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다 각종 모임에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일정으로 가득한 연말연시. 한 해를 잘 마무리 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저마다 그럴싸한 계획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오래 알고 지낸 일본인 지인(H 씨)으로부터 오랜만의 안부 전화를 받고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그의 설연휴 계획을 들을 수 있었다. 말이 나온 김에 이 때다 싶어 필자는 ‘일본인들이 설연휴를 보내는 방법’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물어 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과연 일본인들은 어떻게 설연휴를 보내는 걸까. 그리고 한국인들과 어떤 점이 비슷하고 어떤 점이 다른 걸까. 그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들어보도록 하자.
※한국 생활에 잔뼈가 굵은 일본인 H 씨(한국 거주 10년)의 의견을 인터뷰 형식으로 재 서술한 글이다. 어디까지나 개인의 의견이 반영된 내용임을 참고하기 바란다.
한국은 구정 연휴, 일본은 신정 연휴
필자 : 우선 일본의 설연휴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 달라
“일본은 설을 ‘お正月, 오쇼가츠’라고 합니다. 음력 1월 1일을 기준으로 설연휴를 갖는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보통 양력 12월 29일부터 1월 3일까지가 설연휴입니다만 업종에 따라서는 1월 1일 ~ 1월 3일까지 쉬기도 하는 등 조금씩 차이는 있습니다. 참고로 2019 ~ 2020 설연휴는 주말 포함 9일 연휴로 상당히 긴 편입니다.”
필자 : 한국은 설 당일 또는 연휴 기간에 영업을 하지 않는 가게가 있는데 일본은 어떤가
“일본은 설연휴 기간이라고 해서 문을 닫는 가게가 많지는 않아요. 그런데 최근 몇 년 전부터 대형 프랜차이즈 외식 업체를 시작으로 설연휴 기간에 조금씩 휴업을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인력 부족’과 일본 정부가 장려하는 ‘일하는 방식 개혁’에 배경을 두고 있는 듯 합니다.”
설연휴 고향에 돌아가는 것은 한국과 일본 똑같다?!
필자 : 한국인들은 설연휴 때 고향에 돌아가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일본의 상황은 어떤가
“제가 느끼기에는 한국에 비해 그 수가 적은 것 같지만 일본도 설연휴가 되면 고향에 내려 갑니다. 가족들과 함께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새해 첫 날이나 설연휴 기간에 신사에 가서 첫 참배를 하는데 이를 ‘初詣, 하츠모데’라고 합니다. 한국과 조금 다른 점은 조상이 아닌 신에게 가족의 금전, 직업, 건강, 행복 등을 빈다는 것이지요. 일본에는 정말 많은 신이 있고 자신이 섬기는 신도 저마다 다르지만 종교의 개념이 아닌 일본인들의 삶에 녹아있는 하나의 문화라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참고로 하츠모데는 고향에 내려가서 가족들과 꼭 함께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집에서 가까운 신사에 가는 사람도 있고 전국 각지의 유명 신사까지 찾아가는 사람도 있는 등 참배 장소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으며 가족, 커플, 혼자서도 참배를 합니다.”
설연휴는 여행 가기에 최고로 좋은 시기!
필자 : 그럼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 일본인들은 어떻게 설연휴를 보내는가
“오쇼가츠는 오봉야스미와 함께 일본 최대 연휴라 말할 수 있지요. 그만큼 연휴가 길기 때문에 이 기간에는 해외나 일본 국내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요. 한국인들은 12월 31일이 되면 새해 첫 일출을 보기 위해 정동진이나 전국 각지의 일출 명소로 떠나는 사람이 많잖아요? 일본인들도 해외나 일본 국내 유명 일출 명소에서 해돋이를 보며 새해를 맞이하곤 합니다. 그 밖에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카운트다운 이벤트에 가거나 쇼핑을 하러 외출을 합니다.”
새해의 복은 ‘후쿠부쿠로’부터 시작된다
필자 : 새해 첫날부터 하는 쇼핑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쇼핑을 말하는가
“일본은 새해가 되면 일반적으로 백화점이나 가전제품 전문점 등에서 ‘福袋, 후쿠부쿠로’(복주머니)라는 것을 판매합니다. 이 복주머니 안에는 다양한 상품들이 랜덤으로 들어 있는데 평소 가격보다 매우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서 1월 1일 백화점 앞을 지나가면 길게 줄 선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복주머니인 셈이지요. 꼭 복주머니가 아니더라도 연말연시에는 세일을 하는 곳들이 많아 이 시기에 가전 제품을 새 것으로 바꾸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새해를 맞이했을 때 혹시나 해서 백화점에 가봤는데 역시나 후쿠부쿠로는 없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대신 할인 상품을 몇 개 구입했습니다.”
설연휴 하면 ‘홍백가합전’, ‘하코네에키덴’
필자 : 여행을 가거나 쇼핑을 하는 것 이외에 무엇이 있는가
“어딘가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에서 쉴 경우에는 설연휴 특집 TV 프로그램을 보거나 DVD를 빌려서 영화를 보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 중에서도 설연휴 최고의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홍백가합전’과 ‘하코네에키덴’은 매년 일본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설연휴를 상징하는 TV 프로그램입니다. 홍백가합전은 유명 가수들이 홍팀과 백팀으로 나뉘어 노래로 대결을 하는 가요 프로그램으로 과거 보아, 동방신기, 등등 한국의 유명 아티스트들도 참가를 했었는데 올해는 트와이스가 참가를 한다는군요.
한국인들이 즐기는 연말 가요 시상식이나 연예 시상식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하코네에키덴은 1월 2일, 3일에 각 대학들(관동학연가맹대학)이 펼치는 릴레이 마라톤 경주 대회로 도쿄 오테마치 요미우리 신문사앞에서 하코네마치 아시노코까지의 코스를 이틀간 왕복 완주하는 방식입니다. 참가 대학은 전년도 10위 안에 입상하여 시트를 받은 10개 대학과 예선을 통과한 10개 대학, 그리고 관동학생연합팀 1팀까지 총 21개의 팀이 출전합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보는 하코네 에키덴은 정말이지 최고라 할 수 있지요.”
지금까지 ‘일본인들이 설연휴를 보내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를 H 씨를 통해 들어 보았다. 한국과 비슷한 듯 하면서도 그 면면을 살펴보면 조금은 다른 그들의 문화. 곧 다가올 새해를 후쿠부쿠로와 함께 일본에서 맞이하는 것도 새롭고 신선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가격과 메뉴내용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기재된 것 이외에는 모두 세금이 포함된 가격입니다.
본 게시물을 읽으신 분들께 추천해 드리는 시설
-
하라주쿠 맛집 리스트 추천 음식 13가지 : 크레페, 퓨전 우동, 라멘 등 트렌디한 맛집 소개
by: Tiffany YU
-
에도 시대 때부터 이어져 온 도쿄의 대중목욕탕 문화를 외국인이 체험. 전통을 간직한 곳부터 현대적으로 리뉴얼한 최신의 대중목욕탕까지 철저하게 리포트
by: Yohei Kato
-
일본 최대의 비와코 호수에, 입안에서 살살 녹는 오미규. 시가현의 매력을 통째로 즐길 수 있는 ‘COCOSHIGA’ 가이드
-
방일 외국인이 아직 모르는 도쿄 현지인들이 즐기는 대중목욕탕의 매력 철저히 해부!
by: Yohei Kato
-
일본의 '전통적 양조법'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 결정!
by: LIVE JAPAN 편집부
-
시모키타자와 맛집 리스트 13곳: 수프 카레, 슈크림, 카페 등 최신 인기 매장 소개
by: Tiffany YU
나만의 테마 여행
-
후지산이 보이는 매력적인 하코네 호텔 랭킹: 객실에서 멋진 풍경을 즐기세요
-
도쿄 체류를 편안하게! 가족 및 짐이 많은 여행객을 위한 도쿄 공항 셔틀 호텔
-
절경을 즐기세요! 도쿄타워가 보이는 도쿄 엄선 호텔
-
가족 친화적인 디즈니랜드 무료 셔틀 호텔: 편리한 접근과 마법 같은 숙박
-
편리한 아사쿠사 키친 호텔: 가족 장기 투숙에 이상적
-
꼭 묵어봐야 할! 하코네의 5성급 호텔 베스트 10선
-
후지산 단풍을 만끽! 인기 단풍 명소 '단풍회랑' 근처의 엄선된 호텔
-
방에서 보는 절경! 하코네 단풍을 만끽할 수 있는 숙소
-
프라이빗 공간에서 만끽하는 후지산의 절경! 방에서 후지산을 볼 수 있는 추천 료칸
-
후지산 근처에서 즐기는 리조트 스테이! 가족에게 딱 맞는 장기 체류 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