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여우는 북반구에 널리 분포하는 붉은여우의 아종이지만 홋카이도 이외에 서식하는 일본여우보다 전체적으로 몸집이 큰 것이 특징이다. 일본 각지에는 북방여우를 전시하는 동물원이 있지만 북방여우에만 특화한 전국적으로도 보기 드문 동물원이 있다. 기타미시에서 서쪽으로 자동차로 약 40분 달려가면 나오는 기타미시 루베시베초에 있는 ‘기타키츠네 목장’이다.

기타키츠네 목장은 귀여운 여우들을 가까이에서 접하길 바라는 마음에 1983년에 문을 열었다. 지금도 오픈 당시와 변함없는 외관으로 입구에는 언제부터 서있는지 알 길이 없는 수퍼맨 차림의 여우가 내방객들을 맞아준다.

목장 내에서는 ‘달리지 않을 것’, ‘통로 이외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 ‘음식은 절대 주지 않을 것’, ‘물건을 떨어뜨리지 않을 것, 빼앗기지 않을 것’, ‘문은 반드시 닫을 것’, ‘촬영 시 휴대폰을 주의할 것’ 등의 규칙이 있으니 반드시 지키도록 하자.

목장에 들어서면 광활한 초원에 수 많은 북방여우들이 여유롭게 노닐고 있다. 여우는 개과의 동물 중에서도 드물게 무리를 이루지 않는 습성이다. 때문에 자연계에서 이렇게 많은 북방여우를 한 번에 보기는 힘들다. 나무를 타고 있는 모습, 달리기 시합을 하고 있는 모습, 함께 뒹구는 모습 등등 북방여우의 생생한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야행성인 북방여우는 낮에는 별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하니 활동적인 모습을 보고 싶다면 15시 이후에 찾는 것을 추천한다.

목장에는 에조너구리도 있다. 활발하고 겁이 없는 북방여우와 달리 에조너구리는 겁이 워낙 많아 정말 운이 좋아야 직접 볼 수 있다고 한다.

북방여우는 모두 목장에서 번식활동을 해 봄에는 새끼 여우가 태어난다. 현재 사육 중인 50마리에는 모두 이름이 있는데 사육사들은 털의 색깔과 모양으로 전원을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 여우는 신의 심부름꾼이라 하여 신사에 가면 여우 석상을 모시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목장 안에도 신사가 있지만 이곳에는 석상 대신 살아있는 북방여우를 영접할 수 있다. 여러 의미에서 독특한 스팟이니 꼭 한 번 들러보기 바란다.

기타미시 루베시베초에는 기타키츠네 목장 외에도 목공을 즐길 수 있는 시설과 지역산 재료로 만든 요리를 제공하는 가게, 수족관 등 즐길 거리가 모두 근거리에 모여있다. 볼 거리가 많으니 시간을 들여 즐기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기타키츠네 목장 옆을 흐르는 무카 강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는 ‘미치노에키 온네유 온천’이 있다. ‘미치노에키’란 휴게소 기능 외에도 음식점과 놀이시설이 병설된 도로변 시설이다. 길게 늘어선 매점 ‘가라쿠리 왕국’에서는 소프트크림 외에도 다양한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추천하고 싶은 것이 사진 속 흰강낭콩(시로인겐마메) 소프트크림이다. 기타미시는 고급 화과자에 들어가는 흰 앙금의 원재료로 많이 쓰이는 흰강낭콩의 일본 최대 산지다. 흰강낭콩은 영양가가 높고 미용에도 좋다.

미치노에키 부지 내에 우뚝 선 약 20m의 심볼타워 ‘카무린’은 세계 최대급의 괘종시계다. 그 이름에는 ‘끝없이 꿈이 펼쳐지는 나무(숲)의 마을’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시보에 맞춰 다양한 악기를 든 숲 속 요정들이 춤을 추기 시작하면 날개의 길이가 무려 2m나 되는 대형 비둘기 ‘폿뽀짱’이 등장한다. 작동시간은 8시부터 18시의 매 정시로 4월 중순부터 11월 초순까지 작동한다. ‘장난감 교향곡’, ‘아가씨들아’, ‘오리지널 곡’이 시간마다 순서대로 연주된다.

카무린노야카타는 세 가지 시설로 이루어져 있다. ‘카무린 숍’에서는 목제 가구와 민예품, 기념품 등 아이디어가 넘치는 목공예품 외에도 아이스크림과 명과 등의 특산품을 판매하고 있다. ‘카무린 월드’는 나무궁전을 비롯하여 나무의 모래사장(목제 볼풀)과 나무의 낚시터・대형 나선 미끄럼틀 등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목제 놀이기구가 갖춰져 있다. ‘크래프트 체험공방’은 강사가 상주하는 목공 체험실이다. 목재 가공에 필요한 공구가 갖춰져 있고 카무린 숍에서 키트를 판매하고 있으니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참가할 수 있다.

기타노다이치노 수족관(야마노 수족관)은 담수어에 특화한 수족관이다. 자연과 가까운 환경에서 전시를 하고 있어 강을 모사한 야외 수조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겨울철에는 추운 기후를 살려 세계 최초로 언 강바닥을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볼 수 있는 전시에 도전하고 있다. 다키쓰보(용소)에서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을 재현한 ‘다키쓰보 수조’는 일본 최초의 시도다. 일본에서는 홋카이도에만 분포하는 곤들매기가 힘차게 역류와 맞서고 있다. 또 1m가 넘는 최대급 담수어인 이토가 일본에서 가장 많은 40마리나 사육되고 있다. 그 밖에도 물고기의 습성을 이용한 점프수조와 후레아이 터치코너 등 물고기의 생태에 대해 학습할 수 있는 장소다.

Text by: minna no kotoba s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