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약 70톤을 넘는 사과가 유통되는 일본. 토호쿠 지방 최북단에 위치한 아오모리현은 전국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자랑하는(2017년조사, 아오모리현 사과과) 사과 최대 산지다. 그 중에서도 생산량이 높은 곳은 아오모리현 북서부에 펼쳐진 츠가루 지방의 히로사키시다. 현지 음식점에서는 애플 파이, 타르트 타탱과 같은 대표 사과 디저트부터 갈레트, 수프 등의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아오모리역에서 신마치도오리(큰 도로)를 따라 6분정도 걷다 보면 요미세도오리에 ‘빈 과자 슈트라우스’가 보인다. 이 가게는 빈의 본격 전통 과자를 맛볼 수 있는 양과자점으로 오스트리아에서 7년간 양과자를 배우고 오스트리아 국가 공인 제과 마이스터 자격을 획득한 전 오너의 레시피를 토대로 만들고 있다.

슈트라우스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것은 ‘아펠슈트루델’. 빈을 대표하는 전통 과자로 아오모리 사과와 건포도, 호두를 얇게 편 반죽으로 겹겹이 말아 구워낸다. 과자와 사과는 촉촉한 식감을 가지고 있으며 꽉 차있는 새콤달콤한 사과와 스파이시한 시나몬의 향이 맛의 포인트. 취향에 따라 생크림을 토핑할 수도 있다.

슈트라우스는 신아오모리역내 ‘아오모리 슌미칸’에도 매장이 있으며 이곳에서는 테이크아웃용 ‘아펠슈트루델’도 판매하고 있다. 가져가기 편하도록 살짝 두껍게 만들어지며 표면은 바삭한 식감에 아오모리현산 사과를 듬뿍 사용하고 있다. 부스내에는 간이 주방이 있어 이 곳에서 갓 구운 과자를 테이크아웃 할 수 있다.

많은 서양 건물이 늘어선 히로사키시. 1900년에 외국인 교사 전용 주거지로 건축된 ‘구 동오의숙 외인 교사관’도 그 중 하나다. 현재 안은 자료관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1층에 ‘살롱 드 카페 안쥬’가 자리잡고 있다.

인기 메뉴인 애플 파이는 진한 단맛과 높은 산미가 어우러진 히로사키산 사과 ‘에이코가’를 사용한다. 파이 안의 건포도와 사과향은 식욕을 자극하고 특히 과즙이 풍부하면서 사각사각한 사과는 그 상큼한 산미가 입 안 가득 퍼진다. 그리고 파이 표면에 곁들여진 고소한 아몬드는 바삭한 식감을 더해준다.

이 카페를 방문하면 꼭 먹어 봐야 하는 또 한가지가 ‘츠가루한 재현 커피’다. 일본에서 최초로 커피를 마셨다고 알려진 인물은 히로사키시에 살았던 무사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외국에서 일본으로 전해진 시기의 맛과 추출방법을 재현하여 제공하고 있다. 간 커피콩이 들어간 다건을 질주전자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잠시 시간을 둔 후 다건을 짜낸다(취향에 따라 농도 조절). 짜는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색은 진하지 않고 쓴 맛은 덜한, 비교적 깔끔한 맛이다.

이와키산을 전망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일본 정원이 매력적인 ‘후지타 기념 정원’의 문을 통과하면 보이는 건물이 ‘다이쇼 로만 깃사시츠’. 1층은 카페 ‘다이쇼 로만 깃사’와 건축 당시에 이 건물의 주인이었던 실업가 ‘후지타 겐이치’의 자료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추천 메뉴는 크게 커트된 사과가 겹겹으로 된 ‘타르트 타탱’. 홀 타르타 타탱에는 18개의 아오모리산 사과 ‘후지’를 사용한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적갈색의 사과는 물을 사용하지 않고 설탕만으로 조린 후 구워내 진한 맛을 자랑한다. 한 입 넣으면 사과 본래의 달콤함과 산미 그리고 캐러멜 향긋함이 입 안 가득 퍼진다.

아오모리산 사과를 사용한 발포주 시드르와 함께 먹으면 좋은 것이 ‘사과와 바닐라 아이스크림 갈레트’다. 많이 달지 않은 갈레트 위에 캐러멜리제이션 한 사과 소테와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올려져 있다. 쫀득한 갈레트와 사각사각한 식감의 사과는 환상의 궁합. 사과의 신선함과 달콤함이 어우러진 시드르가 갈레트의 맛을 더욱 살려 품격 있는 맛을 즐길 수 있다.

‘레스토랑 야마자키’는 히로사키를 대표하는 프렌치 레스토랑. 현지 식재료를 아낌 없이 사용한 정통 프랑스 요리 전문점이다. 레스토랑과 같은 길에 나란히 위치한 ‘카페 야마자키’, ‘파티스리 야마자키’에서도 완전 무농약 재배로 만들어진 ‘기적의 사과’를 디저트나 요리로 만나볼 수 있다.

레스토랑에서는 ‘기적의 사과 풀코스’로 사과 요리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제철 해산물과 사과를 사용한 샐러드, 사과 소스를 뿌린 가리비 푸알레 등 다양한 요리가 준비돼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추천하는 것이 ‘기적의 사과 냉제 수프’다. 사과 씨와 껍질이 통째로 들어가고 부드럽고 크리미하게 완성된다. 은은하게 느껴지는 짭짤한 맛과 사과의 상큼한 풍미가 돋보이는 요리다.

가볍게 단품부터 사과 요리를 즐기고자 한다면 카페에서 제공하는 ‘기적의 갈아 만든 사과와 돼지고기 카레’를 맛보길 추천한다. 아오모리현산 숙성 돼지고기를 갈아 만든 사과 즙으로 정성 들여 푹 끓여낸다. 부드럽고 진하면서도 스파이시 향이 특징! 테이크아웃용 패키지에 담아 숙소에 돌아가서 먹어도 같은 맛을 즐길 수 있다.

‘A-FACTORY’는 아오모리역에서 도보 3분거리의 바닷가에 있는 상업시설이다. 공장과 같은 외관이 특징적이며 아오모리현산 사과를 사용한 시드르 공방도 갖추고 있다. 교통이 편리하고 아오모리 선물 찾기에 최적의 장소다.

관내 1층에 있는 ‘Gelato Natura Due’에서는 ‘코교쿠’, ‘후지’등 6종류의 아오모리현산 사과를 사용한 젤라토를 맛볼 수 있다. 사이즈는 싱글, 더블, 트리플 이렇게 3가지. 다양한 맛을 즐기고 싶다면 하나 하나 작은 크기로 3종류가 담긴 트리플을 추천한다. 사과 그 자체를 먹는 듯한 신선함과 종류마다 특색 있는 맛이 느껴진다. 무엇을 골라야 할지 망설여 질 때는 사과의 당도와 산미를 표기한 카운터의 패널을 참고해 보면 좋다.

아오모리에서 꼭 마셔봐야 하는 술이 있다면 그 중 하나가 바로 사과 발포주 시드르일 것이다. 2층에 있는 테이스팅 머신을 이용하여 가볍게 시음을 즐길 수 있다. ‘아오모리 시드르’, ‘닛카 시드르’등 스위트한 맛부터 드라이한 맛까지 총 8종류가 있다. 먼저 같은 층의 레스토랑에서 프리페이드 카드를 구입하고 나서 시음해 보고 싶은 시드르의 종류와 양을 정하고 머신에 컵을 세팅한 후 버튼만 누르면 끝! 머신에 세팅된 시드르는 1층의 선물 가게 ‘FoodMarchè’에서도 같은 것을 구입할 수 있다.

Text by: SHOE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