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이란 3세기 후반부터 6세기 후반 사이에 조성된 거대한 무덤을 말한다. 높이 솟은 분구가 있고 당시 고귀한 사람이 매장되었다. 고분의 형태는 열쇠구멍 모양의 ‘전방후원분’과 전방부가 짧은 마치 가리비와 같은 모양의 ‘가리비형 고분’, 돔 형태의 원분과 사각형의 방분 등으로 나뉘며, 크기도 10미터 정도의 아담한 것부터 400미터가 넘는 거대한 것까지 다양하다.

모즈 고분군은 사카이시내의 동서남북 약 4km의 범위로 펼쳐져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분묘인 닌토쿠 천황릉 고분(일본 1위)을 비롯하여 리추 천황릉 고분(동 3위), 니산자이 고분 등 대형 고분들로 이뤄진 것이 바로 모즈 고분군이다. 44기의 분묘가 현존하는데 4~5세기에 걸쳐 이 일대에는 무려 100기 이상의 고분이 조성되었다. 후루이치 고분군까지 포함하여 다양한 형태의 크고 작은 고분이 밀집된 고분군은 일본 전국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닌토쿠 천황릉은 이집트 쿠푸왕의 피라미드와 중국 진시황릉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3대 분묘 중 하나다. 열쇠구멍 모양의 분구의 길이는 세계에서 가장 긴 486m로 그 넓이는 도쿄돔의 약 10개분에 달한다. 하루 최대 2,000명이 투입되어 약 15년 8개월 동안 축조되었다고 하니 그 규모가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할 만하다.

우선 전체를 조감하려면 사카이시청 맨 위층인 21층 전망 로비로 가보자. 이곳은 지상 80m 높이에서 360도의 전망을 즐길 수 있는 회랑식 로비로 닌토쿠 천황릉 고분을 가장 높은 위치에서 볼 수 있는 스팟이다. 숲처럼 볼록한 것이 닌토쿠 천황릉이다. 주변 빌딩들과 그 크기를 비교하면 얼마나 압도적인 스케일인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닌토쿠 천황릉 고분을 비롯하여 피장자가 천황이나 황족인 고분은 그 안에 들어갈 수 없다. 분묘를 참배하려면 ‘우간주’라고 하는 능묘를 향해 도리이(신사 입구 등에 세운 기둥 문)가 선 신성한 장소에서 하도록 하자. 전방후원분인 닌토쿠 천황릉은 전방의 방형부 정면(고분의 남쪽 끝)에 우간주가 있으니 이곳에서 참배하면 되겠다. 닌토쿠 천황릉 고분의 외곽에는 해자를 따라 약 2.85km의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어 당시 사람들과 똑같은 눈 높이에서 장대한 스케일을 체감할 수 있다.

모즈 고분군의 정 중앙인 다이센 공원 내에 있는 사카이시 박물관. 이 박물관에서는 모즈･후루이치 고분군에 관해 배울 수 있는 전시와 출토품을 볼 수 있고, 모즈 고분군 시어터 등 고분에 관한 다양한 콘텐츠를 갖추고 있다. 특히 추천할 것이 ‘닌토쿠 천황릉 고분 VR투어’로 VR고글을 착용하면 영상에 맞춘 안내 음성을 따라 지상에서 상공 300m까지 붕 떠올라 닌토쿠 천황릉 고분의 웅대한 모습을 360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약 1600년 전의 고분 축조 당시의 모습과 절대 들어갈 수 없는 고분 내부의 석실을 CG영상으로 재현하여 마치 석실 안에 들어간 것마냥 실감나는 영상을 체험할 수 있다.

다도 센케의 시조인 센노 리큐는 이곳 사카이 출신이다. 모처럼 사카이시를 찾았다면 ‘다성(茶聖)’을 배출한 이 고장의 말차를 체험해보자. 박물관 부지 내에는 ‘사카이시 다실 신앙’이 있다. 메이지부터 쇼와 시대까지 스키야 건축양식의 최고의 명장으로 추앙 받던 오기 로도가 심혈을 기울여 세운 다실로 도쿄의 시바 공원에서 이축한 건물이다. 류레이세키(정좌가 아닌 실내 의자에 앉아 마시는 스타일) 말차를 300엔에 맛볼 수 있다. 주말･공휴일의 10:30~14:00까지는 오테마에라 하여 다도의 예법을 시연한다. 차에 곁들여 나오는 과자는 짝수 달에는 사진에 나온 고분 모양, 홀수 달에는 센노 리큐에 유래한 인장 모양의 과자가 제공된다.

닌토쿠 천황릉 고분에서 걸어갈 수 있고 다이센 공원 안에 있는 추천 스팟으로 ‘자전거 박물관 사이클센터’가 있다. 일본에서 유일한 자전거 박물관으로 자전거 발전의 200년 역사를 약 300대의 실물 전시를 통해 소개한다. 또 브레이크와 변속의 원리 등을 직접 만져보며 체험해 볼 수 있는 코너도 있어 즐거운 학습효과를 잔뜩 얻을 수 있다. ‘다이센 공원 자전거 광장’에서 클래식 자전거의 시승체험도 해볼 수 있으니 타이밍이 맞는다면 꼭 체험해보기 바란다. (둘째, 넷째 주 일요일, 공휴일은 10:00~15:30)

고분 문양의 인두를 찍은 폭신한 참깨 번에 다양한 재료를 샌드하고, 고분 디자인의 커팅 보드에 담은 ‘고분’에 철저히 포커스를 맞춘 메뉴 ‘고료 세트’(1,404엔)가 이곳의 인기 메뉴다. 함바그, 허브 치킨, 가츠 버거 이렇게 3종류로 특히 150g이나 되는 푸짐하기로는 고분 못지 않은 함바그를 샌드한 ‘고료버거 세트’도 추천메뉴다. 수제 패티의 육즙과 듬뿍 들어간 채소, 폭신한 번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디저트로는 말차, 호지차, 커스터드, 초코 4종류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사카이 생푸딩’(각 280엔)을 추천한다.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그 식감 때문에 인기몰이 중이다. 티 계열의 푸딩은 캐러멀 소스 안에도 말차와 호지차가 들어가 있어 그윽한 향을 즐길 수 있다. 푸딩을 올려 놓은 고분 플레이트도 깜찍함 그 자체다. 그 밖에도 가게 안에는 40명이나 되는 작가들의 크래프트 작품이 전시되어 있고 고분에 유래한 아이템을 주로 판매하고 있어 여행 선물을 사기에도 딱이다.

※표시된 요금은 모두 부가세 포함.

Text by: WEST PLAN