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노 동물원에는 간토지방 유일의 판다가 있다. 일본에서는 사랑스러움의 상징이기도 한 판다가 이렇게까지 열광하는 것은 일본뿐이고 다른 나라에서는 꼭 그렇지도 않다는 말이 있다. 일본에서는 왜 이토록 판다를 좋아하는 것일까?
과연 이 소문이 진짜인지 아닌지를 파헤치기 위해 다양한 동물들의 능력과 생태, 습성에 초점을 맞춘 인기 베스트셀러 ‘최강왕 놀라운 생물 대백과’의 감수를 담당한 동물학자 이마이즈미 타다아키 선생님께 ‘일본이 판다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들어 보았다.
이렇게 판다를 좋아하는 것은 정말 일본인뿐인가요?
“판다는 어느 나라 사람들이건 다 좋아하지 않을까요. 옛날에 영국과 프랑스에서도 판다는 아주 인기가 있었으니까요. 다만 현대에 들어 이렇게까지 판다에 열광하는 것은 아마도 일본 정도가 아닐까요.”
편집부에 있는 대부분의 외국인 스태프한테도 “외국인들은 판다에 그렇게까지 열광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과거에는 외국에서도 판다가 붐이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이마이즈미 선생님 말씀으로는 일본은 판다를 수입한 시기가 비교적 느린 편이라 외국에서는 이미 판다 열풍이 잠잠해진 지금도 판다에 열광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한다.
판다가 환상 속의 동물!?
“중국에서 최초로 판다를 발견한 것은 1860년대 프랑스인 선교사였습니다. 판다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프랑스 사람입니다. 미국이나 영국으로 판다가 전해진 것은 1930년경이었는데 일본에는 그로부터 약 40년 뒤에 유입되었습니다. 일본인들은 ‘외국에 아주 인기가 많고 귀여운 동물이 있다더라!’, ‘빨리 일본에도 들여 왔으면 좋겠다!’며 다들 목을 길게 빼고 기다릴 정도였지요.”
기다리고 기다리던 바로 그 판다가 드디어 일본에 상륙했을 때 당시 일본인들은 엄청 열광했을 것이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판다를 수입한 우에노동물원에서는 당시 판다를 ‘환상 속 동물’이라고 부를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던 지난 2017년, 우에노에서는 판다의 아기인 샹샹이 29년만에 일반공개되었다. 샹샹의 탄생을 계기로 일본의 판다 열풍은 더 뜨거워지고 있는 듯하다.
일본인들은 ‘귀여움(카와이이)’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일본 사람과 서양 사람들은 동물에 대해 각각 다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사자나 말 등 멋진 동물들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지요. 그런데 일본에서는 무엇이든 귀여운 걸 좋아하잖아요, 아닌가요(웃음). 멋있는 것보다는 ‘Kawaii’를 중시하는 문화인 셈이지요.”
요즘은 귀엽다는 뜻의 일본어 ‘카와이이’가 외국에서도 통용될 정도로 일본의 문화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공격성과 위용이 느껴지지 않는 판다는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귀여운 이미지에 딱 들어 맞는 동물이 아닐 수 없다.
사람은 둥근 것을 보면 귀엽다고 느낀다!
“영국의 행동학자 모리스는 판다는 태생적으로 사람들이 보고 심리적으로 귀엽다고 느낄 만한 특징이 많이 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우선 첫번째로 얼굴과 몸이 동글동글하지요. 동그란 형상은 상냥함이나 안심감, 온화하다는 이미지를 줍니다.”
심리학적으로도 ‘부드럽고’, ‘둥글고’, ‘작은’ 것에 대해 사람들은 친밀감이나 좋은 인상을 갖게 된다고 한다. 판다는 얼굴도 동글동글하고 꼬리도 짧은데다 동그랗다. 전체적인 실루엣도 모난 곳이 없고 모두 곡선이다.
천진난만한 행동에 심쿵!
“게다가 판다는 덩치가 큰 것 치고는 움직임이 굼뜬 편이지요. 성격도 느긋하고요. 새끼 판다들은 높은 곳에 잘 오르지 못하고 간신히 올라갔다가도 뚝 떨어지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보고 있으면 보호해 주고 싶어지는 행동을 하는 습성이 있지요.”
뭘 하나 해도 불안불안하고 야무지지 못한 모습이 마치 손길이 필요한 어린 아이와도 같다. ‘에구구~조심해야지, 조심!’ 이렇게 잘 돌봐 주고 싶은 판다의 행동에 사람들은 심쿵하게 되는 듯 하다.
“얼굴과 몸이 전체적으로 둥글둥글하고 움직임은 어딘가 불안불안해서 보호 본능을 자극합니다. 이런 모습은 마치 아기와도 같지요. 또 판다는 사람들에게도 굉장히 우호적입니다. 뒹굴뒹굴 재주를 넘거나 타이어로 그네를 타는 놀이를 좋아하는 것도 인간과 닮아 있지요.”
일본인들의 심리가 판다 붐을 가속화시켰다?!
“일본에서 최초로 판다를 수입한 곳은 도쿄 우에노동물원인데 지금도 간토 지방에서는 이곳에서만 판다를 볼 수 있습니다. 우에노공원은 도심 한복판에 있어 교통이 편리해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는 점도 판다 인기에 한몫했는지 모르겠네요.”
이마이즈미 선생님은 일본인들의 심리에 대해서도 부연 설명을 해주었다.
“무엇보다 판다가 일본에서는 신기한 동물이라는 점이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것이겠지요. 게다가 일본인들은 줄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까(웃음)? ‘진기한 판다를 보러 오는 사람이 있다→긴 줄이 생긴다→이 모습을 뉴스를 통해 보게 된다→나도 보러 가야지’라는 자연스러운 의식의 흐름이 생기는 일본인들이기에 이렇게까지 판다 붐이 계속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긴 줄을 서는 곳은 뭔가 주류라는 이미지가 있는 일본. 확실히 ‘교통이 편리한 곳에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진귀한 동물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줄을 서서라도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일본인 특유의 심리인지도 모르겠다.
[보너스 정보] 판다의 안타까운 생태 습성에 대해 이마이즈미 선생님에게 물어 보았다!
“판다는 열심히 대나무를 뜯어 먹는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어쩔 수 없이 먹는 거에요. 원래 판다는 육식 동물입니다. 그런데 야생의 생존 경쟁에 져서 쫓겨나는 처지가 되면서 다른 동물들은 입에도 안대는 대나무를 먹기 시작한 것이지요. 더구나 대나무는 소화도 잘 안되는 데다 영양소가 거의 없어 하루 14시간이나 먹어야 겨우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거든요(웃음).”
이 얼마나 부지런한 동물인가? 비록 생존 경쟁에서 패해 영양가도 없는 대나무를 긴 시간 동안 끊임없이 먹어야 하지만 이런 애잔한 일면이 안타까우면서도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대나무를 양 손을 사용해 먹는 모습도 너무 사랑스럽지요. 사실 이것도 오랜 시간 한 손으로만 들고 먹게되면 피곤하니까 좌우로 손을 바꾸어 가면서 먹는 겁니다. 그게 피곤하면 더 영양가가 있는 걸 먹으면 되는데 말이지요(웃음).”
판다의 습성에 이런 비밀이 숨어 있었다니…. 실상을 알게 되는 것이 과연 좋기만 한 것인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하나. 판다는 둥글동글하고 털도 보들보들한 이미지가 있는데 실제로 판다 털은 상당히 뻣뻣한 편입니다(웃음).”
이 또한 안타까운 포인트 중 하나다. 그 동안 판다에 대해 갖고 있던 부드럽고 푹신푹신한 이미지가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다.
일본에 온 외국인이 보고 싶어하는 것은 일본 고유의 동물!
“일본을 찾는 외국인들은 이왕 일본에 왔으니 판다가 아닌 두루미나 날다람쥐 등 일본 고유의 동물들을 보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판다에 그렇게까지 열광하지 않는 이유는 아마 자국 동물원에서도 볼 수 있어서겠지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일본 고유의 동물을 전시할 수 있는 동물원과 시설이 더 늘어나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도 외국에 가게 되면 분명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것, 체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할 것이다. 결국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들도 같은 마음이 아닐까.
2021년 6월 25일 갱신 : 사과의 말씀과 수정
※ 처음 기사 공개시의 내용에 대해 틀린 곳이 있었습니다.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아래와 같이 해당 부분을 수정하였습니다.
불편을 드려 독자 여러분, 관계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수정전 : 그러던 지난 2017년. 이렇게까지 판다 사랑이 남다른 나라 일본에서 무려 29년 만에 아기 판다 아기 ‘샹샹’이 태어났다!
수정후 : 그러던 지난 2017년, 우에노에서는 판다의 아기인 샹샹이 29년만에 일반공개되었다.
역시 일본인들은 판다를 좋아해!!
written by : miyuki yaj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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