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메이요시노(染井吉野)의 원산지는 확실치 않은데, 에도시대(1603~1868년) 중기에 에도의 소메이 마을(현 도쿄도 도시마구 고마고메)의 식목장인들이 팔던 ‘요시노자쿠라’가 기원이라고 한다.

벚꽃명소인 나라현 요시노 산에 유래하여 명명된 것이라고 여겨졌지만, 훗날 조사에서 요시노 산의 벚꽃은 대부분 원래 일본에 자생하던 ‘야마자쿠라(산벚나무)’로 요시노자쿠라와는 다른 품종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에 소메이 마을에서 팔던 요시노자쿠라라는 의미에서 ‘소메이요시노’라고 명명되었다. 1900년의 일이다.

소메이요시노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 그 후에도 많은 학자들이 그 기원을 조사했다. 시대마다 다양한 학설이 나왔지만 최근 DNA분석을 하여 아마도 혼슈(本州) 남동부에 위치하는 이즈 칠도, 이즈 반도 및 보소 반도를 원산지로 한 야생종 오시마자쿠라에 야마자쿠라가 조금 섞인 것과, 마찬가지로 야생종으로 간토(関東) 지방에 많고 봄의 피안(춘분 전후의 7일간, 3월 중순) 즈음해서 피는 에도히간이 기원으로 여겨지고 있다.

과거에는 제주도의 에이슈자쿠라가 기원이라는 설도 있었지만, 지금은 소메이요시노는 일본에서 탄생한 벚꽃이라는 것이 정설로 통하고 있다.

꽃은 2~3cm의 타원형으로 5장의 꽃잎으로 이루어진 홑겹꽃이다. 꽃자루 하나에 3, 4송이가 피어나며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할 때는 엷은 핑크빛, 시간이 지날수록 흰색으로 변한다. 꽃이 진 후에는 초록빛 잎이 나온다.

소메이요시노는 그 전에 주로 심던 야마자쿠라(산벚나무)에 비해 성장이 빠른 데다, 꽃이 큼직하고 가지에 빽빽히 달린다. 5년 정도면 꽃놀이를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기 때문에 메이지 이후 벚꽃의 명소를 만들고자 각지에 심어졌다.

소메이요시노는 인위적으로 꺽꽂이와 접붙이기로 개체를 늘리는 이른바 클론이기 때문에 그 성질과 아름다움이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클론이라 소메이요시노의 품종은 달리 찾아볼 수 없다.

소메이요시노의 개화시기는 기온에 크게 좌우된다. 일본 기상청이 지정한 관측대상 나무가 각지에 있어 그 나무에 5~6송이 이상 꽃이 피어나면 ‘개화’, 80% 이상의 꽃봉우리가 펼쳐지면 ‘만개’로 기존에 축적된 데이터와 대조해서 시뮬레이션하여, 기상청이 개화와 만개 예상일을 발표한다.

일본 지도 위에 개화일이 같은 지점을 선으로 이은 것을 ‘벚꽃 전선’이라고 한다.

일본 열도의 남부에 위치하는 규슈에서는 3월 중순에 개화일을 맞고, 하순 즈음에 만개일이 된다. 벚꽃 전선은 기온이 높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시코쿠와 혼슈는 3월 하순에 남쪽부터 순서대로 꽃을 피우고, 개화로부터 1주일 정도가 지나면 만개를 맞이한다. 혼슈 북부에 해당하는 도호쿠 지방은 4월, 홋카이도에서는 4월 하순에 개화, 5월경에 절정을 맞는다.

개화시기가 되면 뉴스 등에서 실황을 보고하기 때문에 개화정보와 일기예보를 맞춰 보며 나들이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많다.

벚꽃시즌에 일본을 찾는 외국인들이 자주 하는 질문에 대답하겠다.

Q１　소메이요시노는 일본 전국에서 볼 수 있나요?
A. 북쪽 지방인 홋카이도의 중북부와 남쪽에 위치하는 오키나와와 아마미 지방을 제외한 전국 거의 모든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도심부에서도 학교와 주택에 많이 심어져 있습니다. 오키나와, 아마미 지방에 피는 것은 소메이요시노가 아니라, 꽃잎이 붉은 색인 히칸자쿠라(칸히자쿠라라고도 함)로 1월에 절정을 맞습니다. 홋카이도 중북부에서는 에조야마자쿠라 등이 피어 5월에 절정을 맞습니다.

Q2　소메이요시노의 조상에 해당하는 나무가 있나요?
A. 소메이요시노의 기원은 확실치 않아 조상에 해당하는 나무는 없습니다. 에도시대에 도쿄 고마고메에 있던 식목 가게들이 소메이요시노를 많이 팔아 이곳에서 인기를 얻은 것으로 보입니다.

Ｑ３ 소메이요시노의 수명은 몇 년 정도인가요?
A. 70~80년 정도라고 하는데, 아오모리현의 ‘히로사키 공원’과 도쿄의 ‘코이시카와 식물원’에는 수령 100년 이상의 소메이요시노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도심에 심어져 있는 것이 많아 환경 때문에 빨리 말라죽는 것도 있지만, 환경이 좋은 지역에서 관리를 잘 하면 수명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다른 품종에 비하면 수명은 짧은 편입니다.

Ｑ４ 사쿠란보(버찌)도 열리나요? 먹을 수 있나요?
Ａ．소메이요시노는 접붙이기로 늘리기 때문에 모든 나무가 같은 유전자를 가진 클론입니다. 소메이요시노끼리 수분(꽃가루받이)을 하지 않아 종자는 생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꽃이 지고 얼마 지나면 열매를 맺는 나무가 있습니다. 지름이 몇 mm에서 1cm 정도의 자그마한 사쿠란보가 열리는 경우가 있는데, 독은 없지만 시거나 떫은 맛이 나니 먹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Ｑ５ 왜 일본의 소메이요시노가 미국에 선물로 보내졌나요?
Ａ．미국의 수도 워싱턴D.C.의 ‘포토맥 공원’에는 1912년에 일본에서 보낸 벚꽃이 아름다운 가로수로 성장했습니다. 이는 1887년경 일본의 벚꽃의 아름다움에 반한 미국의 식물학자가 미국으로 가져가 집에 심은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의 친구인 곤충학자도 자택 정원에 벚나무를 심어 꽃을 감상하기 위한 티파티를 열었습니다. 그 자리에 초대된 일본을 좋아하고 일본의 벚꽃명소를 소개한 적도 있는 여행작가 엘리자 시드모어 씨가 참여해 포토맥 강을 매립하여 조성하는 공원에 벚나무를 심는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영부인, 뉴욕주재 총영사 등 수많은 이들의 협력에 의해 미일 친선의 상징으로 도쿄도가 선물한 것입니다.

일본 각지에는 소메이요시노의 명소가 많다. 그 중에서도 특히 경관이 수려한 곳, 그리고 벚꽃과 함께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추천 스팟을 소개하겠다.

성문과 축벽이 남아 있는 히로사키 성을 중심으로 조성된 공원으로 드넓은 부지에 시다레자쿠라(수양벚나무)와 야에자쿠라(겹벚나무) 등 52종 약 2,600그루의 벚나무가 심어져 있다. 수령 100년이 넘는 소메이요시노도 400그루가 넘어 벚꽃명소 100선에 선정되었다. 물이 잔잔히 흐르는 외해자 북쪽에서는 떨어진 꽃잎이 수면을 온통 핑크빛으로 물들인 꽃 뗏목 ‘하나이카다’를 볼 수 있다.

예년의 절정기: 4월 하순~5월 초순

■주변 관광지
【후지타 기념정원】
1919년에 조성된 근대건축 양식의 저택과 정원. 주인이었던 후지타 겐이치의 자료실, 정원을 바라볼 수 있는 다실이 있다.

후지산 기슭의 표고 약 650m~850m에 위치하는 장소에 있으며, 북측에서 후지산을 조망할 수 있다. 공원 안에는 650그루의 소메이요시노가 심어져 있어 만개하는 시기에는 벚꽃, 후지산, 5층탑(충령탑)을 함께 담을 수 있는 최상의 포토스팟으로 최근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예년의 절정기: 4월 초순~중순

■주변 관광지
【후지큐 하이랜드】
세계 최대급 대형 제트코스터 등 절규계 머신이 10종 이상 있으며 귀신의 집도 인기인 유원지. 가족용 어트랙션과 캐릭터 에리어도 있어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다. 온천시설과 호텔도 병설되어 있다.

긴카쿠지 앞에서 냐쿠오지교까지의 소수(비와 호 소수)를 따라 이어지는 철학의 길에는 400~500그루의 벚나무가 있으며 그 중 300그루가 소메이요시노다. 만개하는 시기에는 벚꽃 터널을 방불케 할 정도로 흐드러지게 피고, 소수를 타고 흘러가는 소메이요시노의 꽃잎에서도 운치가 느껴진다.

특색 있는 길을 선정하는 ‘일본의 길 100선’에 선정될 정도로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단풍을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인기다.

예년의 절정기: 3월 하순~4월 초순

■주변 관광지
【신뇨도(真如堂)】
천태종 사찰로 본존인 아미타여래는 여인을 구원하는 부처로 알려져 있다. 경내에는 3층탑, 산문, 간잔다이시도(元三大師堂), 종루 등 교토부 지정문화재인 가람(사원의 건물)이 있고 벚꽃과 단풍의 명소로도 유명하다.

도쿄를 대표하는 벚꽃명소. 에도시대부터 꽃놀이의 명소로 상춘객들로 북적인다. ‘간토(関東)의 벚꽃명소 100선’에도 선정된 곳으로 소메이요시노 등 약 50종･약 800그루의 벚나무가 만개하고 꽃잎이 흩날리는 광경은 황홀할 정도다. 청수관음당 뒤편에 있는 ‘슈시키자쿠라’는 에도시대부터 이어져 온 현재 9대째인 벚나무로 볼 가치가 충분하다.

예년의 절정기: 3월 하순~4월 초순

■주변 관광지
【국립과학박물관】
일본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일본관, 생물과 과학 관련 전시를 하는 지구관 등의 상설전시 외에도 특별전과 기획전도 개최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이자 국보인 히메지 성 주변에는 소메이요시노를 중심으로 약 1,800그루의 벚나무가 있어 ‘일본 벚꽃명소 100선’에 선정되었다. 별칭 ‘백로성’이라고도 불리듯 히메지 성의 아름다운 백벽을 배경으로 실로 아름다운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9개의 일본정원으로 이루어진 ‘고코엔’의 벚꽃, 산노마루 광장의 벚나무 가로수와 니시노마루 정원의 시다레자쿠라가 유명하다.

예년의 절정기: 4월 초순

■주변 관광지
【이그레(Egret) 히메지】(효고현 히메지시 혼마치 68-290)
히메지 성의 남쪽, 오테마에 공원 남쪽에 있는 대형 복합시설. 5F 옥상정원에서 히메지 성을 조망할 수 있는데다, 히메지 성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도 있다.

소메이요시노는 인근 공공시설과 길가에 핀 벚꽃을 매년 손꼽아 기다리는 일본인에게 가장 친숙한 벚꽃이다. 그 기원과 특징을 미리 숙지하고 벚꽃명소를 찾는다면 한 차원 높은 꽃놀이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꽃망울을 막 터뜨렸을 때, 만개 시, 꽃잎이 지는 시기, 각각의 운치를 꼭 느껴 보기 바란다.

소메이요시노 감수: 주식회사 와타나베농원 대표이사 와타나베 다쿠야 씨

※벚꽃의 개화시기 등은 해마다 달라집니다.
※상황에 따라 행사 개최일시와 내용 등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꽃나들이를 갈 때는 혼잡을 피하고 감염병 대비를 충분히 하시기 바랍니다.

벚꽃 명소는 매우 혼잡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안전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벚꽃을 즐기시려면 미리 예약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