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각지에는 예로부터 기술을 전승해 온 전통 공예품이 있다. 도호쿠 지방은 그 수가 특히 많은데, 이는 눈이 내리는 동절기에는 농사를 짓지 못해 부업으로 공예가 발달한 덕분이라고 한다. 본 기사에서는 철기와 직물 등 도호쿠 지방에서 발전한 전통 공예품의 매력을 소개하겠다.
1: 쓰가루 비드로 (아오모리현)
아오모리의 전통 유리 세공품 ‘쓰가루 비드로’. 일본의 사계절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색감이 매력으로 유리잔과 작은 꽃병, 오브제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제작된다.
쓰가루 비드로는 형틀이나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온전히 장인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다. 파이프 모양의 대롱 끝에 녹인 유리를 달고 돌리면서 숨을 불어넣어 부풀리고 모양을 잡아 나간다. 이 ‘추부키(대롱불기)’라 불리는 공정을 하려면 확실한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다. 불어넣는 숨의 세기와 돌리는 속도에 따라 형태가 좌우되는데도 불구하고 거의 오차 없이 만들어내는 것은 숙련된 장인만이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제조원인 ‘호쿠요글래스’에서는 쓰가루 비드로 제품의 판매 뿐 아니라 공장견학도 하고 있다. 약 1500℃의 고온의 용광로에서 유리를 녹여 화려한 손놀림으로 대롱을 돌리는 장인들의 모습은 꼭 한 번 볼 가치가 있다. 아오모리 역 서쪽 출구에서 차로 10분 거리다. 견학은 전화로 사전예약을 해야 하니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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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쿠요글래스北洋硝子
- 주소 아오모리현 아오모리시 토미타 4-29-13
- 전화번호 017-782-5183
영업시간:9:00~16:30(견학은 10:00~12:00, 13:00~16:00)
요금:견학 무료
정기 휴무: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시오.
2: 남부철기 (이와테현)
‘남부철기(난부텟키)’는 금속을 녹여 형틀에 부어 만드는 ‘주조’기술로 만들어진 무쇠 주물이다. 대표적인 주전자를 비롯하여 프라이팬, 최근에는 주색이나 녹색으로 색을 입힌 화려한 남부철기도 판매되고 있다.
남부철기의 제작공정은 디자인과 주형 제작부터 시작하며 1,500℃로 용해한 쇳물을 주형에 붓는 이코미(주입), 표면에 옻칠을 하고 굽는 착색 등 세세하게 분류하자면 80개 공정에 이른다고 한다. 또 남부철기의 주전자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오톨도톨한 ‘아라레 문양’은 주형에 무늬를 하나하나 눌러 만드는데 주전자 하나 당 최소 2시간은 걸린다고 한다. 고품질의 남부철기를 만드는 데는 오랜 세월 연마한 기술뿐 아니라 끈기도 중요한 것 같다.
남부철기를 구입하려면 이와테현 오슈시에 있는 유서 깊은 주조업체 ‘오이겐주조’의 직영점 ‘OIGEN FACTORY SHOP’을 추천한다. 상품구색이 풍부할 뿐 아니라 무쇠 주전자로 끓인 물로 내린 커피나 차를 시음할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남부철기의 특징 중 하나가 물 맛이 부드러워진다는 것인데 이 곳에서는 그것을 몸소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미즈사와에사시 역에서 도보 10분으로 접근성이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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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IGEN FACTORY SHOPOIGEN FACTORY SHOP
- 주소 이와테현 오슈시 미즈사와구 하다초 호리노우치 45
- 전화번호 0197-24-2411
영업시간:9:00~17:00
정기 휴무:수요일
3: 마게왓빠 (아키타현)
‘마게왓빠’란 아키타 삼나무 등의 얇은 널을 원형이나 타원형으로 굽혀 만드는 용기를 말한다. 천연목을 사용해 매우 가볍고, 높은 흡습성과 삼나무 특유의 항균효과로 밥을 장시간 맛있게 보존할 수 있어 일본에서는 도시락통으로 많이 쓰인다.
마게왓빠의 재료로는 나무 결이 아름다운 오래 자란 나무만을 사용한다. 제재한 삼나무를 얇게 떠내어 뜨거운 물에 담가 연하게 만든 후 재빨리 말아 건조시킨다. 그런 다음 벚나무 껍질로 이어 고정시키고 바닥면을 끼우고 줄로 표면을 매끈하게 다듬으면 완성이다. 잘 만들어진 마게왓빠 용기에는 조금의 빈틈도 없어 장인의 섬세한 솜씨와 치밀함을 느낄 수 있다.
아키타현 오다테시의 ‘오다테공예사’에서는 상품을 구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전 예약을 하면 마게왓빠의 제작체험과 제조공장의 견학을 할 수 있다. 오다테 역에서 차로 약 10분. 제작 체험은 3,000엔부터로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2시간 정도이니 시간에 여유를 두고 오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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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테공예사大館工芸社
- 주소 아키타현 오다테시 샤카나이 이에우시로 29-15
- 전화번호 0186-48-7700
영업시간:9:00~17:00
요금:체험료 3,000엔~
정기 휴무:토・일요일, 공휴일
4. 나루코 고케시 (미야기현)
미야기현 오사키시 나루코 온천의 전통 공예품 ‘나루코 고케시’. 목을 돌리면 ‘삑삑’ 나는 소리와 온화한 표정, 옆에서 본 국화를 겹친 듯이 그린 ‘가사네기쿠’ 무늬가 특징이다. 어린 아이들의 장난감으로 탄생했지만 지금은 감상용이나 선물용으로도 친숙하다.
고케시의 제작공정은 우선 재료인 나무를 자르는 것부터 시작한다. 기둥에서 수분을 빼기 위해 벌목 직후 나무껍질을 벗겨 반년에서 1년에 걸쳐 자연 건조를 한다. 나무의 상태에 따라서는 그보다 1, 2년을 더 말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오랜 건조기간을 거쳐 나무가 충분히 마르면 고케시의 원형을 만들고 채색을 한다. 또 고케시를 만드는 도구는 대부분 고케시 장인이 손수 제작하는 등 아름다운 고케시를 만들기 위한 집념이 대단하다.
나루코온센 역에서 내리면 바로 나오는 온천가에는 고케시 공방이 여러 군데 있다. 각 공방과 역 앞 토산품 가게에서는 다양한 고케시를 판매하고 있다. 역에서 도보 5분 거리인 ‘사쿠라이 고케시점’을 비롯하여 고케시의 채색 체험을 할 수 있는 공방 겸 샵이 있으니 여행의 추억거리로 나만의 고케시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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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이 고케시점桜井こけし店
- 주소 미야기현 오사키시 나루코온센 유모토26
- 전화번호 0229-87-3575
영업시간:8:00~19:00
요금:채색 체험료 1,650엔
정기 휴무:비정기
5: 요네자와오리 (야마가타현)
실 만들기부터 염색, 방직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을 수작업으로 하는 ‘요네자와오리’. 홍화나 쪽 등 천연염료를 사용하여 합성염료로는 결코 낼 수 없는 풍부한 감촉과 무드가 특징이다. 또 가는 실로 매우 조밀하게 짠 직물 특유의 매끄러운 촉감도 매력이다.
요네자와오리는 직물을 짜기 전에 실에 먼저 물을 들이는 ‘사키조메(선염색)’라는 기법을 사용한다. 물을 들인 후 말리는 작업을 여러 번 거듭하면 점차 장인이 원하는 색에 가까워진다.
기모노 외에도 스톨이나 소품에도 사용되는 요네자와오리. 산지인 야마가타현 요네자와시에는 요네자와오리로 만든 기모노를 입을 수 있는 카페도 있다. 카페 이름은 ‘나고미테이’로 요네자와 역에서 차로 10분, 관광 스팟인 ‘우에스기 신사’에서 도보 2분 거리로 요네자와오리로 만든 기모노를 입고 신사에 가볼 수도 있다. 예약 없이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니 관광 겸 찾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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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미테이和庭
- 주소 야마가타현 요네자와시 마루노우치 1-3-60
0238-21-5121(우에스기 백작 저택)
영업시간:4~11월, 10:00~16:00
요금:기모노 입기 체험(1음료 포함):사전예약 시 3,800엔/예약 없이 방문 시 4,000엔
정기 휴무:둘째・넷째 주 수요일, 12~3월
6: 아이즈 칠기 (후쿠시마현)
후쿠시마현 아이즈와카마츠시의 전통 공예품 ‘아이즈 칠기’. 수 차례 옻칠을 하고 그 위에 문양이나 금박을 넣은 화려함으로 정평이 난 공예품이다. 아이즈 칠기의 제작공정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원형이나 상자형 등 형태를 만드는 ‘기지즈쿠리’와 밑바탕을 칠하는 ‘시타지즈케’를 한 다음, 옻칠을 하는 ‘누리’, 문양을 그려 넣는 ‘가식’을 거치면 완성이다.
한마디로 칠기라고 해도 중후한 느낌의 ‘데츠사비누리(정제하지 않은 옻과 숫돌가루를 섞어 바르는 방식)’, 나무 결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기지로누리’ 등 다양하다. 또한 각 공정을 전담하는 장인이 정해져 있는 분업제로 공기 하나만 보더라도 여러 장인의 기술이 응축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이즈와카마츠시에 있는 ‘칠기공방 스즈타케’에서는 공방의 견학과 옻칠 체험(사전 예약)을 할 수 있다. 또 아이즈 칠기를 구입하는 것도 가능한데 공장 직판이라 시내 토산품점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미나미와카마츠 역에서 도보 5분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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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기공방 스즈타케漆器工房 鈴武
- 주소 후쿠시마현 아이즈와카마츠시 몬덴마치 이치노세키 도테소토 1943-4
- 전화번호 0242-27-9426
영업시간:8:30~16:00
요금:체험료 1,100엔~
정기 휴무:무휴
이번에 소개한 6종류의 공예품 중 마음이 끌리는 것이 있었는가? 실물이나 제작과정을 직접 본다면 그 매력은 더욱 크게 다가올 것이다. 장인의 기술과 애정이 가득 담긴 공예품을 만나러 도호쿠를 찾길 바란다.
Text by: SHOE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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