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자와의 먹거리라면 눈볼대와 대게 등 해산물을 주로 떠올리겠지만, 가나자와는 알고 보면 우동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이번에는 ‘가즈에마치 차야가이’부터 ‘온나가와(여인 천)’라고 불리는 아사노가와 천변을 산책한 다음, ‘우동도코로 가마고항 후쿠와우치’에서 살짝 고급스러운 우동나베와 일본식 솥밥을 먹어보았다.
정처 없이 거닐고 싶은 운치 있는 가즈에마치 차야가이
이번에 찾은 곳은 가나자와역에서 차로 약 15분 걸리는 곳에 있는 ‘가즈에마치 차야가이’로, ‘히가시 차야가이’, ‘니시 차야가이’와 함께 가나자와 3대 찻집거리 중 하나다. 이시카와현에 있는 하천 중에서도 ‘온나가와’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아사노가와 천변은 가가번의 가신 도다 가즈에의 저택이 있었던 것에 유래하여 이 이름이 붙여졌다.
아사노가와오하시 다리 앞의 천변 일대는 운치 있는 요정과 찻집들이 줄지어 있어 언제든 게이코들이 거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현지인들에게 인기 있는 우동나베와 솥밥
가즈에마치 차야가이에서 잔잔한 아사노가와 천변을 남쪽을 향하여 천천히 7분 가량 걷다 보면 ‘고바시’라는 다리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왼쪽으로 돌면 큰 저택 같은 위용을 자랑하는 ‘후쿠와우치’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곳은 현지인들이 단골로 이용하는 우동나베와 솥밥을 먹을 수 있는 가게다.
계단을 올라 입구에 도착했다. 문은 노렌 옆에 있는 끈을 잡아당기면 슬슬 열리는 구조로 가게의 위트가 느껴진다.
가게 안은 테이블석과 다다미방, 5~8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개별룸 등 다양한 타입의 자리가 있고, 규조토로 만들어진 풍로가 세팅되어 있다. 아무래도 이 풍로로 우동을 끓이나 보다.
메뉴로는 고기와 생선, 채소 등 다양한 종류의 우동나베와 솥밥이 있다. 가을에는 꽁치, 겨울에는 대게 등 제철 재료를 사용한 계절 메뉴도 풍부하다. 이번에 주문한 것은 가장 인기가 있다는 ‘규규(쇠고기) 우동나베・이마모리’다.
‘후쿠와우치’의 우동나베에는 ‘이마모리’와 ‘무카시모리’가 있는데, 우동의 양이 다르다고 한다. 이마모리는 표준적인 양, 무카시모리는 우동사리 2개 정도 되는 양이다. 솥밥은 초봄에 있기가 있는 ‘사쿠라다이노 가마고항 (참돔 솥밥)’을 주문했다.
‘후쿠와우치’의 요리는 ‘잇시키’라고 하는 세트로 제공되는데, 우동나베와 솥밥을 주문하면 말차와 채소 정과를 비롯하여 메인 요리, 디저트로 구성되어, 마치 코스요리를 먹고 있는 것 같다.
쫄깃한 우동과 깊은 와규의 감칠맛이 환상적인 우동나베
은은한 단맛이 나는 채소 정과와 입안을 말끔하게 해주는 말차를 맛보고 있으니 메인 요리인 우동나베와 코노모노(절임 반찬)가 나왔다.
굵은 우동 면발 위에 죽순, 표고버섯, 미나리, 팽이버섯 등 다양한 채소와 큼직한 와규가 올라가 있어 시선을 압도한다. 눈 앞의 풍로 위에 냄비를 올린 후 3분 동안 끓인다.
펄펄 끓어올라도 절대 도중에 불을 꺼서는 안 된다. 김이 모락모락 나면서 국물의 향이 퍼져나간다. 이제 슬슬 먹어도 될 것 같다.
국물은 살짝 달콤짭자름한 간장 베이스로 와규의 감칠맛을 돋보이게 하는 마일드한 맛이다. 담백한 스키야키 같다고나 할까. 채소와 우동에 국물이 착 감겨 위장 안으로 술술 진격해 오는 느낌이다.
우동을 다 먹을 때쯤 해서 작은 대나무통이 들어왔다. 뚜껑을 열어보니 가마니 모양의 주먹밥이 뽀얀 자태를 드러낸다!
이 주먹밥은 냄비 안에 넣어 오지야(죽)로 만들어 먹는다.
우동, 오지야로 두 번 즐길 수 있는 우동나베. 말이 필요 없다!
육수의 향이 후각을 사로잡는 제철재료 솥밥
우동나베와 같이 솥밥도 도착했다! 주방에서 밥을 지어 재료들이 다 익은 시점에 손님상에 올라온다.
냄비 채 나온 미소시루는 두 세 번은 떠 먹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양이다. 들어가는 재료는 그날그날 다른데, 이날은 닭고기 완자와 나도팽나무버섯, 두부, 모자반이 들어간 술지게미 미소시루였다.
얼른 솥밥도 먹어보자! 뚜껑을 열기 전부터 좋은 향이 퍼지고 있다.
윤기가 반지르르한 갓 지은 밥에 껍질까지 고소한 도미의 감칠맛, 뭐라 말할 수 없이 우아한 맛에 젓가락이 바쁘게 움직인다.
우동은 대중에게 없어서는 안 될 먹거리였다
‘후쿠와우치’는 1930년에 창업한 노포 우동가게 ‘고바시오타후쿠’의 자매점이다. 창업자인 사이다 진타로는 ‘요나키구루마’라는 심야 포장마차 행상부터 시작한 인물이다.
195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초반에 걸친 고도경제성장기에 가나자와의 외식산업 중에서 우동가게는 양식, 초밥가게와 함께 대중식당의 별과 같은 존재였다. 자동차가 보급되던 시기에 ‘고바시오타후쿠’는 한발 앞서 주차장을 구입했다. 우동 한 그릇에 60~80엔이던 시절에 주차장 가격이 대당 200만 엔이었다고 하니 천문학적인 금액이 아닐 수 없다.
“우동에 부가가치를 더하기 위해 말차와 과자를 비롯해 갓 삶아낸 우동과 오지야로 마무리를 하는 스타일의 ‘후쿠와우치’가 탄생한 것입니다”라고 가게의 역사를 가르쳐 준 것은 3대 오너인 사이다 가즈요 씨다.
손님에게 제공하는 음식에는 가급적 신선하고 몸에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싶어, 고기와 생선, 쌀, 미소는 이시카와현 내 인근에서 구한 것을 주로 사용한다. 채소도 믿을 수 있는 농가에서 구입하거나 직접 보고 고른 것을 사용한다.
마지막으로 나온 것은 우동나베와 솥밥의 디저트. 이것도 가게에서 손수 만드는 것으로 그날그날 바뀐다고 한다.
먹는 이를 생각하고 정성 들여 만든 요리들. 맛은 물론 가게 직원의 서비스와 인테리어도 세련되어 매우 기분 좋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었다.
언제나 연구와 고민을 거듭하며 우동가게의 이미지를 탈피해 온 ‘후쿠와우치’.
계절이 바뀔 때마다 몇 번이고 찾고 싶은 가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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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도코로 가마고항 후쿠와우치饂飩処釜ごはん 福わ家
- 주소 石川県金沢市彦三町1-9-31
- 전화번호 076-264-8780
[영업 시간] 평일 11:30~15:00(L.O.14:30), 17:30~21:00(L.O.20:30) 주말・공휴일 11:00~21:00(L.O.20:30)
[휴무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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