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호쿠에서는 여름에 축제가 많이 열리는 것이 특징이다. 8월 초는 개최 기간이 겹치는 축제가 많아 도호쿠 지방을 돌면서 여러 축제를 즐길 수 있다. 다른 계절에도 매력적인 축제는 많이 있다. 신록이 상쾌한 5월 하순에 개최되는 센다이 아오바 마츠리나 설경이 아름다운 2월 중순에 열리는 요코테의 유키마츠리 등 계절별로 열리는 다양한 축제를 즐겨 보자.

축제가 열리는 시기는 호텔이나 료칸 등 숙박시설이 만실이 되기 쉬우니 서둘러 계획을 세운 뒤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일본의 신화나 전승을 모티브로 제작한, 거대한 인형 모양의 유등 ‘네부타’가 인상적인 아오모리의 네부타 축제.

그 유래는 다양한 설이 있지만 중국에서 온 다나바타 마츠리와 이 지역에서 무병안녕을 기원해 거행하던 ‘정령 보내기’나 ‘인형 보내기’ 등이 융합되어 유등을 만들고 강에 흘려 보내던 ‘네부타 나가시’가 그 시작이라고 한다. 지금도 마츠리 마지막 날에는 아오모리항에서 네부타를 바다에 띄우는 해상 운행이 이루어진다.

축제의 메인은 연일 아오모리시 중심부 오도오리에서 열리는 대형 네부타 약20대가 행진하는 모습이다. 길이 넓은 곳에서는 회전하거나 객석 가까이까지 다가가는 등 역동적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랏세라, 랏세라’라는 구호와 함께 뛰어오르면서 춤추는 ‘하네토’라 불리는 무용수들의 군무도 볼거리다. 아오모리 시내에 있는 의상 렌탈 숍에서 옷을 빌려 입고 참여하면 사전 접수를 하지 않아도 하네토로 춤을 출 수 있다.

아오모리현 각지에서 전해지는 네푸타 마츠리 중에서도 높이가 있는 거대 네푸타를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고쇼가와라 타치네푸타’다. 높이는 가장 큰 게 약 20미터에 달할 정도다.

고쇼가와라 타치네푸타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1900년 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아오모리현에 있는 유력가가 그 힘의 상징으로 거대한 네푸타를 만든 것이 시작이었다고 한다. 이를 시작으로 인근 마을에서도 보일 정도의 높이로 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마츠리 당일 저녁에는 고쇼가와라역앞부터 뻗어있는 거리에 거대한 네푸타를 태운 수레가 끊임없이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얏테마레, 얏테마레’라는 독특한 구호를 외치면서 고쇼가와라역 근처 출발 지점에서 약15대나 되는 네푸타가 시내를 행진하는 모습은 박진감이 넘친다. 마츠리 기간 외에는 시내에 있는 타치네푸타관에서 일년 내내 네푸타를 관람할 수 있다.

아키타의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 아키타 간토 마츠리. 1789년에는 이 축제의 원형에 해당하는 ‘네부타나가시’라고 해서 여름철 액운이나 병을 막아주는 행사가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축제의 클라이맥스는 간토(제등을 매단 장대) 빛이 빛나는 저녁 시간에 펼쳐진다. 아키타역에서 걸어서15분 정도 떨어진 메인 회장인 ‘간토 마츠리 오도오리’는 약 70개 단체가 준비한 280개 가까운 간토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아키타 간토 마츠리는 규모가 큰 것은 길이12미터의 장대에 46개의 제등을 매달아 무게가 무려 50킬로그램이나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불이 켜진 간토를 든 ‘사시테’라 불리는 참가자들이 손바닥과 이마, 어깨, 허리에 매단 상태에서 균형을 잡으며 묘기를 보여주는 모습을 관람해 보자. 퍼포먼스가 끝난 뒤 이루어지는 ‘만남의 시간’에는 마츠리에 참가한 사시테들과 기념 촬영을 하거나 간토를 직접 들어보는 체험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낮 시간에는 ‘에리어 나카이치’ 광장에서 사시테들이 서로 기량을 겨루는 퍼포먼스도 관람할 수 있다.

1910년 신사의 제전으로 거행된 이후 100년 넘는 역사를 갖게 된 ‘오마가리 하나비(불꽃놀이)’. 일본 전국에서 약27명이나 되는 불꽃 기사들이 참여하며 약1만 8000발의 불꽃을 쏘아 올리는, 일본에서도 그 규모가 큰 불꽃놀이 대회다.

이 축제에서는 낮 시간에 이루어지는 불꽃놀이, 10호 국화 문양 불꽃, 10호 자유 문양 불꽃, 창조 문양 불꽃 등 4개 종목에 대한 경합이 벌어진다. 빨강과 노랑, 파랑 등 색 연기를 사용해 하늘에 무늬를 그리는 낮 불꽃놀이를 볼 수 있는 것은 일본에서는 현재 이 대회가 유일하다고 한다. 밤에 이루어지는 불꽃놀이에서는 둥글고 큰 꽃 모양으로 불꽃을 쏘아 올리는 전통적인 스타일부터 다양한 모양의 불꽃을 음악과 함께 쏘아 올리는 신개념 불꽃놀이를 관람할 수 있다.

이 대회는 로케이션이 가지는 장점도 빼놓을 수 없다. 관람 장소는 ‘오마가리하나비오하시’에서 ‘히메노카미바시’ 사이에 만들어 둔 특설 회장이다. 불꽃을 쏘아 올리는 장소와 회장 사이에 강이 있기 때문에 관객들은 시야가 탁 트인 공간에서 아름다운 불꽃을 볼 수 있다.

아키타현 요코테시에서 약 450년 전부터 개최되어 온 물의 신을 기리는 행사다. 눈으로 만든 산에 구멍을 내 만드는 ‘가마쿠라’ 안에 들어가 돈이나 공물을 바치고 가내 평안과 사업 번창을 기원한다. 1954년부터는 긴 막대기에 화려한 장식을 꾸민 ‘본덴’을 들고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축제 ‘본덴마츠리’와 함께 ‘요코테 유키마츠리’를 개최해 왔다. 지금은 요코테시를 대표하는 관광 행사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옛날 일본에서는 어른보다 순수한 아이들은 신에 가까운 존재라 여겨졌다. 그 때문에 지금도 요코테 가마쿠라에서는 신을 모시는 가마쿠라 안에 현지 아이들이 들어가 방문한 사람들에게 ‘신에게 기도를 해 주세요’라며 아키타 방언으로 말을 걸면서 아마자케와 떡을 대접해 준다. 요코테 시내 곳곳에 설치된 약80개의 가마쿠라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풍경을 감상하며 직접 여러 가마쿠라를 돌아 보기 바란다.

1600년대 이후부터 전해지는 모리오카 산사 오도리는 경쾌한 일본북 소리와 우아한 춤이 매력적인 이와테현을 대표하는 축제다. 옛날에 이 지방에서 사람들을 괴롭히던 도깨비를 신이 물리쳐주자 백성들이 그 기쁨을 표현하기 위해 춤을 춘 것이 그 기원이라고 한다. 지금도 도깨비가 나쁜 짓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한 장소로 알려진 미쓰이시 신사에서 매년 춤을 추며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한다.

축제의 메인 이벤트는 ‘미세루산사 퍼레이드’다. 3만 명이 넘는 무용수와 북을 치는 고수들이 리드미컬하게 춤을 추며 회장인 모리오카시 주오도오리를 행진한다. 선두에서 화려하게 춤을 추는, 선명한 색감의 옷이 아름다운 ‘미스 산사오도리’도 주목해야 할 장면 중 하나다. 퍼레이드 후에 개최되는 ‘와오도리’에는 관광객들도 그 자리에서 바로 참여할 수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3천 개 이상의 ‘사사카자리(대나무에 소원을 적은 종이를 묶은 것)’가 센다이 시내를 장식하는 센다이 다나바타 마츠리. 1600년경부터 이어져 온 전통적인 축제로 매년 2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다.

특징은 센다이 시가지와 주변 지역 상가에 장식된 일본 종이로 만든 ‘후키나가시(장대 끝에 단 헝겊으로 바람이 불면 그 모습이 흩날리는 것으로 풍향이나 풍속을 확인하기 위해 만든 장치)’와 종이학 등 형형색색의 다나바타 장식물에 있다. 모두 7종류의 장식이 있으며 각각 기예 향상과 건강같은 소망이 응축되어 있다. ‘단자쿠(앎은 나무나 대나무 껍질, 종이 등을 가늘고 길게 잘라 글을 쓰도록 만든 메모지)’에 저마다 소원을 적어 장식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옛날에는 학문과 서예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바라는 내용을 적었다고 한다. 마츠리 기간 중에는 시내 곳곳에 단자쿠가 놓여 있다.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소원을 담아 단자쿠에 적어 보면 다나바타 축제의 잊지 못할 기념이 될 것 같다.

‘센다이 아오바 마츠리’는 1655년에 시작된 축제로 도쇼구에서 가장 중히 여겨졌던 ‘센다이마츠리’가 그 기원이라고 한다. 이후 센다이 번조인 다테 마사무네공을 모시는 아오바 신사의 축제로 변해, 지금은 아오바 마츠리라고 불리며 마사무네공의 기일인 5월 24일에 이루어진다고 한다. 한때 축제가 끊기기도 했으나 1985년에 부활된 이후 지금의 형태로 정착되었다고 한다.

5월 제3일요일 전날에 이루어지는 ‘요이마츠리’의 메인 회장은 느티나무 가로수길이 아름다운 조젠지도오리에서 볼 수 있다. 북과 피리 장단에 맞추어 화려한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마치 참새처럼 뛰어 오르면서 추는 ‘센다이 스즈메도오리’를 선보인다. 다음 날 이루어지는 본 축제는 갑옷 차림을 한 무사들의 용맹스러운 시대 행렬과 마사무네공의 영혼을 태운 ‘마사무네 미코시토교’가 볼거리다. 행렬 뒤로 이어지는 화려한 수레와 현란한 센다이 스즈메도오리의 휘황찬란한 대형 퍼레이드는 정말 압권이다.

‘얏쇼, 마카쇼!’라는 씩씩한 구호와 함께 화려한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군무를 펼치는 야마가타 하나가사 마츠리. 여기에 참여하는 기업과 학교, 지역 유지 단체 등 그룹별로 통일된 의상과 야마가타현의 현화인 홍화를 모티브로 한 장식을 단 하나가사(삿갓)가 특징적이다.

춤은 지역에 따라 다양한데 1963년에 누구나 쉽게 춤을 출 수 있도록 우아한 안무 ‘정조 하나가사오도리 쿤푸모가미가와’가 탄생했다. 1998년에는 남성적인 춤 ‘정조 하나가사오도리 자오교코’도 탄생했으며 이 밖에도 ‘가사마와시’나 ‘창작 무용’ 등 다채로운 춤을 볼 수 있다. 야마가타시의 약 1.2킬로미터에 달하는 메인 스트리트를 1만 명의 무용수들이 춤을 추며 행진하는 모습은 야마가타의 여름을 더욱 뜨겁게 수놓는다.

약 천 년의 역사를 가진 소마노마오이는 무구를 몸에 걸친 무사 차림의 사람들이 말을 모는 웅장한 모습을 바로 눈 앞에서 볼 수 있는 전통 행사다. 무사들이 들에 풀어 놓은 말을 적으로 보고 싸움 훈련을 하던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한다.

3일간 진행되는 이 축제의 볼거리는 미나미소마시 하라마치 지구에 있는 제장지（祭場地）에서 열리는 본 축제 ‘갑주 경마’다. 용맹무쌍한 기마 무사들이 투구를 벗고 하얀 머리띠를 머리에 맨 채 깃발을 날리며 뛰는 모습은 마치 현대에 무사가 되살아난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Text by: SHOE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