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학교에서는 해마다 학교 축제 ‘가쿠엔사이’가 열립니다. 사실 외국의 대학교에는 학교 축제가 없다고 합니다. 일본만의 독특한 대학교 행사라고 할 수 있겠죠. 최근에는 ‘외국인들도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 대학교마다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축제를 안내하는 다국어 투어입니다. 이번에는 이 투어를 개최하고 있는 오차노미즈여자대학와 아오야마가쿠인대학의 축제에 직접 참가한 외국인들의 체험담을 소개합니다.
이번 가쿠엔사이 외국인 투어에는 이 두 분이 참가했습니다!
이번 외국인을 위한 가쿠엔사이 투어에 참가한 독일인 파멜라 씨(왼쪽)와 카티아 씨(오른쪽)입니다. 파멜라 씨와 카티아 씨는 일본에서 꽤 오래 생활했지만 가쿠엔사이 투어에는 처음 참가한다고 합니다. 파멜라 씨는 “대학 축제는 유학생 시절에 가 본 적이 있어요! 하지만 이런 투어는 처음이에요!”, 카티아 씨는 “전 처음이에요. 외국에는 이런 축제가 없어요. 그래서 어떤 분위기일까 무척 기대되요.” 라며 기대 반 설렘 반 투어에 참가합니다.
가쿠엔사이 다국어 투어란?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는 외국인들과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학교 축제 ‘가쿠엔사이’의 매력과 일본 문화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기획된 것이 바로 ‘가쿠엔사이 2018 영어 투어’입니다. 올해는 오차노미즈여자대학과 아오야마가쿠인대학에서 실시했습니다. 각 대학교의 특색을 충분히 담을 수 있도록 시행착오를 거치며 내용에 대해 논의한 결과, 학생 스태프가 직접 영어와 일본어로 안내하는 무료 가이드 투어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가이드 투어에 대해 트위터로 홍보했더니 많은 외국인들이 참가 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오차노미즈여자대학의 축제 '키인사이'
올해로 69회째를 맞이하는 오차노미즈여자대학 축제 ‘키인사이(徽音祭, 휘음제)’. 수도권에서 개최되는 가쿠엔사이 중에서 넘버원을 결정하는 ‘가쿠엔사이 그랑프리’에 2016년 출전해 MVP를 획득했을 정도로 인기 있는 가쿠엔사이입니다. 올해의 콘셉트는 ‘오차죠 시대(오차여대 시대)’로 역사와 전통이 어려 있는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와 전시 등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오차노미즈여자대학의 국제 교류 가이드 투어 테마는 ‘일본 문화’
오차노미즈여자대학 투어의 특징은 일본 문화 소개입니다. 정문을 지나 직진하면 정면에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대학 본관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역사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바로 이곳에서 투어가 시작됩니다.
축제의 이벤트나 전시에는 일본 고유의 문화를 소개하고 체험하는 다양한 코너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먼저 다도부터 시작할까요? 일본 다도의 유파인 우라센케와 오모테센케에 관한 설명을 듣고 차를 맛볼 수 있는 장소와 가격을 안내합니다. 파멜라 씨는 “다도까지는 아니지만 매일 차를 마시는 일본의 문화가 전 참 좋아요!”라고 하네요. 차를 마시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차분해지고 평온함을 느끼게 되는 것은 어쩌면 만국 공통의 정서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본의 전통 현악기 ‘소(筝)’의 음악인 ‘소쿄쿠(筝曲)’와 전통 예술 ‘노(能)’ 등에 관해 영어와 일본어로 설명합니다. 공연이 있으면 시간 등 관련 정보도 같이 안내합니다.
공연의 마지막 준비에 여념이 없는 학생들. 연습 중에 들리는 음률에 살짝 귀를 기울여 봅니다.
서예나 아이돌 등 새 문화와 옛 문화를 소개!
다음은 서예 동아리입니다. 여기에서는 직접 체험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상당히 독특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와우! 여기는 아이돌 연구소입니다. 아이돌의 댄스나 노래를 무대에서 선보인다고 합니다! 옛 문화뿐만 아니라 지금의 문화까지 꼼꼼하게 소개하고 있네요.
마지막으로 유학생 룸입니다. 여기에서는 오차노미즈대학의 학생들과 교류하면서 가루타, 장기, 오세로 등 일본 전통 놀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파멜라 씨와 카티아 씨도 햐쿠닌잇슈(百人一首, 100명의 가인(歌人)의 노래를 한 수씩 모은 것) 카드 게임에 도전해 봤습니다.
“시의 의미는 모르지만….”이라고 하면서도 무척 즐거워 하네요.
마지막까지 일본 문화가 깃들어 있는 선물로 흐뭇!
마지막으로 “일본에서는 인연을 소중히 여긴다는 의미를 5엔짜리 동전(일본어로 인연을 ‘고엔(ご縁)’이라고 하는데 5엔짜리 동전(고엔)과 발음이 같아 소중한 인연으로 간직하고 싶은 사람에게 5엔짜리 동전을 선물하기도 한다)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오늘 여러분들과의 만남이 좋은 인연으로 남기를 바란다는 의미에서 빨간 실을 묶은 5엔 동전을 기념 선물로 드립니다.” 라며 빨간 실을 묶은 5엔 동전을 주네요. 마지막까지 멋진 마음 씀씀이에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됩니다.
게다가 참가 선물로 추억의 과자와 간장까지 덤으로 받았습니다.
“이런 소소한 선물도 무척 기뻐요.”라는 파멜라 씨와 카티라 씨.
마지막으로 투어 운영 스태프들과 참가자 전원이 기념 사진을 찍고 투어를 마무리합니다.
오차노미즈여자대학의 가쿠엔사이에 왔다면 꼭 먹어 봐야 할 “도키와지루코”
해마다 이것을 먹으러 가쿠엔사이를 찾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인기 만점의 “도키와지루코”. 식권은 매년 발매 즉시 다 팔리고 먹을 때 줄을 서는 것도 필수라고 합니다.
말차에 흰 팥소를 섞은 오시루코에 쫀득쪽득한 찹쌀 새알을 넣은 오차노미즈여대의 명물 도키와지루코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럼 파멜라 씨와 카티아 씨도 도키와지루코를 한 번 맛볼까요?
카티아 씨는 “맛있어요! 너무 달지도 않고. 제가 엄청 좋아하는 맛이예요!”라며 환성을 지릅니다. 파멜라 씨는 “처음 먹어 보는 맛이지만 정말 맛있네요.” 라며 아주 흡족해 합니다. 그러고는 두 분 모두 눈 깜짝할 사이에 다 먹어 버립니다.
교내 스탬프 랠리로 경품도 받자!
교내 곳곳에 마련된 스탬프를 모으면 호화 경품 추첨에 참가할 수 있다고 해서 파멜라 씨와 카티아 씨도 스탬프 랠리에 참가했습니다.
“완성했어요!” 그럼 바로 접수처로 가 볼까요?
꽝이 없다고 하니 호화 경품이 당첨되기를 기대하면서 돌려보겠습니다!
1등은 못했지만 참가상으로 에너지 음료와 마사지 팩 등 다양한 경품을 받았습니다.
아오야마가쿠인대학 아오야마 캠퍼스의 축제 ‘아오야마사이’
총방문자 수가 15만 명이 넘을 정도로 일본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아오야마가쿠인대학 아오야마 캠퍼스의 가쿠엔사이 ‘아오야마사이’입니다.
올해의 테마는 ‘FLASH〜 이 순간에 또 다시 반한다’로 아오야마가쿠엔 학생은 물론이고 축제를 찾은 방문자들에게도 다시없이 소중한 순간을 제공해 좋은 추억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합니다.
미스 인터내셔널도 참가한 아오야마가쿠인대학 아오야마 캠퍼스의 영어 투어.
아오야마사이 영어 투어는 일본의 대학 문화인 가쿠엔사이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취지에서 각국에서 모인 미스 인터내셔널도 동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순식간에 정원을 채웠다고 하네요.
역시 아름다운 분들이라 주위까지 화사해집니다.
독일 출신인 파멜라 씨와 카티아씨는 미스 인터내셔널 독일 대표분과 즐거운 대화를 나눴습니다.
메인 로드를 걸으며 노점도 소개.
먼저 축제 설명부터 시작합니다. 정문에서 이어지는 메인 로드에는 각 단체들이 자신들만의 개성을 담아 준비한 노점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노점의 단골 메뉴인 ‘야키토리’를 비롯해 미국에서는 아웃도어 메뉴로 꼭 등장하는 마시멜로 과자 ‘스모어’등 신기한 메뉴도 있습니다. 과연 인기가 많은 가쿠엔사이 축제답네요. 사람들이 너무 많아 걷는 것도 힘들 정도예요.
세계 각국에서 모인 미스 인터내셔널 일행과 함께하는 투어는 역시 주목을 끌 수밖에 없나 봅니다. 카티아 씨는 “엄청난 인파에요! 좀 부끄러워지는데요”라며 쑥스러워합니다.
여기는 아오야마가쿠인대학 아오야마 캠퍼스의 상징 중 하나인 가우처 기념 예배당입니다. 매일 드리는 대학 예배 외에 대학교와 가쿠인 관련 학교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행사나 강연회 등도 개최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내부는 출입 금지라 들어갈 수 없었지만 정말 멋진 교회였습니다.
일본문화도 소개한다! 서예 체험에 도전
다음은 서예 동아리 전시를 보러 갑니다.
여기에서는 실제로 좋아하는 글자를 써 볼 수 있다고 하네요. 파멜라 씨와 카티아 씨도 각자 좋아하는 한자를 써 보기로 했는데요… .
“이 글자 모양이 맘에 들어요!” 하며 파멜라 씨는 ‘萌(새싹)’을, 고양이를 좋아하는 카티아 씨는 ‘猫(고양이)’을 골랐습니다. 부드럽고 따스한 느낌이 드는 작품이 완성되었습니다.
다음은 꽃꽂이 전시입니다. 서양의 플라워 어레인지먼트와 달리 일본 전통 꽃꽂이 ‘카도(華道)’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심플하면서도 섬세한 세계관을 전합니다.
영어 투어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리고 잠시 가쿠엔사이의 추천 스폿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일본 이자카야의 단골 메뉴 ‘야키토리’ 맛보기
한 손에 맥주를 들고 가볍게 맛볼 수 있는 일본 이자카야의 터줏대감 메뉴인 닭꼬치 ‘야키토리’. 투어에서는 설명만 듣고 그냥 지나쳤는데 지금 한 번 맛볼까요?
이렇게 일본만의 먹거리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어서 좋은데요.
볼거리가 가득! 다양한 체험형 이벤트도 많다!
곳곳에 눈길을 끄는 이벤트가 많아 정신없이 즐겁게 바쁜 가쿠엔사이입니다. 그중에서도 공포물을 좋아하는 파멜라 씨와 카티아 씨는 이 영화와 체험형 공포의 콜래보레이션이 너무 궁금한가 봅니다. 그럼 체험해 볼까요.
어떤 내용이었는지는 말할 수 없어서 아쉽지만 두 사람의 표정을 보니 꽤나 흥미진진했나 봅니다.
처음 참가해 본 가쿠엔사이 투어는 어땠나요?
카티아 씨는 “여러 가게들과 손쉽게 문화체험이 가능한 곳이 있어서 정말 좋아요! 북적거리고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즐거웠어요. 인파를 보고 인기가 진짜 많구나 하고 실감이 나더군요. 물론 영어로 설명해줘서 더 좋았어요.”라고 만족스러워 합니다. 파멜라 씨는 “맛있는 음식이 정말 많았어요! 일본 전통 문화나 거리 분위기를 좋아하는데 이렇게 문화를 소개해 주면 더욱 관심을 가지게 돼요. 생각했던 것보다 사람이 많아서 깜짝 놀랐어요.” 라며 무척 즐거워하네요.
가을 연례행사 ‘가쿠엔사이’, 대학교이기에 더 활기 넘치고 이벤트도 재미있다!
해당 대학교의 학생들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심지어 외국인들도 즐길 수 있도록 각 대학에서 다양한 방법과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만들어 가는 것이 바로 일본의 대학교 축제 가쿠엔사이입니다. 분위기나 콘셉트도 학교마다 달라서 각 대학의 개성을 즐길 수 있는 것도 가쿠엔사이의 묘미입니다. 학생들 주도로 개최되는 행사인 만큼 활기가 넘치고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또 지역단체나 일반기업과 협력하는 이벤트도 많아 다른 곳에는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협업을 볼 수 있는 것도 가쿠엔사이의 재미 중 하나입니다. 보통 때는 좀처럼 들어갈 수 없는 대학 캠퍼스를 견학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기도 하구요. 앞으로 더 많은 대학교가 이런 국제 교류 투어를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일본의 가을 연례 행사 중 하나로 꼭 체크해 두세요.
※가격과 메뉴내용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기재된 것 이외에는 모두 세금이 포함된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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