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통 공예품 중 하나인 칠기. 옻나무 수액을 겹겹이 발라 고급스럽고 고상한 광택이 나며, 사용할수록 광택과 투명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20년, 30년 이상 평생 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나무 그릇에 수액을 바른 칠기에는 일본 목공 제품의 매력과 기술이 결집되어 있습니다. 일본의 칠기 산지 중 하나인 이시카와현 가가시의 야마나카 온천 지구를 방문하여, 칠기 제작 공정과 그 매력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 기사는 광고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일본 전역에 뿌리내린, 나무의 장점을 살린 공예품
일본은 나무와 함께 생활해 온 나라이기 때문에 전국 각지에서 목재를 사용한 목공 공예품이 탄생했습니다.
‘마게왓파’는 삼나무나 편백의 판을 얇게 깎아서 원통형으로 가공한 그릇입니다. 도시락통이나 밥을 보관하는 ‘뒤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아키타의 오마가리를 비롯해 일본 전국에 산지가 있습니다. 또한, 일본의 목공 공예품이라 하면 ‘요세기 세공’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다양한 색상의 나뭇결을 기하학무늬로 디자인한 것입니다. 각양각색의 목재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만의 목공 공예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사랑받아 온 일본의 칠기
칠기는 전통적인 일본의 목공 공예품 중 하나입니다. 낙엽 교목인 옻나무의 수액을 주성분으로 하는 도료로 만들어집니다. 옻칠은 아름다운 광택과 내구성을 가진 도료이며, 윤기 있고 독특한 질감을 냅니다.
매우 오랜 역사가 있는 칠기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퍼져 나갔는데, 일본에서는 약 9000년 전부터 존재했다고 하며,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칠기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식기나 차도구, 문구와 같은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장식품이나 선물용으로도 귀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쓰면 쓸수록 진가를 발휘하는 일본 칠기의 매력
칠기의 가장 큰 매력은 윤기 있는 광택감입니다. 이 광택감은 사용하면서 세월이 지날수록 변화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옻칠은 굳으면 색이 투명해지는 특징이 있어, 세월이 지나면 옻칠이 마모되어 덧칠했던 부분이 서서히 드러납니다. 처음에는 은은하고 중후한 느낌이 있으며, 계속 사용하면 투명감이 더해집니다. 칠기는 흔히 ‘길들인다’라고 표현하는데, 그만큼 변화하는 모습에 애착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또한, 옻칠이 마르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우르시올은 항균 효과가 있어, 세균에 강하다는 점도 칠기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세균이나 곰팡이 등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서, 어린이나 노약자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식기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야마나카 칠기의 산지, 이시카와현 야마나카 온천 마을로
일본은 에도 시대에 칠기 제조가 전국적으로 확대되었기 때문에 북쪽부터 남쪽까지 칠기 산지가 많으며, 지역마다 제조 방법이 조금씩 다릅니다. 이번에 칠기의 매력을 알아보기 위해 방문한 곳은 이시카와현 가가시의 야마나카 온천 마을입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야마나카 칠기’는 약 4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지금도 풍부한 자연에 둘러싸인 오래된 온천 마을로서 칠기 제작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창업 100년이 넘은 모리타 칠기 공방은 칠기를 중심으로 한 상점과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차분한 분위기의 매장 안에는 그릇, 접시, 쟁반, 컵, 커틀러리 등의 식기류와 칠기 제조를 응용해서 만든 인테리어와 액세서리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모리타 칠기의 대표이사 사장 모리타 다카히토 씨는 어린 시절부터 옻칠을 접했으며, 해외 생활도 경험한 이력이 있습니다. ‘일본 국내외의 관광객에게도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완성되는 칠기의 진면목과 매력을 알리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이 공방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빛이 투과될 정도로 얇은 연마. 칠기의 형태를 결정하는 ‘기지(나무 바탕)’ 제조
이제 공방으로 자리를 옮겨 야마나카 칠기가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봅시다. 칠기 제조는 장인들의 분업으로 이루어지며, 공방 내에서도 각 장인의 방으로 나뉘어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칠기 제작의 첫 번째 공정은 천연 나무를 파서 형태를 잡는 ‘기지(나무 바탕)’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기지에는 통나무를 둥글게 자르는 ‘다테키’와 통나무를 수직판 형태로 자르는 ‘요코기’의 두 종류가 있는데, 야마나카 칠기는 다테키를 사용합니다.
다테키로 하면 뒤틀림이 잘 생기지 않아, 야마나카 칠기의 특징 중 하나인 ‘얇은 연마’가 가능해집니다. 돌림판을 돌리면서 나무를 극도로 얇게 갈아서 빛이 투과할 정도의 두께를 구현합니다.
이를 통해 와인잔이나 일본 사케용 유리잔, 그중에는 전등갓 등 인테리어 소품으로 제품화된 것도 있습니다.
‘기지를 깎는 칼을 만드는 것이 장인의 첫 번째 일’이라고 말하는 모리타 칠기의 기지 장인. 한 명의 장인이 30~40개의 칼날을 용광로에 달궈 직접 만들고, 그릇 하나마다 4~5개의 칼날을 구분해서 사용합니다. 무게감 있고 예리한 칼날을 자기 손가락처럼 다루면서 얇은 기지를 섬세하게 만듭니다.
야마나카 칠기의 또 다른 특징적인 기법은 ‘가쇼쿠비키(장식 연마)’입니다. 이것은 얇게 갈아 낸 기지를 고속으로 회전시켜, 칼날을 밀리미터 단위로 움직이면서 그릇 표면에 장식을 입히는 작업입니다. 균일하게 좁은 폭의 홈을 갈아 내는 ‘센스지’ 등 20가지 이상의 무늬가 있으며, 무늬의 종류를 조합하여 장인과 공방의 색깔을 반영합니다.
칠기의 견고함과 매끄러움을 결정짓는 ‘밑칠’ 공정
기지를 갈아 낸 다음에는 ‘밑칠’ 공정에 들어갑니다. 갈아 낸 기지의 밑칠은 일상 속 충격으로부터 칠기를 보호하는 중요한 공정으로, 건조함에 강하고 균열이 잘 생기지 않게 하는 과정입니다.
옻칠의 원액인 목칠과 규조류 껍질 화석을 가루로 만든 ‘지노코’를 섞어서 기지에 스며들게 하는 ‘기지 굳히기’ 작업을 하고, 마찬가지로 지노코를 섞은 밑칠용 옻칠을 붓으로 정성껏 바릅니다. 밑칠한 옻칠이 마르면 사포로 깎아서 연마하는 작업을 반복합니다. 이 공정을 여러 번 반복함으로써 견고하고 매끄러운 칠기가 완성됩니다. 모리타 칠기가 하나의 칠기에 이러한 공정을 거치는 횟수는 12~14회입니다. 이처럼 인내심이 필요한 작업이지만, 표면의 매끄러움과 견고함을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추구하는 것은 일본의 장인정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의 칠기는 옻칠의 두께가 느껴지는 완성품이 많지만, 나뭇결을 그대로 살렸다는 점도 야마나카 칠기의 큰 특징입니다. ‘기지하면 야마나카’라는 말이 있을 만큼 기지의 가공 기술도 뛰어나지만, 그 장점을 끌어내는 것은 밑칠 공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신발은 금지. 완벽한 광택을 구현하는 ‘덧칠’ 공정
밑칠이 완성되면 칠기가 피부에 직접 닿는 부분을 칠하는 ‘덧칠’ 공정으로 넘어갑니다. 칠기와 광택은 이 덧칠 공정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덧칠 장인은 10여개의 붓을 나눠 사용하면서 특유의 매끄러운 광택을 만들어 냅니다.
덧칠 작업을 하는 방에는 신발을 신고 들어갈 수 없으며, 들어가기 전에 옷에 묻은 먼지까지 털어야 합니다. 그 이유는 갓 덧칠한 표면에 먼지 한 톨도 묻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정성스럽게 칠을 마친 후, 대나무 꼬치 끝을 깎아 표면에 떠다니는 먼지를 하나하나 꼼꼼히 제거합니다.
그 다음, 누시부로(밀폐된 칠기 건조실)라는 목제 선반에 넣어,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면서 일주일 가까이 말립니다. 천연 소재인 옻칠은 계절과 기후에 영향을 쉽게 받기 때문에 분무기로 누시부로 내에 물을 뿌려서 습도를 조절하며 매일 관리합니다. 칠을 완성하는 기술뿐만 아니라 섬세한 온도와 습도 조절, 먼지 한 톨도 놓치지 않으려는 장인의 철저한 집념이 일본 칠기의 완벽한 아름다움을 만들어 냅니다.
모두 수작업으로 완성되는 유일무이한 작품. 금가루나 은가루로 무늬를 넣는 ‘마키에’
칠기의 마지막 공정은 ‘마키에’입니다. 옻칠로 그림이나 무늬를 그리고, 표면에 금가루나 은가루를 뿌려서 붙이는 기법을 말합니다. 마키에는 일본 고유의 기술이며, 마키에 장인은 날마다 도안집을 참고하며 아이디어를 수집합니다.
금가루를 뿌리는 공정은 장인의 솜씨가 가장 빛을 발하는 순간입니다. 옻칠이 마르거나 마르지 않는 시기를 판단하여, 가장 좋은 타이밍에 능숙하게 뿌려 나갑니다. 너무 빨리 뿌리면 광택을 낼 때 벗겨지고, 반대로 너무 늦게 뿌리면 금이 잘 붙지 않습니다. 이 타이밍을 잘 맞추려면 오랜 수련 과정이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덧칠이 끝난 칠기에 인쇄를 하는 제품도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손길이 더해지면 장인의 정성이 느껴집니다. 완벽한 무늬는 감흥이 느껴지지 않으니 식상할 수밖에 없죠.”라고 마키에 장인은 말합니다. ‘길들일수록’ 장점이 생겨서 애착이 가는 것이 칠기인 만큼, 장인의 정성이 느껴지는 마키에를 선택해 봅시다.
가족 대대로 물려주고 싶은 일본 칠기를 가정에서
일본의 장인 기술이 결집된 전통 공예품이자, 쓸수록 자기 취향에 맞는 질감으로 변모한다는 점이 칠기의 매력입니다. 일본에서는 부모에게 자식이 대대로 물려받아서 사용하는 가정도 많습니다. 가족의 일상을 채워주는 평생 쓸 수 있는 칠기를 들여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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