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메트로 ‘이나리마치’역에서 도보로 2분. 큰 길가에서 작은 샛길로 들어간 곳에 위치한 히노데유는 벌써 4대째 주인장이라는 다무라 씨가 운영하는 유서깊은 대중목욕탕이다.

요즘은 좀처럼 구하기 어려운, 오래된 히노키를 사용한 욕조와 타일로 마감한 욕조가 욕실 중앙에 배치되어 있는 특이한 구조의 목욕탕으로 히노키탕은 피부에 닿는 감촉이 좋고 물이 부드럽게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건물은 1층과 2층이 있으며 각각 사우나와 천장이 뚫린 노천탕이 설치되어 있다. 취재 시에는 1층이 남탕, 2층이 여탕이었는데 다무라 씨에 따르면 ‘매주 남녀 탕을 바꿔준다’고 한다.

손님은 아무래도 동네 사람들이 많릉데, 넓은 욕조에서 여유롭게 다리를 쭉 뻗고 힐링 타임을 만끽하고 싶어하는 젊은 팬들도 많이 방문한다고 한다. 이곳의 또 다른 명물은 바로 1층 프런트다.

보통 프런트는 요금을 내거나 타월과 샴푸 등을 구입하는 곳인데 주인장인 다무라 씨는 “일부러 저희 목욕탕을 찾아주신 손님들이 더 편안하게 시간을 즐겨 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밀로 원두를 갈아 만든 수제 커피 우유와 진저에일, 또 엄선한 진한 우유를 카페 스탠드 형식으로 제공한다.

커피는 원두를 필요할 때마다 간 뒤, 콜드브루 방식으로 우려내 깔끔하고 향이 진한 맛이 인기다. “오늘은 케냐산 피베리라는 원두를 썼어요. 대중탕하면 캔에 들어있는 커피 우유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왕이면 금방 만든 맛있는 음료를 마시면 좋잖아요. 씽크대와 조리기구 등 설비도 전부 갖추고 있어 카페 영업이 가능하다는 허가도 받았습니다.”라는 다무라 씨.

손님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도 히노데유가 팬들에게 사랑받는 이유일지 모른다. 참고로 메뉴에는 영어 표기도 있으니 외국인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아사쿠사와 우에노의 한복판에 있으며 지하철 긴자선 ‘다와라마치’역과 ‘이나리마치’역에서 이동하기 편한 ‘갓파바시 도구 거리’. 에도시대부터 있었던 유서깊은 상점가로 지금은 조리기구나 음식점에 납품하는 식품 모형 등 음식 관련 전문점이 다수 입점해 있는 ‘조리도구 거리’로 인기다.

1908년 문을 연 가마아사 상점은 식칼과 가마, 냄비, 프라이팬 등을 다양하게 취급하는데, 모든 상품은 매장 직원이 예리한 눈으로 엄선한 최고의 아이템들이다. 2018년에는 파리에 해외 1호점에 해당하는 지점을 출점하는 등 일본의 조리도구를 전 세계에 소개하는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이 중에서도 식칼은 취급하는 종류가 정말 많다. 재료를 썰 때의 느낌이 경쾌한 것은 물론 야채와 고기 등 식재료별로 각기 다른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튼튼한 제품들로 엄선했다.

형태만 해도 약 30종류가 있고 크기와 사용된 소재별로 총 1000종류에 가까운 아이템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운데 이 정보를 일일이 다 외우고 있는 점원이 고객 니즈를 고려해 정성스럽게 설명해 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이곳 점원인 유아사 씨는 “일본 요리는 칼과 솥에 따라 음식의 맛과 모양이 달라집니다. 칼에는 재료를 썬 단면이 아름답게 보이도록, 그리고 씹는 식감을 좋게 만들기 위해 많은 장인들이 심혈을 기울여온 솜씨가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라며 칼에 대한 철학을 들려 주었다.

매장에는 영어가 가능한 점원도 있다. 취재일에는 문을 열자 마자 유럽과 미국에서 온 손님들이 수 십명 들어왔다. “집에서 쓰기 위해 구입하는 분 외에, 한자와 가타카나, 알파벳을 불문하고 이름을 매장에서 바로 새길 수 있어 선물용으로 구입하는 분도 많습니다. ”라는 유아사 씨.

이름은 대개 그날 바로 새겨 주는데 며칠 걸리는 경우도 있으니 미리 확인해 두자. 또 여기서 구입한 칼은 쓰다가 무뎌져서 가져가면 갈아 주기도 한다. 집에서 손질할 수 있는 제품도 있으니 집에 있는 칼을 한번 가져가 상태를 점검받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대중탕에서 목욕을 즐긴 뒤 도구 거리를 만끽했다면 이제 슬슬 ‘시타마치의 맛’을 즐겨 보자. ‘갓파바시 도구 거리’에서 10분 정도 센소지 방면으로 걷다 보면 대중 선술집이 모인 ‘홋피도리’에 도착한다. 어떤 가게는 오전부터 술을 마시러 온 사람들로 붐비는데 이번에 소개할 ‘대중주점 오카모토’에서는 아침 9시부터 맥주와 요리를 먹을 수 있다.

창업한지 약 60년. 이 거리에서 가장 오래된 노포인 이 가게에는 매장 앞 길가에 의자와 테이블을 내놓고 영업을 하는 ‘홋피도리’ 스타일의 테이블 좌석과 매장 안쪽 복고적인 카운터 좌석이 있다. 밤이 되면 현지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웃고 즐기는 소리로 왁자지껄해지는 인기 술집이다.

메뉴는 풋콩, 냉 토마토, 두껍게 구운 계란말이와 같은 간판 안주부터 닭꼬치, 생선구이, 야끼소바, 오뎅 등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메뉴도 있다. 이 중에서도 인기 있는 메뉴가 창업 당시의 맛을 계승해 온 ‘원조 소힘줄 찜’(600엔, 세금 포함)이다.

오랜 시간 재료를 푹 삶아 깊은 맛을 자랑하는, 국물을 충분히 머금은 소고기는 술안주로 그만이다. 씹으면 씹을수록 고기의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지는데 안에 들어 있는 생강이 적절한 액센트를 준다.

이 밖에 인기 메뉴로는 ‘족발’(500엔, 세금 포함)이 있다.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돼지족발은 콜라겐이 듬뿍 들어 있는데 겨자와 식초로 맛을 가미한 된장에 찍어 먹는다. 잡내가 나지 않고 족발 특유의 쫄깃쫄깃한 식감이 맥주나 니혼슈와도 잘 어울린다. 족발과 소내장을 평소 즐겨 먹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맛이다.

아사쿠사에는 센소지 외에도 매력적인 장소가 많다. 한번 관광차 방문한 적이 있는 사람도 이번 기사에서 소개한 새로운 명소 방문차 다시 한번 들러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