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NHK 연속TV소설 <병아리(히욧코)>에서는 여주인공인 미네코가 ‘마요네즈’의 신선한 맛에 놀라 눈이 휘둥그레지는 장면이 있었다. 마요네즈는 그 후 일반가정에 널리 보급되어 이제 ‘모든 음식에 마요네즈를 뿌려 먹는다’는 ‘마요라(마요네즈 성애자)’가 주변에 꼭 한 사람은 있을 정도다. 한편 외국인은 어떤 스타일로 마요네즈를 먹고 있을까.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하여 LIVE JAPAN 편집부는 일본에 사는 미국인, 프랑스인, 대만인, 중국인, 캐나다인 등 외국인 7명과 일본인 7명에게 “냉장고에 마요네즈가 있다면 무엇을 만들겠는가? 사용하겠나?”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마요네즈는 좋아하지만 의외로 줄지 않아 남겨버렸다는 경험은 다들 있지 않을까. 다른 나라 사람들은 마요네즈를 어떤 식으로 활용하고 있을까. 기후와 국가특성, 마요네즈의 관계도 엿볼 수 있는 결과를 확인해보도록 하자! 각국의 마요네즈 활용법은 참고가 될 수 있을지도.
프랑스는 ‘감자튀김×마요네즈’의 조합을 선택
우선 프랑스 출신에게 물어보았다. 사이드 메뉴와 안주, 간식거리로 인기인 감자튀김. 일본에서는 소금 또는 케찹을 뿌려 먹는 경우가 많지만, 프랑스에서는 ‘감자튀김×마요네즈’가 일반적인 조합인 것 같다.
‘프라이드 포테이토의 발상지’로 알려진 벨기에에서도 마요네즈를 뿌려 먹는 것이 대세라고 한다. 튀김과 마요네즈의 조합은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긴 하다. 한번 먹기 시작하면 접시가 바닥을 드러낼 때까지 멈출 수 없을 것만 같다.
미국인이 만드는 ‘데빌에그’의 군침도는 비주얼!
햄버거와 샌드위치 등 다양한 요리에 마요네즈가 들어갈 것 같은데?
“그래요. 분명 샌드위치에 쓰는 사람도 많을 것 같지만 저는 ‘데빌에그’를 만들 것 같아요. 삶은 계란의 노른자를 파내서 마요네즈와 섞은 다음 흰자에 담으면 끝이죠. 후추를 뿌리거나 파슬리로 장식하는 경우도 있어요. 부활절 홈파티에 빠지지 않는 요리에요.”(미국/20대/여성)
부활절이라면 컬러풀하게 장식한 ‘부활절 계란’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데빌에그도 앙증맞고 맛있을 것 같다. 그리고 미국과 일본의 마요네즈에 관해서는 이런 의견을 들려주었다.
“미국 마요네즈는 병에 들어있고 살짝 되직하면서 독특한 신맛이 나요. 튜브타입의 일본 마요네즈를 처음 사용했을 때는 깜짝 놀랐어요! 질감이 부드럽고 모가 나지 않은 맛이라 요리에 사용하기 쉬워서 저희 엄마도 자주 사곤 했어요.”(상동)
일본의 마요네즈가 해외에서도 인기라는 말은 들었지만 헛소문이 아니었군. 흐뭇한데!
해산물이 풍부한 캐나다는 ‘랍스터롤’에!
해산물이 풍부한 캐나다는 씨푸드 요리가 유명하다. 캐나다 출신의 여성에게 질문을 하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저는 랍스터에 찍어 먹겠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삶은 랍스터에 찍어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제가 만든다면 캐나다와 미국에서 인기인 ‘랍스터롤’을 만들겠어요. 랍스터 살을 마요네즈와 섞어서 핫도그용 빵에 샌드하는 요리에요.” (캐나다/30대/여성)
최근 도쿄에서도 뉴욕발 랍스터롤 전문점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담백한 살과 진한 마요네즈의 조합은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늪이라고!
차가운 죽순과 대만 마요네즈의 조합은 천하무적!?
이웃나라 대만에서도 마요네즈는 식탁에 빠지지 않는 조미료다. 다만 일본과는 맛이 조금 다르다고 한다.
“대만 마요네즈는 일본과 달리 살짝 달아요. 아침식사를 파는 가게에서는 샌드위치에 바르는 경우가 많은데, 여름에는 차가운 죽순에 마요네즈를 뿌려 먹어요. 겨울에는 별로 쓰지 않죠.” (대만/30대/여성)
여행선물로도 화제인 설탕이 들어가 달콤한 대만 마요네즈. 신맛이 덜해 연유와 비슷한 단맛이 난다고. 죽순을 찍어 먹다니 신선한 발상인데!
중국인이 마요네즈를 듬뿍 투척하는 건 다름아닌 ‘일본음식’!
독자적인 스타일로 마요네즈를 활용하는 대만과 달리 중국은 “집에 마요네즈가 없었다”고 한다.
“저희 고향집에서는 마요네즈를 쓴 적이 거의 없어요. 원래 중국요리에는 마요네즈가 들어가지 않고…중국식당에서 파는 ‘에비마요’는 일본요리니까요. 다들 중국요리로 착각하지만(웃음).” (중국/20대/여성)
하긴 본토 중국요리에 마요네즈가 들어갈 여지는 전혀 없긴 하겠다. 이런 답을 들은 후에 묻긴 좀 애매하지만, 그럼 냉장고에 마요네즈가 있다면 무얼 만들겠어요?
“식초를 섞은 밥에 마요네즈를 넣고 스시를 만들기도 하니까 뭔가를 만든다면 그걸 만들겠어요. 중국에서도 마요네즈를 팔긴 하거든요. 일본요리를 만들기 위해 산 적도 있어요. 일본식 가라아게(닭튀김)를 먹을 때도 찍어 먹어요!” (상동)
놀랍게도 중국인들에게 마요네즈란 일본요리를 만들기 위한 조미료였나 보다. 가라아게×마요네즈의 조합은 일본에서도 대체불가의 조합이다.
[번외편] 아시아의 마요네즈 소비량은 그리 많지 않다!?
중국인 여성이 말했듯이 특히 아시아 지역 사람들로부터는 “마요네즈는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많았다.
“태국에는 집에 마요네즈가 있는 경우가 별로 없어요. 더운 나라다 보니 기름진 것은 별로 사용하지 않죠.” (태국/20대/여성)
“실은 일반가정에서는 마요네즈 자체를 별로 쓰지 않고 집에도 없어요. 솔직히 마요네즈는 맛이 진하고 풍미가 강하다 보니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도 참치마요 샌드위치만은 예외죠!” (싱가포르/20대/여성)
“대만의 일반가정에는 마요네즈가 거의 없어요. 참고로 저희 집에서는 마요네즈를 산 적도 없고 싫어하는 사람도 많아요.” (대만/30대/여성)
하긴 더운 지역에서는 진하고 기름진 마요네즈는 별로 선호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마요네즈는 추운 기후와 궁합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일본인은 마요네즈를 ‘듬뿍’ 넣은 감자 샐러드를 좋아한다!
자 그렇다면 일본인들은 마요네즈를 어떤 요리와 함께 먹고 있을까. 우선 감자 샐러드라고 답해준 사람들의 의견부터 소개하겠다!
“감자 샐러드를 만들겠어요! 오이와 당근을 넣고 으깬 감자에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다음 마요네즈를 듬뿍 넣은 걸 좋아해요! 삶은 계란을 다져 넣을 때도 있어요. 계란, 마요네즈, 감자는 환상의 트리오죠!” (일본/30대/여성)
“감자 샐러드나 마카로니 샐러드요. 감자・오이・당근・베이컨을 넣고 소금, 후추와 마요네즈를 듬뿍 넣은 걸 좋아해요.” (일본/40대/남성)
일본에서는 엄마의 손맛이라면 ‘감자 샐러드’를 떠올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친숙한 가정요리다. 각 가정에서는 다양한 스타일의 감자 샐러드를 즐기고 있는 듯한데, 공통점은 ‘마요네즈 듬뿍’인 것 같다.
마요네즈는 구우면 더 맛있어진다! 노릇노릇한 비주얼이 식욕을 자극
“모짜렐라 치즈와 마요네즈를 뿌리고 토스터로 구워요. 그게 다에요! 집에 조미료 밖에 없었을 때 자주 만들던 요리에요. 최대한 바삭바삭하게 구우면 맛있는 안주거리가 되죠!” (일본/20대/여성)
“닭넙다리살에 뿌려서 오븐에 구우면 맛있어요. 오븐 토스터기로 간단히 만들 수 있어요. 마요네즈와 후추를 섞어 망사 모양으로 마요네즈를 식빵에 뿌려 먹는 것도 좋아해요. 만드는 법이 간단해서 아침식사로 자주 만들어요.” (일본/40대/여성)손이 많이 가지 않는데 열을 가하면 이색적인 별미를 만들 수 있는 것도 마요네즈의 이점이다. 노릇노릇한 자태가 식욕을 자극한다.
또 “가라아게에 마요네즈를 뿌려 먹는 걸 좋아해요! 고칼로리라 죄책감이 많이 들긴 하지만 한 번 손대면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죠! 난코츠 가라아게(연골튀김)에 찍어도 그만이에요!” (일본/30대/여성)라는 의견에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진하게 배인 기름과 마요네즈의 새콤함은 언제나 정답이다! 프랑스와 중국인도 답했지만 튀김과 마요네즈의 조합은 국적불문하고 인기인 듯하다.
음식얘기를 하다 보니 허기가 진다! 앞서 소개한 외국인들의 마요네즈 활용법을 참고하여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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