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시계탑은 1878년 홋카이 도대학의 전신인 삿포로 농학교의 연무장으로 건설되었다. 완성 당시에는 시계탑이 없었는데 건설된 지 3년 후 수업의 시작과 종료를 알리기 위해 시계가 설치되었다고 한다. 빌딩에 둘러싸여 있어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는 의견도 많지만 교통이 편리해 꼭 들러볼 만한 곳이다.

삿포로 시계탑 바로 건너편에 있는 ‘유키지루시 파라 본점’은 파란 간판이 특징이다. 옛날부터 이어져 온 제조 방법으로 전통적인 맛을 지켜 온 아이스크림 외에 계절 한정 파르페와 오리지널 케이크를 판다. 매점에서도 오리지널 기념품을 다양하게 취급한다.

유키지루시 파라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가면 ‘홋카이도청 구본청사’에 도착한다. 붉은 벽돌이라는 의미의 ‘아카렌가’ 청사라는 애칭으로 알려진 벽돌로 만들어진 건물에서 1888년부터 신청사가 생길 때까지 약 80년 동안 도정을 담당해 왔다. 삿포로 시계탑과 함께 삿포로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다.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고 연못에서는 새가 잠시 날개를 쉬어가는 도심 속 오아시스로 사랑받는 곳이다.

오도리역에서 지하철 도자이선을 타고 종점인 미야노사와역에서 하차. 도보로 약 8분 걸리는 곳에 ‘시로이코이비토 파크’가 있다. 홋카이도의 대표적인 기념선물 ‘시로이코이비토’의 제조 라인을 견학할 수 있으며 초콜릿의 역사를 배울 수 있고 과자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아름다운 꽃이 피어있는 정원에서는 매시간 정시가 되면 북쪽나라 동물들이 펼치는 ‘꼭두각시 인형 쇼’를 볼 수 있다. 런치는 파크 안에 있는 ‘카페 레스토랑 안토르포’에서 즐겨 보자. 오리지널 카레가 맛있다고 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마치 집같은 편안한 분위기의 이 가게는 아직 많이 소문이 나지 않은 곳이라고.

지하철 오도리역에서 도자이선으로 갈아타고 마루야마 공원역에서 하자. 도리이를 지나 ‘홋카이도진구’로 향하자. 경내는 엄숙한 분위기에 싸여 있어 아주 신비롭다. 홋카이도 진구는 인연을 이어주거나 사업 번성, 여행, 교통 안전 등 다양한 기도를 들어주는 영험한 곳으로 매년 많은 사람들이 참배차 방문한다.

홋카이도진구 안에 있는 ‘롯카테이 진구차야’에서 잠시 쉬어 가자. 이 가게 한정으로 판매되는 ‘한간사마’를 먹어 보자. 메밀가루로 반죽한 떡 안에 통팥이 들어있는 메뉴로 아주 맛있다.

마루야마 공원 버스 터미널에서 20분 정도 버스를 타고 달려 ‘오쿠라야마 전망대’로 향하자. 이 시설은 1972년 동계 올림픽 삿포로 대회에서 점프 정기장으로 사용된 곳으로 지금도 국제경기가 열리는 곳이다.

리프트를 사용해 전망 라운지까지 갈 수 있으며 고도 307미터에서 삿포로의 시가지와 이시가리 평원, 이시가리만을 전부 내려다 볼 수 있다. 7월말부터 9월말까지 리트프는 하절기 야간 영업을 하기 떄문에 편하게 야경을 즐길 수 있다.

부지 안에는 ‘삿포로 올림픽 뮤지엄’도 있다. 윈터 스포츠의 역사와 귀중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으며 올림픽 경기를 체험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를 통해 빙설의 세계 특유의 스피드감과 비상감을 느낄 수 있다.

오쿠라야마에서 삿포로 시계탑 주변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자. 아이누어로 ‘맛있다’는 뜻의 ‘케라피리카’는 아이누 민족의 후손인 이마 히로아키 씨가 “어머니가 만들어 준 아이누의 가정요리를 더 많은 분들꼐 대접하고 싶다”며 삿포로 시계탑 근처에 오픈한 가게다. 아이누 사람들은 물고기 잡이와 수렵을 통해 잡은 연어와 에조사슴, 산야에서 채취한 백합과 ‘오우바유리’의 비늘줄기와 도토리, 산채 외에 잡곡과 감자 등을 재배해 먹었다고 전해진다. 케라피리카에서는 이러한 재료로 만든 요리를 제공한다. 또 비정기적이기는 하지만 아이누 문화를 전하는 라이브 공연도 개최한다.

술을 마신 다음 파르페를 먹는 것이 홋카이도 스타일. ‘파르페테리아 파르’는 파르페와 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바 스타일의 가게다. 하루의 마무리로 즐길 만한 깔끔한 맛의 파르페를 주문해 보자.

오도리공원에서 소세이강을 건너면 나오는 동쪽 지구는 ‘소세이가와 이스트’라고 불리는데 복고적인 분위기와 세련됨이 공존하는 지역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니조 시장은 생선 가게와 청과물 가게를 비롯해 아침부터 영업을 하는 음식점도 있다. 이곳에서 아침부터 고급스러운 해산물 덮밥을 먹어 보면 어떨까.

지하철 오도리역에서 도자이선을 타고 신삿포로역에서 하차(약 20분), 여기서 다시 JR 버스로 갈아타고 약 20분 정도 달려 ‘홋카이도 개척촌’을 향한다. 홋카이도 개척촌은 메이지 시대부터 쇼와 초기까지 건축된 홋카이도 각 지방의 건축물 52개 동을 약 54헥타르에 달하는 부지에 이축 또는 재현해 낸 곳이다. 당시의 놀이 문화와 전통 기술을 전승하는 활동도 진행 중이다.

바로 옆에는 개척 시대와 아이누 문화의 귀중한 자료를 전시해 놓은 ‘홋카이도 박물관’이 있다. 전시물은 주제에 따라 변경되기 때문에 몇 번을 방문해도 유익한 감상을 할 수 있다.

신삿포로역으로 돌아가 점심을 먹도록 하자. 역에 인접해 있는 상업 시설 산피아자 안에 있는 ‘쇼유야혼텐’에서는 1950년대 홋카이도 탄광촌에서 제공하던 라멘 맛을 여전히 지켜오고 있다. 야채로 우려낸 채수, 닭 육수, 돼지 육수를 섞어 만든 깔끔한 국물에 특별 주문해 만든 면을 넣어 완성시킨다. 옛맛을 그대로 잘 살려 일본인이라면 누구나가 그리운 맛이라고 느낄 것이다.

JR 신삿포로역에서 10분 정도 전철을 타고 나에보역에서 하차. 버스로 갈아타고 약 25분 달리면 ‘에모레누마 공원’에 도착한다. 이 공원은 ‘공원 전체를 하나의 조각품으로 보고 설계하겠다’는 기본 콘셉트를 바탕으로 조각가인 이사무 노구치가 제작한 것이다.

넓은 부지에는 기하학적 무늬를 많이 사용한 산과 분수, 놀이기구와 같은 시설이 질서정연하게 배치되어 있어 자연과 예술작품이 잘 융합된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나에보역으로 돌아가 걸어서 ‘삿포로 맥주 박물관’으로 향한다. 1876년 개척사(홋카이도의 개척 업무를 주로 담당하던 관청)가 홋카이도 삿포로시에 개척사 맥주양조소를 만들었다. 삿포로 역사는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삿포로 제2공장의 제조 능력을 삿포로 공장(에니와시)으로 집약시켜 지금은 그 터에 상업 시설이 들어섰다.

이 회사의 역사와 맥주 제조법에 대한 전시물을 볼 수 있으며 유료 프리미엄 투어(어른 500엔)에 참가하면 한정 맥주를 시음할 수도 있다. 저녁 식사로 옆 건물에 있는 맥주원에서 막 제조한 맥주와 징기스칸을 즐겨 보자.

나에보역에서 삿포로역으로 가서 쾌속 에어포트로 갈아타고 살짝 취기가 오른 기분으로 신치토세 공항으로 향한다.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 위로 지난 이틀 간의 즐거운 추억이 오버랩되는 기분이다.

삿포로는 야생동물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등 도시와 자연이 조화를 이룬 고장이다. 그 매력에 빠져 몇 번이고 다시 방문하는 여행객들도 적지 않다. 다음에 갈 때에는 이번과는 다른 계절에 방문해 삿포로의 매력을 재발견해 보기 바란다.


Text by:minna no kotoba s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