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도 손꼽히는 번화가인 이케부쿠로. 과거 일본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알려졌던 ‘선샤인60’를 필두로 다채로운 상업시설과 유흥시설이 모인 에리어다.
이케부쿠로는 대학과 전문학교가 많이 모여 있는 젊은이의 거리이기도 하다. 이케부쿠로를 거점으로 젊은 학생들의 배를 채워주기 위해 합리적이면서도 푸짐한 라멘가게가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때문에 이케부쿠로의 라멘가게는 수준이 높고, 진정한 맛집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한다.
본 기사는 이케부쿠로에서 오랜 인기를 자랑하며 외국인에게도 강력추천하고 싶은 라멘가게를 소개하겠다.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맵고 얼얼한 맛!
중독자 속출! 유일무이한 가라시비 미소라멘
우선 소개할 곳은 이케부쿠로역에서 도보 5분의 ‘가라시비 미소라멘 키칸보 이케부쿠로점’. 가게 이름이기도 한 ‘가라시비’를 내세운 라멘가게다. ‘가라시비’란 ‘맵고(가라이) 혀가 얼얼해지는(시비레루) 느낌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는 뜻으로 이 가게가 만들어낸 신조어다.
그 맛의 비밀은 고춧가루와 산초가루에 있다. 엄선한 6종의 고추와 향신료를 배합한 특제 고추양념이 ‘가라’. 와카야마산 포도산초와 사천성의 화자오에 향신채를 넣고 저온에서 뭉근하게 가열해서 만든 얼얼하고 향이 풍부한 시비레 기름이 ‘시비’다. 최근에는 얼큰한 미소라멘을 먹을 수 있는 가게가 늘어났지만 얼얼한 맛은 매우 드물어 입소문을 모아 지금은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명소가 되었다. 2009년에 1호점을 오픈한 후 지금은 도쿄도내에 3개점, 타이페이에 3개점 총 6개점을 운영 중이다.
‘가라’와 ‘시비’는 각각 5단계 중에서 골라 주문할 수 있다. 매운 것을 좋아한다면 가장 매운 맛에 꼭 도전해보기 바란다.
이것이 인기 메뉴 중 하나인 ‘특제 가라시비 미소라멘’(부가세 포함 1100엔)으로 가쿠니 차슈/숙주 더블/아지타마를 넣었다. 필자는 처음 먹어보는 거라 ‘가라’와 ‘시비’의 레벨을 ‘후츠(보통)’로 선택했다. 양쪽 모두 ‘누키(빼기)’, ‘스쿠나메(적게)’, ‘후츠(보통)’, ‘마시(추가)’, ‘오니마시(대폭발, 100엔 추가)’의 5단계에서 골라 주문할 수 있다. 물론 ‘가라 누키(매운 맛 빼기)×시비 오니마시(얼얼함 대폭발)’의 조합도 가능하다. 매운 맛과 얼얼함의 조합은 5곱하기 5, 즉 25가지 패턴을 맛볼 수 있다. 각자 입맛에 맞는 맛을 찾을 수 있는 것도 단골손님이 많은 이유일 것이다.
수프는 맵고 얼얼하기만 할 뿐 아니라 육류 수프와 해산물 수프를 섞고 여기에 미소와 향신료를 넣어 볶는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각각의 재료가 가진 맛을 살릴 수 있어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부드러운 맛이 난다고 한다. 육류 수프는 간다 본점에서는 돼지 뼈와 닭 뼈를, 이곳 이케부쿠로점에서는 돼지 뼈만을 사용한다. 때문에 이케부쿠로점에 가면 돈코츠의 감칠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키칸보’의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3종 혼합면이다. 일반적으로 라멘은 면이 고루 삶아지도록 면발의 굵기를 통일하지만, 쫄깃 탱글탱글한 주부토멘(중간과 굵은 면발 사이), 주보소멘(중간과 가는 면발 사이), 호소멘(가는 면)을 섞어 마지막 한 젓가락까지 다양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웨이브면이라 수프가 착착 잘 감긴다. 주부토멘, 주보소멘, 호소멘, 이렇게 굵기가 다른 세 종류의 면을 섞은 3종 혼합면은 면발에 수프가 감기는 정도가 다르고 탄성이 각각 달라 독특한 식감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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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시비 미소라멘 키칸보 이케부쿠로점カラシビ味噌らー麺 鬼金棒 池袋店
- 주소 東京都豊島区東池袋1-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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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역
가까운 역:JR선・마루노우치선・유라쿠초선・후쿠토신선・세이부 이케부쿠로선・도부 도조선 ‘이케부쿠로역’ 동출구에서 도보 5분
- 전화번호 03-5396-4202
영업시간:11:00~22:00
휴무일:없음
그 뿌리는 규슈와 금교시대의 나가사키에 있었다!
도쿄에 돈코츠 라멘을 알린 장수 맛집
‘규슈 잔가라 세이부 이케부쿠로점’은 이케부쿠로역과 연결된 ‘세이부 백화점’의 식당가에 위치한 라멘가게로 해외에서도 인기인 ‘돈코츠 라멘’이 맛있기로 유명하다.
이곳에 문을 연 것은 2011년으로 ‘규슈 잔가라’의 계열점으로는 가장 신참이라 할 수 있다. 본점은 도쿄 아키하바라에 있는 ‘규슈 잔가라 아키하바라 본점’으로 1984년에 문을 열었다. 당시 도쿄에서는 닭 뼈 육수를 베이스로 담백하게 만든 ‘쇼유 라멘’이 대세로 규슈 지방의 돈코츠 라멘은 인지도가 거의 없었다. 돈코츠 라멘은 돼지 뼈를 장시간 고아 추출한 뽀얀 수프로 쇼유 라멘에서는 맛보기 힘든 진한 맛이 특징이다. 그 독특한 풍미는 도쿄인들에게 그야말로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왔다. 규슈 잔가라 라멘은 금새 인기를 얻게 되어 오랫동안 ‘줄 서서 먹는 라멘가게’의 대명사로 군림했다.
이곳의 간판 메뉴는 ‘규슈 잔가라’의 ‘젠부이리’(부가세 포함 1,100엔). 젠부이리란 규슈 잔가라 라멘의 독자적인 표현으로 라멘에 들어가는 토핑을 다 넣은 것이다. 돼지 삼겹살을 달콤 짭자름하게 조린 ‘가쿠니’, 삶은 계란을 조린 ‘아지타마고’, 죽순을 양념한 ‘멘마’, 여기에 명란, 챠슈, 목이버섯, 파, 깨가 들어가 있다. ‘규슈 잔가라’의 수프는 돼지 뼈뿐 아니라 닭 뼈와 채소도 들어가 돼지 뼈 특유의 잡내가 나지 않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그 밖에는 돼지 뼈만을 사용한 진한 맛의 ‘봉샹’, 돼지 뼈와 닭 뼈 수프에 ‘마유’라 불리는 마늘을 볶은 기름을 첨가한 ‘코봉샹’ 등도 인기다. ‘봉샹’이란 불어로 ‘좋은 노래’, ‘좋은 고향’이란 뜻이다. ‘코봉샹’은 ‘봉샹의 아이’라는 의미로 오리지널 봉샹 수프를 개량해서 만든 것에 유래한다.
그 밖에도 ‘젠부이리’에는 들어가지 않은 추가 토핑으로는 마늘을 고소하게 튀긴 ‘카피탄 닌니쿠’(부가세 포함 60엔)가 있다. ‘카피탄’이란 과거 일본이 쇄국정책을 펼치던 시대에 유일하게 네덜란드와의 무역이 허용되었던 나가사키의 인공 섬 ‘데지마’에서 쓰이던 말이다. 당시 네덜란드인들이 선장을 ‘카피탄(캡틴)’이라 부르던 것이 그 유래다. 이처럼 ‘규슈 잔가라 라멘’은 외국문화의 요소를 다양하게 접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 기독교를 탄압하던 무대였던 나가사키의 문화도 강하게 반영되어 토핑인 ‘가쿠니’는 나가사키 전통 ‘싯포쿠 요리’, 즉 중국과 서양 요리가 접목된 요리를 대표하는 메뉴 중 하나다. 또 가게 안에서는 수 많은 스테인드글라스를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나가사키의 기독교 문화를 강하게 의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돈코츠 라멘에는 수프를 남기고 사리만 추가할 수 있는 ‘가에다마’라는 독자적인 문화가 있다.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은 살짝 당황할 수도 있지만 이 가게에는 영어로 ‘KAEDAMA’에 관한 설명문이 비치되어 있어 안심할 수 있다. 메뉴는 영어 외에도 한국어, 중국어, 태국어 메뉴가 있으며, 비건을 위해 동물성 재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은 ‘와후 유즈시오 비간라멘(일본식 유자소금 비건라멘)’(부가세 포함 1000엔)도 있는 등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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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 잔가라 세이부 이케부쿠로점九州じゃんがら 西武池袋店
- 주소 東京都豊島区南池袋1-2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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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역
JR선 ‘이케부쿠로역’ 동출구와 직결, 이케부쿠로 세이부 백화점 8층
- 전화번호 03-3981-5188
영업시간: 11:00~23:00 (일요일, 공휴일은 10:30부터 영업)
휴무일: 없음
라멘 격전지에 문을 연지도 10년째
진한 해산물×돈코츠 쓰케멘을 먹을 수 있는 줄 서서 먹는 맛집
불꽃 튀는 라멘 격전지인 이케부쿠로 히가시구치. 그 중에서도 도시마 구청 근처는 유독 맛집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지만 ‘치소멘 마미아나’는 이 곳에서 2009년부터 10년 동안 항상 줄이 끊이지 않는 인기 맛집이다. 이곳의 명물은 차가운 면과 수프가 따로 나오는 ‘쓰케멘’이다. 일반 라멘보다 면 자체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고 면이 차가워서 기온이 높은 일본의 여름철에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이 곳의 간판 메뉴는 돼지 뼈와 닭 뼈를 베이스로 한 수프에 해산물 육수를 첨가한 진한 트리플 수프의 ‘노코 교카이 쓰케멘’이다. 해산물 육수에는 가쓰오부시를 메인으로 멸치도 들어갔다고 하는데, 이곳에는 멸치육수를 메인으로 한 ‘노코 니보시(진한 멸치육수) 쓰케멘’도 있다. 멸치는 가쓰오부시에 비해 생선의 풍미가 강해 일본의 라멘 애호가들 사이에서 뜨거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다만 약간 쓴 맛도 있어 멸치를 먹어보지 않은 외국인들로서는 살짝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한편 불에 그을러 고소한 맛을 낸 차슈는 큼직한 것이 두 장 들어갔다.
‘치소멘 마미아나’에서 제대로 음미해야 하는 것이 바로 면이다. 마치 우동처럼 굵은 면발로 다 삶아지는데 무려 10분이나 걸린다. 자세히 보면 면발 표면에 갈색 오돌토돌한 것이 보이는데 이것은 통밀을 사용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통밀은 밀을 가루로 만들 때 표피와 씨눈도 함께 분쇄하기 때문에 일반 밀가루로는 맛보기 힘든 고소함과 씹는 맛이 특징이다. 이곳은 홋카이도산 통밀 100%를 사용하고 있어 밀 본연의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참고로 면의 양은 보통(나미)이 220g으로 푸짐하다. 게다가 추가요금 없이 면의 양을 대(330g), 특대(440g)로 늘릴 수도 있다.
이곳은 가게에 들어가면 바로 식권을 구입하는 구조다. 메뉴가 적힌 버튼을 보면 영어 표기도 되어 있어 외국인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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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소멘 마미아나馳走麺 狸穴
- 주소 東京都豊島区東池袋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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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역
JR선・마루노우치선・유라쿠초선・후쿠토신선・세이부 이케부쿠로선・도부 도조선 ‘이케부쿠로역’ 동출구에서 도보 5분
영업시간: 11:00~22:00 (일요일은 21:00까지 영업)
휴무일: 화요일
※가격과 메뉴내용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기재된 것 이외에는 모두 세금이 포함된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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