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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성인식에 관한 기초상식

공개 날짜: 2020.04.03

연말연시 휴가가 끝나면 일본 각지의 젊은이들이 ‘성인식’ 준비를 시작한다. 일본에서는 매년 1월 둘째 주 월요일이 ‘성인의 날’로 이 날은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나라 전체가 새로 성년이 된 이들을 축하하는 분위기에 휩싸인다. 또 2022년 4월부터 일본의 성인 기준연령이 만 20세에서 18세로 변경된다. 본 기사는 일본의 성인의 조건과 성인식에 관하여 소개한다.

언제부터 ‘성인’으로 볼 것인가, 그리고 어떤 의식을 치르는가는 나라, 문화권마다 다르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성장한 것을 성인으로 보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국가 차원에서 법으로 정한 연령이 되면 그 날부터 성인으로 취급하는 나라도 있다.

성인이 되는 기준연령을 법으로 정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2022년 4월부터 민법 상 성인연령이 만 20세에서 만 18세로 바뀐다. 성인연령이 바뀌는 것은 약 140년 만의 일이다.

성인의 날은 지난 해의 4월부터 새해 4월까지의 1년 동안 성인이 된 사람들을 축하하는 날이다. 이 관습은 황태자가 새로 마련한 옷으로 갈아입고 머리를 잘라 완전히 새로운 머리모양으로 성숙한 모습을 일반에게 선보이기 시작한 8세기부터 이어진 것이다. 이것이 오늘날 일본에도 계승되어 젊은이들의 성장과 어른의 세계에 첫 발을 내딛은 것을 축하하는 성인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에서 성인이 된 것을 축하하는 방식은 시대와 함께 변화해왔다. 에도시대에는 남성은 10대라도 바깥에서 칼을 차고 다닐 수 있게 되면 성인으로 인정받았다. 한편 여성은 결혼을 한 증표로 치아를 검게 물들이는 ‘오하구로’라는 관습이 에도시대 동안 19세기 후반까지 널리 퍼졌었다. 오하구로는 단순히 성인을 의미하는 것뿐 아니라 개인의 자유를 표현하는 의미도 있었다.

1876년 법률로 20세를 성인으로 인정하도록 특정 연령이 규정되었다. 그 후 서서히 칼을 차거나 오하구로를 하는 문화는 사라져갔다.

일본의 젊은 여성은 ‘후리소데’라고 하는 특별한 기모노를 입는다. 후리소데는 광택이 아름답고 길게 늘어지는 소매가 특징으로 기모노 중에서도 가장 격식 있는 스타일이다. 이 길다란 소매는 입은 사람이 혼인할 수 있는 연령에 도달한 미혼의 성인여성임을 뜻한다. 성인식에 참석하는 여성은 대부분 후리소데를 입는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20세기 이전에 후리소데는 남녀 상관없이 미성년의 젊은이가 입었기 때문에 현재 성인식에서 후리소데를 입는 문화와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한다.

한편 성인식에 참석하는 남성들은 수트 또는 하카마 둘 중 하나를 택하는 케이스가 많다. 발끝까지 내려오는 폭이 넓은 팬츠 스타일의 하카마는 서양 복식이 일본에 들어오기 전까지 표준적인 의복으로 쓰였다. 오늘날 하카마는 마츠리 등의 행사나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에서 많이 입고 합기도나 검도, 거합도 등의 무도에서 착용한다.

성인식은 일본 전국의 지자체가 주최하며 개최 시기와 장소, 내용은 각 지자체가 판단한다. 지바현 우라야스시에서는 도쿄 디즈니 리조트, 오사카부 오사카시에서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SJ)에서 여는 등 최근에는 테마파크에서 여는 성인식도 늘고 있는 추세다. 교토에서는 성인의 날 전날 일요일에 ‘오마토 대회’라는 특별한 행사가 열린다. 이는 새로 성인이 된 여러 명의 여성이 일본에서 예로부터 전해온 궁도를 선보이는 행사로 인내심과 자제심을 기르는 것이 목적이다.

일본 젊은이들에게 성인식의 진정한 즐거움은 시장, 구청장 등 지자체 대표의 축하 메시지 등 성인식의 공식행사 후에 있다. 일본의 성인식은 법률로 성인으로 인정받는 연령에 도달한 것을 축하할 뿐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항상 책임감 있는 행동과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하도록 독려하는 행사이기도 하다.

성인의 날은 새로 성인이 된 사람들이 어른이 되었다는 자각과 책임을 느끼는 공식적인 측면과 가족,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