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국에 수없이 많은 가게가 있고, 또 그 지역을 대표하는 먹거리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라멘. TV등 각종 매체나 각 지역 이벤트에서 라멘왕 결정전을 개최하는 경우도 많아, 지금은 일본의 국민 먹거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멘에서 빠질 수 없는 기본 요소는 면과 수프다. 후토멘(굵은 면)과 호소멘(가는 면) 등 면의 종류는 물론 돈코츠(돼지 뼈)와 해산물 등으로 국물을 낸 수프, 토핑의 종류도 다양한 라멘에는 각각 독자적인 용어가 있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라멘 용어로 사전 한 권을 족히 만들 수 있을 정도다.
이에 본 기사에서는 알아 두면 일본에서 요긴하게 쓰일 라멘 용어를 선정해서 소개하겠다. 기본적인 라멘 용어를 알아두면 라멘 가게를 찾았을 때 즐거움은 배가 될 것이다!
(Tip: 라멘 용어의 ‘-‘표는 장음으로 살짝 길~게 발음하면 되겠다. )
■라멘×일본어 – 면을 삶는 정도에 관한 용어. ‘바리야와’부터 ‘하리가네’까지
일본의 라멘에는 쇼유(간장), 미소(일본식 된장), 시오(소금) 등 다양한 종류의 수프가 있는데, 특히 하카타의 돈코츠 라멘을 먹을 때 꼭 기억해둘 일본어가 있다. 바로 면을 삶는 정도에 관한 용어인데, 삶는 시간에 따라 면의 단단한 정도가 달라져 명칭이 세분화되어 있다.
면이 부드러운 것부터 순서대로 나열하면 ‘바리야와’, ‘야와’, ‘후츠-’, ’카타멘’, ’바리카타’, ’하리가네’로, 주문할 때 들을 기회가 많으니 기억해두도록 하자.
‘바리야와’와 ‘바리카타’의 ‘바리’는 ‘매우’라는 뜻의 하카타 사투리로 가장 오래 삶는 ‘바리야와’는 너무 면이 물러서 추천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후츠-’는 보통 정도이며, 면의 식감, 즉 씹는 맛을 느끼고 싶은 경우에는 ‘바리카타’나 ‘하리가네’를 추천한다.
라면 좀 먹어봤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은 면을 뜨거운 물에 담갔다 바로 건져내 면에 붙은 가루만 날리는 ‘고나오토시’나 삶지 않고 증기만 쏘인 ‘유게토오시’를 주문하는 경우도 있다. 삶는 시간은 가게마다 다르니 가게의 추천을 들어보고 도전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라멘×일본어 - 면을 많이 먹고 싶다면? ‘오-모리’ 또는 ‘가에다마’를 선택하자
라멘 1인분으로는 도저히 성에 차지 않는다! 면을 좀 더 많이 먹고 싶다! 이럴 때 쓸 수 있는 일본어는 ‘오-모리(한국으로 치자면 ‘곱빼기’)’다. 주문할 때 면의 양을 늘리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으로 가게에 따라서는 ‘오-모리 무료’를 내건 곳도 있지만 추가 요금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문할 때 꼭 확인해보기 바란다.
또 하카타 라멘과 나가하마 라멘 가게에서는 면만 추가로 주문하는 ‘가에다마(사리 추가)’를 즐길 수 있는 곳도 있다. 주로 면발이 가는 호소멘을 사용하는 가게에 많은 시스템으로 호소멘은 먹는 동안에 면이 불어버리기 때문에 면을 조금씩 제공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하카타 라멘 가게에서 ‘가에다마’를 주문할 때 그때그때 면의 삶는 정도를 물어올 것이니 첫 번째는 ‘바리카타’, 두 번째는 ‘하리가네’ 등 다양하게 즐겨볼 수 있다.
■라멘×일본어 -쓰케멘을 주문할 거라면 ‘아쓰모리’, ‘수-프와리’를 기억하자
라멘이라고 하면 흔히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수프에 면이 잠긴 비주얼을 떠올리겠지만, 면과 수프가 따로 나오는 ‘쓰케멘’이라는 메뉴도 있다.
갓 삶은 면을 뜨거운 국물 속에 직접 투입하는 라멘과 달리 쓰케멘은 삶은 면을 찬 물로 헹군 다음, 국물과 따로 담는 스타일이다. 면에 감기는 수프의 양을 스스로 조정하거나 수프에 찍지 않고 면 고유의 풍미와 식감을 즐길 수도 있다.
쓰케멘을 먹을 때 기억해두면 좋은 일본어는 ‘아쓰모리’이다. 쓰케멘을 먹는 스타일을 가리키는 용어로 삶은 면을 찬 물에 한 번 헹궈낸 다음, 다시 한 번 뜨거운 물에 넣어 데운 후 따끈한 쓰케다레(양념장)에 찍어먹는 스타일이다. 아쓰모리로 주문하면 쓰케다레가 잘 식지 않아 마지막 면발까지 따끈하게 먹을 수 있다.
또 남은 쓰케다레에 따끈한 국물을 부어 먹는 ‘수-프와리(‘와리수-프’라고도)’도 추천할만하다. 가게에 따라서는 직원에게 말하면 ‘와리수-프’를 내어주는 곳도 있다. 타레를 묽게 희석하면 훌훌 마시기도 편해 수프를 남김없이 먹고 싶을 때 도전해보기 바란다.
■라멘×일본어 – ‘W수프 (다브루 수-프)’
라멘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수프에는 가게마다 들어가는 원료에 차이가 있다. 수프의 비율은 각 가게의 독자적인 비법이 있어 그야말로 라멘의 핵심인데, 가게에 따라서는 ‘W수프(다브루 수-프)’ 시스템을 도입한 곳도 있다.
‘W수프’란 돼지뼈와 닭뼈 등 육류 수프와 다시마, 가다랑어 등 해산물 수프를 믹스한 수프를 말한다. 각각의 수프를 따로 만들어 손님에게 제공하기 직전에 섞는 것이 기본적인 방법이다.
육류와 해산물의 감칠맛을 한꺼번에 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 만드는데 손이 많이 가지만 그만큼 가게의 열정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라멘×일본어 - 기본적인 토핑명 정도는 알아두자
앞서 면과 수프가 라멘의 생명이라고 했지만, 기호에 맞는 토핑을 추가 주문하는 것도 일본에서는 일반적인 스타일이다. 지금부터는 라멘 가게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핑명을 일본어로 소개하겠다. 라멘 가게들이 저마다의 레시피로 만들고 있기 때문에 토핑에도 그 가게만의 개성이 잘 드러난다.
라멘의 대표적인 토핑 ‘차-슈-’는 돼지고기를 구운 요리로 일본어로는 ‘야키부타(구운 돼지고기)’라고도 한다. 대부분의 라멘 가게에서는 구운 돼지고기가 아닌 조린 돼지고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돼지고기를 연줄로 묶어 오븐이나 프라이팬으로 표면을 구운 다음, 쇼유다레(간장소스)에 담가 조리는 방법으로 만든다. 삶은 돼지고기를 쇼유다레에 푹 담가 만드는 방법도 있는데 제조방식이나 맛을 내는 방법은 가게마다 다르다.
‘멘마’는 죽순을 젖산 발효시켜 만든 것으로 ‘시나치쿠’라고도 한다. 쇼유 라멘의 토핑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으며, 차-슈-와 마찬가지로 가게마다 맛을 내는 방법이 다르다. 오독오독한 식감이 특징이다.
‘니타마고’, ‘아지쓰케다마고’, ‘아지타마’는 삶은 계란을 양념에 졸여서 만든 것으로, 최근에는 반숙이 대세인 듯하다. 모든 종류의 수프와 궁합이 그만인지라, 라멘 토핑계의 간판급 스타다. 워낙 인기가 있어 추가 주문이 많이 들어오는 토핑이다.
■라멘×일본어 - 최신 용어 ‘세아부라 찻차계’
최근 들어 라멘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일본인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는 라멘 용어로 ‘세아부라 찻차계’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푹 고은 돼지의 등지방을 체로 건져내 마지막에 라멘 그릇에 흩뿌리는 스타일이다.
체로 건져 올린 등지방을 뿌릴 때 나는 소리와 동작을 나타내는 일본어가 ‘찻차’인데 수프에 감칠맛을 더하기 위해 고안한 방법으로, 먹어보면 진한 지방의 풍미가 느껴진다. 가게를 찾았을 때 직원의 퍼포먼스를 관찰하는 것도 라멘을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이 될 것이다.
written by : naho jishik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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