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사쿠라 트램(도덴 아라카와선)은 미노와바시(도쿄도 아라카와구)~와세다(도쿄도 신주쿠구) 구간을 이어주는 총 길이 12.2㎞(정류장 30곳)를 달리는 노면전차로 ‘도덴(도영 전철)’이라고도 불린다.

전성기에는 41개 노선이던 시절도 있었으나 다른 교통망의 발달로 인해 그 수가 서서히 줄어 현재는 하나의 노선만 유일하게 남아있다. 2017년에는 ‘도쿄 사쿠라 트램’이라는 애칭도 생겼다. 또 봄과 가을이면 전차노선 옆으로 장미가 피어나는데, 전차 안에서 장미가 핀 바깥 풍경을 감상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도영 전철의 출발역인 ‘미노와바시’ 정류장. 역과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상점가 ‘조이풀 미노와’에 가면 옛 추억에 잠기게 만드는 복고풍 빵집이 있다. 바로 ‘오오무라 빵’!

현재 3대째 대를 이어 빵을 만들고 있다. 첨가물이 없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이곳 제품은 점심시간 이후에는 진열장에서 대부분의 빵이 없어질 정도로 인기라고 한다.

제일 인기 있는 제품은 고로케빵, 카레빵, 햄 커틀릿빵(각 135엔)이다. 이 제품 모두 매장 안에서 직접 튀겨낸 튀김으로 만들었다. 돈까스빵(180엔)은 빵에 들어간 돈까스가 부드럽고 씹기 편해 누구에게나 인기라고 한다.

미노와바시 정류장에서 도보 2분 거리에 있는 7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노포 센베이 가게! 바로 사쿠라 센베이다.

일본 국내산 쌀만을 고집한 재료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전통적인 수제 센베이를 먹을 수 있는 귀한 가게다.

2018년 3월에 뉴욕에서 개최된 세계 과자전에 일본 대표로 출품된 이곳 센베이는 먹고난 뒤에도 쌀의 풍미가 입안에 진하게 남기 때문에 시중에서 판매되는 대량생산된 제품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한다. 일본의 제대로된 센베이를 먹고 싶다면 이 곳을 그냥 지나치지 말기 바란다. 다른 센베이보다 쌀을 2배나 더 사용해 두툼하고 바삭하게 구워낸 ‘아츠가타야키(100엔)’도 추천할 만하다. 여행선물로도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간판 메뉴인 간장 맛 외에도 카레 맛, 새우 풍미가 느껴지는 새우 맛, 마늘 맛, 굵은 설탕이 뿌려진 달콤한 맛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센베이의 바삭함으로 말할 것 같으면 어르신들도 편하게 드실 수 있는 부드러운 타입부터 일반적인 센베이보다 더 딱딱한 타입까지 다양한 식감의 제품을 제공한다

아래의 그림 좌측상단: 도덴 차량 모양을 한 ‘도덴 모나카’. 떡으로 만든 가벼운 식감의 모나카 과자에 팥소와 쫄깃쫄깃한 ‘규히(찹쌀가루에 물엿 등을 달콤하게 섞은 것)’라는 떡이 들어 있다.

우측하단:’가지와라노 와타시’라는 화과자. 근처 역인 ‘가지와라’ 근처를 관통하는 스미다가와 하천을 건너는 배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도덴에 타면 꼭 선물로 사가고 싶은 것이 ‘아케미’의 도덴 모나카(1개 144엔)다. 1970년대에 잇달아 도덴이 철폐되면서 아라카와선도 그 흐름을 거를 수 없던 시설 ‘없어질지도 모르는 도덴을 어떠한 형태로든 남기고 싶다’는 가게 주인의 열망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도덴 모나카다.

현지의 유명 과자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맛있는 과자를 만들자는 일념 하에 만든 이 모나카는 이제 도덴의 상징적인 과자가 되었다. 연간 30종류의 화과자가 판매되는데 이 중에는 이 지역 벚꽃 명소와 경치를 형상화한 제품도 많이 있다고.

오지에키마에 정류장에 내렸다면 꼭 들르고 싶은 곳이 바로 ‘스시야노 야스케’다.

오지에서 40년 이상 가게를 운영해 온 초밥가게로 테이크 아웃만 제공하는 이 가게는 3대째 방문하는 손님이 있을 정도로 그 지역에서는 유명한 곳이다.

특히 놀랄 만한 것이 그 양과 가격이다! 밥 밖으로 비져 나올 정도로 재료를 듬뿍 넣은 커다란 데마키즈시(김으로 말아 만든 초밥)는 끝 부분까지 재료가 들어 있어 마지막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는데다 가격도 합리적이다.

참치와 파를 다져서 만든 네기토로(1개 260엔), 성게(1개, 380엔), 연어 알(1개 280엔)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계란 초밥에 사용되는 계란말이는 시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곳에서는 직접 만든 계란말이를 사용한다. 계란말이가 들어간 두툼한 후토마키(1개 380엔) 또한 별미다!

마키즈시 외에도 밥 위에 생선 재료를 올려 만든 일반적인 초밥 ‘니기리즈시’와 돈부리(덮밥) 등 다른 메뉴도 다양하다. 매장에서 실물을 보고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초밥을 먹을 때 빼놓을 수 없는 생강 초절임도 강추다.

푸짐한 양이 제공되는 정식을 먹고 싶다면 ‘스가모 도키와 식당’을 방문하기 바란다. 주변 주민들에게 맛있는 요리를 직접 만들어 제공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30년 전에 가게를 열었다고 한다.

식자재의 선도를 특히 중시하며 오랜기간 전승된 조리법으로 만든 장아찌도 일품이다. 인기있는 메뉴는 길이 20cm 는 족히 될 만한 커다란 새우가 2개 올라간 새우튀김 정식(1030엔). 또 그날 그날 매입한 생선에 따라 메뉴 구성이 달라지는 회 모둠(760엔)과 감자 샐러드(320엔)도 꾸준히 사랑받는 메뉴라고. 정식을 주문하면 공기밥 추가(1그릇까지)는 무료다.

하프 사이즈 요리들도 있으니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주문해서 먹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가게가 아닐 수 없다. 영어 메뉴도 있고 테이크아웃이나 도시락 주문도 가능하다.

고신즈카 정류장에서 나와 스가모지조도오리 상점가를 향해 10분 정도 가다 보면 시오다이후쿠의 발상지라고 전해지는, 올해로 창업 80주년을 맞이하는 화과자 전문점 ‘미즈노’가 있다.

너무 달지 않게 소금으로 맛을 조절한 통팥 앙금과 쫄깃한 떡이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시오다이후쿠는 앉은 자리에서 몇 개나 먹어 치울 수 있을 정도로 맛이 있다(1개 130엔). 항상 15~20종류의 화과자가 진열되어 있으며 계절에 따라 한정 상품도 선보인다.

매장 안은 전통적인 일본의 찻집답게 여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분위기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떡은 물론 라멘과 같은 가벼운 식사도 주문해 먹을 수 있다. 여름에는 가키고오리(일본빙수)도 추천할 만하다.

명물 시오다이후쿠는 물론 콩이 들어간 ‘마메다이후쿠’도 인기다(우측상단). 또한 좌측하단의 여름에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양갱도 추천할 만한 화과자다.

1960년 창업 당시 1대 오너가 남미의 악기인 ‘봉고’를 연주하던 데서 가게 이름의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가게 이름이 멀리 퍼져 나가길 바란다는 염원을 담아 주먹밥 전문점 ‘오니기리 봉고’로 정했다. 그 소원대로 현지 주민들은 물론 멀리서 찾아 오는 손님들도
많아 가게 문을 열자 마자 기다리는 사람들도 줄이 생길 정도라고.

초밥집처럼 카운터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한 뒤 눈 앞에서 주먹밥을 만들어 주는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즐거워진다. 푸짐한 양을 자랑하는 주먹밥은 그 종류만 50종류가 넘으며 토핑도 다양하다. 제일 인기 있는 메뉴는 주먹밥 정식 연어(250엔)이다. 테이크아웃도 가능하니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도 포기하지 말고 꼭 들러 보기 바란다.

쌀은 엄선한 니가타산 고시히카리. 밥알이 살아 있으면서도 잘 뭉쳐지는 밥은 엄선된 재료와도 맛있는 궁합을 자랑한다.

좌측상단은 가게의 자랑인 카스타드 푸딩, 좌측하단은 카스텔라 사이에 팥소를 넣은 시베리아, 우측의 경우 막 구워낸 크림 빵으로 추천 메뉴이다.

1920년대부터 가족 대대로 영업을 계속해 온 아카마루 베이커리. 시간과 정성을 들여 정성껏 만든 빵이 매력적인 동네 빵집으로 오랜 기간 사랑받아 온 가족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는 가게다.

아카마루 러스크(290엔)는 이 집의 간판 상품이며 그 이외에도 추천제품이라 할 수 있는 크림빵(145엔, 세금 포함)과 카스타드 푸딩(145엔, 세금 포함)도 강력추천한다.

평범한 듯한 카스타드 크림은 소박하면서도 왠지 향수에 젖게 만드는 맛이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적당한 단맛이 일품이다. 매장 안에는 구입한 빵을 먹고 갈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다.

우측 상단은 참치와 계란 샌드위치로 가벼운 한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는 빵도 다양하게 취급하고 있다. 특히 주말 낮시간 이후에는 제품이 많이 팔린다고 하니 시간을 잘 확인해 보고 방문해야 한다.

도덴 주변 가게 사람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이곳 주민들 덕분에 이렇게 장사를 하고 있지요’라고 말했다. 동네를 사랑하며 사람들의 정이 넘쳐 나는 가게에서 맛있는 음식은 물론 그 이상의 가치를 경험한 듯한 기분이 든다.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지는 도덴 주변 맛집 산책! 하루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자주 자주 방문해 주기 바란다.

※ 특별한 기재가 없는 가격은 전부 세금 포함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