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이 있는 곳은 삿포로 시가지에서 차로 40분 정도 달라면 도착하는 미나미쿠 고가네유에 있다. 삿포로의 중심부를 흐르는 도요히라강 상류에 해당되는 자연이 풍요로운 지역이다. 고가네유에는 온천이 있으며 10분 정도 더 차로 이동하면 삿포로의 안방이라 불리는 조잔케이 지역이다.

아이누어로 ‘삿포로의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시설의 콘셉트는 ‘보고 만지고 즐기는’ 전시다. 홋카이도에는 이밖에도 아이누의 문화와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시설이 있지만 이곳만의 특징과 매력은 ‘대부분의 전시품을 직접 만져볼 수 있다’는 점이다.

시설 부지 안에는 아이누 사람들이 살던 ‘치세(가옥)’와 ‘푸(창고)’ 등을 재현한 ‘역사 마을’과 ‘이유타프(정미 도구)’와 연못을 재현한 ‘자연 마을’ 등 야외 전시 공간이 두 곳 있다. 또 녹색으로 빛나는 노출 콘크리트로 제작된 근대적인 건물이 있는데 이곳이 바로 메인 전시장이다.

건물 입구로 들어서면 먼저 큰 나무로 제작된 기념물이 맞이해준다. 여기서부서 한 층 아래에 있는 전시실까지 완만한 경사로 이어진 스트리트 갤러리가 펼쳐진다. 물결치는 벽은 아이누족에게 더없이 소중한 공간인 강의 흐름을 형상화한 것이다. 벽에 비치된 쇼 윈도 안에는 아이누족의 신구 문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드디어 메인 전시실로 이동했다. 이곳에 입장하려면 관람료(일반인 200엔 외)를 내야한다. 깔끔하게 레이아웃된 공간에 조명을 받고 있는 전시품 수는 무려 300점이나 된다. 삿포로 아이누 협회가 중심이 되어 복원 제작한 전통 의상과 민예품 등 전시품의 명칭에는 영어 표기가 함께 기재되어 있다. 박물관과 다른 점은 모든 전시물을 직접 손으로 만져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전시물은 추운 겨울을 극복하기 위해 아이누 사람들이 걸치고 다니던 사슴 가죽으로 만든 외투다.

이 전시물은 연어 껍질을 사용해 만든 구두다. 겨울철 눈덮인 홋카이도에서는 연어 지느러미가 미끄럼방지 역할을 해주었다고 한다. 이런 전시물 하나 하나의 소재가 가지는 독특한 촉감과 질감, 무게 등을 실제로 느끼면서 아이누 사람들의 삶을 상상해 보는 것은 아주 귀중한 체험이 될 것이다.

아이누 문화 중에서도 특히 주목받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전통 의상 등에 사용된 독특한 아이누 문양이다. 곡선이나 소용돌이 등이 어우러진 문양은 하나 하나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현대에 들어서도 패션 아이템 등에 사용되고 판매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전시실에는 이 아이누 문양을 실제로 그려보는 체험을 할 수 있는 코너가 있다. 또 포도 덩굴을 형상화된 원 안으로 물건을 던져 통과시키는 시설물 등을 이용해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이밖에도 시설 안에는 무대를 갖춘 교류 홀, 아이누 민족에 관한 도서와 비디오 영상 등을 관람할 수 있는 정보 코너, 조리실 등도 있어 다양한 이벤트 등이 진행된다고 한다.

야외 전시 공간에는 길이 약 15m에 이르는 해양 선박도 전시되어 있다. 눈 앞으로 녹음이 우거진 산들이 펼쳐지고 강물 소리가 귓전을 간지럽히는 이곳. 아이누 사람들이 외경심을 품고 함께 살아온 자연을 느낄 수 곳에 위치한 삿포로시 아이누 문화 교류 센터 삿포로 피리카코탄.
계절별로 풍경이 달라지는 자연 경관을 즐기면서 이들이 소중히 여겨 온 문화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

Texr by : minna no kotoba s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