시 츄오구 이소가미도오리 8-1-14
- 전화번호 078-862-3972
영업시간 평일 11:00~15:00(라스트 오더 15:00), 17:00~21:30(라스트 오더 21:30)
토,일,공휴일 11:00~21:30(라스트 오더 21:30) ※런치메뉴는 15:00까지
정규휴일 연중무휴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 고베에 가면 고베규를 먹어라” 고베 방문 시에는 자기 취향에 맞는 고베규 가게에 들러 최고의 고베규를 꼭 맛보길 바란다.
Text by:Ad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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