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을 못하는 일본.그 이유는?] 편에서는 일본인은 NO 라고 말을 못하는게 아니라 원만하게 일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과 상대의 기분을 배려하며 행동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고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역시 서양인과 달리 예의, 예절을 중요시 하는 문화가 있어서인지 단번에 "NO" 라고 말하지 않고 상대방의 사정을 최대한 고려해 실례가 없도록 신중하게 단어를 선택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러한 문화가 자리잡도 있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의 기분을 배려하며 거절하는 것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특히 거절하기 어려울 상대의 경우에는 NO라고 대답하기가 더더욱 어렵지 않을까? 이럴 경우 역시 일본인은 상대방을 배려해 NO라고 말하지 못하는게 아닌지?라는 궁금증이 든다. 더욱이 직장 상사나 회사 동료, 거래처 사람 등 비지니스 관계에 있어서는 사적인 경우와 비교해 좀처럼 거절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이번호에서는 비지니스 상대나 친구, 애인 등에게 식사를 제한받았을 경우를 설정해, 제안을 거절하고 싶을때 상대에 따라 NO라고 거절할 수 있을지, 그리고 거절할 시에는 어떤 방식으로 거절하는 지에 대해 조사해 보았다.
[비지니스 편]
먼저 상사, 동료, 거래처 상대 등 비지니스 상에서 어떤 누구에게 제안 받을때 거절하기 어려운가를 질문해 이 경우에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해 물어보았다.
거절하기 어려운건 역시 상사!
“식사를 제안받으면 곤란한 상대는 누구인가? 그때 뭐라고 말하면서 거절하는가?”
“바로 위 상사가 제안하면 거절하기 어렵다. 어린 아이가 있어 보통 아이 등 가정사를 이유로 들며 거절한다”
(남, 30대, 회사원)
“회사 선배들과의 술자리가 자주 있는 경우에는 매번 참가하기도 힘들어 선약을 핑계로 거절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여, 20대, 회사원)
상사의 제안이 가장 거절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 나왔다. 집안 사정이나 선약을 핑계로 거절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모두 그냥 싫다고 하지 않고 죄송한 마음을 잘 표현하며 거절하는 방식을 취한다고 했다. 한국의 경우에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상사의 식사 제안은 거절하기 어려워 가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나 건강상의 이유를 들며 정중히 거절하는 경우도 있어 일본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동료
“동료와의 교류는 즐겁지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즐기고 싶다. 핑계거리가 필요할 땐 오늘은 좀 피곤하다는 식으로 거절한다”
(남, 20대, 회사원)
“일을 마친 후에는 자기계발을 위한 시간으로 사용하고 싶다. 학원 등에 가야하다고 말한다.”
(남, 30대, 회사원)
한국의 경우 직장 상사와 달리 동료의 경우에는 거절하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 반면, 일본의 경우에는 동료는 편한 상대지만 역시 식사를 하더라도 일의 연장선이라고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 듯하다. 가볍가 다음에 하자고 하거나 다소 솔직하게 말하며 거절하는 것이 다른 상대와 다른 점인 것 같았다. 하지만 여기서도 역시 아쉽다는 표현을 함께 하는 것을 빼놓지 않고 있었다.
상대가 거래처 손님일 경우
“대화거리도 없는데 거래처 손님의 식사 제안은 마땅히 대화거리도 찾기 어려워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는 잔업을 핑계로 든다”
(남, 30대, 회사원)
“을의 관계가 되기 때문에 접대를 해야할 것 같아서 거절하기 어렵지만, 그냥 하는 말일수도 있다고 생각해 일을 핑계 삼아 거절한다”
거래처 손님이 식사 제안을 할 경우에는 아무래도 갑과 을의 관계가 형성되기 마련. 잔업등 일을 핑계 삼아 거절하지만 여러번 제안을 받을 경우에는 예의상 한 번쯤은 응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한국의 경우에는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해두기 위해 거절하지 않고 응하는 경우가 많아 이 점은 일본과 차이가 엿보였다.
프라이베이트 편
다음은 친구나 애인, 친척 등 사적 관계에서 식사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하고 싶은 경우 뭐라고 말하며 거절하는지 알아보았다.
친구의 제안을 받았을 경우
“늦게 들어가면 혼난다며 부모님 핑계를 들곤 한다.”
(여, 20대, 대학생)
“치과 치료를 받고 있기 때문에 병원 예약 등 건강상 어렵다는 이유를 든다.”
(여, 30대, 회사원)
아무리 친한 친구의 제안이라고 거절하고 싶을 때는 있기 마련. 학생일 경우에는 부모님을 이유로 들거나 병원 예약 등 선약을 핑계로 대는 경우 등의 엿보였다. 한국의 경우에는 친한 친구와는 편하게 거절할 수 있지만, 조금 거리가 있는 친구 관계에서는 일본과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인의 제안일 경우
“피곤할 때는 집에 가서 남은 잔업을 해야 한다며 일을 핑계로 든다”
(여, 30대, 회사원)
애인의 제안일 경우에는 거절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대로 거절하고 싶을 경우에는 역시 일을 핑계로 드는 듯 했다. 한국에서도 피곤하다거나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거절하는 경우가 있지 않나?
먼 친척의 제안
“대화거리도 없고 가야할 이유를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일이 좀 바쁘다며 거절한다”
(남, 30대, 회사원)
“아이 등 집안 사정을 핑계로 든다”(여, 30대, 프리랜서)
대체적으로 한국과 비교해 가족이나 친척 간의 유대 관계가 옅은 일본에서는 먼 친척의 경우, 명절 때에도 볼까말까 한 사이.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거절하지 않지만, 그냥 식사 제안을 받았을 경우에는 역시 일이나 집안 사정을 이유로 들며 미루거나 거절한다고 한다.
먼 친척일 경우 거절하고 싶다는 의견이 많아 사적인 관계라 하더라도 친구나 애인의 경우와 달리 친척 등의 관계는 다소 공적인 요소를 표함하고 있는것 같았다.
끝으로
거절하고 싶은 상황을 설정해 물어본 이번 조사에서는 거절을 하고 싶지만 역시 거절하기 어려운 마음이 든다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거절할 경우에도 ‘가고싶지만…’, ‘식사제안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지만…’등 먼저 아쉬움이나 고마움 등을 표현하는 경향이 있었다.
특히 비지니스나 사적인 관계 모두에서 거절할 경우 스케줄이나 일, 가족, 건강, 선약 등을 이유를 들며 거절해 그냥 NO라고 하지 않고 부드러운 느낌으로 거절하는 경향이 강해 역시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친구나 애인 관계에서는 피곤하다거나 금전적인 이유 등 다소 솔직히 표현하며 거절하는 경우도 엿보였지만, 비지니스 관계의 경우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솔직히 말하는것 보다는 애둘러 거절하는 경우가 많았다. 역시 식사는 편한 사람들과 하고 싶은 것일까? 하지만 거절하는 경우에도 상대방의 마음을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거절 의사를 표현하는 일본인의 친절한 마음 씀슴이가 느껴지는 조사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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