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섬이라 불리는 홋카이도 레분섬은 해발 0m 지점부터 고산 식물이 우거져 있는 꽃의 낙원이다. 꽃, 리시리산, 바다, 기암이 하나로 어우러진 절경 가득한 꽃 트레킹 코스를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가 보았다.
7월~9월이 절정. 꽃의 성지 레분섬에 가보자!
레분섬은 홋카이도 끝자락에 위치한 왓카나이 시에서부터 서쪽방향으로 약 60km 떨어진 지점이다. 리시리섬과 함께 일본해에 있는 작은 섬이다.
섬까지 가는 방법으로는 왓카나이와 리시리에서 출발하는 배가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왓카나이에서는 약 1시간 55분, 리시리에서는 약 40~45분이 소요된다.
면적의 70퍼센트가 국정공원(국립공원에 준하는 일본의 공원 제도)이라는 레분섬의 그 장엄한 대자연의 품에 첫 발을 내딛었다. 매년 4월부터 9월까지 섬 여기저기에는 약 300종류의 꽃들이 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개화는 2주 페이스로 바뀌며 경치 또한 다이나믹하게 변모한다. 6월하순경부터 일제히 그 수가 증가하여 7월~9월초순에는 절정을 이룬다.
꽃 트레킹을 마음껏 즐기고 싶다면 전문 가이드는 필수다. 이번에는 레분섬관광협회가 인정한 식물에 정통한 전문 가이드 단체‘꽃 가이드 클럽’과 함께 하였다.
단체 플랜도 있었지만 우리 취재팀은 개인 플랜(개인 가이드)을 선택하였다. 요금은 반나절(4시간)2인 15000엔. 담당 가이드는 리시리섬&레분섬 플라워 트레킹 전문 가이드 사사카 에미 씨.
이 플랜은 예약할 때 체력 상태 고려 및 보고 싶은 것 위주로 코스 설정이 가능하다. 꽃이 많이 피어있고 트레킹 초보라도 갈 수 있는 장소 추천을 의뢰하니 도암 전망대에서 금매화의 계곡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왕복 3km 코스를 제안해 주었다.
플라워 로드라 불리는 이 길은 섬 안에서도 가장 많은 꽃이 자생하는 트레킹 코스다. 게다가 왼쪽에는 리시리산, 오른쪽에는 바다와 기암의 절경이 계속 이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설레는 마음을 억누르지 못했다. 거리도 그렇게 긴 코스가 아니어서 우리들에게 딱 맞는 코스였다.
트레킹에 필요한 장비로는 두꺼운 양말, 트레킹 슈즈, 속건성 반팔 또는 긴팔 티셔츠, 발목까지 내려오는 트레킹 바지, 데이백, 방한복, 비옷 상하, 모자, 음료수, 당분 섭취가 가능한 사탕, 장갑, 쓰레기봉투, 썬크림 등이 있다.
특히 비옷은 꼭 챙길 것! 레분섬의 날씨는 비, 안개, 바람이 많기 때문에 필수 용품이다. 바람에 약한 우산 보다는 방수 웨어도 괜찮은 선택이다.
가이드의 친절한 설명은 트레킹의 즐거움을 2배로!
당일 가이드와는 레분섬 카후카 여객선 터미널 현관 또는 호텔 레분 로비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 후 노선버스로 출발지점까지 이동. 트레킹이 종류되면 버스는 타지 않고 최초에 만난 장소까지 걸어서 내려간 후 해산.
이번 코스와 같이 도암 전망대 주변을 걷는 경우는 카후카항 여객선 터미널 앞에서 버스를 타고 종점 도암등산입구에서 하차. 도암 전망대까지는 1.2km정도의 언덕길을 올라가야 한다(약 40분~1시간 정도).
그럼 도암 전망대에서 출발하는 플라워 로드를 걸어 보자!
전망 좋은 사진을 제공하였으나 사실 우리가 간 날은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렸고 짙은 안개가 끼었다(레분섬은 6월~7월에 가랑비가 많이 내린다).
절경은 보지 못했지만 산책로 옆에 활짝 핀 수많은 꽃들이 우리들의 마음을 달래 주었다. 정말 이처럼 아름다운 광경이 또 있을까.
일본 혼슈에서는 해발 2000m급 이상의 산에서만 볼 수 있는 꽃이 이 곳에서는 간단하게 볼 수 있다며 놀라는 트레킹 매니아들이 많다고 한다. 잘 생각해보니 우리들은 노력의 대가 없이 아니 최소한의 노력으로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새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가이드 사사카 씨가 처음에 소개해준 꽃은 일찍 핀 ‘범꼬리’ 다.
‘이 꽃은 예쁜 겉모습과 달리 그 냄새가 지독합니다. 굳이 예를 들자면 비에 젖은 양말 냄새라 할까’라고 설명하는 사사카 씨. 그 냄새가 궁금하여 꽃 가까이 코를 가져다 댔지만 비가 와서 인지 이 날은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
이 연보랏빛 꽃은 ‘쥐손이풀’
‘꽃 뒤쪽에 털이 덥수룩하게 난 알갱이가 꽃봉오리입니다. 오늘과 같은 날씨에는 물방울이 맺혀 그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사실 꽃만 볼 생각이라면 좋은 날씨보다 안개 낀 날씨가 반짝반짝 꽃들이 빛나기 때문에 더욱 좋습니다’라는 사사카 씨.
꽃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한 가이드 사사카 씨의 설명은 우리의 기분을 한층 더 업 시켜주었다.
가는 도중 경사길에 펼쳐지는 꽃밭과 바다, 고양이 바위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장소를 지나가지만 이 날은 볼 수 없었다.
참고로 고양이 바위란 고양이의 뒷모습과 비슷한 바위를 일컬어 말한다. 잘 보면 귀와 꼬리도 있어 귀엽다고 한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걷던 길을 가는 도중에 갑자기 사사카 씨가 이것을 보라며 손가락을 가리킨 것은 짙은 보라색 꽃. 놀랍게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이 섬에만 핀다는 레분섬 고유종 ‘레분 두메자운’이었다.
그 밖에도 레분이라는 이름이 붙은 꽃은 많이 있었으나 그 대부분은 다른 토지에서도 피며 조금 다른 고유 품종이라고 한다.
레분섬에는 이 외에도 ‘레분야생난’이라는 고유 품종이 있으며 플라워 로드에는 피어 있지 않지만 섬 북쪽에 있는 ‘레분야생난군생지’에서 볼 수 있다.
레분야생난은 부풀어 오른 풍선과 같은 형태가 특징이다. 날개와 같이 열린 하얀 부분은 꽃잎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꽃받침이라 설명해주는 사사카 씨. 정말 레분섬 꽃 박사가 맞는 것 같다.
왜 레분섬에는 고산식물이 많은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사이에 되돌아가는 지점인 금매화의 계곡에 도착했다. 금매화의 계곡은 그 이름대로 레분 금매화가 피는 계곡이다. 눈부신 노란색 물결은 안도감과 함께 지친 몸에 기운을 불어 넣어줬다.
여기까지 온 길을 다시 되돌아 가면 꽃 트레킹 일정은 아쉽게도 끝이난다. 돌아가는 길은 온 길과 같은 길이라고는 하지만 걷는 방향이 달라서인지 다른 길을 걷는 듯한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 트레킹을 마치고 나니 가이드가 있고 없고에 따라 큰 차이가 있음을 뼈저리게 느꼈다. 우리들의 꽃에 대한 상식과 호기심은 어느덧 머리속에 마음속에 채워져 있었다.
가이드 사사카 씨와는 헤어졌지만 저녁무렵 날씨가 좋아져 또 한 번 도암전망대로 향했다. 그 곳에는 가슴 속 깊은 곳에 스며드는 아름다운 저녁노을이 펼쳐져 있었다.
이번 여행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최고 그 자체였다.
레분섬에는 이 코스 이외에도 아름다운 꽃과 절경을 만끽할 수 있는 다른 트레킹 코스가 있다. 꽃 트레킹의 재미를 더해주는 가이드와 상담 후,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멋진 꽃 여행을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본 기사에서 소개한 꽃의 개화시기는 기상조건 등에 따라 다소 빨라지거나 늦춰질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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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bun Hana Guide Club礼文はなガイドクラブ
- 주소 〒097-1201 北海道礼文郡礼文町香深字尺忍1-10/Syakunin 1-10, Kafuka, Rebun-cho Rebun-gun, Hokkaido, 097-1201, Japan
- 전화번호 0163-89-6330
영업기간 : 4~9月
영업시간 : 9:00~17:00
정기휴일 : 기간중에는 매일 운영
가이드비용 : 개인 플랜 반나절(4시간기준)2명 15000엔
Written by F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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