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몸이 격렬하게 부딪히는 스포츠지만 ‘신사 스포츠’ 로 불리는 럭비는 19세기 영국에서 시작되어 켐브리지대학, 옥스퍼드대학 등의 명문학교로부터 보급되기 시작했다. 일본 만화 ‘죠죠의 기묘한 모험’ 에서도 영국 명문가정에서 자란 ‘조나단 조스타’와 ‘디오’가 청춘 시대에 럭비를 하는 신이 등장하는 가운데, 럭비의 룰이나 매너 등, 신사 스포츠로서의 전통을 여기저기서 엿볼 수 있다.

럭비에는 ‘럭비 헌장’이라는 정신이 있다. 이것은 세계 여러 나라의 럭비 선수, 그리고 럭비 팬이 공유하고 있는 보편적 가치관이다.
럭비 헌장은 품위, 정열, 결속, 규율, 존중이라는 5가지의 정신을 말한다. 이 중, 품위에 관해서는 “품위란 게임의 핵심이 되는 것이며 성실함과 페어 플레이에 의해 만들어진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5가지의 정신에 우선 순위는 없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먼저 ‘품위’가 언급되는 것도 럭비가 신사 스포츠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볼 수 있다.

럭비 헌장의 가치관과 일맥상통하는 것이 ‘노 사이드 정신’이다. 노 사이드(영어로는 full time 이라고도 한다)란 시합이 종료된 상황을 말하는 것으로 시합이 끝난 후에는 적군도 아군도 서로 친구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경기장에서는 양팀이 같은 샤워실을 사용하며 응원 팀에 의해 관람석을 구별하지 않는 등, 이러한 정신이 경기 외적으로도 드러나 있다.

그리고 노 사이드 정신은‘애프터 매치 펑크션’에도 잘 나타나 있다. 애프터 매치 펑크션이란 시합 종료 후에 양 팀 선수, 관계자, 시합을 담당한 심판이 모여 교류의 장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 조금 전까지 격렬하게 시합을 한 양팀 선수들이 함께 식사를 하면서 서로를 칭찬하고 격려한다.

팬들 또한 노 사이드 정신을 가질 필요가 있다. 상대 팀에서 멋진 플레이를 하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야유를 날리지 않아야 하며 골 킥이나 컨버전 킥 때는 선수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정숙하는 것이 관례다.

열광적인 팬으로 유명한 축구의 훌리건 등의 경우, 길거리에서 서로 다른 팀 팬들이 만나면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일촉즉발 상태가 부지기수이지만 럭비 팬들은 서로 함께 선의의 경쟁을 북돋는다. 시합 후, 스포츠 바 등에서는 양팀 팬들이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즐겁게 맥주를 마시는 보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즉 팬들 사이에서도 ‘애프터 매치 펑크션’ 이 이루어 지고 있는 셈이다.

럭비에서는 헤드 코치가 지휘를 한다. 현재 일본 대표팀은 뉴질랜드 출신 제이미 조셉 씨가 2016년부터 헤드 코치를 맡고 있다. 그런데 TV중계로 럭비 시합을 보다 보면 “왜 헤드 코치가 벤치에 없을까?” 라는 의문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져봤을 것이다. 이것은 “시합 중의 지시는 외부로부터 받지 않고 캡틴이 책임감을 갖고 한다” 는 암묵적인 룰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헤드 코치도 관람석에서 시합을 보면서 트랜시버를 통해 코치에게 지시를 보낸다.

2019년 4월 현재, 럭비 세계 랭킹 톱 10은 1위 뉴질랜드를 필두로 웨일스, 아일랜드, 잉글랜드, 남아프리카, 호주, 스코틀랜드, 프랑스, 피지, 아르헨티나 그 뒤를 이어 일본이 11위다.
이와 같은 강호국 중에는 전통적 특징을 가진 나라들이 있다.

강호국 대표팀에는 각 나라에 따라 붙여진 애칭이 있다. 예를 들어, 일본 대표팀에는 벚꽃을 모티브로 한 애칭 ‘브레이브 블로섬즈’ 가 붙여졌듯이, 그 밖에 잘 알려진 각 나라의 애칭은 아래와 같다.

・올 블랙스 (뉴질랜드 대표)
・레드 드래곤즈 (웨일스 대표)
・레드 로즈 (잉글랜드 대표)
・스프링 복스 (남아프리카 대표)
・왈라비즈 (호주 대표)
・레 블뢰 (프랑스 대표)
・플라잉 피지언 (피지 대표)
・로스 푸마스 (아르헨티나 대표)
・베어스 (러시아 대표)
・마누 사모아 (사모아 대표)

뉴질랜드 대표의 애칭은 일본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어, 대표님이 일본 방문 시, 스포츠 신문 등에는 ‘올 블랙스’ 라는 문자가 크게 실리기도 한다.

세계 최고의 럭비 강국인 뉴질랜드 대표가 럭비 팬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것은 화려한 플레이만이 아니다. 시합 시작 전에 진형을 갖추고 추는 춤 ‘하카’ 는 많은 이들의 시선을 강탈한다.
하카는 뉴질랜드의 원주민 마오리족이 부족간의 전쟁에 앞서 결의를 다지기 위해 행하던 의식(춤)에서 비롯된 것이다. ‘카 마테(나는 죽는다)’, ‘카 오라(나는 산다)’ 등의 함성을 외치면서 지면으로 세차게 발로 장단을 맞추는 모습은 정말이지 박력적이면서 역동감 그 자체다. 상대팀 눈 앞에서 펼쳐지는 하카는 시합이 시작되기 전부터 극도의 긴장감을 모두에게 선사한다.
하카와 같은 춤을 워 크라이라 부르는 것처럼 피지(시비), 통가(시피 타우), 사모아(시바 타우)에도 독자적인 워 크라이가 있다.

잉글랜드 대표 응원가 ‘스윙 로우’ 도 럭비 팬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응원가다. 이 노래의 원제는 ‘Swing low, sweet chariot’ 이며 원래는 19세기 미국에서 널리 퍼진 흑인 노래라고 한다. 이 노래가 잉글랜드 대표팀의 응원가가 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으며 대표팀 시합 중, 여기 저기서 울려 퍼지는 관중들의 대합창이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는다.

올해 일본에서 9월부터 11월까지 세계대회가 열리는 럭비. 시합 시작 1시간 전에 도착한다고 가정 시, 시합 시간까지 포함하면 약 3시간 동안 경기장 안에 있게 된다. 럭비 경기장은 기본적으로 실내가 아닌 야외다. 그 중에는 지붕이 있는 경기장도 있지만 우천이나 추위에 대한 대책으로 비옷,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웃옷, 머플러, 장갑 등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장시간 앉아 있다 보면 무릎 주위가 차가워질 수 있으니 특히 여성들은 모포 등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경기장 의자는 비교적 딱딱하므로 접이식 방석이나 쿠션을 챙겨 가면 보다 편하게 럭비 경기를 관전할 수 있다. 그 밖에 럭비는 선수들끼리 몸과 몸을 부딪히는 스포츠인 만큼 오페라 글라스 등을 이용하면 더욱 더 생동감 있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장시간 경기를 관전하다 보면 출출할 수 있으니 간단하게 비스켓이나 음료 등을 가져 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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